'급성장' 무신사 논란의 흑역사

몸집만 컸지 여전히 철부지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이용자 수 840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몰인 무신사의 수장 조만호 대표가 사퇴의 뜻을 밝혔다. 최근 벌어진 젠더 문제와 쿠폰 차별 지급 논란을 책임지겠다는 이유에서다. 조 대표 사퇴 이후에도 무신사는 과거 논란들이 함께 주목받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무신사는 과거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시작됐다. 무신사는 지난 2009년 온라인 샵을 괄목할만한 성장으로 선보이며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의도 없었다?
쏟아진 비난

사업 규모는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세다. 2013년 1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조원을 달성했다.

무신사는 온라인 패션업계서 국내 최초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이상 기업)에도 선정됐다. 그러나 지난 3월 여성회원에게만 할인쿠폰을 지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남녀 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문제는 이 같은 논란을 대처한 방식이었다. 한 고객이 게시판에 댓글로 쿠폰 차별 문제를 지적하는 글을 올리자 무신사 측에서는 해당 회원에게 60일 서비스 정지 처분을 내렸다. 

해당 문제가 이슈화되자 소비자들의 비난이 쏟아졌고, 무신사 측에서 입장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이었고 게시판도 불매하겠다는 글들로 도배됐다. 

결국 조만호 대표가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서 여성고객들의 구매 확대를 위함이었다는 해명과 함께 전체 고객에게 동일한 쿠폰을 발행하기로 약속했다. 커뮤니티 이용자 정지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조 대표는 배려 없이 무신사가 편의주의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며 업무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남녀 차별 논란이 발생한 뒤 현대카드와 협업한 물물교환 프로젝트 포스터도 논란이 됐다. 카드를 잡고 있는 손 모양이 메갈리아(이하 메갈)의 모양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포스터는 여러 개 레퍼런스 중 하나고, 비하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해명을 내놨다. 그럼에도 일부 여론에선 무신사가 논란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 데다 부주의로 인해 해명보다는 사과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거 오리온과 진행했던 협업도 함께 문제로 떠올랐다. 기존 초코송이 과자 케이스에 그려진 캐릭터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화이트 초코송이 과자에 그려진 캐릭터에는 메갈이 남성의 성기를 비하하는 것과 비슷한 손 모양을 하고 있다는 데서 논란이 일었다.

화이트 초코송이 캐릭터가 해당 손 모양을 한 것은 무신사와의 협업 제품이 유일하다.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몰
잇단 물의로 여론의 뭇매

의도한 바가 없다고 해도 단순 실수로 생각하기엔 무신사의 패션업계 파급력을 따져본다면 절대 간과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조 대표는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이메일을 전 사원에게 전송한 뒤 20년간 일군 무신사 대표직을 스스로 내려놨다. 사퇴 당시 회사와 관련된 모든 업무는 내려놓고 신생 브랜드 발굴과 해외진출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발생한 논란들은 모두 무신사 성장의 기반이 된 남성 고객층을 잃을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조 대표의 사퇴를 통해 이번 사태를 최대한 빨리 수습하고자 한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논란은 가중되는 모양새다. 사퇴 전 조 대표는 이메일을 통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의장직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전히 조 대표의 기업 의사 결정에 대한 영향력은 남아 있어 ‘무늬만 사퇴’라는 비판적 시선도 나왔다. 

조 대표가 대표직에 있을 때도 무신사는 표절 의혹으로 한때 비판의 대상이 된 바 있다. 지난해 출시한 무신사 한정판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인 솔드아웃이 그 대상이다. 

퓨처웍스의 한정판 정보 커뮤니티 앱인 쏠닷과 무신사의 솔드아웃이 여러 측면에서 비슷하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앱의 활용도 면에서 보면 차이점은 있다. 

쏠닷은 커뮤니티 성격이 강하고, 솔드아웃은 마켓까지 운영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문제는 앱의 구성 형태다. 

퓨처웍스 측은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을 비롯해 디자인과 구성면에서 유사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무신사 측은 표절에 대해 이미 2001년에 도메인 등록이 돼있었고 앱을 기획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표절 의혹
갑질 시비

그러자 퓨처웍스는 무신사가 솔드아웃을 출시하기 전 쏠닷 측과 1년간 면담을 진행하며 각종 정보를 제공받았고, 무신사에서 먼저 연락이 와 함께 한정판 재판매 플랫폼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주장했다. 

무신사 측은 소송에 대해 퓨처웍스 측에서 서비스 도용 여부, 아이디어 제공 여부 등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주장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현재 퓨처웍스와 무신사는 앱의 표절 여부를 두고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최근 법원 판례에 비춰볼 때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각에선 무신사의 영향력이 퓨쳐웍스보다 막강한 만큼 문제를 제기한다 해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1위’의 막강한 화력을 과시하는 무신사는 갑질 논란도 겪었다. 일부 브랜드에 특정 경쟁사에 입점할 경우 거래를 끊겠다고 통보한 점이 문제가 됐다.

갑질 논란이 문제되자 무신사 측은 “비브랜드를 주로 유통하는 플랫폼에 동시 입점한 일부 브랜드로 인해 소비자의 의문이 발생한 점과 비브랜드 상품 중심의 입점 여부를 브랜드와 비브랜드를 구분하는 기준 중 하나로 적용하는 것을 검토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입점 브랜드의 가치 보호를 위한 노력”이라고 부연했다.

패션 플랫폼 초창기엔 각 패션 플랫폼들이 추구하는 분야가 서로 다른 부분이 존재했지만 회사가 성장하면서 종합 패션 서비스의 규모가 겹치는 현상이 발생했던 것이다. 

무신사가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경쟁 플랫폼에서 상위 매출을 올린 브랜드를 선택해 무신사 플랫폼에 독점 공급하도록 유도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무신사의 조치가 규모가 작은 패션 플랫폼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과거와
다른 행보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의류 플랫폼 특성상 브랜드 독점력이 곧 경쟁력이란 점에서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는 무신사의 독점을 위해 갑질을 했다는 의혹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점으로 풀이된다. 

무신사가 처음부터 각종 논란에 대해 현재와 같은 행보를 보인 것은 아니다. 과거 무신사는 공식 SNS 계정을 통해 광고한 양말과 관련된 홍보문구가 문제된 적 있다.

문제의 광고는 양말이 빠르게 마른다며 ‘속건성 책상을 탁 쳤더니 억하고 말랐다’는 내용의 카드뉴스 형식의 광고였다. 해당 광고는 네티즌 사이에서 고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희화화했다며 논란이 일었고 고인 모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해당 사건으로 무신사는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무신사는 즉각 광고를 삭제했고 3일 동안 두 차례 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문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이 성의없다는 반응을 보이자 무신사 측은 잘못을 인정하고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 사무국에 사과했고, 조 대표와 임원진이 기념사업회의 사무국장 등과 만남을 가졌다. 기념사업회 측도 무신사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방문 이후 자체적으로 강사를 초빙해 전 직원을 상대로 강의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고, 컨텐츠 검수자도 영입했다. 콘텐츠를 담당했던 해당 직원은 정직과 감봉, 직무 변경이라는 조치를 취했다. 

해당 논란이 잠잠해진 뒤에도 무신사 측은 진행 상황을 알린 뒤 한 번 더 사과했다. 여론의 반응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기업의 진정성 있는 대처와 사과가 대중에게 받아들여진 셈이다. 

이를 두고 무신사가 업계에 끼치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알고,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해 책임지려는 노력을 한 점과 개인의 잘못이 아닌 회사가 책임지려 했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후속조치를 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표직 사퇴 의장직은 수행
규모 커졌는데 속은 그대로?

칼하트 브랜드 제품의 가품 논란이 있었을 때도 무신사는 정품과 가품을 가리지 않고 환불처리하는 방식으로 고객의 의심을 불식시킨 바 있다. 현재 대표 사퇴라는 강수를 뒀음에도 무신사의 논란이 일파만파 커진 이유는 과거의 대처 방식과는 차이점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무신사의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으며 홍대입구역의 오프라인 매장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지난 9일 시행된 라이브 방송에서도 무신사는 60분 만에 3억원어치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아직까지 무신사가 업계 1위로써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무신사는 2023년 상장을 목표로 동종 업계인 스타일쉐어와 29cm를 잇따라 인수하며 몸집 키우기에 여념이 없다. 

또 조 대표의 사퇴 발표 하루 만에 강정구 프로덕트 부문장과 한문일 성장전력본부장이 공동대표로 선임된 점에서 기업운영의 전문화를 공고히 하겠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상장 시점이 다가오면서 기업 이미지를 훼손시키지 않고 대표의 사임으로 논란을 종식시키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조 대표의 사임을 ‘준비된 사임’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업계서 그에 대한 평가는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구조를 온라인 중심으로 바꾼 인물로써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 대한 기여가 크다고 인정받고 있다. 동시에 1인 브랜드 성공의 초석을 다진 인물로도 평가받는다. 다만 추후 논란이 발생했을 때 과거처럼 시원하지 않은 해결책을 내놓는다면 ‘공정’에 민감한 젊은 층들이 결국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돈 벌고
변했다?

무신사는 패션 플랫폼에서 빼놓을 수 없는 회사다. 규모가 커진 만큼 논란에서 더 자유롭지 못하다. 일각에선 무신사가 기업적인 책임을 다하려면 규모에 맞는 규율과 규정을 정해 스스로에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일을 처리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일관성을 가지고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재계는 지금…‘손가락 모양’ 비상

GS25부터 시작된 손가락 모양 논란은 현재도 큰 이슈다. 조윤성 사장이 직접 사과했지만 불매운동은 멈추지 않았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BBQ를 비롯해 무신사, 오비맥주, 다이소 등 손가락 모양의 논란이 연이어 불거졌다. 기업들은 남성 혐오 기업으로 낙인 찍힐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과거 올렸던 사진이나 홍보물들도 조명돼 기업들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기업들은 문제가 될만한 홍보물과 게시물들을 점검하며 사태 해결에 나섰다.

손가락 이슈로 논란된 기업들은 공식 사과문을 올리거나 대표가 직접 사과하기도 한다. 문제는 사과문이나 해명 글을 올려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손가락 이슈로 비난을 받거나 문제가 되는 기업들은 매출 감소로 이어지거나 불매운동으로까지 확산된다.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기업들도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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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