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시력저하…세상이 ‘암흑’

망막혈관폐쇄증이란

‘중풍’이라고 하면 흔히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몸의 일부가 마비되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원인으로 최악의 경우 실명까지 야기할 수 있는 ‘망막혈관폐쇄증’의 위험성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망막혈관폐쇄증은 눈으로 공급되는 혈관이 막혀서 시력저하 또는 실명까지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다.

뇌혈관 막히는 중풍 눈에도 올 수 있어

우리 몸의 모든 기관은 동맥으로부터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고 정맥을 통해 각종 노폐물이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시스템으로 돼 있다.

이 흐름이 차단되면 조직은 급속하게 망가지게 되는데 혈관 내 찌꺼기인 혈전에 의해 뇌혈관이 막히는 것을 흔히 중풍, 즉 뇌졸중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혈전이 눈 속의 망막 혈관을 막아 눈에 발생한 중풍을 의학용어로는 망막혈관폐쇄증이라고 한다.

동맥이 막히는 경우와 정맥이 막히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망막중심동맥이 막히는 경우를 망막중심동맥폐쇄증이라고 하는데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실명의 위험이 높은 위험한 질환이다.

치료시기 놓치면 실명도


망막은 안구의 안쪽에 위치한 얇은 막으로 물체의 상이 맺히는 곳이다. 망막에는 혈액을 운반하는 수많은 실핏줄들이 존재하는데 이들 일부가 막히면 갑작스럽게 시력이 떨어지고 시야가 좁아진다.

망막동맥이 막히는 망막중심동맥폐쇄증은 갑작스런 시력저하가 나타나고 실명위험이 높은 응급질환이다.
이 경우 갑자기 눈앞에 먹구름이 잔뜩 낀 것처럼 깜깜해지는데 통증은 없으며 경우에 따라서 일시적으로 안 보이는 흑암시가 선행되기도 한다.

눈은 맥락막과 망막중심동맥의 이중 혈액 공급을 통해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는데 망막중심동맥이 막히게 되면 즉각적으로 비가역적인 허혈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허혈변화가 진행되기 전인 24시간 이내에 망막의 혈류를 회복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증이 없고 외형상으로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스트레스나 피로 때문에 일시적인 현상으로 여기거나 노안으로 예사로이 넘기는 경우도 많다. 혈관이 막히고도 치료가 가능한 시간이 지난 후 내원하게 되면 시력을 회복시키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차적으로 신생혈관 녹내장이 생겨서 이중으로 고통 받게 된다.

망막중심동맥폐쇄증은 통상적으로 1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며 양쪽 눈 모두에서 발병하는 경우도 1~2%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60대 초반에 잘 나타나고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잘 발생한다. 고혈압, 당뇨병, 비만, 심장병 등 전신적인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기저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 등 성인병이 주원인


특히 45세 이하의 젊은 환자에서는 편두통, 심장판막질환, 거대세포동맥염, 혈액응고질환 같은 전신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3~4배 정도 더 높으므로 망막혈관이상이 발견됐다면 안과적 치료로 끝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전신적인 검사를 통해 숨어있는 이상을 찾아봐야 한다.

망막동맥혈관폐쇄증이 이미 온 경우라면 뇌혈관이나 심혈관 계통에도 혈전으로 인한 폐쇄가 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안과 검진뿐 아니라 신경과나 내과 등에서 전신검사를 동시에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망막동맥폐쇄증이 진단되면 최대한 빠르게 망막의 혈류를 회복시키는 것이 최선이며 이외에 혈전 용해제나 혈액 순환제 등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임지원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안과 교수는 “기존에는 망막혈관이 막히면 안구 내 액체를 뽑아 안압을 낮추거나 혈관확장제를 사용하는 것이 치료방법이었으나 시력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며 “발병 후 24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하는 망막중심동맥폐쇄 환자에게 망막혈관에 직접적으로 혈전용해제를 투여해 동맥의 흐름을 개선시킬 경우 기존의 방법보다 좀 더 효과적인 시력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망막동맥혈관폐쇄증은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니 무엇보다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혈액순환이 개선돼도 허혈성 변화가 광범위하게 눈의 기능을 떨어뜨려 실명뿐만 아니라 이차적인 녹내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급작스러운 시력저하가 발생한다면 즉각적으로 안과를 방문해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질환 예방해 시력 보호

임 교수는 “망막동맥혈관폐쇄증을 예방하는데 가장 중요한 점은 이들의 원인이 되는 전신적인 혈관질환인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동맥경화증의 예방과 치료”라며 “금연과 올바른 식습관, 꾸준한 운동은 눈중풍 뿐 아니라 뇌중풍 또한 막을 수 있는 좋은 예방법이다”고 조언했다.

이어 임 교수는 “특히 위험군에 속한 사람들은 평소 정기적인 안과검진이 필수”라며 “흡연, 과음을 삼가며 갑작스런 혈압 상승이나 과로, 급격한 기온 변화 등도 혈관 폐쇄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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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