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급 시각장애인인 이창훈씨는 앞서 지난 7월 523대 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KBS 및 국내 최초로 장애인 앵커로 선발됐다. 이후 지난 3개월간 불철주야 훈련을 반복한 끝에 KBS 가을 개편을 맞아 매일 정오에 방송되는 <뉴스12>의 새 코너 <이창훈의 생활뉴스>의 진행을 맡았다.
첫 생방송이 있었던 지난 7일 낮 12시35분. 코발트블루의 넥타이에 단정한 수트를 차려입고 등장한 이창훈씨는 점자단말기를 손으로 훑어가며 매끈하게 뉴스를 진행했다.
이씨는 여느 앵커와 발음, 속도, 어조 면에서 어느 것 하나도 다를 바 없어 첫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창훈의 생활뉴스>는 시청자들의 생활에 보탬이 되는 정보성 아이템만을 따로 모아 전하는 코너로 당일 발생된 뉴스 가운데 물가와 교통 건강 문화소식 등 생활과 직결되는 내용을 5분가량 집중적으로 다룬다.
방송 후 이씨는 “지난 3개월보다 오늘 조금 더 잘했던 것 같다”며 “약간의 실수가 있어 조금 아쉽지만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이씨는 스스로의 강점에 대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무슨 상황이 와도) 떨지 않는 것만큼은 자신감이 있다”고 말하는 재치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이씨는 생후 7개월 때 뇌수막염 후유증으로 시신경이 훼손돼 시력을 잃었다. 서울 한빛맹학교를 거쳐 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 학사와 숭실대학교 사회복지전문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 과정을 마쳤고, 지난 2007년부터는 한국시각장애인인터넷방송(KBIC)진행자로 활동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