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 정조준’ 추미애 법무부장관 딜레마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3.23 10:30:40
  • 호수 12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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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라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전관들의 목에 칼을 댔다. 법무부가 법조계 전관 특혜 근절 방안을 발표한 것. 법조계에서는 당장 ‘헉’ 하고 장탄식이 나온다. 이번 발표 내용이 전례 없는 ‘고강도’기 때문이다. 전관들을 겨냥한 칼은 곧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로 향할 전망이다.
 

▲ 악수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장관 ⓒ청와대

법무부(장관 추미애)는 지난 17일 ‘법조계 전관 특혜 근절 방안’을 발표했다. 부제는 ‘수임·변론부터 수사 절차, 사후 감시 등 모든 단계 개선 추진’이다. <일요시사>가 당일 입수한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법무부는 ‘법조계 전관특혜 근절 전담팀(TF)’을 구성했다. 이후 학계·대한변호사협회·대검찰청 등과 논의해 이번 방안을 발표했다.

법무부 발표
전관에 철퇴

자료에는 사건 수임·변론 단계부터 수사 단계, 징계 단계 등 단계별 방안이 담겼다. 핵심은 수임 제한 기간 연장이다. 법무부는 검찰·법원 출신의 전관 변호사의 수임 제한 기간을 현행 1년서 3년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변호사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대상인 고위직 출신 전관이 대상이다. 검사장과 고법 부장판사, 치안감 이상 경찰 고위직, 1급 이상 공무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법무부의 방안대로 변호사법이 시행된다면, 고위직 출신 전관들은 퇴직 전 3년 동안 근무한 기관의 사건을 퇴직 후 3년 동안 수임하지 못한다.  

기관 업무를 기준으로 취업 심사를 받는 대상자는 수임 제한 기간이 2년으로 늘어난다. 지검 차장검사, 지법 수석부장판사, 2급 이상 공무원 등이 대상자다. 현행 변호사법은 이들의 수임 제한 기간을 1년으로 규정한다. 

이는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행 변호사법은 퇴직 전 1년, 퇴직 후 1년이 수임 제한 기간이다.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제한 기간(3년, 2년)보다 짧다. 법무부는 이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몰래 변론’에 대해 철퇴를 가할 계획이다. 몰래변론은 선임계 없이 피의자를 돕는 행위를 뜻한다. 변호사 중 일부는 조세포탈을 목적으로 몰래 변론을 해왔다. 

전관 특혜 근절 TF 구성
수임제한 1년→3년 늘려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정운호 게이트’다.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상습도박 사건을 몰래 변론한 검찰 고위직 출신 홍만표 변호사는 수사검사, 결재검사와 학연·지연·친분 등과 관계된 전관 변호사들로 변호인단을 꾸려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법무부는 조세포탈 등의 목적으로 몰래 변론한 경우, 처벌을 현행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한다. 또 정당한 이유 없는 단순 몰래 변론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규정을 신설한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

법무부는 검찰·법원서 재직했을 당시 처리했던 사건을 퇴직 후 변호사로서 수임한 경우에 대한 처벌 수위도 높일 계획이다.

‘전화 변론’ 역시 금지된다. 전화 변론은 몰래 변론의 대표적 수단으로 사용돼왔다. 지난해 4월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몰래 변론’ 사례를 조사한 바 있는데, 조사 결과 검찰 고위직 출신 전관 변호사 중 다수가 전화 변론을 통해 검찰 수사 실무자나 지휘 라인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수사 중인 검사와 사건과 관련해 직접 통화할 수 있어 전화 변론은 전관 변호사의 ‘특혜’로 통한다.

이에 법무부는 전화 변론 자체를 금지할 계획이다. 단, 주임검사의 요청이나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검찰 내 상급자를 상대로 한 변론 역시 원칙적으로는 금지할 계획이지만, 절차 위반 등 부당한 검찰권 행사를 바로잡을 때에 한해 변론이 가능하도록 열어둔다. 그 외 변론은 서면으로 주임검사에게 제출하도록 한다. 주임검사에게 직접 전달하는 행위도 금지한다.

몰래 변론
막을까?

‘법조브로커’ 퇴출도 선포했다. 변호사, 법무사의 법률서비스 업무에 대해 중개를 해주는 알선업자가 바로 법조브로커다. 우리나라는 변호사와 법무사만이 유료로 알선할 수 있으며, 비법률가의 알선은 불법이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비법률가가 수익 사업을 위해 법률사무를 알선·중개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다.

그동안 법조브로커로 인한 피해 사례가 꾸준히 도마 위에 올라왔다. 최근에는 ‘여순사건’(10·19사건) 당시 희생당한 민간인 희생자의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이후 유족들에게 접근해 보상을 받게 해주겠다는 법조브로커가 등장해 우려를 낳았다. 

지난해 3월에는 개인회생 사건을 수임한 법조브로커가 적발됐다. 해당 브로커에게는 변호사나 법무사 자격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지난 2017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무자격으로 188건의 개인회생 사건을 수임, 수임료 총 3억6500만원을 부당하게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재판·수사 공무원의 변호사 알선 행위는 그 심각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법조브로커로부터 수사 무마를 대가로 뒷돈을 받아 실형을 선고 받은 검찰·경찰 간부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에 법무부는 처벌을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범위도 확대된다. 사건을 수임할 목적으로 변호사들이 수사·재판기관 인사와의 인맥을 선전하는 행위는 금지다.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법무부는 금지 대상을 수사·재판기관뿐 아니라 국세청·공정거래위원회 등 조사기관으로까지 확대한다.

일단 법무부는 실태 조사부터 나선다. 이를 위해 각 검찰청의 감찰담당 검사가 맡는 행동강령책임관을 ‘전관특혜방지 담당책임관’으로 지정, 업무를 맡겼다. 또 법조비리 신고센터를 만들어 상시 운영한다.

21대 국회
입법 목표

TF 팀장을 맡은 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은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내에 위치한 법무부 대변인실 사무실 의정관서 브리핑을 열고 “사건 수임 단계부터 징계·제재 단계까지 아우르는 대책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뒀다”며 “한쪽을 규제하면 다른 쪽에서 문제가 커지는 ‘풍선 효과’를 막기 위해 촘촘하게 연결된 특혜 근절 방안들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번 방안은 단계별로 진행된다. 첫 번째가 수사 단계서의 전관 특혜 근절이다. 법무부 훈령이나 대검 예규 개정으로도 시행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수임 제한 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는 방안 등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변호사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아 이번 20대 국회에선 개정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법무부는 21대 국회 입법을 목표로 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반부패정책협의회서 전관 특혜에 대해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불공정 영역”으로 지목했다.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역시 해당 자리에 참석했다. 윤 총장은 협의회 참석 이후 대한변협과 관련 논의를 이어가는 등 전관 특혜 근절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전관 특혜 근절의 종착지는 공수처다. 수임 제한 기간을 연장하는 등 변호사법이 21대 국회서 개정되면, 법무부는 이에 준용해 공수처 관련 전관특혜를 근절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할 방침이다. 

공수처, 전관의 온상지?
준비단장이 부른 논란

법조계 안팎에서는 공수처가 ‘전관의 온상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하나의 사건이 발단이었다. 남기명 공수처 준비단장이 부른 전관예우 논란이다.

앞서 남 단장은 공수처가 출범하기 전 한 시중은행의 사외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시중은행의 사외이사직은 ‘전관들의 놀이터’란 지적을 받는 자리로 시중은행은 그간 정권과 닿아 있는 주요 인사들을 자신들의 사외이사로 들여 이득을 취해왔다.

논란이 일자 남 단장은 지난 10일, 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남 단장은 당시 “공수처 준비단장 자리의 무거움을 느끼며 재직 중에는 단장 외의 어떤 직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번 켜진 불씨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공수처가 가진 특수성·희소성으로 인해 전관 특혜에 쉽게 노출될 것이라는 우려다. ‘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는 25명이다. 

공수처 검사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변호사 자격 10년 이상 보유 ▲수사와 재판 또는 수사처 규칙이 정한 조사 업무 경력이 5년 이상이어야 하며 현직 검사도 공수처 검사에 지원할 수 있다.

해당 법률이 정한 공수처 검사의 임기는 3년이다. 여기에 3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이는 3년의 임기를 채우면 특수수사 전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특수수사 전관의 몸값은 일반수사보다 약 2배가량 높다. 즉 공수처 경험만으로도 대형로펌 등에서 모셔 가려는 전관 변호사가 될 수 있다.

3년이면
몸값 뛰어

법조계에선 공수처 준비단이 먼저 관련 내규부터 만들어 공수처 검사의 전관 특혜를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 21대 총선이 열리지도 않은 시점서 법 개정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내규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10일 공수처 준비단 첫 자문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주요 의제를 자문위원회에 설명하고 법령 등을 정비하는 자리다. 그러나 공수처의 전관 특혜를 방지하기 위한 법령 논의는 당시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공수처 준비단은 오는 7월15일까지 공수처 설립을 마쳐야 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청와대-검찰 갈등 재점화?

청와대-검찰 간 갈등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휘하는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건’ 수사가 본격적으로 청와대를 겨냥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라임 사건은 전직 청와대 행정관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사안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라임 관련 펀드 투자금을 집중적으로 유치한 A씨가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출신 전직 청와대 행정관이 문제 해결에 개입했다”는 취지로 말한 녹음파일을 확보했다. 

또 검찰은 라임 투자 피해자 측으로부터 전직 청와대 행정관의 관여 의혹이 언급된 녹취록 등도 제출받아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녹취에는 전직 청와대 행정관이 라임 펀드의 자산 매각 계획, 금감원 조사 무마 등에 개입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지난 16일 돌연 사의를 표명하자, 일각에선 라임 사건에 대한 부담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6일은 라임 사건에 전직 청와대 행정관이 연루됐다는 의혹 보도가 쏟아지던 시점이다.

라임 사건은 전직 청와대 행정관이 청와대 재직 당시 일어난 사안으로 만약 지금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청와대의 공직기강 시스템에 대한 비난을 피해갈 수 없다.

청와대는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나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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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