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희 칼럼> 학생창업, 폭넓은 시각으로 접근해야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3.25 09:56:06
  • 호수 12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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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대학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학생창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초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부처별 창업지원사업 통합공고’에 따르면 올해 정부의 창업지원 규모는 1조118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보다 40% 이상 증가한 것이다. 대학과 각종 단체서도 다양한 창업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대학 창업동아리는 6000개에 육박하고 있다.

학생창업은 양적으로는 크게 확대되고 있으나 양적 성장에 비해 실질적인 성과는 부족하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발표한 2018년 대학 창업통계 조사결과에 따르면 학생창업 기업 수는 1503명, 총 매출액은 201억원이다. 

월 100만원을 겨우 넘는 매출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부나 대학의 지원이 없이는 존속되기조차 어렵다. 각종 지원금이나 창업경진대회 상금 등에 의존해서 연명하다가 2∼3년 만에 폐업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자본이 부족한 학생들도 창업을 할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 과정서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지원금이나 상금을 제공하는 기관관 단체는 창업을 하려는 학생들에게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적 의미가 담겨 있는 학생창업이 주목받는다. 각 기관의 청년창업지원방안, 학생창업 사례, 학생창업경진대회 수상기업 등을 살펴보면 익히 짐작할 수 있다. 

창업을 하는 데 새로운 아이디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사업체 또한 이상적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성이다. 이익을 내면서 장기적으로 존속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비추어 학생창업이 참신한 아이디어에 매몰돼 사업성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봐야 한다.

학생들은 창업지원 대상이 되기 위한 아이디어에 몰두한 나머지 시장이 너무 좁아 사업성이 없는 아이템을 선정하거나, 사회적 가치에 중점을 두어 수익성이 거의 없는 사업계획을 수립하기도 한다. 사업을 지속할 의사도 없이 여러 곳의 지원금과 상금을 받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상금헌터’가 있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이와 반대로 이미 널리 알려진 분야서 작은 차별화를 시도하여 창업을 하려는 학생창업희망자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각종 지원 혜택이 훨씬 적다. 예를 들어, 당구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 기존 당구장과 차별화된 형태의 당구장을 창업하겠다고 했을 때 얼마나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 기술창업도 아니고 혁신성도 낮다며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 사업 영역이라고 해서 누구나 쉽게 창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실패하기 쉽다. 이 같은 분야에 뛰어들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도 충분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이라 해도 혁신이 일어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사회경험이 많지 않은 학생들에게 당장 기존의 것을 뛰어넘는 아이디어만을 바라서는 안 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처음부터 존재할 수도 있지만 평범한 사업의 과정서 문득 떠오를 수도 있는 것이다. 

색다른 사업 아이템이나 사회적 공헌에 높은 점수를 주는 학생창업지원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학생창업을 폭넓은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창업을 하는 모든 이들은 차별화 의지를 가지고 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남들과 똑같이 하겠다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창업을 시작하려는 학생들에게도 충분한 기회를 줄 수 있는 창업지원제도를 마련해주기를 바란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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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