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냥’ 나선 윤석열 검찰총장 노림수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9.02 10:24:18
  • 호수 12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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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서 서초동으로 칼자루 넘어갔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또 다시 검찰이 정치권의 목줄을 쥐었다. 검찰이 전격적으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검찰 수사를 보는 여·야의 속내는 복잡하다. 정치권에선 내년 총선 주도권이 여의도서 서초동으로 옮겨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윤석열 검찰총장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딸 입시 부정과 가족 사모펀드, 웅동학원 사금고화 등 각종 의혹에 대해 검찰이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지난달 27일과 29일에 걸쳐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서울대 환경대학원,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오거돈 부산시장 시장실 등 3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속전속결
친인척 출금

법조계와 정치권에선 이번 검찰의 속전속결 수사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2000년 이후 공직 후보자가 청문회 전에 검찰의 강제 수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다른 부처도 아닌, 법무부장관 후보자다. 임명된다면 검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갖는 이를 상대로 검찰이 칼을 빼든 전례가 없다.

또 조 후보자를 고발한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등 시민단체의 고발장이 접수된 지 일주일 만에 검찰 수사가 이뤄진 부분도 예상치 못한 일이다. 

검찰은 공적 사안이 크기 때문에 빠른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국민적 관심이 큰 공적 사안으로서, 객관적 자료를 통해 사실관계를 규명할 필요가 크다”며 “만약 자료 확보가 늦어질 경우 객관적 사실관계를 확인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고 했다.


검찰이 조 후보자를 향해 사실상 칼을 빼들었다. 검찰은 조 후보자 사건들을 서울중앙지검은 형사1부에 배당했으나, 특수2부로 재배당했다.

재산 의혹과 관련된 수상한 자금 흐름, 딸 조씨를 둘러싼 입시 부정, 장학금 특혜 등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선 특수부가 적합하다고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 검찰은 조 후보자의 부인과 딸에 대해 출국 금지 명령을 내렸다. 동생, 처남 등도 출국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국 후보자 수사 착수 ‘액션? 리얼?’
법무부 수장 청문회 앞두고 압수수색 최초

검찰이 전격적으로 조 후보자를 수사하면서 정치권의 속내는 여야 가릴 것 없이 복잡해진 모양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검찰 수사에 상당히 정치 공학적인 노림수가 숨어있다. 조 후보자 문제로 여당이 코너에 몰렸지만 야당도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번 검찰 수사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의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코너에 몰렸다. 한국당 공격에 검찰 변수까지 떠안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번 검찰 수사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민주당 수석대변인 홍익표 의원은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둔 시점에 압수수색이 진행된 것에 유감을 표하며 이로 인해 청문회의 정상적 진행에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며 “이번 압수수색이 검찰개혁을 방해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아니길 바란다. 검찰은 청문회 결과를 보고 검증과정서 해소되지 않은 의혹이 있다면 그에 대한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조 후보자 청문회와 관련해 한국당의 가족 증인 신청을 거부하는 정도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검찰의 등장으로 한국당에선 전선이 크게 확대되는 형국이다. 한국당에선 조 후보자를 피의자로 규정해 민주당과 청와대에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정권실세 잡나?
궁지 몰린 여

정치권에선 조 후보자의 임명 여부와 검찰 수사 결과가 민주당의 내년 총선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 후보자가 법무부장관에 낙마하거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조기 레임덕, 내년 총선 패배 등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게 될 수도 있다. 

민심도 상당히 악화됐다. 조 후보자 사태 이후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3주째 하락세를 나타내며 40%대 중반에 머물렀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부정 평가(50.8%)가 긍정 평가(45.7%)보다 5.1%포인트 우세했다. 지난달 29일 조 후보자 장관 임명 여론조사서도 반대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어섰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전국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조 후보자 법무부장관 임명에 대해 ‘반대’ 응답이 54.5%로 나타났다. 

대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일어났으며, 국민청원서도 조 후보자 임명 반대 청원이 빗발치고 있다. 무엇보다 조 후보자 사태가 문재인정부에 대한 배신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역구서 민심을 접하며 내년 총선을 걱정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국당은 조 후보자 사태로 간만에 웃고 있긴 하지만 마냥 기뻐할 상황은 아니다. 

한국당은 이번 검찰 수사를 고리로 조 후보자의 자진 사퇴 문 대통령의 지명철회를 압박하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한국당은 특히 조 후보자를 ‘피의자’ ‘검찰 수사 대상자’로 표현하며 부적격 인사임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과거 조국 교수도 검찰 수사대상인 장관에게 ‘직을 버리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자진사퇴와 문 대통령의 지명철회가 꼬인 정국을 푸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밝혔다. 

웃고 있는 야 
그럴 때가…

한국당 소속 의원들 역시 패스트트랙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번 주 조 후보자의 수사로 이 주장에 힘을 잃었다.

지난 4월 국회 개혁법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과정서 의사진행 방해·폭력 사태 등으로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수사대상에 오른 한국당 의원은 총 58명이다. 당시 한국당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를 막론하고 대대적인 고소·고발전으로 이어졌다.


지금까지 패스트트랙 수사로 경찰에 출석한 의원은 총 17명이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단 한 명도 출석하지 않았다. 현재 한국당 의원들은 패스트트랙 수사와 관련해 경찰의 출석 요구에도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 경찰은 지금까지 한국당 엄용수, 여상규, 정갑윤, 이양수 의원 등 4명에게 3차례에 걸쳐 출석 요구서를 보냈지만 불응했다. 
 

▲ 검찰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 오거돈 부산시장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 모든 사태의 근본적 원인을 제공한 집권세력부터 수사하지 않는다면 표적소환에 응할 수 없다”며 “경찰은 타깃 줄 소환으로 야당 의원을 겁박해오고 있다”고 수사 불응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검찰이 이번 정권의 최고 실세인 조 후보자에 대한 전격적인 수사에 착수하면서 패스트트랙 수사가 ‘야당 탄압’이라는 한국당 주장의 명분은 보기 좋게 사라졌다. 경찰이 한국당 의원들의 소환 불응에도 의원 불체포 특권과 야당 탄압 등을 의식해 현실적으로 손쓸 방법이 없는 데 반해, 검찰은 강도 높은 수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 모두 물린 상황  
내년 총선 좌지우지?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조 후보자 수사가)야당이 환호작약할 일은 아니다. 그 다음은 패스트트랙 수사”라며 “그때 가서 야당이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할 명분이 있느냐”고 말했다. 

패스트트랙 수사는 총선뿐만 아니라 향후 한국당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에 따라 의원들의 정치적인 입지가 심각하게 흔들릴 수 있다. 이 때문에 경찰 소환 조사에도 불응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선진화법 위반은 처벌 수위가 높다. 국회서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 또는 그 부근서 폭력행위를 하거나 의원의 회의장 출입 등을 방해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회의를 방해하는 과정서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단체로 위력을 보인 경우 7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도 있다. 더구나 국회 회의 방해죄로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5년간, 집행유예 이상을 선고받으면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수사 결과에 따라 피선거권까지 박탈될 수 있다.

한국당 58명 
도마에 올라

정치 무대는 여의도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서는 서초동을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치평론가로 활동 중이기도 한 변호사는 “현재까지 명분과 실리는 모두 검찰에게 있다. 내년 총선 역시 검찰의 칼자루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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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