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수’ 황교안 단식의 진짜 노림수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11.25 10:30:32
  • 호수 12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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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해도 투쟁처럼, 굶어도 황제처럼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버티기 모드에 들어갔다. 최근 당 내부에서는 황 대표에 대한 사퇴 여론이 드세다. 황 대표는 이 같은 사퇴 여론에 선을 그은 직후, 청와대 앞에서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복수의 당 관계자들은 드센 사퇴 여론에도 황 대표를 버티게 하는 세 가지 ‘전가의 보도’가 있다고 이구동성하고 있다.
 

▲ 청와대 앞에서 단식투쟁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장소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으로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고발하고 바로 잡겠다는 취지다. 그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하 지소미아)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설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갑자기
단식을?

황 대표는 지난 20일 청와대 앞에서 발표한 ‘단식 투쟁을 시작하며 드리는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절체절명의 국가 위기를 막기 위해 저는 이 순간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무기한 단식투쟁을 시작하겠다. 죽기를 각오하겠다”고 선언했다.

황 대표의 단식투쟁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국당 안팎에서는 단식을 순수한 의미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지난 20일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여권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등을 강행하려는 움직임과 외교·안보 등에서 나타나는 국정 실패에 항의하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현역 의원의 지원사격도 있었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00석 남짓밖에 되지 않는 의석을 가진 한국당이 이들의 패스트트랙 강행 폭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당 대표가 나서 목숨을 걸고 국민들께 도움을 청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전향적인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당 일부를 제외하고는 황 대표의 단식을 순수한 의미로 보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황 대표가 21세기 정치인이 하지 않아야 할 세 가지 ‘단식, 삭발, 의원직 사퇴’ 중 두 개를 이행했다”며 “의원이 아니기에 의원직 사퇴는 불가능하지만 당 대표직 사퇴 카드는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주변 만류에도 단식 시작
‘황’ 견제할 잠룡이 없네

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도 “황 대표의 단식은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도, 은폐된 진실에 대한 진상규명의 목표도, 국민적 공감대도 없는, 감동 없는 ‘단식 투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당과 같은 보수야당인 바른미래당의 최도자 수석대변인 역시 “문재인정부의 국정 난맥이나 지소미아 연장이 황 대표 한 명의 단식으로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자신의 리더십 위기에 정부를 걸고 넘어져서 해결하려는 심산을 국민들도 잘 알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 김무성(사진 오른쪽)·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

비판을 종합하면, 황 대표가 자신의 리더십 위기를 돌파하는 데 단식투쟁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최근 황 대표에 대한 사퇴 여론이 거세다. 당 리더십서도 ‘여진’이 발생했다. 황 대표는 최근 박찬주 전 육군대장을 영입하려다 당 안팎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고, 그토록 공언하던 보수통합마저 답보상태에 있다.

여진이 ‘강진’으로 바뀐 시점은 같은 당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선언 직후다. 김 의원은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동반 퇴진을 요구했다. 이후 김 의원은 “현 직책서 사퇴할 것을 요구한 것은 아니다”라고 한발 물러섰지만, ‘창조적인 파괴’를 통한 쇄신론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곳곳서 황 대표에 대한 사퇴론이 터져 나왔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김 의원의 결단으로)한국당에 기회가 왔다. 그런데 그 절호의 기회가 공중분해돼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쇄신론 후
단식 돌입

홍준표 전 대표는 보수단체 주최 세미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야당을 얕잡아보고 있는데 단식을 한다고 해결될 문제인가”라며 “문 대통령은 코웃음을 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이같이 말한 이유에 대해 “김 의원이 제기한 당 쇄신론에 중지를 모아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황 대표는 사퇴할 뜻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그는 김 의원의 쇄신론이 불거지고 난 후 최고위원회의서 “이번 총선서도 우리가 국민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면 저부터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총선 전 사퇴는 없을 것이라는 의사 표시였다.

황 대표는 거센 사퇴론에도 꿈쩍하지 않는 모습이다. 비결은 무엇일까. 한국당 안팎에서는 황 대표가 자신에 대한 어떤 사퇴론도 일거에 잠재울 수 있는 세 가지 ‘전가의 보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잠룡 부재론 ▲장수교체 불가론 ▲친박(친 박근혜) 대세론이 바로 그 세 가지다.

황 대표는 복수의 여론조사서 야권 1위에 올라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전체 1, 2위를 다투는 형국이다. 이에 반해 홍준표·오세훈·유승민 등 야권의 내노라하는 대권주자들은 황 대표의 그것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황 대표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없는 상황서 사퇴론은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한국당은 민주당과 전면전을 앞두고 있다.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놓고 여의도에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 선거법 개정안은 오는 27일 본회의에 부의되고, 공수처법을 포함한 검찰개혁 법안은 다음달 3일 본회의로 넘어간다. 황 대표가 내세운 단식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공수처 설치법안 및 선거법 개정안 저지’다.

민주당은 여차하면 한국당을 제외한 야당들과 공조해 패스트트랙 법안을 처리하는 일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제2의 패스트트랙 사태가 예상된다.

주류 업고
내 맘대로

물론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 21일 문희상 국회의장의 주재로 패스트트랙 안건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4당 대표가 모인 자리에 황 대표만 불참했다. 단식이라는 황 대표의 초강수에 정국이 꽉 막힌 모양새다. 이렇듯 민주당과의 전면전이 불가피한 상황서 장수를 교체하면 자칫 기세서 민주당에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한국당 내에서 감지된다. 

황 대표는 친박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다. 주요 당직을 모두 친박계가 장악했다. 박맹우 사무총장, 추경호 사무부총장, 김도읍 비서실장, 김명연 수석대변인 등이 대표적인 친박계이자 친황(친 황교안)계로 꼽힌다.

황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서 당선될 수 있었던 원동력도 바로 친박의 지원이었다. 박근혜정부서 공직을 맡거나, 박 전 대통령에 의해 당에 발탁된 의원들이 그를 측면 지원했다. 이 때문에 전당대회 직후, 나 원내대표의 당선에 이어 친박계가 여전히 한국당의 주류임을 재확인한 선거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를 거치며 다시금 성장한 친박계가 황 대표 주변의 핵심 보직과 주요 조언 그룹에 포진하면서 쇄신론을 뭉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쇄신 대상인 영남권 의원들 중 쇄신에 화답한 사람은 김무성 의원과 김세연 의원이 전부다. 영남 의원들은 지역 민심에만 매몰돼 쇄신론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내 주류인 영남·친박계가 황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이상, 사퇴론은 탄력을 받기 힘들다.

황 대표의 단식은 진정성서 의심을 받고 있다. 리더십 위기, 분출하는 쇄신 요구를 돌파하기 위한 ‘대내용’ 단식이라는 비판에 이어, 나 원내대표와 파워게임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패트에 ‘숟가락’ 얹으려?
황 vs 나 파워게임 조짐도

두 사람의 갈등이 시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는 것이 당내 중론이다.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여부를 놓고 황 대표가 원칙론을 고수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최근 들어 더욱 좋지 않다는 것. 황 대표가 갑자기 패스트트랙 저지를 꺼내든 이유도 나 원내대표와의 파워게임 때문으로 보인다.  
 

▲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던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

패스트트랙 협상을 도맡아 온 사람은 나 원내대표였다. 만약 여야 원내대표 간 협상이 극적으로 이뤄진다면 황 대표의 존재감은 옅어질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황 대표가 단식에 들어간 날 오전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 이인영,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함께 미국 워싱턴DC로 떠났다. 이들 3당 원내대표들은 4박5일간 미국에 있으며,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한 우리 측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 기간 자연스레 패스트트랙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양제 단식’ ‘황제 단식’ 논란도 일었다. 영양제 단식은 황 대표가 단식에 들어가기 전 서울 강남의 한 병원서 영양제를 맞았다는 주장이 불거지면서 제기됐다. 병원 측은 “개인정보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황제 단식은 사무처 당직자들을 하루 12시간씩 ‘4인 1조 2교대’로 조를 짜 단식 농성장에 대기하도록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고 대기조엔 임산부 3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일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단식투쟁 관련 근무 수칙’에 따르면, 당직자들은 황 대표의 건강을 30분마다 한 차례 이상씩 체크하고 농성장 근처에 거동이 수상한 사람이 없는지, 있다면 농성장 접근을 막는 업무를 담당한다.

영양제 맞고
당직자 대기

이를 두고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단식했던 같은 당 김성태 전 원내대표와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이정현 전 대표의 단식 때는 없었던 일이였기 때문이다. 당직자들은 황 대표의 단식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한국당 사무처 노동조합은 황제 단식 논란이 일자 성명서를 내고 “당 대표가 단식투쟁에 돌입한 상황서 사무처 당직자가 단식 농성장서 밤샘 근무를 서며 여러 가지 ‘비상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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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