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원수 모독’ 자유한국당 노림수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3.18 10:25:20
  • 호수 12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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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토끼’ 제대로 몰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풀릴 것처럼 보였던 여의도의 날씨에 갑자기 한파가 몰아쳤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은 정국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여야의 대치 정국으로 3월 국회는 파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4선 의원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나 원내대표가 이 같은 결과를 예상치 못했을 리 없다.
 

“국민 여러분, 지난 70여년의 위대한 대한민국의 역사가 좌파정권 3년 만에 무너져 내려가고 있습니다. …힘겹게 피와 땀과 눈물로 쌓아올린 이 나라가 무모하고 무책임한 좌파정권에 의해 쓰러지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습니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김정은 대변인?
묘수냐 악수냐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장은 약 30분 동안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평소 침착했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들까지 격분해서 나 원내대표를 향해 고성과 삿대질을 해댔다. 특히 수석대변인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는 민주당 의석에선 “어떻게 대통령을 수석대변인이라고” “그만해” “제발 표현 좀 가려하십시오” “취소해, 사과해” 등의 항의가 터져나왔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측은 수석대변인이라는 표현이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자신들은 외신의 보도를 인용했을 뿐이라는 논리다.

지난해 9월26일 <블룸버그 통신>의 한국 주재기자가 쓴 기사(South Korea's Moon Becomes Kim Jong Un's Top Spokesman at UN-남한의 문 대통령,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 되다)를 일컫는다.

청와대는 즉각 입장을 내놨다. 지난 12일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입장문을 통해 “나 대표의 발언은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대통령까지 끌어들여 모독하는 것이 혹여 한반도 평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길 바란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입장문을 통해 ‘모독’을 강조했다. 이는 민주당 지도부도 마찬가지다. 본회의 직후 긴급 의원총회를 연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국가 원수에 대한 모독’으로 규정해 발언 철회 및 사과를 촉구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공방전은 ‘윤리위 제소’로 확전됐다. 발언이 있은 다음 날 오전, 민주당은 국회 윤리위원회에 나 원내대표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이 대표 발의했으며 민주당 국회의원 128명 전원이 찬성했다.

“문통은 김정은 대변인” 정국경색
실보단 득 ‘나다르크’로 급부상

나 원내대표는 격분했다. 그는 민주당의 제소 소식에 대해 “의회 헌정사상 없었던 일”이라며 “야당 원내대표 연설을 갖고 윤리위에 제소한다는 것은 국회를 같이하지 말자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징계안서 나 원내대표가 연설을 통해 국회법 제25조, 제146조 등을 비롯해 국회의원윤리강령과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국회법 제25조는 품위유지의 의무 조항, 제146조는 모욕 등의 발언 금지 조항이다. 

한국당도 가만 있지 않았다. 한국당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를 윤리위에 맞제소했다. 제1야당 원내대표의 연설을 방해했다는 사유다. 이로써 두 달이 넘는 공전 끝에 열린 3월 국회는 개회 수일 만에 다시 파행 위기에 놓였다.
 

▲ 회색 만연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3월 국회가 안갯속에 휩싸이자 또 다른 갈등 요소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한국당을 제외한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선거제 개혁안과 개혁입법을 패키지로 묶어 신속처리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자는 데 공감하고 있는 것. 구체적인 안들을 조속히 확정 지으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무슨 수를 쓰든 ‘여야 4당 패스트트랙 연대’를 저지해야 한다.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제 개혁을 하면서 제1야당을 ‘패싱’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여야 4당 패스트트랙 연대의 목적이 한국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압박용이라고 해석한다.

한국당은 의원 총사퇴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한국당은 논의 구조서 빠진 채 패스트트랙에 태워진 선거법이 오는 12월 본회의에 상정돼 통과된다면 이 제도로 내년 4월 총선을 치를 수 없다”며 “차라리 의원직 총사퇴를 한 뒤 조기총선을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헌정 초유의
쌍방향 제소

4선 의원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가 이 같은 결과를 예상치 못했을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오히려 의도된 결과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실제 한국당을 제외한 야권 내에서는 민주당의 과민반응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민주당이 ‘나경원 띄워주기’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정치 9단’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 12일 본회의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한 모습을 보고 “민주당 전략은 나 원내대표를 잔다르크로 만들어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설령 3월 국회가 파국을 맞더라도 한국당 입장에서는 딱히 손해 볼 일은 없다. 국회가 문을 열지 않으면 부담은 여당의 몫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는 선거제 개혁안, 검경수사권 조정, 사법 적폐 청산 등 사법개혁, 5·18 왜곡 폄훼 처벌 내용이 담긴 5·18특별법 개정안, 유치원 3법, 탄력근로제 확대 관련 법안, 최저임금 결정구조 변경 관련 법안 등 처리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 이해찬·홍영표 징계안 제출하는 자유한국당

하나같이 한국당이 반대하는 현안들이다. 선거제 개혁안에 대해 한국당 측은 “내 손으로 직접 뽑는 국회의원이 좋은지, 정당이 알아서 정해주는 국회의원이 좋은지, 직접 국민들께 물어보라”고 답한다. 사실상의 반대 의사다. 

시간은
한국당 편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 도입에 대해서도 한국당은 공수처가 검찰·경찰의 ‘옥상옥’이 될 우려가 있으며, 상설특검법이나 특별감찰반 제도라는 대안이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그 외 5·18특별법 개정안, 유치원 3법, 탄력근로제 확대 관련 법안 등도 한국당이 소극적이거나 반대하는 쪽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조급할 수밖에 없다. 국회 공백이 길어지면 대통령의 정책에도 제동이 걸린다. 당장 정부의 개각으로 개최돼야 할 7건의 인사청문회도 정상적인 진행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내각 공백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잇따라 열릴 인사청문회도 정쟁으로 파행을 맞을 공산이 커졌다. 

시간은 한국당의 편이다. 경제 악화와 미세먼지 등 최근 정부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여기에 민주당이 나 원내대표를 제소해 한국당은 여당으로부터 탄압받고 있다는 이미지까지 얻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한국당의 숙원과도 같은 ‘보수 단일대오’의 밑그림이 그려진 것이다. 

적어도 한국당의 내부결집은 이뤄냈다. 나 원내대표의 연설이 끝난 후 한국당 의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나 원내대표에게로 달려가 그를 격려했다. 무엇보다 지난 2·27전당대회서 김진태 당시 당 대표 후보의 낙선으로 불만이 ‘쌓일 대로 쌓인’ 태극기부대에게 큰 점수를 얻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다가올 21대 총선서 이들의 지지를 표심으로 이어가려는 복안으로 읽힌다.

‘야당 탄압’ 프레임 성공
보수 단일대오 밑그림도

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지난 13일 BBS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당내 많이 유입된 친박 성향의 당원들과 그 지지자들이 원하는 내용들로만 (나 원내대표의 연설이) 가득 차 있는 것으로 봐서는 다분히 전략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분석했다.

앞서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대여투쟁 로드맵’을 공개한 바 있다.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그는 당의 대여투쟁 목표로 ▲싸워서 이기는 정당 ▲대안을 가지고 일하는 정당 ▲미래를 준비하는 정당 등을 제안했다.
 

‘싸워 이기는 정당’에 대한 세부 과제도 공개했다. 좌파독재 저지 투쟁, 문재인정권 경제실정백서위원회 출범,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개혁 등이 그것이다. 이어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좌파 포퓰리즘 정책’, 대북정책은 ‘가짜 평화정책’으로 규정했다.

한국당 지도부가 확실한 방향성을 보이면서 당 지지율도 상승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1∼13일 조사해 14일 공개한 3월2주 차 주중집계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9%포인트 오른 32.3%로 집계됐다. 4주 연속 상승이자 1개월 만에 7.1%포인트나 오른 가파른 상승세다.

지지율 1위인 민주당과의 격차도 5%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음 목표는
4·3재보선

한국당은 기세를 이어 4·3재보궐선거의 전승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한국당 의원실 보좌진은 지난 13일 <일요시사>를 통해 “당원들의 반응이 아주 뜨겁다”며 “격려 전화가 수시로 온다. 기세를 탔다는 느낌이다. 이대로 재보선서 좋은 성적을 내면 지난해 6·13지방선거 때 당한 참패를 만회할 수 있다. (나 원내대표가) 집토끼 몰이에 제대로 성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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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