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는 당뇨환자에게 좋다?”

식사요법의 오해와 진실, 잡곡밥 반공기의 비밀

당뇨의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처방된 열량만큼의 식사를 하고 병원에서 제공되지 않은 간식은 제한하고 식사 후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이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면 기존 약물요법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도 혈당이 훨씬 안정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김모(50·여성)씨는 흰밥은 혈당이 많이 오를 것으로 생각돼 현미와 보리를 듬뿍 넣고 지은 잡곡밥을 반 공기 남짓 담아 아침 식사를 한다. 밥의 양이 워낙 작다보니 반찬으로 놓인 된장찌개, 김치, 멸치조림, 김구이를 먹는 양도 덩달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두 시간 정도 지나니 슬슬 입이 궁금하고 배가 고파진다.

냉장고 안의 시원한 과일을 먹고 싶지만 너무 달아 혈당이 오를까 걱정 돼 한두 쪽밖에는 손이 가지 않는다. 저편에 고구마가 보인다. 어디선가 당뇨환자에게 고구마는 괜찮다고 아니 좋다고 했던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찜기에 한 개를 찔 수는 없고 두 개를 나란히 올려 쪄 먹는다.

오후가 되자 이번에는 냉동실에 얼려두었던 쑥떡이 생각난다. 흰떡이 아니니 혈당이 많이 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돼 손바닥 크기 만한 떡을 구워서 꿀 없이 먹었다.

식사요법에도 혈당조절이 안 되는 이유

이처럼 혈당 조절이 되지 않아 입원 치료를 받게 된 중년의 여성 환자들이 병원에서 처방된 식사를 시작하면 공통적으로 보이는 반응이 있다.

원래 잡곡밥으로 반 공기 밖에 안 먹었으며 단 것은 입에도 대지 않는데 혈당 조절이 안 된다는 것이다.

서울대학교병원 임상영양팀 관계자는 “잡곡밥 반 공기만 먹는 식습관에는 혈당이 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먹었던 고구마와 쑥떡이 숨겨져 있었다”며 “어떤 이는 옥수수를, 또 어떤 이는 도토리묵이나 메밀국수는 먹어도 혈당이 오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혈당은 단순히 단맛을 내는 음식 때문에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며 “음식 속에 들어 있는 당질이라는 영양소가 몸 속에서 소화돼 포도당이라는 형태로 변화해 혈당을 높이게 되므로 당질을 얼마만큼 먹었는가가 식사 후의 혈당 반응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흔히 당뇨병환자들이 ‘고구마는 당뇨환자에게 좋다’고 오해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식이섬유소가 많이 들어있는 고구마, 도정하지 않은 곡류 등의 식품은 감자 또는 흰 밀가루, 흰쌀에 비해 당지수가 낮아 혈당 반응의 속도가 느리게 일어난다.

그러나 실제로는 감자 1개 140g과 고구마 1/2개 70g에 들어있는 당질의 함량이 동일해 같은 양을 먹을 경우에는 오히려 감자보다 2배의 당질을 섭취하게 된다.

또한 고구마 1개는 밥 2/3공기 140g과 동일한 당질을 포함하고 있다. 이것을 설탕으로 환산할 경우 커피에 첨가하는 소포장 5g 단위로 5봉 정도가 된다.

고구마는 당뇨환자에게 좋다…흔한 오해 중 하나

서울대병원 임상영양팀 관계자는 “밥 반 공기를 먹고 난 후 간식으로 먹은 고구마 2개는 밥으로 환산할 경우 1공기와 1/3공기를 더 먹는 것과 같아져 혈당이 많이 오르게 된다”며 “또한 쑥떡도 쌀로 만든 음식으로 손바닥만한 크기라도 먹을 경우 밥 1공기 이상의 당질을 먹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식사량을 줄이니 그에 따라 기본 밑반찬의 섭취량도 줄어들고 공복감이 쉽게 느껴져 간식으로 보충한 음식에서 당질의 양이 더 많아져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았던 경우다”고 말했다.

간식으로 먹어 혈당을 많이 올릴 수 있는 식품들은 밥 1/3 공기 70g에 해당하는 곡류로 ▲고구마 1/2개 70g ▲옥수수 1/2개 70g ▲감자 1개140g ▲인절미 3개 50g ▲미숫가루 1/4컵 30g ▲삶은국수 1/2공기 90g ▲밤 3개 60g ▲도토리묵 1/2모 200g ▲강냉이 1.5공기 30g 등과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뇨병이 있는 경우 식사는 각 개인에게 알맞은 양, 즉 나의 키와 체중을 고려해 처방된 열량 범위 안에서 적당한 양의 밥을 먹고 싱겁게 조리하거나 또는 익히지 않고 먹는 채소반찬을 좀 더 늘려 먹어 식사를 충분히 하는 것이 불필요한 간식을 막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서울대병원 임상영양팀 관계자는 “간식으로는 당질과 더불어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는 우유나 달지 않은 두유 또는 섬유소가 포함된 생과일을 소량씩 먹어 공복감이 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며 “여기에 최적의 약물치료와 적절한 운동이 병행됐을 때 혈당 조절에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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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