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설아 기자] 화장품은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말도 이젠 옛말이 됐다. 바야흐로 남자도 피부가 경쟁력인 시대인 것이다. ‘외모를 가꾸는 남자’를 뜻하는 ‘그루밍족’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미용이나 패션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그렇다면 20~30대 미혼 남녀들은 ‘화장하는 남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싱글남녀 54% “남자도 화장하는 시대…기초화장은 OK”
최악의 화장발 이성은? 진한 스모키 여 VS 향 짙은 남
예전부터 남자가 화장을 한다는 것은 치마를 입고 다니는 것과 같은 강도의 쇼크로 다가왔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었다.
한눈에 알아볼 정도로 진한화장은 아니지만 여성들처럼 파운데이션을 바른 남자는 발견하기 어렵지 않다. 눈 주위에 색조화장을 한 남자들도 자세히 보면 간간이 보인다.
여자들의 화장은 점점 누디해지고 있는 반면 남자들의 화장은 오히려 점점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추세이다. 외모가 경쟁력이 된 시대인 만큼 ‘남자답지 않다’고 해서 외모를 가꾸는 것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것.
최근에는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나~화장하는 남자야
신개념 소개팅 서비스 이음이 20~30대 성인 미혼남녀 1080명을 대상으로 ‘화장하는 남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4%)이 ‘남자도 비비크림 정도의 기초화장은 해야 한다’고 답했다.
직장인 박모(28·남)씨는 “자신한테 어울리고 화장해서 더 멋져 보인다면 화장 하는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개개인의 취향이다 보니 약하게 자연스럽게 화장하는 남자들을 보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지만 과한 화장은 아직까진 흔하지 않은게 사실이라 거부감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이모(21·남)씨는 “남자들도 자기관리를 해줘야 하는 현실인데 여전히 화장하는 남자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게 사실”이라며 “솔직히 화장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니고, 피부가 너무 어두워서 5호로 톤만 살짝 잡아주고 연한 눈썹이랑 입술색 때문에 아이브로우랑 틴트 등 티가 잘 나지 않는 것만 골라서 사용하는데 솔직히 자기관리 못하는 남자보다 자기관리도 철저히 잘 해주는 남자가 더 낫지 않냐”고 털어놨다.
반면 직장인 김모(26·여)씨는 “아직까지 내가 보수적인 지는 몰라도 남자가 화장하는 건 별로라고 생각한다. 잡티·여드름 정도를 가리기 위해 비비크림까지 바르는 것은 이해하지만 과도하게 파운데이션까지 바르는 건 좀 그렇다”며 “요새는 화장하는 남자들이 하도 많다 보니 피부가 좋아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화장한 것 아니냐’는 의심부터 드는데 피부가 안 좋은 사람은 아무리 좋은 거 바르고 가리려고 해도 효과가 없는 거 같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20~30대 남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화장품은 무엇일까.
남성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화장품은 역시 ▲스킨, 로션 등의 기초제품이 55%로 가장 높았다. ▲비비크림 등의 기초메이크업제품을 바르는 경우도 5명 중 1명꼴인 21%를 차지했으며 ▲에센스, 선크림 등 기능성제품을 사용하는 남성들도 10명 중 2명꼴인 19%였다. 반면 아무것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5%에 그쳤다.
여성은 ▲에센스, 선크림 기능성제품(55%)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어 ▲ 비비크림 등의 기초메이크업제품(21%) ▲스킨, 로션 등의 기초제품(21%) ▲무사용(3%)’의 순으로 답했다.
정기적인 팩과 각질제거 등의 피부 관리를 하는 남성들도 절반이나 됐다. 싱글 남성 55%와 싱글 여성 70%가 평소 가장 많이 하는 피부관리 방법으로 ‘정기적인 팩 사용 및 각질제거’를 선택한 것.
이렇게 외모에 신경 쓰는 미혼 남녀들도 상대방의 지나친 화장과 외모 꾸미기에는 반감을 표했다.
“소개팅 자리 선호하는 이성의 화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남성(78%)과 여성(71%) 모두 ‘내추럴 메이크업’을 가장 많이 선택한 반면 “가장 선호하지 않는 화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남성 5명 중 2명(42%)은 ‘진한 스모키 메이크업’을, 여성 2명 중 1명(52%)이 ‘강한 향의 남성스킨’은 탐탁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것만은 제발 하지 마!
대학생 신모(21·남)씨는 “나도 가끔 남성전용 비비크림을 바르긴 하지만 전에 소개팅을 나갔을 때 여성분이 스모키 화장을 하고 나와서 놀란 적이 있었다”며 “소개팅 시 사람의 첫인상 판단은 5초안에 다 끝난다던데 왠지 잘 놀 것 같고 가벼워 보이는 이미지가 박혀서 오래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윤진 이음 홍보팀장은 “최근 남성들을 위한 비비크림이나 아이브로우처럼 다양한 남성전용 뷰티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며 “여성들 역시도 외모를 가꾸는 깔끔한 모습의 이성을 선호하는 만큼 화장하는 남자의 전성시대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