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 BH 새 권력지도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5.11 10:28:26
  • 호수 12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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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원톱체제 굳어졌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동력을 확보했다. 청와대 출신 ‘문재인 키즈’ 다수가 21대 총선을 통해 여의도에 입성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한 지 3년이 지났음에도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청와대에선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향한 권력의 밀도가 높아졌다. <일요시사>는 21대 총선 후 재편된 청와대의 새 권력구도를 추적했다.
 

▲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을 맞았다. 앞서 문 대통령은 21대 총선을 통해 국민들의 신임을 재확인했다. 문재인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정부 청와대는 한발 더 나아가 주요 국정 과제를 재검토하며 ‘포스트 코로나19’를 준비하고 있다.

청와대 주축
멤버 보니…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7일 발표한 5월 1주차 주중집계(4, 6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61.4%(매우 잘함 38.6%, 잘하는 편 22.8%)가 문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주 대비 0.8%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로써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3주 연속 60% 이상을 기록하게 됐다.(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례 없는 고공행진이다. 취임 3주년을 기준으로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시 지지율은 30% 초중반이었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은 40% 초중반에 머물렀다. 같은 기준으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들보다 20∼30%포인트가량 높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 국정운영의 컨트롤타워다. 비서관급 이상 35명은 문 대통령과 정치적 생사고락을 함께한다. 문 대통령과 국정운영 철학을 공유하는 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청와대의 주축이다.

35명의 청와대 주축 중에서도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단연 원톱으로 꼽힌다. 지난해 1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후임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이후 인사·정책·정무 영역서 강력한 장악력을 보여왔다는 평가다. 

이는 예견된 일이었다. 노 실장은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원조 친문(친 문재인)’이다. 지난 2012년 대선 경선 때 문재인 당시 후보의 비서실장을 역임하며 그를 보좌했다. 이후 대선서 패배하자 ‘문재인을 재수시켜 대통령 만들기 위한 모임’이란 뜻의 재수회를 결성, 모임의 핵심을 맡았다.

윤건영 국회행…권력 밀도↑
‘교체설’ 청와대 이례적 반박

지난 2017년 대선 당시에는 문재인캠프 조직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조직을 관리했다.

노 실장의 청와대 장악은 신친문서 원조 친문으로의 권력 이동을 의미한다. 전임인 임 전 실장은 신친문으로 통한다. 앞서 박원순계로 분류되는 등 임 전 실장은 친문과 거리가 멀었다. 그러다 지난 2017년 대선 과정서 문재인캠프에 영입돼 대통령비서실장까지 올랐다.

임 전 실장은 ‘광흥창팀’의 일원이다. 대선 직후 문정권 초대 대통령비서실장 자리를 두고 노 실장을 미는 원조 친문과 임 전 실장을 미는 광흥창팀 사이에 경쟁이 치열했다고 전해진다. 문 대통령은 초대 비서실장으로 임 전 실장을 선택함으로써 두 세력 간 경쟁은 광흥창팀의 승리로 돌아갔다.
 

▲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광흥창팀은 청와대 1기 참모진의 중심이다. 2016년 말 문 대통령이 두 번째 대선을 준비하며 서울 마포구 광흥창역 인근에 사무실을 냈다. 광흥창팀의 시작이다. 광흥창팀은 당시 사무실서 근무했던 13명의 대선 준비 실무팀을 지칭한다.

임 전 실장을 비롯해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 한병도 전 정무수석, 송인배 전 정무비서관, 신동호 연설비서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오종식 기획비서관 등이 핵심이다. 문 대통령 당선 후 광흥창팀 13명 중 12명(비서관급 이상 8명)이 청와대에 입성했다. 끝내 청와대에 입성하지 않은 1명은 양 전 원장이다.

광흥창팀의 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었다. 지난해 1월 임종석 전 실장이 청와대를 떠난 시점을 전후로 한 전 수석, 송 전 비서관, 조한기 전 제1부속비서관, 김종천 전 의전비서관 등이 청와대를 떠났다.

신친문→
원조 친문

청와대를 나온 광흥창팀 인사들은 21대 총선에 출마했다. 윤 전 실장을 필두로 한 전 수석,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 진성준 전 정무비서관,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등이 출마해 당선됐다. 

현재 광흥창팀은 5명만이 남았다. 신동호 연설비서관, 오종식 기획비서관,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한정우 춘추관장이 그들이다. 연설·기획 등 여전히 청와대 핵심 업무를 맡고 있지만, 정무 라인 등이 빠지면서 과거에 비해 많이 위축된 모습이다. 

광흥창팀이 떠난 빈자리는 원조 친문으로 채워졌다. 노 실장과 더불어 강기정 정무수석이 대표적인 예다. 한 전 수석의 후임으로 들어온 강 수석은 문 대통령이 각별히 아끼는 인사로 유명하다.
 

▲ 기자회견 갖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지난 2015년, 이종걸 당시 원내대표와의 갈등을 감수하면서까지 강 수석을 정책위의장으로 밀어붙인 바 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선 문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가 거세게 일어났는데, 이를 방어하는 데 앞장 선 사람이 바로 강 수석이다. 2017년에는 문재인 대선캠프에도 합류한 바 있다.

21대 총선 이후 노 실장을 중심으로 원조 친문으로의 권력 이동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청와대의 또 다른 축이었던 윤 전 실장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를 떠났다.

윤 전 실장은 ‘문재인의 남자’로 불린다. 참여정부서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윤 전 실장은 곧 정무기획비서관으로 승진했다. 윤 전 실장에게 비서관 임명장을 준 사람이 바로 문재인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었다.

광흥창팀
5명 남아…

청와대를 나온 윤 전 실장은 문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시절 보좌관을 역임했다. 이후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 나섰을 당시 캠프 일정기획팀장을, 2015년 문 대통령이 민주당 당 대표일 때 정무특보를 맡았다. 문정부 청와대서 국정기획상황실장으로 일했던 그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서울 구로을 지역 후보로 나서 당선됐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문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문 대통령과 물리적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 역시 청와대 내에서 노 실장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3철’(양정철·이호철·전해철) 중 한 명인 양 전 원장은 21대 총선이 끝나자 야인으로 돌아갔다. 총선 직후인 지난달 16일 양 전 원장은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이제 다시 뒤안길로 가서 저녁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조용히 지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앞서 정치권 일각에선 21대 총선이 끝난 후 양 전 원장이 노 실장의 후임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문 대통령 임기 후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일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양 전 원장은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쪽을 선택했다.

또 다른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도지사 역시 청와대와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당선됐던 지난 2017년, 김 지사는 인수위원회 역할을 할 국정기획자문위원(기획분과)으로 임명됐다.

당시 김 지사가 몸담았던 기획분과는 해당 위원회서 정책 총괄을 맡는 등 중추적인 자리였다. 이에 김 지사의 청와대 입성이 가능성 높게 점쳐졌다. 그러나 김 지사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서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당선돼 예상을 뒤엎었다.

견고해진 ‘3실장’ 체제
신친문·광흥창팀 약해져

친노(친 노무현)·친문 직계이자 영남권 출신인 김 지사는 향후 친문이 내세울 대권주자로서 주목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21대 총선 이후 불거진 개각·청와대 개편설을 일축하며 노 실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여권에선 총선 후 문 대통령이 조직을 개편해 집권 후반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노 실장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됐다. 또 강경화 외교부장관, 정경두 국방부장관 등을 교체한 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중심으로 한 청와대 외교·안보라인까지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 같은 관측을 일축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6일 “결론적으로 문 대통령은 현재 개각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노 실장과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교체를 전혀 고려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가 개각·청와대 개편설에 공개적으로 반박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정 실장은 ‘3실장’(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중 유일한 원년 멤버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캠프의 외교자문단(전직 외교관 그룹)인 ‘국민아그레망’을 이끌며 문정부의 외교 정책 수립을 총괄했던 사람이 바로 정 실장이다. 
 

▲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그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발탁하며 “외교와 안보는 동전의 양면이고, 현재 북핵과 사드 등 외교와 경제, 안보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정 실장 등에 대한 교체설을 일축하면서 그는 문정권과 운명을 함께하는 ‘순장조’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순장조
누구?

또 다른 3실장인 김상조 정책실장은 지난 2016년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주제로 한 ‘공부모임’을 통해 문 대통령과 연을 맺었다. 이후 2017년 문재인캠프에 합류한 그는 공정거래위원장을 거쳐 지난해 6월 지금의 정책실장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여권 안팎에서는 경제 분야에 있어 당분간 김 실장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 예상한다. 문 대통령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에 대한 신임을 밝혔듯,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가 심각한 상황서 ‘경제 투톱’ 중 한 명인 김 실장을 교체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김태년의 과제는?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이 지난 7일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177석 거대 여당의 21대 국회 첫 원내사령탑이라는 중책을 맡은 김 원내대표의 앞에는 풀어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있다. 

1순위 과제는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경제 위기에 대응하는 일이다.

문재인정부는 다음 달 초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김 원내대표는 야당과의 협상을 통해 이를 빠른 시간 내 통과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김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절박한 마음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민생을 챙겨야 한다”며 “국민 한 사람의 고통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절박한 각오로 일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국회·권력기관 개혁 등 개혁 입법에도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김 원내대표는 먼저 국회 개혁에 나설 전망이다.

상시국회 도입, 전문성을 살린 상임위 배정,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 등을 담은 국회법 개정을 통해 ‘일하는 국회’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닦겠다는 구상이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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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