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집에 부채질 한 MB ‘기자회견’ 뒷담화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2.25 11:49:46
  • 댓글 0개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로 끝난 ‘자화자찬’ 한마당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2일 취임 4주년을 맞아 “국민과 소통하겠다”며 전격 기자회견에 나섰다. 지난해 4월1일 이후 10개월 만이었다. 연이어 터지는 친인척 비리와 서민생활 악화,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인사 등에 대한 진솔한 사과와 반성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 국민들은 많은 기대를 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철저하게 국민적 기대를 저버렸다. 시종일관 자화자찬에 자기 합리화와 변명뿐이었다. 기자회견은 모두발언과 마무리 발언, 8개의 질문을 받는 식으로 63분간 짧게 진행됐지만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친인척 비리’ 질문에 난데없는 ‘시장 할머니’ 이야기만 장황
“할 말이 없다” “이해해 달라”라는 말로 모든 의혹 덮어버려 

이명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온통 자신이 하고 싶은 말뿐, 국민이 원하는 목소리는 없었다는 비난이 계속되고 있다.

각종 비리와 악화된 경제 문제 등으로 국정 전반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개선의 의지는 없었고, 야당을 향한 공격과 ‘나는 옳다’는 고집만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이나 그 수위가 너무 지나친 것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임기 말을 맞이하면서까지 소통의 한계를 표출하고 정치적 불씨를 남겼다는 게 세간의 혹평이다.

끝까지 일관된
‘소통의 한계’

먼저 모두발언을 살펴보면 이 대통령 특유의 어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예전부터 자주 사용했던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직설적인 표현은 없었지만 “열심히 했다” “~한 심정으로 임했다” “새벽같이 모였다” “모든 사항을 꼼꼼히 점검했다”라며 자신은 모든 부분에서 최선을 다 했다는 것을 은연중에 자랑했다.

또한 그 결과 “2008년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신용등급이 올라갔다” “그리스 재정위기도 해결의 기미가 조금 보이고 있다”라며 자찬을 해댔다.

하지만 자신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경제위기가 닥친 데 대해 “이러한 일은 세계 경제사에 일찍이 없었다”며 불가항력의 일이었지 절대 자신이 잘못해서가 아니라고 에둘러 말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모두발언에 한 네티즌은 “국민은 대통령 때문에 경제가 어렵고 살기가 힘들다고 외치는데, 대통령은 절~~대 자신의 탓이 아니고 세계 경제사에 없었던 일 때문이라고 주장한다”며 “한마디로 나 때문에 이 정도라도 살 수 있었다고 외치는 것 같아 어이가 없다”고 힐난했다.

모두발언에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친인척 비리와 사저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첫 질문을 하자 이 대통령은 난데없이 ‘시장의 한 할머니’ 이야기를 장황하게 소개했다.

할머니를 만난 이야기부터 살아온 이야기, 할머니에 대한 심정 등을 소개하다 갑자기 뜬금없이 “사실 우리 정부는 많은 일도 했다. 열심히도 했다. 국위도 선양했다. 국격이 아주 높아졌다”라며 자찬했다.

그러다 또 할머니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할머니가 삶이 나아지는 것이 없고 살기 힘들다고 하는데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다. 또 할 수도 없다”며 할 말이 없다고만 했다.

측근비리와 관련해서는 “정말 가슴이 꽉 막힌다. 화가 날 때도 있다. 저는 가슴을 칠 때가 있다. 정말 밤잠을 설치고 생각 한다”며 비리와 자신을 분리했고 “제 심정이 이런데 국민들의 마음은 어떻겠는가? 국민 여러분들께 이에 관한한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자신도 가슴이 꽉 막히고 화가 날 때가 있다고 밝히며 국민들의 마음은 어떻겠냐고 이해하는 척 했지만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 한마디 없이 ‘할 말이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말로 덮어버린 것이다.

사저문제에 대해서는 “사실 좀 소홀했다”면서 “제가 챙기지 못한 것이 문제를 일으켰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건 전적으로 제 탓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챙기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고만 했다.

더 중요한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등 사저를 둘러싼 국민적 의혹에 대해서는 역시 일언반구도 없이 함구했다. 마치 자신이 꼼꼼하게 챙겼으면 이런 논란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듯 보였다는 시각이다.

이어 “30년 이상 살던 옛 곳으로 돌아가겠다는 결심을 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 널리 이해를 해 주시면 고맙겠다”며 잘못은 인정하지 않은 채 국민들에게 이해만 요구하고 정리해 버렸다.

인사문제에 대해서도 “의식적으로 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보신 분이 많다면 앞으로 시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민들이 제기하는 문제와 자신을 분리시키고 지금 심정을 밝히는 식으로 사과나 해명을 피해 간 것이다.

‘사과’와 ‘반성’
철저히 비켜가

하지만 이 대통령은 한미FTA, 제주 해군기지 건설 문제 등에 대해선 “전 정부에서 결정했다”고 선을 그었다.

“지금 반대하는 분들도 그때 매우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추진했던 분들이라서 안타깝다”며 참여정부시절 총리를 지냈던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이해찬 전 총리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발언록까지 들춰가며 공박했다.

이에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에는 두루뭉술하게 넘기고 과거 국회 대정부 질의 답변록까지 인용하며 공세를 펼친 것에 대해서도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 문제를 언급하면서 “무슨 정치적 공방을 벌이려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했지만 정치적 공세를 펼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 4년을 ‘암흑기’로 주장하는 야당의 공격에 전면적으로 맞서고, 현 정책기조를 고수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는 동시에 한·미 FTA를 놓고 야당과 대치중인 여당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의중도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기자의 질문에 포함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마디의 언급도 없이 넘어갔고, 원자력발전소 문제에 대해서는 수치를 언급하면서까지 선진국과 비교했지만 기자회견 후 관련단체들이 이 대통령의 주장은 엉터리라며 비난하고 나서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뭐 상대를 하겠다, 상대를 하지 않겠다는 말은 수십 년 간 1년에 몇 번씩 들어오던 말이다”며 북한의 강경태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태도를 보였다.

“북한이 진정한 자세를 가지고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열린 마음으로 맞을 것이다”는 말로 북한의 태도변화만을 촉구했으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라는 전제조건을 철회할 수 있는지?’란 질문이 나왔지만 답변조차 하지 않았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 참여정부 인사 발언 비판하는 꼼꼼함도
‘4대강 사업’ 질문, 언급조차 안하고 넘겨버려, 탈당 질문도 못해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한 “현 정부는 친재벌적이 아니냐?”며 기업상을 묻는 질문에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기업이 세금을 내서 복지를 하고 또 국가를 운영할 수 있다. 기업이 잘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반기업 정서는 아주 나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우리 기업을 사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생발전을 위해서는 대기업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면서도 “대기업들의 빵, 외식업을 들어보니까 순대도 하고 떡볶이도 한다고 하더라. 저는 본적도 없고 먹어본 적도 없다”고 했다.

또한 “대기업이 스스로 이것을 자제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노력해주기만 바랄뿐 규제의지가 없음을 밝혀 많은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마무리 발언에서도 “국가재정이 비교적 튼튼한 편이다. 외환보유고도 충분한 편이다”라며 자랑을 이어 나갔고 “요즘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확실한 재정 뒷받침이 없는 선심성 공약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고 발언해 ‘명백한 선거개입’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또한 “다음 정부에 부담을 주는 일은 결코 해서는 안 된다”며 “오늘의 젊은 세대에게 과대한 짐을 지우는 일도 저는 하지 않겠다”고 말해 임기 말 대형무기 도입과 4대강 사업마무리 등을 추진하고 있는 최근의 행보와 정 반대되는 발언을 해 빈축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남은 1년 하루도 소홀함 없이, 흔들림 없이 일해 나가겠다”고 회견을 마무리했다. 현 정부 지역발전 정책의 문제점과 여당 내 대통령 탈당 요구에 대한 질문은 뒤로 배치돼 시간이 모자라 거론조차 되지 못했다.

이에 한 지방지 기자는 기자회견 후 대통령에게 “이명박 정부의 지방 홀대가 기자회견에서도 나타난다”고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고 이 대통령은 “지방은 따로 한번 (기자회견을) 할까”라며 대수롭지 않게 농담조로 받아넘겼다.

진정성 없어
국민적 분통

이처럼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성찰할 대목에 자화자찬했고, 사과할 일은 변명으로 피해 갔으며, 정치적 중립 의지를 다져야 할 시점에 정쟁의 불을 지폈다.

예정된 중요한 질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할머니 이야기만 늘어놓고 야당을 공격한 그의 기자회견에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룬다.

진정성을 느끼기는커녕 무성의한 그의 태도에 국민들은 분통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이 대통령은 이제라도 민심이 뭘 원하는지 파악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남은 1년의 임기를 별 탈 없이 마무리하기를 바라본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