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당선 비스토리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12.17 10:59:13
  • 호수 11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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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세 몰아 황교안도?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3전4기’ 만에 당선이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가 보수정당 최초 여성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친박(친 박근혜)계 지원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일요시사>는 원내대표 선출의 숨은 뒷얘기를 쫓았다.
 

▲ 나경원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사진 왼쪽)와 정용기 신임 정책위의장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의원총회서 당선을 확정짓자 기뻐하고 있다.

박빙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지는 지난 11일, 한국당 안팎의 관계자들은 결과를 선뜻 예측하지 못했다. “누가 당선될 것 같느냐”는 질문에 한 친박계 중진 의원실 측은 “예상 불가”라며 “누가 당선되든지 5표 이내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빙 예상?
싱거운 결과

한 비박(비 박근혜)계 초선 의원실 측은 “반반인 것 같다”면서도 “김학용 후보 쪽 발언이 조금 더 구체적이라 김 후보 당선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경선 당일 복수의 언론을 통해 “50여표 이상을 확보했으며, 7표가량의 표 차이로 이길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 당직자는 “친박계가 나경원 후보(현 원내대표)를 도와준다고 하는데, 친박이 언제적 친박인가”라며 “비박의 세가 확실히 우세하다. 김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체로 기자들과 한국당 당직자들은 김 후보의 우세를, 의원실 보좌진들은 나경원 당시 후보의 우세를 점쳤다. 결과적으로 보좌진의 예상이 적중했다. 나 원내대표는 김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예상외로 싱거운 승부였다. 지난 11일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 경선 투표 결과 총 투표수 103표 중 나 원내대표가 무려 68표를 얻어 35표를 득표한 김 후보를 앞섰다. 5표 내외로 결정날 것이라던 당내 중론이 무색하게 나 원내대표가 더블스코어 가까운 압도적 표차로 신임 원내대표에 올랐다.

정치권은 이번 선거 역시 계파 논리가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복당파라는 한계가 김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3전4기’ 보수 최초 여성 원내대표
압도적 표차 원동력은 친박·초선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친박계는 ‘복당파 출마 자제론’을 펼쳤다. 친박계 정우택 의원은 지난 11월 말 우파재건회의에 참석해 “당이 어려울 때 역사의 뒤안길로 없어져야 할 정당으로 치부하고 뛰어나간 분들은 이번에는 전면에 나서는 걸 자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진태 의원도 “여기 계신 분들(친박계)은 엄동설한에도 당을 지키신 보수 적통파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와 김용태 사무총장으로 대표되는 복당파 지도부에 대한 반감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지난 12일 tbs라디오 방송서 나 원내대표의 당선과 관련해 “복당파가 그동안 얼마나 당 운영을 전횡했는가를 분명하고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 ▲나경원 원내대표 후보에 밀린 김학용 의원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친박은 건재함을 증명해내는 데 성공했다. 홍 의원은 ‘친박 신당’과 관련해서도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계기로 ‘우리가 당을 지키면 되겠구나’ 이렇게 생각할 것”이라며 “탈당 원인이 제거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탈당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앞서 친박은 유기준 의원을 적극 지원할 것으로 예상됐다. 경선주자 중 유일한 적통 친박이기 때문이었다. 친박계 중진들이 주구성원인 ‘자유한국당재건비상행동’에 유 의원이 속한 점도 친박계 지원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었다.


유기준 불출마
친박 단일대오

반면 친박 일각에선 전략적으로 나 원내대표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친박 표가 유 의원과 나 원내대표로 갈라질 위기였다. 예전만 못한 수로 줄어든 친박이었기에 표까지 나뉘면 비박에 패배할 게 자명했다.

유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을 이틀 앞둔 지난 9일,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은 불출마 선언문을 통해 “계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오로지 나의 경륜과 전문성으로 원내대표 경선 운동에 나섰지만, 사실상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힘겨움과 환멸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비박계 김영우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두 사람 모두 각각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를 구하지 못했다. 유 의원은 마지막까지 ‘유기준 원내대표-김영우 정책위의장’ 카드를 김 의원에게 제시했지만,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유기준-김영우 의원의 불출마가 나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호재였다. 비슷한 시기 나 원내대표는 정책위의장 후보로 친박계 재선인 정용기 의원과 손을 잡았다. 나 원내대표의 이 같은 선택이 친박계의 전폭적 지원을 이끌어낸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한 친박계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 12일 “이전까지는 친박 내에서도 (나 원내대표 지원에 대해)약간의 미심쩍어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정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하면서 그런 분위기가 사라졌다. 확실히 밀어주자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돌아선 당심
비박 적신호

한국당 초재선 의원의 지원도 나 원내대표가 압도적 표차로 당선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나 원내대표는 선거 전, 초재선 의원 주최 행사가 있으면 잊지 않고 찾았다고 한다. 초재선에게 매력적인 공약도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태극기 세력에 대한 재평가론, 우클릭 필수론 등 친박계가 그동안 내세워왔던 노선이 한국당 내에서 다시금 주목받는 점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 ▲▲ ▲▲ ▲▲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사진 왼쪽서 두 번째) 등 지도부와 김성태(왼쪽, 전 원내대표) 및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등 전임 지도부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신임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 직후 꽃다발을 들어보이고 있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복수의 인터뷰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해 탄핵을 당했냐”며 탄핵 재평가론을 꺼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태극기 세력의 위상은 높아지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10월부터 11월까지 약 두 달여간 당원이 1만여명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원 증가의 주 요인은 태극기 세력의 입당이다.

유력 당권주자 중 한 명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태극기 부대를 품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초재선 의원 모임 ‘통합과 전진’서 박대출 의원은 “언론서 우리를 중도 개혁, 합리적 보수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바른미래당의 슬로건”이라며 “중도를 아우를 수 있지만 중도 개혁이라는 말을 쓰면 안 된다”고 주장하며 우클릭 필수론에 공감한 바 있다.


비박 지도부 피로감도 한몫
2월 전대, 본 게임 승자는?

나 원내대표는 선거 후 계파갈등을 봉합하는 데 집중했다. 지난 13일 한국당 인적쇄신이 큰 폭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인적쇄신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 필요한 정도의 인적쇄신에 찬성한다”면서도 “가급적 최소한으로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대여투쟁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전 내부 결속을 다지는 작업으로 읽힌다. 너무 큰 폭의 인적쇄신은 실질적인 대여투쟁의 에너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나 원내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문재인정부가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부터 남북 관계라든지 잘못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며 “이런 실정에 맞서 헌법가치를 파괴하는 부분은 막아야 한다. 장수(국회의원)가 112명인데, 장수 숫자를 자꾸 줄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내년 2월 열릴 한국당 전당대회의 전초전이다.

전초전 끝
본 게임 시작

전당대회 때 선출되는 당대표는 제21대 총선서 공천권을 행사한다. 그동안 서로에 대한 공천학살을 반복해 온 친박과 비박으로서는 누가 당권을 잡을지에 생사가 달렸다. 나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앞서가게 된 친박은 내심 당 대표까지 노리고 있다. 당 대표 출마가 예상되는 인사 중 친박계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대표적이다. 부활에 성공한 친박계가 황 전 총리 옹립까지 성공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진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성태 1년 성적은?

‘들개’ 자유한국당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1년의 임기를 마쳤다. 그는 지난해 12월 취임 직후 “온실 속 화초로 자란 야당이 아니라 거센 모래벌판 엄동설한에 내버려진 들개처럼 문재인정권과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중동 파견 노동자 출신이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을 역임한 그는 취임 일성대로 들개처럼 대여투쟁의 최선봉에 섰다. 이에 당내 인사들은 김 전 원내대표의 최대 치적으로 야성 회복을 꼽는다. 비록 여권으로부터 ‘발목잡기’ ‘떼쓰기’ 등 비판을 받았지만, 투쟁력만큼은 여야 모두 인정한다. 지난 5월 단식을 통해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별검사를 관철시킨 점이 대표적이다.

반면 앞만 보는 투쟁력이 소통의 부재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9월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서 ‘출산주도성장’을 제시했을 때가 대표적 사례다. 이는 다른 동료 의원들과 상의되지 않은 돌발 발언이었다.

비박계 복당파인 김학용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며 “명분이 있고 원내 상황이 급하더라도, 원내대표 혼자 당의 입장을 정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언급했던 이유도 전임 원내대표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는 당내 분위기를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당이 어려운 시기에 중도 퇴진 없이 임기를 마쳤다는 측면서 나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체급을 올리는 데 성공한 김 전 원내대표는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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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