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호재’ 제약사들의 기막힌 주테크 백태

코로나로 뜨더니 눈치 보고 팔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코로나19 후폭풍에도 주가가 치솟은 회사들이 꽤 있다. 백신에 대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제약사들이다. 진행 결과에 따라 주가는 널뛰기를 반복했다. 눈길이 가는 건 오너 일가서 보유 주식을 매도했다는 사실인데 무엇보다 시기가 공교롭다. 모두 회사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던 때였다.
 

도마에 오른 제약사는 공통점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백신 개발을 기대할만한 곳이다. 주가가 크게 치솟은 점도 같다. 또 해당 시기에 오너 일가의 주식 매도가 이뤄진 점도 동일하다.

가만히 앉아서 
때 되면 챙긴다

일양약품은 코로나19 등장과 동시에 주목받았다. 회사 주가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점부터 5일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이하 종가 기준). 2만원대 주식은 2만7000원대로 올라섰다.

시장의 반응이 뜨거웠던 이유는 어디에 있었을까. 업계 안팎에선 전력을 가리킨다.

일양약품은 지난 2015년 메르스 바이러스 창궐 당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당시 회사는 치료 후보물질을 발견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물론 임상시험 단계에도 이르지 못한 채 일단락됐지만 기대 심리가 어느 정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희망은 현실로 다가오는 듯 했다. 일양약품은 지난 3월 코로나19 치료 물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일양약품이 개발한 국산 신약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가 그 중 하나였다.

희소식은 계속됐다. 일양약품은 지난 5월 슈펙트가 임상 3상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제약 1위 기업 ‘알팜’ 주관 하에 러시아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것이다. 해외 임상 3상 승인은 국내 최초였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일양약품 주가는 고공행진을 펼쳤다. 임상 승인 결과가 발표되자 주가는 9일 연속(5월28일∼6월9일) 수직상승했다. 3만원대 주식은 8만원대까지 치솟았다.

눈길이 가는 건 일양약품 오너 일가서 주식을 하나둘 처분했다는 사실이다. 주식 거래 자체를 문제라고 할 수 없는데 논란이 제기된 배경은 매도 시점이다. 이들은 일양약품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자 주식을 팔기 시작했다.

일양약품 창업주 정형식 명예회장의 삼남 재형씨는 지난 6월2∼3일 보통주 1만주와 우선주 전량 2만4000주를 매각했다. 6월5일에는 보통주 4300주를 추가로 정리했다.

같은 날 차남 영준씨와 사남 재훈씨는 각각 보통주 1만2000주와 1200주를 매도했다. 창업주 배우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영자씨는 1만4426주를 팔았다. 재훈씨는 6월10일 5000주를 추가로 팔았다.

백신 기대 한몸에 받는 제약업계
시세차익 이슈 도마에…무슨 일이?


종합해보면 오너 일가서 처분한 일양약품 주식은 보통주 4만6926주에 우선주 2만4000주다. 공교롭게도 매도는 모두 일양약품 주가가 9일 연속 상승한 때(5월28일∼6월9일)에 이뤄졌다.

해당 시기 처분 단가는 따로 공시가 되지 않은 상태로 정확히 알기 어렵다. 다만 종가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영준씨 7억3200만원, 재형씨 14억8640만원(보통주 7억5380만원+우선주 7억3260만원), 재훈씨 4억7070만원, 영자씨 8억7998만원으로 추정된다.

모두 35억원을 상회하는 액수다. 장남 정도원 일양약품 회장은 해당 기간에 주식을 사고팔지 않았다.

<일요시사>는 일양약품에 ‘주식 처분에 특별한 배경이 있는지’에 대해 문의했지만 “관련 부서에 전달한 후 답을 주겠다”는 말을 끝으로 아무런 회신도 받지 못했다.

최근 3년간(2017∼2019) 일양약품 실적은 오름세였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은 94.4%, 순이익은 6배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일양약품 실적은 예전만큼 못하다.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716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9.5% 하락한 68억원, 순이익은 27.8% 줄어든 52억원으로 마쳤다.

일양약품 최대주주는 정도언 회장(21.34%)이다. 장남 정유석 부사장(3.83%)이 뒤를 잇고 있다. 정도언 회장의 형제 재형씨(0.34%), 재훈씨(0.07%), 영준씨(0.06%), 차남 정희석 일양바이오팜 대표(0.02%) 등이다. 주요 주주들의 지분합은 기존 26.27%서 친인척들의 지분 매도로 25.67%까지 감소했다.

신풍제약은 올해 2월 주목을 받았다. 당시 중국 언론은 코로나19 치료에 말라리아, 에볼라 치료제가 효과를 보인다고 밝혔다. 마침 신풍제약은 국산 신약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정’을 생산하고 있었다.

오르면 팔고
미묘한 시점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6000원대 후반서 1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 3월에는 주가를 끌어올릴만한 호재가 이어졌다. 임상 가능성이 열린다는 메시지와 함께 미국 약물재창출 전문가가 피라맥스를 이용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등을 논의하자고 밝혔기 때문이다.

유제만 신풍제약 대표도 힘을 실었다. 유 대표는 3월 주총서 피라맥스의 코로나19 치료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인비트로(시험관 내 세포실험)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3월 말 신풍제약 주가는 7000원대 후반서 1만4000원대까지 크게 올랐다.

결정타는 4월초였다. 신풍제약은 피라맥스서 코로나19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주가는 2만3000원대까지 치솟았다. 한국거래소는 주가 급등에 거래정지 카드를 꺼내들기도 했다.


신풍제약은 5월14일 피라맥스에 대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주가는 이날부터 5일간(∼20일) 2만원대를 유지할 수 있었다.

임상 2상 발표 이후 오너 일가 친인척이 보유 주식을 전량 처분했다. 민영관씨는 장원준 사장의 넷째 누나 지이씨의 시부로 전해진다. 신풍제약 일가와 사돈 관계로 볼 수 있다.

영관씨는 지난 5월18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보유 지분 97만3902주를 모두 매도했다. 임상 2상 호재가 주가에 작용하던 때였다. 공시에 적시된 처분 단가를 살펴보면 민씨는 이번 매각으로 192억5000만원가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영관씨는 신풍제약 주주 명부서 제외됐다. 다만 영향력까지 끊기지 않았다. 신풍제약 최대주주는 ‘송암사’다. 영관씨는 최대주주 장원준 사장 다음으로 지분이 많다.

최근 3년간 신풍제약 실적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1849억원, 1873억원, 1897억원으로 다소 반등했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영업이익은 90억원, 69억원, 19억원으로 크게 내려앉았다. 순이익 역시 21억원, 19억원, 17억원으로 감소세가 계속됐다.

올해 실적은 기대할만하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5.2% 상승한 491억원이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4.4%, 81.4% 수직상승한 20억원, 17억원이었다.


부광약품은 주가는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1만4000원대 보합세를 유지했다. 변동이 발생한 때는 지난 3월10일. 당시 회사는 코로나19 확진자 검체서 분리한 바이러스에 ‘레보비르’를 사용한 시험관 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치료에 사용 중인 칼레트라와 유사한 결과가 확인됐다.

부광약품은 즉시 특허를 출원했다.

레보비르는 부광약품이 개발한 국산신약 11호이자 세계 4번째 B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제다. 부광약품에 대한 기대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종가는 전날 대비 4350원 상승한 1만8900원이었다.

부광약품은 이튿날 레보비르를 바탕으로 임상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그달 말에는 식약처에 임상시험 계획까지 제출했다. 종가는 2만5000원대까지 치솟았다. 상승세는 계속됐다.
 

식약처는 지난 4월14일 부광약품이 신청한 레보비르 활용 코로나19 임상 2상 시험을 승인했다. 국내 기업 중 처음이었다. 이날 종가는 전일 대비 5450원 상승한 2만7700원이었다.

부광약품 주가는 지난 6월 한 차례 더 상승했다. 당시 부광약품은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진정제 ‘미다졸람’을 긴급의약품으로 프랑스에 수출했다고 밝혔다. 이튿날 주가는 7350원 오른 3만7850원으로 마감됐다.

이후 종가는 평균 3만5000원대 정도를 유지했다. 올해 초 1만4000원대에 비하면 가시적인 수치다.

하지만 부광약품서도 대주주의 지분 처분이 발생했다. 주인공은 정창수 부광약품 부회장. 정창수 부회장은 지난달 22일 257만6470주를 처분했다. 모두 1008억8000여만원에 달했다.

이를 두고 소액주주들 사이서 비판이 제기됐다. 시세 차익을 보기 위해서 지분을 대량 매도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였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창수 부회장의 블록딜 주식 매도는 개인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회사서 특별한 이유를 알고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연?
계획?

일각에선 경영권 정리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다. 부광약품은 창업주 간 공동경영 체제다. 하지만 정창수 부회장이 지분을 정리하면서 김동연 회장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개편됐다는 분석이었다.

이전까지 김동연 회장 지분(9.89%)은 정창수 부회장(12.46%)보다 낮았다. 매도 결과에 따라 정창수 부회장 지분율은 8.48%로 하락했고, 김동연 회장이 부광약품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었다.

최근 3년간 부광약품 성적표는 가파르게 내려앉았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1507억원, 1942억원, 1681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76억원서 351억원으로 크게 증가했지만, 지난해 9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110억원, 1456억원 순이익은 지난해 -74억원으로 돌아섰다.

올해 역시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 부광약품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5.3% 소폭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반토막 넘게 감소했고,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1분기 부광약품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4.3% 감소한 7억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26억원 순이익은 -9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신일제약은 ‘덱사메타손’을 기점으로 관심을 받았다. 덱사메타손은 소염제로 쓰이는 스테로이드 계열 제제다.

지난 6월16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BBC 방송 등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연구팀 주도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덱사메타손을 투여 받은 코로나19 중증환자 사망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일제약은 ‘신일덱사메타손정’을 판매하고 있던 까닭에 강세를 보였다.

지난 6월17일 신일제약 종가는 1만550원으로 전일 대비 2420원 상승했다. 이튿날에는 3150원 오른 1만3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올해를 기준으로 이전까지 종가는 1만원을 넘은 적이 없었다.

주가 고공행진…오너일가 매도
수십억서 수백억 쏠쏠한 재미

같은 달 24일에는 호재도 있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덱사메타손의 임상 시험 결과가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신일제약 종가는 이날 3550원 오른 1만5500원으로 마무리했다.

지난달에는 일본 정부가 덱사메타손을 공식 치료제로 인정하면서 신일제약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당시 신일제약 종가는 6일 연속(7월16∼23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1만원대 후반서 5만원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공교롭게도 해당 시기에 신일제약 오너 일가서 지분 매도에 돌입했다. 홍성소 신일제약 회장은 같은 기간에 따로 주식을 사거나 팔지 않았다. 다만 그의 자녀들과 친인척들이 지분을 하나둘 팔기 시작했다.

홍성소 회장의 네 딸 중 청희씨, 자윤씨, 영림씨는 지난 7월22∼23일 신일제약 주식을 팔았다. 청희씨는 8000주, 자윤씨는 6000주, 영림씨는 1만1600주를 정리했다. 당시 처분 단가를 따져보면 모두 14억원가량을 확보했다.
 

배우자 신건희씨 역시 상당한 지분을 매도했다. 같은 달 17일, 20∼23일까지 모두 5만주를 팔았다. 환산하면 17억원에 가깝다.

홍성소 신일제약 회장의 형 홍성국 전 신일제약 대표는 같은 달 21일 8만2000주를 매도했다. 동생인 승통씨는 20일과 23일에 5만주를 팔았다. 승통씨의 아들 현기씨 역시 같은 달 23일 3만주를 처분했다. 그 결과, 이들은 차례로 28억원, 25억원, 17억원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종합해보면 신일제약 오너 일가는 회사 주가가 급등할 시기에 지분을 차례로 처분하면서 모두 101억원 정도를 취득할 수 있었다.

최근 3년간 신일제약은 실적 개선을 보이고 있다. 별도 기준 매출액은 509억원, 532억원, 606억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영업이익은 92억원서 60억원으로 하락했지만, 지난해 94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순이익 역시 81억원서 57억원으로 감소했다가 72억원으로 다시 올라섰다.

너도 한 입
나도 한 입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신일제약은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153억원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3.2% 오른 값이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1.7% 증가한 22억원이었다. 순이익 역시 60.6% 상승한 20억원으로 마무리됐다. 신일제약 최대주주는 홍성소 회장(17.83%)이다. 이어 장녀 홍재현 사장(9.78%)이 뒤를 잇는다. 형 성국씨와 동생 승통씨에게도 각각 6%, 2.16% 지분이 있었지만 매도 결과 5.24%, 1.56%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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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