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대환 전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 ‘반일 종족주의’ 동행 내막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8.08 08:31:19
  • 호수 12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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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에 가입하고, 행사도 갔는데?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바른미래당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이 반일 민족주의를 반대하는 모임과 위안부와 노무동원노동자 동상 설치를 반대하는 모임에 가입한 사실을 <일요시사>가 단독 확인했다. 해당 모임을 만든 사람은 최근 ‘친일 서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반일 종족주의>의 저자 이우연씨다. 주 전 위원장은 <반일 종족주의> 북콘서트와 두 모임이 주최한 소녀상 설치 반대집회에 참석해 축사를 한 바 있다.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은 지난달 17일 <반일 종족주의> 북콘서트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책이 출간되고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이날 광화문에서 열린 행사에는 책의 대표저자인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전 서울대 교수)과 이우연씨를 비롯한 다수의 저자, 그리고 정치권 인사들이 참석했다. 주 전 위원장도 그중 한 명이었다.

조국 비판
“매국 친일”

축사자로 연단에 오른 주 전 위원장은 참석자들에게 “46년의 세월을 좌파 진영서 생활했는데, 한국의 좌파가 타락한 것은 민족주의에 중독됐기 때문이다. 민족주의는 지성을 마비시키는 독약이다. 마실 때는 기분이 좋지만, 자꾸 마시다 보면 중독이 돼 지성이 마비된다”고 말했다. 이어 “좌파운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노동운동이 평등가치를 저해하는 기득권 지키기를 하다 보니 반일 민족주의서 알리바이를 찾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반일 종족주의>는 시의적절하고, 그 내용이 절실하고 구체적이라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반일 종족주의>는 최근 친일 서적 논란에 휩싸여 있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 5일, 이 책과 관련한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첨부하며 “이하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학자, 이에 동조하는 일부 정치인과 기자를 ‘부역·매국 친일파’라는 호칭 외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며 “이들(책의 저자)이 이런 구역질 나는 책을 낼 자유가 있다면, 시민은 이들을 ‘친일파’라고 부를 자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일 종족주의>에는 논란이 되는 내용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이 글의 저자인 이영훈 교장과 이우연씨 등은 ‘식민지 근대화론’(한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일제강점기로 보는 역사적 관점)을 주장하는 뉴라이트계 학자들이다.


책 소개를 보면 반일을 “아무런 사실적 근거 없이 거짓말로 쌓아올린 샤머니즘적 세계관의, 친일은 악(惡)이고 반일은 선(善)이며 이웃나라 중 일본만 악의 종족으로 감각하는 종족주의”라고 설명한다.
 

▲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씨는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이 역사왜곡에 근거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법원 판결을 시작으로 일본은 경제보복에 나섰다. 

그는 책에서 “징용 이전의 모집과 관알선을 통한 조선인의 일본행은 그들의 자발적 선택이었다. 이후 징용으로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인은 10만명 정도였는데, 이들에게 일본은 하나의 로망이었다”고 적었다. 

북콘서트서 축사 “좋은 책”
바미당 당무위원장 때 가입

조선인이 겪은 강제노동에 대해서는 “임금을 정상적으로 지불했고 업무 중 구타가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이는 일본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생활은 자유로웠다. 어떤 이는 조선여인이 있는 특별위안소서 월급을 탕진하기도 했다”고 적시했다.

이씨는 지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통해 일본과의 과거사가 청산됐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결과 이씨는 2017년 9월 ‘위안부와 노무동원노동자 동상 설치를 반대하는 모임’(이하 동반모), 2018년 10월 ‘반일 민족주의를 반대하는 모임’이라는 페이스북 비공개 모임을 만들었다.
 

▲ 반일 민족주의를 반대하는 모임에 올라온 이미지

두 모임에선 친일·반정부적 성향의 게시물을 다수 확인할 수 있다. 반일 민족주의를 반대하는 모임의 회원들이 “친일은 애국이다” “조국(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신종 나치 파쇼”라고 주장하는 식이다. 이외에도 유니클로 불매운동, 조 전 수석의 <반일 종족주의> 비판, 일본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 등을 저격하는 글이 꾸준하게 올라오고 있다.

강제징용이
자발적이라고?

동반모는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이씨는 모임의 성격에 대해 “소녀상의 전철을 되밟아서는 안 된다는 점에 동의하는 분들의 모임”이라며 “여기서 동상반대는 징용노동자상과 소녀상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주 전 위원장은 지난 2018년 10월 두 모임에 가입했다.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당무감사위원장으로 임명되고 한 달이 지난 시점이다.
 

▲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이 소녀상 설치 반대집회에 참석한 모습(주대환 페이스북 캡쳐)

주 전 위원장은 두 모임이 주최하는 오프라인 행사에도 참석했다. 지난 6월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앞에서 열린 ‘위안부와 노무동원노동자 동상 설치를 저지하고 한일관계 정상화를 촉구하는 서울집회’가 그것이었다.

당시 주 전 위원장은 참석자들에게 “국민들이 과거에 비해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갖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바보가 되어 가는 것은 민족주의라는 독약에 중독됐기 때문”이라며 “지금 우리나라 민주화운동, 노동운동, 진보운동은 민족주의에 오염돼서 타락했다. 좌우도 좋지만, 진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바미당 당무감사위원장이던 그는 행사일로부터 10여일이 지나 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당 철학과
맞지 않아

주 전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들은 바미당의 입장과 거리가 멀다. 그가 두 모임에 가입한 지난해 10월 바미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하점연 할머니의 별세를 추모하며 “일본군에 피해를 입은 것만 생각할 일이 아니다. 과거 우리 정부에 의해 짓밟힌 상처만 생각해도 울분이 치민다. 할머니들의 의사는 물어보지도, 생각지도 않았던 10억엔짜리 서명은 일본군의 칼날에 의한 상처보다 더 쓰라린 것”이라고 논평했다.

같은 당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지난 4일 논평을 통해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개막 사흘 만에 강제로 중단됐다. 일본 우익세력의 항의와 정부 인사들의 전방위적 중단 압박 때문이다. 전시장을 찾은 나고야 시장은 위안부 문제가 ‘사실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망언도 쏟아냈다”며 “아시아 국가들이 공동번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복수의 바미당 관계자들은 주 전 위원장이 보인 일련의 행보를 듣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 전 위원장은 수십년간 진보진영서 활동해온 이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주 전 위원장은 지난 1973년 서울대에 입학해 학생운동에 참여했으며, 민청학련(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과 부마항쟁에 관여하는 등 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 과거 민주노동당에선 정책위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진보정치의 논리> <진보정당은 비판적 지지를 넘어설 수 있는가?> <좌파논어> 등이 있다. 1990년대 이후에는 ‘사회적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대표 정치인으로 활동 중이다.

당 “무책임한 발언”
주 “당원 아냐” 해명


<일요시사>는 자세한 내막을 듣기 위해 지난 6일, 주 전 위원장과 직접 통화했다. 그는 어떤 경로를 통해 <반일 종족주의> 축사를 요청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경로가 어디 있겠나. (내가)가서는 안 되는 곳을 갔는가”라고 답했다.

이씨가 만든 온라인 모임에 가입한 일에 대해서는 “내가 가입한 것은 아니다. 초청받았을 것이다. 페이스북 모임이니까 초청으로 가입했던가 했을 것이다. 아무튼 나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미당 당무감사위원장 신분일 때 소녀상 설치 반대집회에 참석한 일은 당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행보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나). 나는 바미당 당원이 아니다. 너무 억지로 연결 짓지 말라. (나는) 어떤 단체나 모임의 회원이 될 수 있다. 이씨가 하는 모임의 회원이라는 인식은 없었고, 물어보니까 페이스북 모임 같은 곳에 초청받은 느낌이 드는데, 그것을 너무 억지로 연결 짓지 말라. 오프라인 모임을 할 때도 나는 초청 손님이었다. 회원이라고 부른 것이 아니다. 이씨의 입장을 나는 잘 모른다. 나는 민족주의가 지성을 마비시키는 독약과 같다는 입장이다. 현 집권여당이 하는 행태를 근본적으로 비판하는 말이다. 쉽게 말해 (현 집권여당은)지성이 마비된 놈들이라는 것이다. 그런 것이 나의 입장이다. 다른 건 유추하지 말고 써달라. (행사에 참여했다고)‘누구의 생각과 같다’는 식의 갖다 붙이기는 자유민주주의 선진 국가에서 맞지 않은 것 같다. 개인은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살지 않나. 나는 자유인으로서 내 마음대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자연인?
당직은…

그러나 바미당 측의 생각은 달랐다.


당 관계자는 지난 6일 <일요시사>를 통해 “처음 (주 전 위원장이)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됐을 때 당에서 그분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권력만 좇는 모습에 많이들 실망했다”며 “오죽하면 (주 전 위원장에 대해)국회의원 배지 준다고 하면 무슨 짓이듯 하실 분이라는 말이 나오겠나. 자연인이라고 하고 당직을 갖고 있었으면 당의 정체성과 반하는 행사에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미당 당직을 걸고 행사에 참석한 것 아닌가. 특히 당무감사위원장은 부총장급으로 책임 있는 자리다. 참으로 무책임한 말이다. 아마 (해당 모임과 행사가) 반정부적 성향이기 때문에 참석하지 않았겠느냐”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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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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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