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2022 지방선거 관전포인트

지키고 빼앗고…대통령 따라 갈린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내년 6·1 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 정가가 꿈틀거리는 분위기다. <일요시사>는 전국 17개 시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하마평을 따라가봤다.

지방선거는 내년 6월1일 실시된다. 대선이 끝나고 3개월이 지난 때다. 대선을 승리하는 정당이 지방선거도 무난하게 휩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조만간 지방선거 기획단을 편성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11일 전당대회 이후 지방선거를 위한 청사진을 그릴 전망이다. 내년 지방 권력을 쥐게 되는 곳은 어디일까.

[서울]

지난 재보선에서 승리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4선 도전이 유력하다. 지자체장의 연임은 3선으로 제한되지만, 오 시장은 33·34대 시장에서 38대로 재기한 경우라 해당 규정에서 제외된다. 오 시장과 경선을 치렀던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오신환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당 대표 경쟁을 치르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도 이름을 올린다. 

민주당에서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재도전이 점쳐진다. 함께 경선 레이스를 달렸던 우상호 의원과 출마설에 휩싸였던 박주민 의원도 물망에 오른다. 


[부산]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재격돌이 예상된다. 박 시장은 재보선 출마 당시 5년 임기(재보선 1년+재선 4년)를 감안한 공약을 내세웠던 만큼 재선 출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김 전 장관의 도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거돈 전 시장이 당선될 때만 하더라도 민주당은 부산에 기대를 걸 수 있었다. 28년 만에 부산 지역을 탈환한 점이 컸다. 하지만 오 전 시장이 성비위 사건으로 물러나게 되면서 부산 민심은 다시 보수로 기울었다는 평가다.

[대구]

명실상부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는 권영진 시장의 3선 도전 여부가 관심거리다. 권 시장이 당선의 문턱을 넘는다면 최초의 3선 대구시장이 된다.

민주당에서는 김부겸 국무총리를 누가 대신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김 총리는 총리가 마지막 공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체 가능한 인물로 홍의락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꼽힌다. 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인 홍 부시장은 권 시장이 직접 영입한 바 있다. ‘시장과 부시장의 대결’로 이들의 대결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인천]


인천은 민주당 소속 박남춘 시장과 국민의힘 유정복 전 시장의 리턴매치가 관측된다. 유 전 시장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박 시장에게 패하며 재선에 실패한 바 있다. 박 시장과 유 전 시장은 고교 동문이다. 

인천 지역 지방선거는 앞서 치러지는 대선의 영향을 크게 받을 공산이 크다. 인천은 비교적 지역 색깔이 옅어 크고 작은 정치 이슈에 따라 판도가 뒤바뀐 사례가 많다. 인천이 정치 풍향계로 일컬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광주]

민주당의 오랜 텃밭인 광주에서는 이용섭 시장과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대결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 전 수석은 지난 7대 지방선거에서 당내 경선 결선까지 올랐지만 결국 미끄러졌다. 현재 이 시장의 수행원들이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른 만큼, 강 전 수석의 약진이 주목된다. 

대선 3개월 뒤 6·1 지선 스타트
여야 사전 준비 지역 정가 ‘들썩’

진보 정당에서는 서둘러 출사표를 던졌다. 진보당 김주업 광주시당위원장은 지난 1일 광주시장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대전]

대전에서는 민주당 소속 허태정 대전시장의 재선에 맞선 박성효 전 대전시장의 도전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박 전 시장이 지난해 국민의힘 소속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점이 힘을 싣고 있다.

이 외에도 국민의힘 소속 정용기·이장우 전 의원이 꼽힌다. 정 전 의원은 9·10대 대덕구청장을 지냈고, 대덕구에서 재선을 지낸 바 있다. 이 전 의원 역시 대전 동구에서 재선을 지냈다. 현재는 대전 동구 당협위원장이다.

[울산]

울산은 민주당 소속 송철호 시장의 재선이 유력하다. 다만 청와대 선거 개입과 하명 수사 의혹이 현재진행형인 만큼 선거 판도를 예단하기 어렵다. 민주당에서는 송 시장 외에 마땅한 후보를 찾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에서는 서병수 의원, 정갑윤 전 국회의원과 박맹우 전 울산시장, 김두겸 전 울산남구청장 등이 거론된다. 특히 3선 울산시장을 지낸 박 전 의원은 출마를 위해 표밭 다지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세종에서는 민주당 소속 이춘희 시장이 3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세종 출신에 현직 시장 프리미엄으로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사퇴 의사를 밝힌 조상호 경제부시장의 향후 거취도 세종 선거의 변수로 제기된다. 조 부시장은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최민호 세종시 갑 당협위원장과 이성용 세종시당 부위원장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경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선에 출마하는 만큼 자천타천으로 여러 후보군들이 꾸려지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김태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대선 준비에 한창인 이 지사를 지근거리에서 돕고 있는 경기 지역 국회의원들도 대상이다. 조정식·안민석·박정 의원 등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신상진·심재철·정병국·주광덕 의원 등이 꼽힌다. 정계 은퇴를 선언한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도 언급된다. 


[강원]

강원은 민주당 소속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대선 출사표를 던지면서 ‘선거판이 새로 짜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지사는 대선후보 확정 여부를 떠나 3선 연임 제한으로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민주당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원창묵 원주시장, 정만호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등이 차기 후보군으로 꼽힌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진태 전 의원과 권성동 의원, 홍윤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충북]

충북 역시 무주공산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3선 연임 제한으로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민주당에서는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보궐선거 이후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노 전 실장은 지역 표 다지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에서는 정우택 전 의원과 박경국 전 행정안전부 차관, 이종배 정책위의장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충남]

충남은 양승조 지사의 거취가 선거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양 지사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만큼, 민주당 대선 후보로 결정된다면 충남도지사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뜨거운 쟁탈전이 예상된다.

재선·3선 도전에 리턴매치까지 후끈
무주공산 지역 최대 6곳…흥행 기대

민주당에서는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과 복기왕 국회의장 비서실장, 황명선 논산시장 등이 언급된다. 국민의힘에서는 충남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태흠·이명수·정진석·홍문표 의원과 박찬주 충남도당위원장이 꼽힌다. 

[전북]

전북에서는 송하진 도지사의 3선 도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송 지사는 ‘6말7초’경에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3선 출마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소속으로는 김윤덕·안호영 의원 등이 점쳐진다. 야권 후보군들은 아직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 정동영 전 대표와 민생당 유성엽 전 공동대표의 출마 여부도 관심거리다. 

[전남]

민주당의 오랜 텃밭인 전남에서는 김영록 지사의 재선 도전이 유력하다는 평이다. 같은 민주당 내에서는 김승남·서삼석·신정훈·이개호 의원 등이 거론되지만, 김 지사의 재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출마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상당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 의원은 이낙연 캠프 조직본부장을 맡으며 대선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의 경우에는 후보를 낼지 여부가 미지수다. 진보당에서는 민점기 전남도당 지도위원이 전남도지사 출마를 일찌감치 선언했다.  

[경북]

보수정당의 대표적 텃밭인 경북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이철우 도지사가 재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지사에 대해 특별한 사건·사고 없이 도정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에서는 강석호·김광림 전 국회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경북 지역이 보수세가 워낙 강한 터라 현재 민주당에서는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후보군들은 편성되지 않은 분위기다.

[경남]

경남 지역은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김 지사가 1심과 2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은 ‘드루킹 사건’의 마침표가 어떻게 찍히느냐에 따라 선거 판세가 뒤바뀔 수 있어서다.

김 지사가 최종 무죄를 선고받게 된다면 재선 도전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유죄를 선고받는다면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에서는 박완수·윤영석·윤한홍 의원과 이주영 전 의원의 출마가 점쳐진다.

[제주]

국민의힘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가 대권 도전을 위해 지사직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제주 지역 또한 무주공산이다.

민주당에서는 제주지역 국회의원인 송재호·오영훈·위성곤 의원이 꼽힌다. 지난 2018년 원 지사에게 패했던 민주당 소속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의 재도전 여부도 관심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장성철 제주도당위원장과 김방훈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가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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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