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냐 달걀이냐’ 심·청사건 재구성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10.08 10:03:57
  • 호수 11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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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블랙홀’ 국회는 시계제로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시작부터 진흙탕이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미인가 행정정보 무단유출 사건으로 여야가 무한 대치 중이다. 심 의원을 필두로 한국당은 연일 문재인정부 청와대에 대한 공세를 펼치고 있으며, 청와대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한국당 측의 공세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정국은 삽시간에 경색됐다. <일요시사>는 ‘심(재철)·청(와대) 사건’을 재구성, 검찰 수사의 핵심 쟁점을 솎아냈다.
 

사건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달 21일, 미인가 행정정보 무단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이진수)가 심 의원실을 압수수색하면서다. 검찰은 이날 심 의원 보좌진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앞서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지난달 17일 한국재정정보원이 운영 중인 재정분석시스템(OLAP·올랩)을 통해 미인가 행정정보가 무권한자에 의해 유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검 압수수색
뒤집힌 한국당

심 의원실 측은 지난 9월3일부터 12일까지 재정정보시스템에 접속해 자료 47만건을 내려 받았다. 심 의원실 보좌진 중 한 명이 지난달 3일, 과거 2012년 발급받은 아이디(ID)로 접속했으며, 9월4일과 5일에는 심 의원실의 다른 보좌진들이 재정정보시스템 아이디를 각각 새로 발급받았다.

심 의원실은 같은 달 6일에 “재정정보시스템 교육을 해달라”며 시스템을 관리하는 한국재정정보원 관계자를 호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재정정보원은 기재부 산하 기관이다. 이후 심 의원실 측은 같은 달 12일까지 190여차례에 걸쳐 47만여건의 미인가 정부예산 자료를 내려 받았다. 이날은 심 의원실 보좌진의 접속기록을 확인한 한국재정정보원이 심 의원실 측에 확인전화를 걸었던 시점이다.


확인된 바로는 크게 5단계를 거쳐야만 미인가 예산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재정정보시스템 ‘예산배정결과’ 메뉴 이동→검색결과가 나오지 않는 ‘잘못된’ 키워드와 검색 시기 입력→백스페이스 키 클릭→‘뉴루트’라는 관리자 화면이 뜬 뒤 특정 메뉴를 5차례 클릭 순이다.

심 의원 측은 “재정정보시스템에 백스페이스 키를 누르다가 우연히 접속하게 됐다”고 해명하고 있다. 반면 기재부 측은 재정정보시스템 운용되면서 지난 12년 간 이런 방식으로 뚫린 사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다분히 고의적이라고 반박한다.

기재부가 고의성을 지적하자 심 의원 측은 ‘시스템 오류’로 맞대응했다. 같은 달 18일, 심 의원은 자신의 SNS에 “프로그램에 오류가 있는 것 같다”는 한국재정정보원 측의 말을 전했으며 “9월14일에도 본 의원실에 찾아와 현장을 살펴보고는 역시 시스템 오류를 확인하고 돌아간 바 있다”고 부연했다.

핵심 쟁점 둘
고의성 관건

곧 이 문제는 법정공방으로 이어졌다. 심 의원은 기재부의 고발이 허위사실로 이뤄졌다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 등을 무고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법리상 규명이 필요한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올랩을 보안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 ▲‘감사관실용’이라는 문패를 경고로 해석할 수 있는지 여부다. 

올랩을 보안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는 심 의원실 행위의 위법성을 따지기 위해, 감사관실용이라는 문패를 경고로 해석할 수 있는지 여부는 심 의원실의 고의성을 따지기 위해 밝혀져야 할 쟁점이다.
 


심 의원은 올랩을 국가정보원 등이 관리하는 ‘주요 정보통신 기반시설’로 지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보안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심 의원은 지난 2일 김 부총리에 대한 대정부질문서 “애시당초 올랩은 디브레인과 분리돼있고 주요통신기반시설로 지정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보안대상이 아니다. 그리고 (국가)정보원서 지난 6월서 8월까지 보안점검을 했지만, 올랩은 보안 대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기재부는 올랩이 정부의 기간 정보시스템인 점을 들어 보안대상이라고 반박한다. 

최상대 기재부 재정혁신국장은 “디브레인은 2007년에 구축돼 올해 1월에 주요 정보통신 기반시설로 지정됐는데 심 의원 쪽 주장대로라면 10년간 보안대상이 아니었다는 말이 된다”며 “정부의 예산 편성·집행 시스템이 어떻게 보안대상이 아닐 수 있겠나. 디브레인이든, 올랩이든 기간 정보통신망은 전부 보안대상이고, 그중 일부를 주요 정보통신 기반시설로 지정해 보안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사관실용’이라는 문패를 경고로 해석할 수 있는지 여부도 뜨거운 관심을 받는 사안이다.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심 의원의 고의성 여부가 가려지기 때문이다.

미인가 예산정보 유출, 국회 발칵
“우연히 접속” VS “다분히 고의적”

심 의원 측은 미인가 정보를 내려받는 과정서 ‘뉴루트’ 화면에 이어 나타난 여러 폴더 가운데 ‘재정집행실적(감사관실용)’이라고 적힌 폴더를 클릭했다. 기재부 측은 감사관실용이 사실상의 경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대정부질문서 심 의원이 ‘(기재부의)재정 관리가 굉장히 허술하다’고 지적하자 “감사관실용이라는 경고가 떠 있다. 기재부도 감사관실 외에는 볼 수 없는 자료들”이라며 “그렇게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반면 심 의원은 “들어가면 안 된다. 여기는 미인가다라는 표시가 아무 데도 없었다”며 오히려 기재부의 관리가 허술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감사관실용이라는 문구가 있다는 점은 양측 모두 인정하지만, 그것이 경고성 문구인지 아닌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심 의원실 측이 자료에 접근하는 과정서 불법성을 인지했느냐는 문제와 열결되기 때문에 양측의 줄다리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자료를 취합·공개하는 과정 외에도 심 의원실이 내려 받은 자료 자체의 ‘중대성’에 대한 법리검토도 하고 있다. 자료 중에는 청와대 건물의 정보통신 설비 관련 설치·유지·보수업체 자료, 청와대 식자재 납품업체 명단 등 ‘안보’ 차원의 자료도 포함돼있어 실제로도 법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검찰은 심 의원실 압수물 분석 작업을 마친 뒤 기재부로부터 고발된 심 의원실 보좌진 3명을 불러 자료 확보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법조계 및 정치권 일각에선 ‘해킹’에 준하는 처벌이 내려질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반면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민의 알권리 차원서 자료를 취합해 공개했다면 죄를 묻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치권 공방
치명상 불가피

검찰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심 의원과 한국당, 김 부총리와 청와대 모두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심 의원은 입수한 미인가 예산정보 자료를 활용해 연일 문재인정부 청와대 업무추진비를 폭로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폭로 내용이 청와대의 반박에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는 결정적 한 방이 없다. 심 의원은 지난 2일 대정부질문 시작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청와대 직원들이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마지막 참배일 당일(지난해 11월20일) 심야시간대에 고급 LP바서 업무추진비 카드를 사용했으며, 영흥도 낚시어선 전복 사고일인 지난해 12월3일 저녁 시간대에 맥줏집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심 의원의 주장을 사안별로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은 세월호 미수습자에 대한 마지막 참배일 심야에 고급 LP바를 이용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유는 정부 예산안 민생관련 시급성 등 쟁점 설명 후 관계자 2명과 식사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총무비서관실은 밤 11시가 넘어 사용했기 때문에 사유서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또 영흥도 낚시어선 전복사고일인 지난해 12월3일 저녁 시간대에 맥줏집을 이용했다는 심 의원의 주장에 대해 “12월 중순 중국 순방을 위한 관련 일정 협의가 늦어져 저녁을 못 한 외부 관계자 등 6명과 치킨과 음료 등으로 식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밀양세종병원 화재참사일인 지난 1월26일 술집서 업무추진비 카드가 사용됐다는 주장에는 “총무비서관실 자체 점검 시스템에 의해 오후 11시 이후 사용 사유 불충분으로 반납 통보 후 즉각 회수조치가 완료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검, 심 의원실 고의성 규명 집중
대정부질문서 격돌 “사퇴하라!”

이밖에 지난해 을지훈련 기간(2017년 8월21∼25일)에 4차례 술집을 출입하고 포항 지진 당시 호화 레스토랑, 일식집 등을 이용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과 전혀 다른 추측성 호도며 모든 건을 정상적으로 타당하게 집행했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내부에선 심 의원의 폭로에 ‘불법적 사용’ ‘고급’ ‘호화’ 등의 수식어가 붙는 점을 미뤄볼 때 국면을 확전시킬 만한 결정적 한방이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변수 없이 사태가 이대로 이어질 경우 심 의원의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당·바른미래당을 제외한 복수의 정당이 심 의원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국민의 알 권리, 업무추진비를 가지고 얘기하지만, 그 이전에 사건의 발단은 (국회)기재위원인 심 의원이 국가정보망에 불법적으로 침입한 것”이라며 “기재부와 심 의원은 맞고발을 한 상태라 (심 의원의) 제척 사유가 분명하다. 서로 맞고발 상태서 감사위원과 피감기관으로 맞닥뜨리는 것은 옳지 않다.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기재위원을 사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 4일 tbs라디오에 출연해 “심 의원의 폭로는 실패로 정의할 수 있다”며 “오랜 경험으로 봤을 때 심 의원이 내부자의 제보나 공범을 통해 미인가 자료를 확보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수세 몰려
반격카드는?

심 의원과 김 부총리의 대정부질문을 관전한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지난 3일 tbs라디오와 인터뷰서 “여론상으로는 심 의원이 판정패를 받은 것으로 본다”며 “심 의원의 의혹에 대해 김 부총리가 감사원에 의뢰해 밝히겠다고 했기 때문에 게임이 끝났다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 청와대와 집권여당 입장서도 사태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지난 4일에 열린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서 민주당 측이 심 의원의 기재위원 사퇴를 거론하자 한국당 엄용수 의원은 “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문제제기를 했다고 사임하라면, 기재부장관부터 사임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 기재부 장관이 보안을 허술히 한 데 대한 대국민사과부터 해야 하는데, 고발부터 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종구 의원도 “2일 김 부총리가 발언하는 걸 보고 경악했다”며 “심 의원에게 국회 보직 운운하면서 ‘당시에 (비슷하게)쓴 게 있었다’고, 국무위원이 이런 식으로 말한 걸 처음 들었다. 정치인 뺨치는 물 타기 아닌가. 그때 김 부총리가 자격이 없구나, 물불을 가리지 않는구나 생각했다”고 비난했다.

캐스팅보트를 쥔 바른미래당이 한국당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도 장기적으로 정부여당에 악재가 될 수 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1일 해당 사건의 책임이 정부여당에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본질은 청와대 업무추진비 이용과 기재부 정보관리 실패라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심 의원의 미인가 행정정보 유출 사건의 본질은 정보유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 업무추진비 유용문제”라며 “자료 유출 경위는 정보관리 실패인 정부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심 의원의 행위가)국가기밀 탈취, 국기문란이라고 주장하는데 이자카야와 와인바에 가고, 사우나를 한 것이 국가기밀 탈취나 국기문란인가”라며 “적어도 심 의원이 공개한 내용 중에서는 국가기밀이라고 할 만한 게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부메랑된 김성태 ‘4억’ 발언

과거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같은 당 심재철 의원에게 한 발언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최근 정부여당은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문제 삼고 있는 심 의원이 과거 국회부의장 신분으로 사용한 특수활동비(이하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심 의원의 특활비 문제는 김 원내대표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 7월12일 한국당 비공개 의원총회서 김 원내대표는 자신에게 지방선거 책임론을 제기한 심 의원에게 “당의 혜택을 받아 국회부의장을 하면서 특활비를 받았는데 밥 한 번 산 적 있느냐”고 따져 물은 게 화근이 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청와대 업무추진비를 문제 삼는 심 의원에게 “김 원내대표가 당시 심 의원이 거액의 특활비를 받고 밥 한 번을 안 샀다고 했는데, 그 4억원의 특활비를 어디다가 썼는지 궁금하다”고 따져 물었다. 

홍 원내대표는 심 의원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 1일 YTN라디오와 인터뷰서 “심 의원이 국회부의장이던 시절 특활비를 많이 썼다”며 “오히려 사용된 국회부의장실 특활비가 (청와대 업무추진비보다)더 부적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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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