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2022 지방선거 관전포인트

지키고 빼앗고…대통령 따라 갈린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내년 6·1 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 정가가 꿈틀거리는 분위기다. <일요시사>는 전국 17개 시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하마평을 따라가봤다.

지방선거는 내년 6월1일 실시된다. 대선이 끝나고 3개월이 지난 때다. 대선을 승리하는 정당이 지방선거도 무난하게 휩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조만간 지방선거 기획단을 편성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11일 전당대회 이후 지방선거를 위한 청사진을 그릴 전망이다. 내년 지방 권력을 쥐게 되는 곳은 어디일까.

[서울]

지난 재보선에서 승리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4선 도전이 유력하다. 지자체장의 연임은 3선으로 제한되지만, 오 시장은 33·34대 시장에서 38대로 재기한 경우라 해당 규정에서 제외된다. 오 시장과 경선을 치렀던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오신환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당 대표 경쟁을 치르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도 이름을 올린다. 

민주당에서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재도전이 점쳐진다. 함께 경선 레이스를 달렸던 우상호 의원과 출마설에 휩싸였던 박주민 의원도 물망에 오른다. 


[부산]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재격돌이 예상된다. 박 시장은 재보선 출마 당시 5년 임기(재보선 1년+재선 4년)를 감안한 공약을 내세웠던 만큼 재선 출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김 전 장관의 도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거돈 전 시장이 당선될 때만 하더라도 민주당은 부산에 기대를 걸 수 있었다. 28년 만에 부산 지역을 탈환한 점이 컸다. 하지만 오 전 시장이 성비위 사건으로 물러나게 되면서 부산 민심은 다시 보수로 기울었다는 평가다.

[대구]

명실상부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는 권영진 시장의 3선 도전 여부가 관심거리다. 권 시장이 당선의 문턱을 넘는다면 최초의 3선 대구시장이 된다.

민주당에서는 김부겸 국무총리를 누가 대신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김 총리는 총리가 마지막 공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체 가능한 인물로 홍의락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꼽힌다. 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인 홍 부시장은 권 시장이 직접 영입한 바 있다. ‘시장과 부시장의 대결’로 이들의 대결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인천]


인천은 민주당 소속 박남춘 시장과 국민의힘 유정복 전 시장의 리턴매치가 관측된다. 유 전 시장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박 시장에게 패하며 재선에 실패한 바 있다. 박 시장과 유 전 시장은 고교 동문이다. 

인천 지역 지방선거는 앞서 치러지는 대선의 영향을 크게 받을 공산이 크다. 인천은 비교적 지역 색깔이 옅어 크고 작은 정치 이슈에 따라 판도가 뒤바뀐 사례가 많다. 인천이 정치 풍향계로 일컬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광주]

민주당의 오랜 텃밭인 광주에서는 이용섭 시장과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대결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 전 수석은 지난 7대 지방선거에서 당내 경선 결선까지 올랐지만 결국 미끄러졌다. 현재 이 시장의 수행원들이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른 만큼, 강 전 수석의 약진이 주목된다. 

대선 3개월 뒤 6·1 지선 스타트
여야 사전 준비 지역 정가 ‘들썩’

진보 정당에서는 서둘러 출사표를 던졌다. 진보당 김주업 광주시당위원장은 지난 1일 광주시장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대전]

대전에서는 민주당 소속 허태정 대전시장의 재선에 맞선 박성효 전 대전시장의 도전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박 전 시장이 지난해 국민의힘 소속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점이 힘을 싣고 있다.

이 외에도 국민의힘 소속 정용기·이장우 전 의원이 꼽힌다. 정 전 의원은 9·10대 대덕구청장을 지냈고, 대덕구에서 재선을 지낸 바 있다. 이 전 의원 역시 대전 동구에서 재선을 지냈다. 현재는 대전 동구 당협위원장이다.

[울산]

울산은 민주당 소속 송철호 시장의 재선이 유력하다. 다만 청와대 선거 개입과 하명 수사 의혹이 현재진행형인 만큼 선거 판도를 예단하기 어렵다. 민주당에서는 송 시장 외에 마땅한 후보를 찾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에서는 서병수 의원, 정갑윤 전 국회의원과 박맹우 전 울산시장, 김두겸 전 울산남구청장 등이 거론된다. 특히 3선 울산시장을 지낸 박 전 의원은 출마를 위해 표밭 다지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세종에서는 민주당 소속 이춘희 시장이 3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세종 출신에 현직 시장 프리미엄으로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사퇴 의사를 밝힌 조상호 경제부시장의 향후 거취도 세종 선거의 변수로 제기된다. 조 부시장은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최민호 세종시 갑 당협위원장과 이성용 세종시당 부위원장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경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선에 출마하는 만큼 자천타천으로 여러 후보군들이 꾸려지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김태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대선 준비에 한창인 이 지사를 지근거리에서 돕고 있는 경기 지역 국회의원들도 대상이다. 조정식·안민석·박정 의원 등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신상진·심재철·정병국·주광덕 의원 등이 꼽힌다. 정계 은퇴를 선언한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도 언급된다. 


[강원]

강원은 민주당 소속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대선 출사표를 던지면서 ‘선거판이 새로 짜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지사는 대선후보 확정 여부를 떠나 3선 연임 제한으로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민주당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원창묵 원주시장, 정만호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등이 차기 후보군으로 꼽힌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진태 전 의원과 권성동 의원, 홍윤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충북]

충북 역시 무주공산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3선 연임 제한으로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민주당에서는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보궐선거 이후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노 전 실장은 지역 표 다지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에서는 정우택 전 의원과 박경국 전 행정안전부 차관, 이종배 정책위의장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충남]

충남은 양승조 지사의 거취가 선거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양 지사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만큼, 민주당 대선 후보로 결정된다면 충남도지사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뜨거운 쟁탈전이 예상된다.

재선·3선 도전에 리턴매치까지 후끈
무주공산 지역 최대 6곳…흥행 기대

민주당에서는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과 복기왕 국회의장 비서실장, 황명선 논산시장 등이 언급된다. 국민의힘에서는 충남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태흠·이명수·정진석·홍문표 의원과 박찬주 충남도당위원장이 꼽힌다. 

[전북]

전북에서는 송하진 도지사의 3선 도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송 지사는 ‘6말7초’경에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3선 출마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소속으로는 김윤덕·안호영 의원 등이 점쳐진다. 야권 후보군들은 아직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 정동영 전 대표와 민생당 유성엽 전 공동대표의 출마 여부도 관심거리다. 

[전남]

민주당의 오랜 텃밭인 전남에서는 김영록 지사의 재선 도전이 유력하다는 평이다. 같은 민주당 내에서는 김승남·서삼석·신정훈·이개호 의원 등이 거론되지만, 김 지사의 재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출마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상당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 의원은 이낙연 캠프 조직본부장을 맡으며 대선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의 경우에는 후보를 낼지 여부가 미지수다. 진보당에서는 민점기 전남도당 지도위원이 전남도지사 출마를 일찌감치 선언했다.  

[경북]

보수정당의 대표적 텃밭인 경북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이철우 도지사가 재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지사에 대해 특별한 사건·사고 없이 도정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에서는 강석호·김광림 전 국회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경북 지역이 보수세가 워낙 강한 터라 현재 민주당에서는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후보군들은 편성되지 않은 분위기다.

[경남]

경남 지역은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김 지사가 1심과 2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은 ‘드루킹 사건’의 마침표가 어떻게 찍히느냐에 따라 선거 판세가 뒤바뀔 수 있어서다.

김 지사가 최종 무죄를 선고받게 된다면 재선 도전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유죄를 선고받는다면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에서는 박완수·윤영석·윤한홍 의원과 이주영 전 의원의 출마가 점쳐진다.

[제주]

국민의힘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가 대권 도전을 위해 지사직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제주 지역 또한 무주공산이다.

민주당에서는 제주지역 국회의원인 송재호·오영훈·위성곤 의원이 꼽힌다. 지난 2018년 원 지사에게 패했던 민주당 소속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의 재도전 여부도 관심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장성철 제주도당위원장과 김방훈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가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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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이재명정부가 내란을 방조하거나 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가리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내년 1월까지 공무원 75만명을 대상으로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한다. 일부 기관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TF를 구성하는 걸 두고 고민하고 있다. TF는 강제성이 없으며, 이미 조사를 끝내 인사에 반영한 기관도 존재한다.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태스크포스)는 중앙행정기관 49곳에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각 부처 25곳이 포함됐다. TF는 총 48개다. 활동 목표가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각 기관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방조·간접 가담자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TF 실무 책임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TF의 조사 활동은 대상, 범위, 기간, 언론 노출, 방법 모두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절제하지 못하는 TF 활동과 구성원은 즉각 바로잡겠다”면서 “TF 활동의 유일한 목표는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TF는 공무원 75만명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개인 휴대전화까지 제출받아 조사한다는 방침 등이 인권침해란 논란이 일었다. 총리실에 설치된 ‘총괄 TF’는 이날까지 부처 25곳을 포함한 기관 49곳에서 TF 48개가 출범했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로 구성된 총리실에 단일 TF가 설치되면서 TF 숫자는 하나 줄었다. TF는 대부분 10~15명으로 구성됐지만, 전체 인원이 많은 국방부(53명), 경찰청(30명), 소방청(19명) 등은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다. TF 48개의 총인원은 정부 내부 인사 536명을 포함해 661명에 달한다. TF 48개 중 32개에 외부 인사 125명이 참여했고 그중 76명(60.8%)은 법조인, 31명(24.8%)은 학자, 18명(14.4%)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TF는 ‘내란의 사전 모의나 실행, 사후 정당화, 은폐’를 한 공무원은 ‘내란 참여’로, ‘내란의 일련의 과정에 물적·인적 지원을 도모하거나 실행’한 공무원은 ‘내란 협조’를 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적발된 공무원에게는 내년 2월13일까지 ‘징계’나 ‘승진 배제’ 같은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또 ‘내란 행위 제보 센터’를 설치해 동료 공무원들에게 제보·투서를 받고, 의심 공무원은 개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혹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의혹이 상당한 데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 의뢰까지 가능한 선을 정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TF 조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형사가 아닌 행정 절차이지만 일반적인 조사가 아닌 만큼 행정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무원 75만명 전방위 조사 문제없나 형소법 원칙 유명무실…권력남용 소지 한 서초동 변호사는 “영장 없는 조사를 두고 많은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인사상 불이익으로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하면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하고 조사해야 하는데 TF가 정한 선이 어느 지점까지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국회도 과거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발간한 ‘권력적 행정조사의 쟁점 및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행정조사 과정에서 영장주의·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조사에서 수집된 자료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 형사 처벌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원칙이 유명무실해지고, 국가권력이 남용될 소지도 있다. 업무용 PC나 이메일에서는 변호사와 상담한 내용까지 확보되는 사례도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조사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판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서울고법은 기관이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를 동의 없이 확보해 공무원을 해임한 사건에서 이를 위법한 증거수집으로 보지 않았다. 법원은 기관이 통신비를 부담했고, 감사 목적이 공익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조직 내부 감사는 세무조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근로감독 등과 달리 별도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사의 한계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내부 감사가 법적 문제를 일으킨 선례 역시 많지 않다. 민간인의 TF 참여도 새로운 논란이다. 정부는 감사부서 공무원 외에 민간인을 포함하거나 아예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TF를 둘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이 공무원에 대해 조사권을 행사하는 셈인데, 정부는 TF 설치를 위한 별도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 논란 불구 조사 시작 공직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조사 기준이 모호해 억울한 문책 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계엄을 방관했거나 동조한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핵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기획재정부·국방부·행정안전부·경찰·검찰·법무부 등이다. 기재부의 경우 최상목 전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겸했다. 최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비상입법기구 예비비 편성 등 계엄 지시 문건 등을 받고 1급 고위직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바 있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김동일 전 예산실장과 신중범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시아거시경제감시기구(AMRO)로 파견되기 직전 명예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두고 ‘해외도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국감에서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합법적 계엄’이란 내용의 공문을 주미한국대사관에 보내고, 이를 ‘3급 기밀’로 지정한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TF가 가동되면서 외교부 인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다. 외교부는 애초 올해 말까지 1급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TF 활동이 시작되면서 어렵게 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외교부 실·국장 및 재외 공관장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 인사는 특임 대사 임명과도 맞물려 있지만 인사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현 정부는 특임 대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교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임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전문가·정치인·학자 등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주요 공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사안이 터졌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불법구금 사태 당시에도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란타총영사직은 공석이었고, 캄보디아 사태 때도 주캄보디아 대사직이 비어있었다. 필요는 한데… 이중 감사 검찰 TF는 최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다음 달 12일까지 제보용 익명 게시판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단장은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이 김성동 대검 감찰부장과 주혜진 대검 감찰1과장이 각각 부단장과 팀장을 맡아 10여명이 참여했다. 법무부에 설치된 TF 역시 같은 날 공지를 게시했다. 법무부에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TF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법무부는 내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보를 접수하는 한편, 검찰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무관 승진, 총경 인사를 앞두고 숨죽이는 분위기다. 앞서 계엄 수사로 조지호 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나 체포조 투입에 관여됐던 간부 상당수는 기소를 피했다. 국방부는 이중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취임 직후 감사관실 주도로 중령급 이상 간부를 전수 조사해 지난주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이는 이번 3성 장군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기존 감사자료를 제출하는 수준에서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실은 조사본부를 합류시켜 TF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방부의 자체 감사는 합참 현역 장교뿐 아니라 본부 군무원과 민간 공무원까지 포함한 대대적 감사였다. 지난 9월 진영승 합참의장 취임 이후, 권대원 합참차장을 제외한 합참 장군 전원과 2년 이상 근무한 중령·대령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실제로 단행됐다. 합참의 지시에 따라 장교들의 진급이 보류되거나 보직이 변경됐다. 국정원은 이미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비상계엄 관련 여부 등 내부 조사를 마쳤다. 특히 의무적으로 TF를 구성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첫 1급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2∼4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애매한 의혹 제기 투서 남발 우려 일부 기관 자체 판단 별도 TF 설치 이 인사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이 원장 취임 두 달 만인 8월 1급 간부 20여명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간 정권이 바뀐 뒤 1급 간부를 모두 교체하던 관행과 달리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간부들을 일부 유임시켰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TF 설치를 두고 대통령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본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임 국정원장이 취임하면 국정원은 윗선 지침이 없어도 원장 지시하에 내부적으로 감찰이나 조사를 철저하게 해 왔다”며 “대통령실에서 직접 관리해 TF 조사가 이뤄져도 추가로 드러날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지난달 4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불법적 비상계엄 상황에서 내란·외환 정보수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국정원은 국정원법 4조에 따라 내란죄·외환유치 관련 자료를 특검에 이미 제출했고 계엄 시 국정원 역할 재정비와 실효적 안보조사체계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침해 진정이 들어온 기구를 인권위가 설치하면 모순”이란 이유로 TF 설치를 거부했던 국가인권위원회는 TF 구성 반대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지적되자 다음 전원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독립기관은 TF 설치를 자율적으로 판단하기로 정해졌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21차 전원위원회에서 “정부에서 부처 내 헌법존중 TF를 자율적으로 만들라는 권고가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위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한석훈 위원이 구두로 안건 발의를 제안했다. 이후 안건 발의자로 참여한 김용원·이한별 위원 포함 발의자 세 명과 강정혜·김용직 위원, 안 위원장 등 6인이 ‘TF 구성 반대’에 손을 들면서 의결됐다. 부역자 남았나 인권위 안팎에선 자율적 설치라고 해도, TF 설립 취지에 비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위원들이 안건을 즉석에서 상정해 반대 의결까지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반대 의견을 낸 안 위원장과 김용원 위원 등은 지난 2월 ‘윤석열 방어권 안건’ 의결에 찬성해 특검에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