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아닌 척’ 위장수사의 민낯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3.08 11:51:05
  • 호수 1313호
  • 댓글 0개

‘걸려라 걸려라’ 함정 파놓고 덥석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정공법으로 통하지 않을 때가 있다. 경찰이 마약, 디지털 성범죄 등 폐쇄적인 범죄를 수사하는 데 있어 교과서적으로 접근한다면 한계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부득이한 상황에서 상대를 감쪽같이 속이는 위장수사에 대해 파헤쳐봤다. 
 

▲ 김창룡 경찰청장 ⓒ고성준 기자

2년 전 국민들에게 충격을 준 사건이 있다. 텔레그램에 개설한 단체 채팅방을 통해 불법 음란물을 생성 및 거래하고 유포한 디지털 성범죄. 이른바 N번방, 박사방 사건이다. 이 같은 디지털 성범죄물이 폐쇄적으로 유통되면서 적발이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었다.

디지털 성범죄
잡으려면 필요

정부는 지난해부터 잠입수사 기법을 도입하며 텔레그램 성범죄 박사방,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른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국회는 지난달 26일 본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찬성 236표, 반대 0표, 기권 4표로 가결 처리했다. 가짜 신분을 만들어 온라인 채팅에 잠입하는 함정수사도 허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법안 개정에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 매수 행위의 처벌만 징역 1년에서 3년으로 강화됐을 뿐, 위장수사 허용 대상으로 규정되지 않았다.


해당 법안 개정에 주도적으로 나선 한 의원실에 따르면 당초 여러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한 가운데 위장수사를 허용할 범죄군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성 매수 유인·알선을 비롯한 디지털 성범죄 전 영역의 위장수사 허용까지 논의되기도 했지만, 대상과 범위가 여러 번 축소되면서 현재 시점에선 성착취 행위와 불법 촬영물 등에 대한 부분만이 위장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대해 그루밍 행위와 성착취 등의 범죄에 위장수사가 가능한 만큼 성매수 행위에도 포괄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현장에 나선 이들은 오히려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측에선 그동안 아동·청소년 성매수 행위에 대한 기회제공형 위장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지만, 이번 개정안을 바탕으로는 위장수사 추진이 어렵다는 판단이 나온다.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 개정안에 담긴 경찰의 디지털 성범죄 위장수사는 신분 비공개수사와 신분위장수사로 나뉜다. 신분 비공개수사는 경찰관 신분을 공개하지 않고 사이버 망 등 범죄현장에 접근, 범행 증거 및 자료 등을 수집하는 수사방법을 뜻한다.

가짜 신분증 만들어 잠입 검거
성착취 행위·불법 촬영물 포함

경찰관은 성명·직업·직장 등을 일반인인 것처럼 위장 할 수 있다. 다만 실존하는 타인을 사칭하거나 공신력 있는 증명서를 생성하지는 못한다.


해당 수사는 상급 경찰관서 수사부서장 승인으로 가능하다. 범죄 혐의와 수사의 상당성이 인정될 때, 주로 수사 이전 또는 초기 단계에서 실행된다. 수사가 종료되면 경찰위원회에 보고해야 하고, 국회는 이를 반기에 보고해야 한다`는 통제 장치가 있다. 수사 기간도 3개월로 제한된다.

신분 위장수사는 신분 위장을 위한 문서, 전자기록 등을 작성·행사할 수 있다. 수사를 위해선 위장신분을 이용한 계약·거래나 성착취물 등의 판매·광고도 가능하다. 범죄혐의가 이미 충분하고 특정된 경우, 범인의 체포나 증거 수집이 어려운 상황에서 할 수 있다. 신분비공개수사보다 위장 강도가 높은 수사인 셈이다.

해당 수사는 경찰이 신청, 검찰이 법원에 청구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긴급하면 사후에도 신청할 수 있으며 수사 기간은 3개월로, 연장하면 최대 1년까지다.

이 같은 위장수사들로 수집한 증거는 ▲수사·소추 및 범죄 예방 ▲징계 ▲손해배상 청구 ▲다른 법령 규정 시 수집 증거·자료 등으로 사용 가능하다. 위장수사를 하는 경찰관은 고의·중과실 외에 형사·징계·손해배상이 면책된다.
 

▲ 국회 본회의장 ⓒ박성원 기자

다만 직무 관련자 전원에 대해선 공개·누설 금지 의무가 부여된다.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아울러 범죄를 교사하거나 방조하는 ‘함정’을 파놓다가 범죄 실행 시 검거하는 ‘범의 유발형 함정수사’는 허용되지 않는다. 향후 경찰은 대통령령에 따른 위장수사 가이드라인을 마련, 일선 교육과 지원 등 후속 조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 시행 시점은 오는 9월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함정 또는 잠입수사는 그 목적에 따라 다양한 수법을 사용하고 다양한 범죄에 이용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규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일부 극소수의 예외를 제외한 거의 모든 함정수사는 4가지 기본적인 요소를 함축하고 있다.

첫째, 경찰에 의해 범행이 안 되거나 범행하도록 하는 유인이나 기회가 있어야 한다. 둘째로 특정한 유형의 범행을 할 것 같은 표적이 된 개인이나 집단이 존재한다. 셋째로 어떤 형태의 속임수나 잠복, 또는 잠입한 경찰관이나 대리인이 있다. 넷째로 범인의 검거로 작전이 끝나야 한다.

범인 체포
어려울 때…

예를 들어 경찰이 선의를 가지고 행동했는지, 피의자에게서 범죄행위를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었는지, 수사가 진행되는 지역에 범죄가 특히 성행하고 있다고 의심의 여지가 충분한지, 수사 중인 범죄의 발각이 어렵고 비밀스럽기 때문에 이런 사전적 수사기법이 필요한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잠입수사는 수사관이 자신의 신분을 위장하거나 몰래 숨어들어 정보를 얻는 수사 방식으로,  주로 마약 관련 수사에 활용된다. 수사관이 구매자인 척 신분을 속여 마약 거래상에게 접근한 뒤 증거물을 수집해 일당을 붙잡는 식이다. 마약 범죄는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범행 수법도 지능적인 탓에 잠입수사가 필요한 분야로 꼽힌다.

경찰은 모바일 채팅앱에 미성년자인 척 계정을 만들어 성 매수자를 잡아내기 위해 잠입 수사를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에선 극히 제한적으로만 허용되고 있으며 법원도 이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전부터 경찰과 검찰 안팎에선 ‘잠입수사를 폭넓게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수사관이 잠입수사에 나섰다가 오히려 위법수사로 판단돼 징계를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검찰과 경찰로서는 잠입수사를 벌이는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위험 부담을 안아야 하는 셈이다. 경찰이 수사관 보호를 위해 법률 개정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 ⓒpixabay

경찰 관계자는 “법원서도 잠입수사를 협소하게 판단하다 보니 피의자가 이를 이용해 재판에서 ‘경찰의 함정수사에 걸려들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며 “만약 법원이 경찰의 수사과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하면 모든 증거물에 대한 증거능력도 상실되고 피의자도 풀려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함정 또는 잠입수사는 크게 두 가지 목적으로 행해진다.

첫째는 수사를 위한 목적으로,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어떤 목적에서건 함정수사는 대체로 특정한 일부 형태의 범죄를 표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서도 비교적 쉽고 빈번한 것이 장물이나 분실물 수사다.

나머지 하나는 마약의 제조와 판매 등 주로 조직범죄적 성격이 짙은 마약과 관련된 범죄, 지난 N번방 사건과 같이 주로 미성년자를 표적으로 하는 성착취와 매춘, 날로 증가하는 전문 차량절도, 전문 범죄조직과 집단범죄, 사기와 부패, 그리고 아동 음란영상물이나 성착취 등이 함정수사의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는 주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함정수사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만큼, 여기에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먼저 함정수사는 범죄 수사를 수월하게 해 범법자의 검거 가능성과 검거율을 높인다. 이렇게 되면 경찰의 공공관계와 경찰에 대한 시민의 인식이나 인상을 제고하게 한다.

긍정적 영향
부정적 측면

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함정수사나 수사 계획의 발표만으로도 소위 말하는 ‘이익의 확산’이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그만한 부정적 영향 또는 부정적 측면도 없지는 않다. 함정수사의 문제는 함정을 파놓는 것에 있다. 

물론 이전부터 함정수사는 존재했다. 세기의 살인마로서 아직도 미제로 남겨진 19세기 영국의 연쇄살인마 잭 리퍼는 우리에게도 영화와 뮤지컬로 기억되고 있다. <잭 더 리퍼>에서 그를 잡기 위해 형사 앤더슨은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잭 리퍼에게 접근하는데, 그게 현재의 잠입수사다.

우리나라 영화 <신세계>에서 두 명의 경찰관을 폭력조직에 심는 것도 함정수사라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수사기법에 대해서 한편에서는 적법을, 다른 한편에서는 위법을 조심스럽게 주장한다.

법원이 내세우는 잠입수사와 함정수사의 차이는 ‘범의 유발’ 여부다. 범의는 ‘범행을 저지를 의도’라는 뜻으로 법원이 함정수사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다. 법원은 범의를 가진 사람에게 범행의 기회를 제공하거나 범행을 돕는 수준의 수사 방법은 적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수사관이 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없는 사람에게 접근해 범행을 부추겼다면 잠입수사가 아닌 함정수사다. 가령, 자신이 마약 판매상인 것처럼 꾸며 투약자에게 접근해 체포한다면 위법이다. 미성년자인 척 속여 성 매수자를 잡는 수사도 여전히 함정수사 논란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5년 대법원은 한 마약 수사에 대해 ‘함정수사’임을 인정하는 파격적인 판결을 내렸다. 사실상 국내 법원이 처음으로 함정수사를 인정했던 사례다.
 

판결문에 따르면 검찰 정보원인 A씨는 B씨 등에게 “검찰 수사에 필요하니 필로폰을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B씨는 중국으로 가 필로폰을 한국으로 가지고 들어왔다. 그런데 검찰은 B씨 등이 마약을 밀반입했다며 체포한 후 재판에 넘겼다.

이에 B씨 등은 “중국에서 필로폰을 구해올 생각이 없었는데 검찰과 정보원의 이른바 ‘작업’에 의해 사건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전까지 법원은 수사기관의 함정수사를 폭넓게 인정해왔는데, 이 사건 재판부는 B씨 등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범행 의도가 없는 사람에게 검찰이 범행을 부추긴 후 기소한 것은 위법이라는 취지다.

주로 마약 관련 수사 시 사용
구매자로 속여 거래상 접근

당시 재판부는 함정수사에 대해 “본래 범의를 가지지 않은 자에게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써서 범의를 유발해 범죄인을 검거하는 수사 방법”이라고 정의하고 “범의를 가지지 않은 사람에 대해 수사기관이 범행을 적극 권유해 범의를 유발하고 범죄를 행하도록 한 후 이를 문제 삼아 공소를 제기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소추권의 행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서 검찰과 정보원의 범행 유발 행위 이전에 B씨가 중국으로부터 필로폰을 수입하려는 구체적인 범의가 있었다거나, 이 외에 다른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법원에선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범의를 유발했는지 여부를 함정수사 판단의 중요한 잣대로 보고 있다. 따라서 법원은 ‘범의를 가진 사람’에게 단순히 범행의 기회를 제공하거나 범행을 돕는 수준의 수사 방법은 대부분 적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범의를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경찰 정보원이 신분을 감추고 단순 투약자에게 접근해 필로폰 등을 권유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또 경찰이 거래자를 가장해 마약을 구매한 후 판매자를 체포하는 방식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최근에는 경찰이 SNS에 동반 투약자를 구하는 게시글을 올리는 방식의 수사기법을 자주 활용하면서 ‘함정수사’ 논란이 있었다.

허재현 전 <한겨레신문> 기자 역시 지난해 SNS에서 은밀한 제안을 받고 모텔로 나갔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허 전 기자는 지난 3월 자신의 SNS에 “익명의 누군가가 ‘좋은 것 같이 하며 놀자. 돈도 받지 않겠다’고 저를 꾀었고 저는 그만 불행한 선택을 하고 말았다”며 “모텔로 들어가자마자 경찰이 들이닥쳤는데 내게 끊임없이 마약을 권한 사람은 알고 보니 경찰이었다”고 설명했다.
 

▲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김창룡 경찰청장 ⓒ고성준 기자

실제로 경찰에서는 검거한 마약사범에게 “추가 수사에 협조하면 추후 재판에서 이를 참작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설득해 다른 투약자들을 잡아들인다. 이들은 주로 경찰의 정보원 역할로서 다른 투약자들을 꾀어내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렇게 수사기관에 협조하면 공적이 양형에 반영돼 재판에서 감형받을 가능성이 크다.

또 수사기관에서 검거한 마약사범에게 SNS에 “함께 마약을 투약하자”는 글을 올리게 한 후 이에 응한 사람들을 붙잡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 경우 수사기관이 범의를 유발했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아직까지 법원은 이를 ‘함정수사’라고 판단하지 않고 있다.

아슬아슬
위법 경계

경찰 내부에선 마약범죄에 함정수사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윤흥희 한성대 마약알콜학과 교수는 “마약의 상선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여러 수사기법이 필요하지만 그중에서도 함정수사는 빼놓을 수 없다”며 “물론 경찰에서도 위법한 수사는 경계해야 하지만, 반대로 마약사범이 함정수사를 구실로 처벌을 빠져나가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잠입수사 활성화’ 발표 후…

영장 없어도 위장수사?
개정안은 지난해 4월 ‘잠입수사 활성화’ 범정부대책 발표 이후 여야에서 관련 법안들이 발의되며 논의됐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 계류된 개정안과 관련, ‘영장 발부’ 등을 놓고 검경간 기싸움이 치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영장은 검사가 청구하면 판사가 발부한다.

검찰은 위장수사를 하려면 권한 남용 가능성을 막기 위해 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경찰은 “현실적으로 수사가 시급하게 필요한 만큼, 영장 발부를 기다릴 수 없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또 권한 남용 차단 방법으로 국가경찰위원회, 국회, 언론, 시민단체 등의 역할이 있다는 대안도 내놨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지난달 초 위장수사 기간 단축과 국가경찰위, 국회 보고 등이 담긴 중재안을 제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지난달 8일 대정부질의에서 영장 발부와 관련 “영장까지 받으면 어느 세월에 이걸 하겠느냐”며 “상급 관서의 동의나 결재를 받아서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사실상 시급한 수사를 내세운 경찰의 논리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발부 놓고 검경 기싸움
경찰 사실상 ‘판정승’

여가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지난달 26일 법사위에서 의결됐다.

위장수사를 신분비공개수사와 신분위장수사로 나누고, 신분위장수사의 경우 경찰이 신청하면 검사가 의무적으로 법원에 청구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영장 발부 없이 경찰이 신분위장수사 신청을 법원으로부터 허가 받게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의결 후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검사의 의무적 청구를 임의적 청구로 수정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신청을 검사가 의무적으로 법원에 청구하는 것이 아닌, 사안에 따라 청구를 판단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다.

결국 최종 개정안은 의무적 청구와 임의적 청구 사이인 필요적 청구로 재의결됐다.

이에 따라 경찰의 신청이 검찰의 요건에 맞으면 법원에 청구해야 한다. <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