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떼는 민주당 부작용과 후유증

내치긴 내쳤는데 뒤통수가 따갑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2명이 벼랑 끝에 몰렸다. 부동산 불법거래 의혹 때문이다. 지도부는 무혐의 결정을 받기 전까지 당을 떠나 있으라는 결단을 내렸다. 쇄신의 일환이지만 민주당은 난감하다. 의원들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후폭풍이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특단의 대책을 마련했다. 자발적 조사를 통해 매듭을 짓겠다는 전략이었다. 민주당은 지난 3월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 소속 의원 174명과 그 가족에 대한 전수조사를 의뢰했다. 곧 권익위는 민주당 의원들의 금융거래 내역을 요청하면서 조사를 시작했다.

버리는 카드?

조사 결과는 지난 8일 발표됐다. 부동산 불법거래 의심 대상자는 모두 12명. 예상보다 많은 숫자에 민주당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였다. 해당 의원들은 김수흥, 김주영, 김한정, 김회재, 문진석, 서영석, 양이원영, 오영훈, 우상호, 윤미향, 윤재갑, 임종성 의원(가나다 순)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들 전원에게 탈당을 요청했다. 비례대표인 양이원영 의원과 윤미향 의원에게는 출당 조치가 내려졌다. 비례대표는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지난 전당대회에서 모든 당 대표 후보들이 엄정 대응을 공약했다”며 “최고위원회 논의를 거쳐 12명 대상자 전원에게 탈당을 권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당이 왜 의원 모두의 동의를 받아 전수조사에 임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동료 의원들께서 하루속히 의혹을 해소하고 민주당으로 돌아오기를 문 열어놓고 기다리겠다”고 강조했다.

수상한 부동산 12명 강력 조치
수용 vs 반발 의원 반응 제각각

결단(?)에 대한 의원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지도부의 뜻에 따르겠다는 의원들이 있는 반면, 강력하게 반발하는 이들도 있었다. 민주당이 강제력 없는 권고 수준의 조치를 내린 만큼, 잡음은 계속될 전망이다.

납득하기 어렵다며 탈당하지 않겠다는 의원은 모두 4명이다. 김한정 의원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어 “당의 조치가 잘못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미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김회재 의원은 이튿날 “탈당 권유 조치를 철회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통장을 공개하는 등 권익위의 수사 의뢰 철회와 사과를 요구했다. 

오영훈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농지원부 등을 제시하며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우상호 의원도 같은 날 탈당 요구에 불복했다. 우 의원은 권익위의 조사 발표가 있던 날 입장문을 통해 “(해당 토지는)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사들인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구입 이후 현재까지도 성실하게 농사를 짓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의 뜻은 확고한 모양새다. 이튿날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스스로 집권당의 외피를 벗고 국민과 동일한 입장에서 수사기관에 소명자료를 제출해 의혹을 해명하고 돌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송 대표는 “국민들께서 해명과 소명의 과정을 이해하고 신뢰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음이 아프지만 민주당이 새롭게 변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결단”이라고 덧붙였다.

송 대표의 발언은 탈당 거부를 고수하고 있는 의원들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머지 8명의 의원들은 당 지도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수흥 의원은 지난 8일 “지도부 결정을 존중하며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김주영 의원은 같은 날 “가혹하지만 선당후사의 심정으로 의혹을 해소하고 다시 돌아오겠다”고 전했다.

문진석 의원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억울한 마음이지만 당원의 의무를 다할 것”이라며 지도부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서영석·윤재갑·임종성 의원 역시 “당의 뜻을 따르겠다”는 등 비슷한 입장이었다.

비례대표인 윤미향 의원은 지난 8일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의 남편은 이튿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을 앞두고 잘 짜인 각본처럼 놀아나는 독화살을 품은 민주당 지도부와 보수 언론들의 펜대 놀음의 끝이 어디로 갈지 염려가 된다”고 주장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같은 날 “농지법 위반 의혹의 당사자가 아닌데 수사에 임한다고 할 수 없고, 어머니 토지 구입에 제가 관여하지 않았다는 건 경찰 조사에서 이미 확인됐다”며 “어머니가 농지법을 위반한 것이면 그때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연좌제로 처벌받아야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의원 더 많을까?
감사원 고집하다 권익위로

민주당이 시끄러운 사이 송 대표는 국민의힘으로 화살을 돌렸다. 국민의힘은 권익위가 아닌 감사원에 전수조사를 맡기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지난 9일 “입법부나 사법부 공무원은 감사원의 감찰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삼권분립에 따라 행정부 소속인 감사원이 입법부나 사법부를 감찰하는 건 헌법 위반이라는 이야기다.

송 대표는 “국민의힘이 이 사실을 모르지 않을 텐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한다는 것은 사실상 전수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의심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권익위원장이 민주당 출신 의원인 전현희 위원장인 만큼, 공정성 등을 위해 권익위 대신 감사원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민주당 이용빈 대변인도 전날 “알고도 그랬다면 얄팍한 꼼수 정치의 진수”라고 일갈한 바 있다.


국민의힘 강민국 원내대변인은 지난 8일 “국민의힘은 지난 3월, 102명 전원이 부동산 전수조사에 동의한 바 있다”며 “권력에 독립된 감사원의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이 정해졌다”고 밝혔다.

말 못 할 고민

다만 감사원에서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공식입장을 내놓으면서 국민의힘은 권익위에 조사를 요청할 방침이다. 앞서 국민의힘 당내에서도 감사원 조사를 고집하는 것에 대해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국민의힘 조사 대상은 소속 국회의원 102명과 배우자, 직계존비속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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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