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회 PGA 챔피언십

최고 스타는 역시 우즈!

100회를 맞은 메이저 대회 PGA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가 9년 만에 메이저 준우승을 차지하며 갤러리들을 열광케 했다. 우즈는 8월13일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벨러리브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제100회 PGA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6언더파 64타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14언더파 266타로 단독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올 시즌 4개의 메이저 트로피 중 2개째 우승 트로피를 안은 브룩스 켑카가 가려질 정도로 돌아온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의 메이저 준우승은 골프팬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타이거 우즈가 대회 최종일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빨간 셔츠’를 입고 등장하자 경기장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스타성

구름 갤러리들이 그의 변함없는 스타성과 존재감을 확인시켰고 우즈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제100회 PGA챔피언십에서 갤러리들의 함성에 준우승이라는 성적으로 답했다.

2009년 PGA챔피언십 이후 9년 만에 메이저 대회 준우승을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2008년 US오픈 이후 10년 만에 메이저 우승을 이루지 못한 것이 아쉬울 만큼 경기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우즈는 이날 자신의 메이저 대회 최종라운드 최저타 신기록을 세웠다.


선두 브룩스 켑카(미국)에게 4타 뒤진 공동 6위로 출발한 우즈는 티샷 난조로 전반 9개 홀에서 페이웨이 적중률이 제로일 정도로 어려운 경기를 했다. 그럼에도 그림 같은 리커버리샷과 정교한 퍼트로 버디 4개를 잡으면서 보기 1개로 전반을 넘어갔다. 선두를 1타 차까지 압박하며 역전 희망을 키우던 우즈는 결국 티샷에 발목이 잡혔다. 17번 홀(파5)에서 티샷이 크게 밀렸다. 이후 그린을 공략한 세 번째 샷도 벙커에 빠졌다. 우즈는 겨우 파를 지켰지만 마지막 홀을 남기고 선두 켑카에 3타 차로 떨어지며 우승이 좌절됐다. 티샷만 따라줬다면 우승이 가능했을 경기라 아쉬움이 더했다.

우즈의 이번 대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305.9야드다. 전체 출전 선수 중 27위. 드라이버 정확도는 57.14%(74위)로 낮았다. 우즈를 대회 내내 괴롭혔던 티샷 불안이 그대로 함축돼 있는 수치다. 정교한 쇼트게임과 트러블샷이 이를 만회해줬다. 러프와 벙커를 전전하고도 그린 적중률이 72.22%로 27위, 벙커샷 성공률이 83.33%로 4위였다. 어프로치로 그린에 올려 타수를 줄인 지수가 13.809로 전체 2위였다.

9년 만에 메이저 준우승에 열광
우즈 준우승-브룩스 켑카 우승

온갖 스캔들과 부상, 슬럼프를 겪으며 PGA 통산 79승과 메이저대회 14승에서 ‘우승 시계’를 더 이상 돌리지 못하고 있지만, 우즈는 올 시즌 전체를 의미 있는 재기의 시간으로 보내고 있다. 이번 대회는 우즈의 부활을 입증한 무대이기에 충분했다. 우즈는 우승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약 6m 거리의 버디 퍼트 뒤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고, 그린 주변 갤러리들은 ‘황제의 복귀’를 뜨거운 박수로 환영했다. 타이거 우즈가 세계 골프 무대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추억이 떠오르던 순간이었다.

현지 언론들은 지난달 브리티시오픈에 이어 메이저 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 경쟁을 벌인 우즈가 전성기 기량을 회복한 것으로 확신했다. <LA타임스>는 “준우승에 그쳤지만 우즈의 미래는 더 밝아졌다”고 평했다. 우즈를 응원하는 갤러리 속에는 올림픽 금메달만 23개인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도 있었다. 

타이거 우즈의 준우승으로 우승자가 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우승 트로피를 든 켑카 역시 크게 주목받았다. 켑카는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 66타를 쳐 최종합계 16언더파 264타를 기록하면서 우승 상금 189만달러(약 21억3000만원)를 차지했다. 올해 US오픈 우승으로 4개 메이저 대회 가운데 2개를 휩쓴 켑카는 개인통산 4승 가운데 3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채우며 큰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2015년 피닉스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따낸 그는 지난해 US오픈에서 첫 메이저 트로피까지 거머쥔 뒤 올해 US오픈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이번 PGA챔피언십 우승이 통산 4승째이자 세 번째 메이저 타이틀이다. 2000년 우즈 이후 18년 만에 US오픈과 PGA챔피언십을 한 해에 석권한 켑카는 이 메이저 2승만으로 46억원 가까운 상금을 벌었다.


변함없는 스타성
팬들의 기다림

브룩스 켑카가 걸어 온 길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플로리다주립대 재학 중에 3차례 전국대회에서 우승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고 2012년 PGA투어 대신 낯선 유럽프로골프의 2부 투어인 챌린지투어에서 프로 선수로 첫발을 내디뎠다.

챌린지투어는 상금도 적을 뿐 아니라 수많은 나라를 옮겨가며 대회를 치르느라 힘든 여정이었지만 켑카의 선택은 빨리 열매를 맺었다. 챌린지투어에 뛰어든 첫해 스페인 카탈루냐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 그는 시즌 초반에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고 스코틀랜드에서 3승을 쓸어 담아 유럽프로골프투어로 승격했다.

2014년 유럽투어 신인왕에 오른 그는 틈틈이 출전한 PGA투어에서도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올린 덕에 PGA투어 카드를 손에 넣었고, 2015년 피닉스오픈 우승 이후 유럽에서 PGA투어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PGA투어로 옮겨온 켑카는 큰 경기에 특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특히 메이저대회에서 켑카는 유난히 성적이 좋다.

지금까지 올린 4승 가운데 3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올려 ‘메이저 전문’이라는 별명이 붙을 참이다. 본격적으로 PGA투어에서 뛰기 시작한 2015년부터 올해까지 14차례 메이저대회에서 3차례 우승을 포함해 7번 톱10에 들었다. 작년부터 따지면 메이저대회에 7번 출전해서 3승에 톱10 입상 4차례, 그리고 딱 한 번 빼고 모두 20위 이내에 이름을 올렸다.

켑카는 더스틴 존슨, 토니 피나우, 저스틴 토머스 등과 함께 ‘포스트 타이거 우즈’ 그룹으로 꼽혀온 선수다.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 경력의 야구 집안 출신인 켑카는 키 182㎝, 몸무게 83㎏ 정도로 그리 두드러지지 않은 체격을 갖췄지만 이번 대회에서 최대 348야드, 평균 324.2야드(출전자 중 2위)를 날리면서도 73.21%의 높은 정확도를 자랑했다. 그린 주변에서 트러블 상황을 해결하는 스크램블링 능력(2위)과 퍼팅 능력(3위)도 빼어나다.

무표정

어렸을 때 앓았던 분노조절장애를 극복한 경험 덕분인지, 좀체 흥분하거나 풀이 죽는 법도 없다. 2타 차로 아슬아슬한 승부를 펼치던 마지막 18번 홀에서도 우드나 아이언을 잡지 않고 곧바로 드라이버 티샷을 했던 것이 좋은 사례다. 자신의 느낌과 흐름을 살려나가는 ‘강공’이 특기다. 우즈를 향한 팬들의 일방적인 관심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었다.

CBS스포츠의 카일 포터는 “마치 무슨 일이 벌어지든 나는 내 길을 가야겠다고 선언한 사람처럼 무표정하게 샷을 날리고 퍼트를 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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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