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연애술사 양성 ‘픽업아티스트’ 강습소 실태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3.02 19: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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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One 10 MINUTES “그 여자가 내 것이 된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미스터 히치>라는 할리우드 로맨틱코미디영화가 있다. 알렉스 히치(윌 스미스)는 영화 속에서 데이트 코치로 등장한다. 짝사랑에 빠져 잠 못 이루거나 연애로 고민하는 수많은 뉴요커들을 구제하는 전설적 연애 조언가다. 성공률은 100%. “전략 없이는 여자도 없다”는 게 히치의 지론이다. 바야흐로 연애에도 교육과 기술이 필요한 시대에 이 영화 속 이야기가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장소는 뉴욕이 아닌 서울. 연애 문제로 고민하는 청춘남녀들에게 연애방법을 가르쳐주는 학원이 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그 역할이 변질돼 길거리와 클럽에서 이성을 유혹하는 법, 단 한 번의 만남으로 성관계를 갖는 방법 등을 가르치고 있어 적잖은 부작용이 우려된다. 

자칭 연애 고수·작업의 달인들이 ‘비법’ 전수
찌질남들이 주요고객…60만~300만원까지

깔끔한 옷차림으로 길거리, 지하철, 카페, 클럽 등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들의 전화번호를 받아내는 남자들. 이들은 유혹의 기술을 배우는 학원에 다니고 있는 수강생들이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이들의 행동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코칭해주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이들에게 돈을 받고 헌팅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일명 ‘연애술사’다.

연애도 ‘돈’ 주고
전수 받는다?

‘픽업 아티스트(PUA)’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자칭 ‘연애 고수’ ‘작업의 달인’들이다. 국내에는 2006년 무렵 처음 등장했다.

이들은 주로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젊은 세대가 많은 서울 홍대 앞, 신촌, 강남역 근처의 카페나 클럽에서는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최근에는 픽업 아티스트들의 강연 등이 인기를 끌면서 여성을 유혹할 수 있는 전문적인 테크닉을 가르치는 관련 학원이 성업 중이다.

이들에게 연애의 기술을 배우는 대가는 60만~300만원. 통상 온라인 수강료는 30만원, 오프라인 수강료는 150만원쯤 하는데 한 달 수강료가 무려 1000만원에 이르는 고액 학원도 있다.

커리큘럼은 ‘단과반’과 ‘종합반’으로 나뉠 뿐 아니라 실전교육을 강화한 스파르타 코칭, 1박 2일 동안 집중 교육을 받는 ‘부트캠프(신병훈련소)’까지 다양하다.

수업은 크게 4단계로 진행되는데 스타일.화술.접근방법 등을 배우는 첫 대면부터 여성과 친해지기, 마무리 짓기, 마지막으로 여자의 심리를 읽는 ‘유혹기술’까지이다.

그러나 연애를 교육하는 학원이라고 해서 기상천외한 비법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주로 생활 속에서 흔히 마주치는 상황에 따른 대처법을 알려준다. 여성의 헤어스타일로 성격을 파악하는 법, 데이트 코스, 길거리 헌팅, 소개팅에서 칭찬하는 법, 카톡 보내기, 유머의 기술 등이다.

만약 첫 만남 어색한 분위기에서 여성이 “제 첫인상 어때요?”라고 물었을 때, 그녀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남들이 칭찬하지 않은 세밀한 부분을 칭찬하며 연관 지어 말해주라는 식이다.

세부적인 과목으로는 길거리에서 여성을 유혹하는 ‘헌팅이론’, 나이트클럽에서 이성을 유혹하는 ‘클럽이론’, 즉석 만남에서 잠자리까지 이르는 방법을 가르치는 ‘홈런이론’, 한 번 잠자리를 가진 여성과 또 한 번 만나기 위한 ‘재탕이론’ 등 이 있다.

이론교육이 끝나면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전훈련을 한다. 픽업 아티스트와 하루 동안 헌팅장소를 찾아 연습을 하는 것이다.

픽업 아티스트는 수강생의 헌팅장면을 지켜보고 있다가 이런저런 문제점을 파악해 알려준다. 또 수강생이 소개팅을 앞두고 있다면 소개팅 장면을 촬영해 잘못된 점을 고쳐주거나 상황극을 연출하기도 한다.

픽업 아티스트 A씨는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 여자를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모태솔로들이나 여자에 대해 잘 알고 싶다는 분들이 주요 수강생”이라며 “대화하는 법부터 (전화)번호 따는 법, 홈런 치는 법까지 다 가르쳐 준다”고 했다.

그는 또 “직접 제작한 교재를 사용하고 한 번 강의를 듣고 나면 강사들과 지속적인 관계도 유지되니 인생이 180도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늑대의 탈을 쓰고
여자사냥(?)

그러나 픽업 아티스트를 바라보는 시선이 고운 것만은 아니다. 일부 픽업 아티스트들이 본질에서 벗어나 경쟁적으로 여성을 ‘데리고 놀며’ 실적 올리기에 집중하고 있어서다.

또 여성을 마치 자신들이 즐기는 인터넷 게임 대상처럼 생각하는 경박한 풍조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픽업 아티스트 커뮤니티에는 그들만의 용어로 연애 기술을 공유하고 ‘작업’이 성공했음을 과시하는 후기가 꾸준히 올라온다.

실제로 지난 20일 한 픽업 아티스트가 운영하는 L카페에는 ‘수강생 5분 만에 클럽 K-close’이라는 후기로 동영상이 올라왔다. 이외에도 수강생들의 F-close했다는 후기, A급 여자 강남로드 헌팅 동영상, 일본인과의 잠자리 후기와 인증샷 등이 올라와 있었다.

‘#-close’는 여성에게 전화번호를 받은 것을, ‘K-close’는 키스까지 한 것을, ‘F-close’는 성관계까지 가진 것을 뜻한다. ‘홈런’과 달리 성관계를 하지 못하고 돈만 쓰고 나왔을 경우엔 ‘새됐다’라는 용어를 쓴다.

‘클럽이론’ ‘홈런이론’, 아찔한 후기인증까지
즉흥성에 의존한 인간관계 만연 우려도… 
 

후기상에서 상대 여성의 외모를 지칭한 용어도 노골적이다. 얼굴과 몸매가 뛰어난 여성은 ‘엘프(요정이란 의미)’, 평범한 여성은 ‘휴먼(사람이란 의미)’, 외모가 떨어지는 여성을 ‘오크(괴물이란 뜻)’로 표현하는 식이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 이름으로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또 카페에서 활동하는 전문 픽업 아티스트들은 어떤 스타일의 여성을 어디에서 만나, 어떻게 접근해, 무엇을 했는지를 증거 사진까지 곁들여 카페에 올리는 ‘필드 리포트’를 작성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면서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어설프게 모자이크 처리한 여성의 얼굴 사진을 그대로 올리고, 나이까지 적어놔 자칫 신상정보가 공개될 우려도 낳고 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관리나 해!

한 픽업 아티스트는 이를 “픽업 아티스트가 만들어낸 하나의 문화”라고 하면서 “본래 픽업 아티스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여자의 몸을 탐하기보다는 여자의 마음을 얻고 서로가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만 현실 속 픽업 아티스트를 자처하거나 목표로 하는 이들의 절대다수는 결국 여성의 몸을 목적으로 한다. 결국 간단히 말해 ‘선수’에 가깝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직장인 명모(29·여)씨는 “여성을 놀이도구로만 여기는 것 아니냐? 불쾌하다”면서 “여자와의 하룻밤을 얻기 위해서는 여자를 낚는 기술을 배우는데 돈을 쓸게 아니라, 차라리 피부 관리를 받고 운동을 다니거나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교양과 에티켓을 갖추고, 문화를 즐길 줄 아는 남자가 되는 편이 더 낫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증가하는 픽업 아티스트들에 대해 대인관계의 왜곡은 물론 사생활 침해 등 우리 사회에 많은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여성단체 관계자는 “즉흥성에 의존한 인간관계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만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깊숙한 관계가 되기 위해선 인간관계의 친밀도가 필요한데 젊은이들 사이에선 인터넷 기술 등의 발달로 인스턴트 섹스의 갈망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인증샷 등을 볼 때 개인의 사생활을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도 느슨해지고 있다. 일부 픽업 아티스트의 증가로 기형적이고 불구 상태의 대인관계가 사회에 만연할까 우려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픽업 아티스트 용어>


로드헌팅 : 길거리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접근 후 여성을 유혹하는 행위.
클럽헌팅 : 나이트클럽 또는 클럽에서 여성을 유혹하는 행위.
덜덜덜 A급 : 가슴이 덜덜덜 뛸 정도로 괜찮은 여자.
당일간지 : 오늘 원나잇 스탠드(하룻밤 잠자리)가 가능할 것 같은 느낌. (줄임말 '당간')
오까네 : 돈
구라신공(구라DHV) : 된장녀를 잡을 때 쓰는 기술로 약간의 스펙을 부풀리는 방법.
(한 분야에 대해 1시간 정도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습득 후 사용할 것)
레이저신공 : 맘에 드는 상대가 나타났을 때 눈으로 뚫어져라 쳐다보는 방법으로 호감의 바디랭귀지의 일종. (갑자기 어색한 분위기가 왔을 때는 V자를 날려주는 센스)
엔빵 : 나이트 비용이나 여러 가지 비용이 나왔을 때 더치페이를 이르는 말.
ONS : 원나잇 스탠드. (동의어 '홈런')
새되다 : 아무런 성과 없이 해 뜨는 새벽을 맞이하여 훨훨 집으로 날아감.
AA : 접근공포증.
공작새 이론 : 의상에 화려한 포인트를 줘서 여자의 시선을 끌게 함. (명품옷, 명품시계, 명품가방 등)
: 외모의 수준이 떨어지는 여성을 이야기 하는 말. (비슷한 말 '오우거' 반의어 '엘프')
도시락 : 나이트나 클럽에 여자를 데리고 감. (뷔페에 도시락을 싸가는 격이라는 의미)
레포(라포르) :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 신뢰를 얻는 것, 공감대 형성.
스팀팩 : 스타크래프트에서 마린이 뽕 맞듯이 무한 들이대기를 위해 약간의 알코올 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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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