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대상포진’ 주의보

‘너무 아픈’ 공포의 띠 모양 물집

대상포진이란 피부의 한곳에 통증과 함께 발진과 수포들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수두를 유발하는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해 초래되는 질환이다. 2~10세 소아기 때 수두,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몸 안의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진 시기에 신경을 타고 올라와 띠 모양의 물집이 무리지어 발생하며 과거 수두를 앓았거나 수두 예방접종을 한 사람에게서 발생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4∼2018년간 ‘대상포진’ 환자를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은 5년간 연평균 3% 증가했다. 지난해 자료를 보면 여성 진료인원이 남성의 1.6배가 많고, 50대 이상 진료인원이 전체인원의 63%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많아

최근 5년 동안 건강보험 가입자 중 대상포진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진료인원은 2014년 64만명에서 2018년 72만명으로 12.4%(연평균 3.0%) 증가했다. 남성은 2014년 25만명에서 2018년 28만명으로 12.9%(연평균 3.1%), 여성은 39만명에서 44만명으로 12.0%(연평균 2.9%) 증가해 남녀 모두 비슷한 증가율을 보였으나 남성이 다소 높았다.
2018년 대상포진으로 진료받은 남성은 전체환자의 39%(28만명), 여성은 전체환자의 61%(44만명)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1.6배 많았다. 2018년 연령대별 진료현황을 보면, 50대 환자(17만7000명·24.5%)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 60대(15만3000명·21.1%), 40대(11만3000명·15.7%)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50대가 11만5000명(26.2%)으로 가장 많이 진료를 받았고, 60대(9만5000명·21.5%), 40대(6만7000명·15.3%) 순으로 나타났다. 남성도 50대>60대>40대 순으로 남녀 모두 중장년층(40∼60대)에서 많은 진료를 받았다.
20대는 4만3000명(6%), 30대는 8만4000명(12%)이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20~30대 젊은 층의 대상포진 진료인원도 전체 환자의 약 18%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대상포진 진료인원 연평균 증가율은 80대 이상이 9.2%로 가장 크게 증가했고, 60대가 6.5%, 30·40대와 70대도 2.5∼2.7%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0대 이하는 연평균 -15.2%, -3.5%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대상포진 질환의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1.6배 이상 많은 원인에 대해 “여성의 면역력이 남성에 비해 약하거나, 아플 때 병원을 찾는 비율이 여성들이 높을 가능성으로 인해 남성보다 높게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는 추정일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50대 이상 환자가 많은 원인에 대해 “확실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체력 저하를 일으키고, 암이나 당뇨병 같은 면역력 저하를 일으키는 만성질환 환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대상포진 환자도 같이 증가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소아기 수두 바이러스 잠복해 있다
면역력 약해지면 신경 타고 올라와

2018년 적용인구 10만명당 연령대별 진료인원은 70대가 2795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2659명, 80대 이상 2482명 순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 연평균 증가율은 30대가 4.0%로 가장 높았고, 그 뒤로 40대가 3.6%로 나타나 최근 30∼40대의 대상포진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최근 30∼40대의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의 연평균 증가율이 높은 원인에 대해 “최근 대상포진에 대한 위험성이 널리 알려져 통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라도 병원을 찾는 경우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면역력 저하를 일으키는 스트레스가 30∼40대에 더욱 커짐에 따라 대상포진 증가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여지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2014∼2018년까지 대상포진 질환의 월별 평균 진료인원 추이를 보면, 해마다 월별 진료인원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매년 7∼8월에 진료인원이 다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매년 7∼8월에 진료인원이 다소 증가하는 원인에 대해 “무더위에 따른 체력 저하가 면역력 저하를 일으켜 대상포진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의 증상은 몸의 한쪽으로 띠 모양의 발진과 수포가 나타나기 때문에 띠 모양의 포진, 즉 대상포진이라고 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체 어느 부위에도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흉부와 안면부에 호발하고, 대개 하나의 피부 분절에 국한된다. 
피부에 발진 수포 등이 나타나기 며칠 전부터 심한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염좌, 추간판 탈출증, 담, 담석이나 결석, 협심증 등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있다. 
피부 병변이 나오기 수일 전부터 몸의 한쪽 피부가 가렵거나 저리고 쏘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며, 이후 띠 모양의 발진이나 물집이 생기고 딱지가 앉게 된다. 이러한 피부 병변은 2주에서 4주가 되면 거뭇거뭇한 색소 침착이나 흉터를 남기고 치유가 되나, 신경손상과 신경 전달 체계의 교란에 의해 통증은 점점 심해지게 된다. 예리하고 찌르는 듯한, 전기가 오는 듯한, 화끈거리는 듯한,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옷깃만 스치거나 바람만 닿아도 통증이 생기는 신경병성 양상의 통증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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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통증과 발진·수포
무더위 체력 저하로 환자↑

또한 대상포진이 발생한 부위에 따라서 뇌수막염, 실명, 안면마비, 청력 손실, 근력 저하 같은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다. 적절한 치료를 한 경우 통증은 피부 병변이 생긴 지 대개 1~2개월 지나서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3∼4개월이 경과해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기도 한다. 원인은 신경 손상과 지속적인 통증 신호 자극에 의해 통증 전달체계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하며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대상포진의 치료 목표는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을 초기에 억제시키고, 통증을 감소시키며, 손상된 신경의 회복을 도와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환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다. 발진이나 수포 같은 피부 증상이 나온 후 3일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고, 적극적으로 통증을 조절해야 한다.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고 손상된 신경에 혈류를 증가시켜 손상된 신경의 회복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신경통으로 진행되는 것을 최소화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치료 시작이 빠르면 빠를수록 더욱 효과적이다. 우리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하고, 적당한 운동을 통해 체력을 유지해야 한다. 

7∼8월 증가

예방백신은 50세 이상 혹은 면역력 저하가 있는 경우에 접종 대상이 된다. 접종을 하게 되면 예방 효과가 있고, 설혹 대상포진이 발생하더라도 증상이 경미하게 되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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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