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위 건너뛴' 세종텔레콤 이상한 실수

투자 귀재가 운영하는 회사 맞아?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투자의 귀재가 지휘하는 세종텔레콤이 유진투자증권 주식을 쉼 없이 사들이고 있다. 단순 투자 차원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일순간 경영 참여를 선언해도 크게 놀라울 건 없는 상황. 이런 가운데 회장 얼굴에 먹칠해버린 세종텔레콤의 초보적인 실수가 향후 주식 매수 행보에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도가 한층 높아진 모습이다.

1954년 5월 설립된 유진투자증권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는 유진그룹 산하 금융계열사다. 2007년 12월자로 서울증권에서 현재의 상호로 변경했고, 최대주주는 올해 1분기 기준 보통주 2640만920주(지분율 27.25%)를 보유한 유진기업㈜이다.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총합은 29.03%(2811만7385주)다.

거듭된
사들이기

유진기업의 유진투자증권 지분은 30% 근방에 불과하지만, 지금껏 지배력을 행사하는 동안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경영권을 위협할법한 외부 요소가 딱히 없는 데다, 유진투자증권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곳은 유진기업에 국한됐을 덕분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양상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사뭇 달라졌다. 세종텔레콤이라는 잠재적 위험 요인이 급부상한 영향이었다.

세종텔레콤은 지난해 4월23일 유진투자증권 보통주 557만주(5.75%)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해당 사안은 특정 회사의 지분 5% 이상 취득 시 보고하도록 한 규정에 따른 후속 조치였다.


지난해 4월15일 기준 유진투자증권 주식 483만주를 보유 중이었던 세종텔레콤은 이튿날 주식 7만7000주를 추가 취득하면서 지분율 5%를 넘겼다. 이후 공시 전날까지 네 차례에 걸쳐 66만3000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세종텔레콤의 주식 매수 행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유진투자증권 2대주주로 모습을 드러낸 직후부터 주식 사들이기가 본격화됐고, 순식간에 35번에 걸친 매수가 목격됐다.

지난해 4월27일부터 6월5일 사이에 일곱 차례에 걸친 매수와 한 번의 매도를 통해 지분율을 7.23%(700만주)로 끌어올렸다. 또한 7월16일부터 8월5일까지 12번의 장내매수를 통해 100만주를 추가 취득했다.

쉼 없는 매수…10% 돌파 초읽기
김형진 회장 과거 M&A 이력 눈길

매수 행진은 해를 넘겨서도 계속됐다. 세종텔레콤은 지난해 8월11일부터 지난 1월15일 사이에 16차례에 걸쳐 259만주를 사들였고, 같은 기간 매도는 94만주에 머물렀다. 이를 토대로 세종텔레콤은 지분율을 9.96%(965만주)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세종텔레콤이 약 7개월(2020년 4월16일~221년1월15일) 간 유진투자증권 주식 482만주를 장내매수하는 데 사용한 자금만 16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이전부터 쥐고 있던 483만주를 합치면 250억원 이상 투입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세종텔레콤이 수십 차례에 걸쳐 유진투자증권 주식을 취득하자, 증권가에서는 세종텔레콤의 경영 참여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단순 투자 차원이라는 일관된 입장과 달리 세종텔레콤이 돌연 경영 참여를 선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뒤따랐다.


무엇보다 김형진 세종텔레콤 대표이사 회장의 옛 이력이 이를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1958년생인 김 회장은 1982년 설립한 홍승기업을 통해 국공채 중개업 분야에서 이름을 떨쳤던 인물이다. 1996년 홍승파이낸스 설립해 제도권 금융시장에 진입했고, 외환위기를 기회 삼아 회사채 거래 등으로 수백억원대 자산가로 탈바꿈했다.

동아증권 인수는 그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증권가에 오르내린 시작점이었다. 1998년 김 회장은 부도 위기에 몰린 동아증권을 당시 시세보다 두 배가량 비싼 가격에 사들였다. 당연히 증권가에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랐다.

그러나 세간의 우려와 달리 김 회장의 모험수는 보기 좋게 통했다. 세종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한 동아증권은 HTS 도입으로 수수료를 낮추는 등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인수 당시 완전자본잠식으로 허덕였던 동아증권은 수년 내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춘 증권사로 탈바꿈하기에 이른다.

단순투자?
경영참여?

김 회장의 성공신화는 2005년 약 1100억원에 세종증권을 농협중앙회에 넘긴 시점에서 정점을 찍었다. 세종증권 매각으로 김 회장은 수백억원을 손에 쥔 것으로 알려졌다. 새 주인을 찾은 세종증권은 NH농협증권으로 이름을 교체했고, 우리투자증권을 흡수하면서 NH투자증권으로 거듭났다.

이후 김 회장은 세종텔레콤에 집중했고, 자연스럽게 증권업계와 동떨어진 행보를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세종텔레콤이 유진투자증권 주식을 사들인 소식이 전해지자, 세간의 이목이 또 한 번 김 회장을 향할 수밖에 없었다.

금전적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유진투자증권 주식 매입을 이어간다는 점도 세종텔레콤의 행보를 경영권 확보 차원으로 바라보게 하는 이유다.

김 회장은 지난해 4월 경 유진투자증권 주식 매입 당시 “값이 저렴해서 샀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무렵 세종텔레콤은 유진투자증권 주식 74만주를 1주당 1882~1966원에 취득했다. 주식 취득 대금은 14억5100만원 수준이었다.

다만 이후 주식 매수 과정은 저렴해서 샀다는 김 회장의 이전 언질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었다. 크게 치솟은 취득가로 인해 자금 부담이 훨씬 가중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7일부터 지난 1월15일까지 약 한달 남짓 기간 동안 유진투자증권 주식 259만주를 장내매수 하는 과정에서 1주당 투입된 비용은 3863~4609원이었다. 5% 지분 취득 시점인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1주당 가격은 2배, 매수 규모는 3.5배 커진 상태였다. 

급히 먹다
체했다


최근 세종텔레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단순 투자라고 넘겨버리기 힘든 또 한 번의 의미심장한 움직임을 드러난 상황이다. 유진투자증권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세종텔레콤은 지난달 13일부터 26일까지 9차례에 걸쳐 유진투자증권 보통주 198만주를 장내매수했다고 지난달 26일 공시했다. 이로써 세종텔레콤의 유진투자증권 지분율은 12.01%(1163만주)로 확대됐다. 주당 취득단가는 4487~4872원이고, 지분 투자를 위해 약 94억원이 투입됐다.

이번에도 세종텔레콤이 내세운 투자 목적은 단순 투자였다.

그러나 세종텔레콤은 유진투자증권 지분 10% 이상 확보했다는 공시를 낸 지 일주일 만에 생각지 못한 또 다른 소식을 전했다. 지난 2일 세종텔레콤은 앞서 취득한 보통주 198만주를 장내매도했다.

신규 취득한 주식을 불과 일주일 만에 내다파는 건 지극히 이례적인 사안이다. 유진투자증권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던 세종텔레콤의 기존 행보와도 상충된다. 이 과정을 거치며 세종텔레콤의 유진투자증권 지분율은 다시 10% 밑으로 떨어졌다.

금전적인 손해도 막심했다. 재매각 과정에서 1주당 매도가는 4419원, 주식 매각대금은 87억5000만원이었다. 취득한 주식을 일주일 만에 되파는 과정에서 8억원에 가까운 손실이 뒤따랐다.


세종텔레콤이 유진투자증권 주식을 다시 매물로 내놓은 건, 자의가 아닌 ‘초보적인 실수’ 때문이었다. 세종텔레콤이 주식 취득 과정에서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지 않았던 게 문제였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대주주(지분 10%이상 보유자)가 되려면 주식 취득 전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취득한 주식에 대해서는 6개월 내 처분을 명할 수 있다.

금융위 건너 뛴 대형사고
힘들게 먹고 어이없게 뱉어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취득한 금융회사 주식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즉, 세종텔레콤은 기초 단계인 금융위원회 승인 절차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유진투자증권 지분 취득에 열을 올린 셈이다. 세종텔레콤 총괄 운영을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던 김 회장이 맡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식 밖 행동이라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더욱이 과거 김 회장은 증권사 운영 경험도 갖춘 인물이다. 

세종텔레콤은 순순히 착오를 인정한 상황이다. 세종텔레콤 관계자는 “단순 투자 차원에서 주식을 취득했던 것”이라며 “다만 취득 과정에서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고 이로 인해 매수한 주식을 곧바로 처분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자 투자업계에서는 세종텔레콤이 금융위원회 승인을 거친 후 유진투자증권 주식을 다시 매수할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이 경우 본격적인 경영 참여 움직임을 드러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교롭게도 유진기업의 최근 행보는 세종텔레콤의 지분 확대와 맞물린 양상이다. 지난달 31일 유진기업은 지난 4월27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10차례에 걸쳐 유진투자증권 보통주 97만3000주를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유진기업의 유진투자증권 지분율은 1%p 상승한 28.26%(2737만3920만주)로 확대됐다. 주당 취득단가는 4329~4902원이고, 추가 주식 취득을 위해 약 44억원이 투입됐다. 특수관계인 지분율 역시 29.98%(2904만1105주)로 소폭 올랐다.

유진기업의 유진투자증권 주식 취득은 약 5년6개월 만이다. 유진기업은 기존 26.22%(2539만4585주)였던 지분율을 2015년 11월 27.25%(2640만920주)로 끌어올린 이래 주식 취득에 나서지 않았다.

절차는
어디로

투자업계에서는 유진기업의 유진투자증권 지분 확대를 세종텔레콤의 최근 동향과 연결 짓고 있다. 또한 최근 등장한 제3의 세력에 대한 견제 차원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3월 개인투자자인 김종석씨는 특별관계자 1인을 포함해 유진투자증권 지분 5.02%(485만8108주)를 확보했다. 보유 목적은 단순 투자 목적이며, 현 상황에서 우호 세력 여부를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heat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세종텔레콤은 어떤 회사?
김형진 회장 절반의 성공

세종텔레콤(옛 온세텔레콤)은 김형진 회장이 2011년 3월 인수한 회사다. 대한전선 계열사였던 온세텔레콤은 그룹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매각 절차를 밟았다.

김 회장은 2007년 지배력을 확보했던 통신사업자 세종텔레콤(현 세종)을 동원해 온세텔레콤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다.

온세텔레콤은 김 회장 지휘 아래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우선 820억원 규모 대규모 유상증자로 자금부터 조달했다. 또한 통신사업을 두고 경쟁을 벌였던 세종텔레콤(현 세종)과 온세텔레콤의 통합에 공을 들였다.

이후 세종텔레콤(현 세종)은 2015년 4월 통신사업부문(688억원), 2016년 9월 부산 육양국(275억원) 등을 온세텔레콤에 매각하면서 963억원을 회수하는 데 성공한다. 이 과정에서 온세텔레콤은 세종텔레콤의 사명을 넘겨받았다.

기존 세종텔레콤은 현재 세종이라는 사명으로 변경했다.

김 회장의 세종텔레콤 인수 10년 효과는 절반의 성공이다. 지난해 말 기준 세종텔레콤 자산 규모는 4960억원에 달한다. 그가 인수하기 직전 해인 2010년과 비교하면 2.5배가량 증가했다.

다만 사업적 시너지 여부엔 물음표가 남는다. 매출액 규모는 2010년 3210억원에서 지난해 2800억원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2016년 이래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성장엔 한계에 부딪힌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제4이동통신 사업자 진출이 무산되는 등 악재도 있었다.

세종텔레콤은 변화를 모색하고자 ▲세종큐비즈(중고폰 유통, 67%) ▲조일이씨에스(전기공사, 합병) ▲비브릭(블록체인, 54.79%) 등 외형 확장에 나선 상황이다. 올해 초에는 커머스 사업에 집중하고 100% 자회사 ‘콘텐츠캐리어(100%)’를 분사시킨 바 있다.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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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