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사외이사 기막힌 영전

거수기 노릇 하더니 임원으로 명함 교체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메리츠증권 사외이사가 돌연 사임을 표명했다. 어찌된 영문인지 다음 행선지 역시 메리츠증권이었다. 회사 측은 옛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표면상 회사가 사외이사에게 영전의 기회를 준 모양새다.

지난 3월18일 메리츠증권은 김석진 사외이사(감사위원회위원장)가 자진 사임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이사의 사임은 임기를 절반가량 채운 상태에서 결정된 사안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3월 김 전 이사를 신임 사외이사(임기 2년)로 선임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례적 인사

김 전 이사가 사외이사 직위를 내려놓을 당시만 해도 명확한 사임 이유는 드러난 게 없었다. 메리츠증권 측은 단지 ‘일신상의 사유’라고 밝혔을 뿐이고, 공석이 생긴 사외이사직 한 자리는 곧바로 이상철 동국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로 채워졌다.

공교롭게도 사임 이유를 유추할만한 단서는 보름 남짓 지난 시점에서야 공개됐다. 지난 4월7일 메리츠증권은 4월1일자로 김 전 이사를 전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했다.

김 전 이사는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전 이사는 1987년 증권감독원에 입사한 뒤 금감원에서 증권감독국 경영지도팀장, 미국 뉴욕사무소 수석조사역 등으로 20년 이상 근무했다.


김 전 이사는 금감원에서의 이력을 발판 삼아 2008년 한국투자증권으로 둥지를 옮겼고, 상근감사직을 8년간 유지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김 전 이사를 영입하고자 뉴욕까지 찾아갔던 일화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후 김 전 이사는 한국투자금융지주 윤리경영지원실장(전무)을 맡아 2019년 말까지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윤리경영지원실장 부임 당시에는 한국금융지주가 동일 법인에서 6년 이상 감사직 수행을 금지하는 법을 의식해 김 전 이사의 보직을 바꾼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메리츠증권 측은 김 전 이사의 높은 업무 이해도를 임원 선임의 이유로 꼽았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김 신임 전무는 금감원에서 주요 보직을 거쳤고, 당사에서도 충분히 능력을 입증했다”며 “동종업계에서 컴플라이언스와 윤리경영 업무를 수행하는 등 당사가 원하는 전문성에 충분히 부합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경영진의 과도한 힘을 견제하고자 만들어진 사외이제 제도의 특성을 감안하면, 자사 사외이사를 임원으로 선임한 이번 사안은 이례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덕분에 사외이사 사임과 함께 끊어질 거라 여겨졌던 김 전 이사와 메리츠증권과의 업무상 연결고리는 이전과 비교해 한층 긴밀해졌다.

외부인서 내부인으로…비슷한 듯 다른 역할
자리 만들려 조직 개편?…금소법 대비 차원?

주목할 부분은 김 전 이사 선임을 계기로 회사 내 감사업무를 담당하던 부서에도 변화가 감지됐다는 사실이다. 메리츠증권은 김 전 이사 영입과 함께 기존 감사실을 감사본부로 개편했고, 김 전 이사에게는 전무이사라는 직위와 함께 감사본부장 역할이 주어졌다.


메리츠증권이 사내 감사를 맡는 부서에 임원을 배치한 건 약 7년 만이다. 메리츠증권은 2014년 3월까지 감사업무총괄을 맡았던 정남성 전 전무를 끝으로 임원급 인사를 감사실에 배치하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는 메리츠증권이 금감원 출신인 김 전 이사를 임원으로 임명한 이유를 지난 3월25일부로 본격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에서 찾고 있다. 금소법은 증권사 등이 판매원칙 위반 시 징벌적 과징금과 과태료 등을 부과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런 이유로 금소법 시행 이전부터 증권사 사이에서는 소비자 분쟁이 불거질 경우 금감원을 비롯한 금융당국과 이해타산을 따져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된 상태였다.

일각에서는 메리츠증권이 사외이사 재직 시절부터 김 전 이사를 확실한 우군으로 분류했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통상 법인의 감사는 업무의 집행 과정을 검사하며 정당성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책무가 주어진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대립각을 세우기보단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 해낼 법한 감사업무 책임자가 선호될 수밖에 없다.

확실한 우군?

김 전 이사의 경우 이사회에서 경영진의 의사를 적극 받아들이는 입장이었다. 김 전 이사는 메리츠증권 사외이사로 활동한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이사회 출석률 100%를 나타냈고, 총 14건(2020년 8건, 2021년 6건)의 의결사안에 대해 100% 찬성 의견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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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