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선정> 금주의 국감스타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10.26 10:14:36
  • 호수 12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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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여야 의원들은 저마다 준비한 송곳 질의를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후회 없이 쏟아낸다. <일요시사>는 그중에서도 특별히 눈길을 끈 의원들을 금주의 국감스타로 선정했다.
 

▲ (사진 왼쪽부터)최종윤·김상희(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 최종윤 의원
“5년간 암 진료환자 22% 늘어”

매년 암 진료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최종윤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2015~2019) 암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약 125만명이던 암 진료환자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 153만명에 달했다. 약 22%가 늘어난 것이다.

주상병 기준으로 살펴보면, 소화기 계통 암 진료환자가 전체의 약 28%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갑상선, 유방, 호흡기, 남성생식기관, 여성생식기관 계통 암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화기 계통과 갑상선 계통 암 진료환자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단, 소화기 계통과 갑상선 계통 암 진료환자는 매년 차지하는 비율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호흡기, 유방, 생식기관 계통 암 진료환자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암 진료환자가 많은 상위 10개 도시를 살펴보면, 매년 상위 10개 도시의 암 진료환자 수가 전체 암 진료환자의 10% 이상을 차지했다.

경기도 부천시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서울 송파구가 2위를 차지했다. 이 두 도시는 5년 동안 암 진료환자 상위 도시 1, 2위에서 변동이 없었다.

최 의원은 “매년 암 진료환자가 늘고 있어 국가적 차원의 관리 및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아울러 국민들도 식습관 개선·운동 등을 통해 개인적인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김상희 의원
“서울 지하철 3·8호선 5G 안 터져”

서울 지하철 일부 호선의 5G 가용률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국회부의장)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3호선과 8호선의 5G 가용률은 각각 26.74%와 26.96%로, 전체 지하철 평균 가용률인 76.33%에 크게 못 미쳤다.

특히 3호선의 5G 가용률이 최하위였다. 5G 이용자의 서비스 체감도 향상을 위해 통신사의 품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5G 가용률은 실제 점검 지역에서 매 초 단위로 수집된 5G 신호세기 값이 일정 기준 이상인 5G 서비스 제공 가능 비율을 뜻한다.

김 의원은 “국민의 발로 불리는 서울 지하철에서 5G 가용률 편차가 상당히 큰데, 이는 5G 품질이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하지 못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과기부 장관은 통신 품질을 개선하고 이용자 편익을 증진하기 위해 필요한 시책을 마련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56조(전기통신역무의 품질 개선 등) 2항에 따르면, 과기부 장관은 전기통신역무의 품질을 개선하고 이용자의 편익을 증진하기 위해 전기통신역무의 품질 평가 등 필요한 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적시한다.

김 의원은 “과기부가 서울 지하철 전체 호선이 아닌 일부만을 대상으로 5G 커버리지를 조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커버리지 점검 대상을 전체 호선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행정안전위] 박완수 의원
“어린이집·유치원 위생관리 엉망”

국민의힘 박완수 의원이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경기도 내 어린이집·유치원 등의 급식소가 유통기한 초과 식품의 보관 및 사용, 식중독 발생, 수질 문제 등으로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건수는 모두 381건으로 집계됐다.

어린이집 및 유치원 115개소, 초중고등학교 13개소 등이 위생관리 기관 등에 의해 적발됐다.

위반 사유별로는 유통기한 초과 식품의 보관 및 사용이 55건, 식중독 발생 등이 6건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서 259건이 과태료 처분을 받았고, 16건에 대해서는 영업소 폐쇄 결정이 내려졌다. 

코로나19로 어느 때보다 위생관리의 중요성이 요구되었던 올해에도 8월까지 80건의 위반 사례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18건은 유통기한 초과 식품의 보관 및 사용으로 적발됐고, 식중독 발생도 2건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6월 안산 사립유치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사태로 원생과 가족 등 97명이 상해를 입은 사건과 관련해 원장 등 유치원 관계자 3명이 지난 7일 구속된 바 있다.

식자재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집단 식중독 사태를 유발한 혐의, 당국의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의원은 “코로나19로 어느 때보다 급식소의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며 “특히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유통기한 초과 식품 등을 사용하는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경기도 식품위생 관리부서 등은 관리에 더욱 철저하게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위] 홍기원 의원
“택시 승차거부 단속 강화해야”

경기도 내 택시 승차거부 신고 건수가 매년 3000건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처분율은 5%에 불과해 단속 및 처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이 경기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20년 9월까지 5년간 경기도 택시 승차거부 신고 건수가 1만6710건인데 반해 처분 건수는 903건에 불과했다.

경기도 내 시군별로 승차거부 건수를 보면 1위 수원(4907건), 2위 성남(2884건), 3위 안산(1535건) 순이었다.

신고 이유로는 행선지를 물은 후 승차시키지 않은 채 출발한 건수가 1위(7203건), 목적지 도달 전 하차 요구가 2위(1432건), 방향이 맞지 않는다며 하차시키는 경우가 3위(1354건)로 나타났다.

승차거부로 인한 과태료 처분 건수는 총 731건으로 9300만원에 해당하며, 자격 정지 건수는 35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승차거부 이유 중 ‘일행 승차 후 각각 하차 지점이 다른 경우, 선하차 지점에서 모두 하차시키는 행위’가 2016년 16건에서 2019년 49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목적지 도달 전 하차 요구’가 2016년 222건에서 2019년 358건으로 증가했다.

홍기원 의원은 “경기도 내 택시 승차거부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음에도 매년 승차거부 신고 건수 대비 처분율이 5∼6%대로 상당히 낮은 편”이라며 “택시 승객들의 보호와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해 승차거부 단속 및 처분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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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