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국정감사 키워드7’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9.03 10:28:27
  • 호수 11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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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암초…파행이 보인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의정활동의 꽃’ 국정감사(이하 국감)가 다음달 10일부터 29일까지 20일간 열릴 예정이다. 연례행사인 국감에선 그해 이슈들을 두고 입법부와 행정부간 숨가쁜 공방이 펼쳐진다. 과연 이번 2018국감에서는 어떤 이슈들이 국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까. <일요시사>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국감 키워드를 예측했다.
 

2018국감은 문재인정부를 향한 사실상의 첫 국감이다. 지난해 10월 열렸던 2017국감은 문정부가 출범한 지 약 5개월이 지난 시점에 열려 이전 정권인 박근혜정부를 향한 국감의 성격이 짙었다. 실제로 2017국감 당시 키워드가 ‘적폐 청산’ ‘국정 농단’이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과연 2018국감을 수놓을 키워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

[키워드1]
[드루킹 사건]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드루킹 사건을 국감서 다루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23일 김성태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정기국회 국정감사와 국정조사를 통해 드루킹 게이트의 진실을 밝혀내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다양한 방법을 끊임없이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드루킹 특검은 수사기한 연장을 포기했다. 이에 한국당이 직접 나서서 진실을 파헤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특검이 나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해서 모든 의혹이 종결된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특검은 지금까지 확보된 증거만으로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재판에 넘기고 혐의를 입증하는 데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박상융 특별검사보는 지난달 22일 브리핑을 열고 “굳이 더 이상의 조사나 수사가 적절하지 않다고 봐 수사기한 연장 승인 신청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드루킹 사건은 파워블로거 ‘드루킹’ 김모씨가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을 사용해 인터넷상에서 댓글 추천 수를 조작하는 과정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연루됐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9일 드루킹 일당이 사용한 킹크랩 초기 버전을 보고 킹크랩 개발과 운용을 허락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드루킹이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서 많이 읽힌 기사에 달린 댓글의 순위를 정치적 의도로 조작했다는 것이 특검 수사 결과다.

특검은 이들이 2016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7만5000여개 기사에 달린 댓글 118만개에 8800여만번의 호감·비호감 부정클릭을 했다고 본다. 국감에선 김 지사가 댓글 작업의 대가로 드루킹 측에 일본 총영사직을 제공하려 했다는 의혹을 놓고 여야가 팽팽히 맞설 것으로 전망된다.

[키워드2]
[북한 석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에선 북한 석탄이 최대 화두로 떠오를 예정이다. 한국당 소속 의원실 보좌진은 “북한 석탄에 대한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소리>(VOA)는 지난 7월17일, 북한 석탄이 러시아 항구를 통해 세탁됐고, 한국에 반입됐다고 보도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이하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의 말을 빌어 “지난 6월27일 ‘연례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서 실린 북한산 석탄이 지난해 10월2일과 11일 각각 한국 인천과 포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한국당 ‘드루킹-김경수’ 정조준
산자위 ‘북한석탄’ ‘탈원전’ 예고

이는 유엔안보리가 지난해 8월5일 의결한 대북제재결의안 2371호 위반이다. 유엔안보리는 북한의 주력 수출품인 석탄, 철광석 등 주요 광물의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해당 의결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다.

문정부의 늑장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외교부는 즉각 “정부가 (지난해 10월)당시 다양한 경로를 통해 2척의 배가 입항하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며 “관계 당국서 선박에 대해 필요한 조사를 했다”고 해명했다.
 

문정부가 북한 석탄의 유입을 묵인했는지 여부가 국감서 밝혀질지 관심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남북 대화와 북한 석탄 유입이 거래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바른미래당 권성주 전 대변인은 지난달 19일 논평을 통해 “이쯤 되면 급진전된 남북 대화와 북한 석탄유입이 거래됐다는 것은 국민들이 당연히 갖게 되는 합리적 의심”이라며 “조사결과 필요할 경우 처벌도 이뤄진다는 외교부 대변인 말대로 처벌의 대상에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도 명심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키워드3]
[탈원전]

국회 산자위서 다뤄질 이슈는 비단 북한 석탄만이 아니다. 문정부의 탈원전 정책도 심도 깊게 다뤄질 예정이다. 한국당 소속 보좌진은 “탈원전을 꼭 지금 해야 했을까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지적할 수 있는 사항도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경북 경주의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본사를 찾아 문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맹비난했다. 또 문정부가 탈원전 정책 추진을 위해 전력수요 예측을 왜곡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한수원 노조 관계자들을 의견을 듣는 자리서 “특정 집단들의 논리에 의해서 수급계획이나 수요 예측 같은 부분이 왜곡된 점이 있지 않나 걱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29일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하며 이번 겨울 최대 전력수요 전망치를 8만5200㎿로 잡았다. 2015년 수립된 7차 전력수급계획보다 3000㎿를 줄인 것이다. “전력수요가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였다.

그러나 올해 한국은 재난에 가까운 폭염을 겪었으며 지난 7월 중순 이후엔 전력수요가 연일 최대치를 경신했다. 결과적으로 정부 예측이 틀린 것이다.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원전·석탄 비중을 줄이고 재생에너지와 액화천연가스(LNG)가 이를 대체하도록 하는 탈원전 정책의 근거가 됐다.

[키워드4]
[항공사 사태]

항공사 오너들의 국감장 러시가 예상된다. 올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양대 국적항공사가 나란히 갑질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대한항공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사태, 이명희(69)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폭언·폭행 논란 등이 있었다.

앞서 경찰은 지난 5월4일 ‘물벼락 갑질’ 사건으로 논란을 일으킨 조 전 전무에게 폭행과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 선에서 반려됐다. 당시 검찰은 “조 전 전무의 주거가 일정하고 현장 녹음파일 등 관련 증거가 이미 확보돼 증거 인멸이나 도주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 불구속 수사할 것을 지휘했다”고 설명했다.
 

운전기사와 경비원 등에게 폭언, 폭행을 한 혐의와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 등을 받은 이 전 이사장을 상대로 청구된 두 번의 구속영장 청구는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대란’과 관련해 납품업체에 갑질을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아시아나항공 직원 1000여명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갑질과 비리에 대한 성토가 있었다.

이들은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하청업체에 1600억원 상당의 투자를 요구한 것이 이번 대란의 원인이었다고 지적한다. 이 과정서 단기간 기내식 공급 계약을 맺은 하청업체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발생했다.

[키워드5]
[사법농단]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 농단 사건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사법부는 사상 최악의 재판 뒷거래 스캔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6월5일 법원행정처는 양승태 사법부 시절 행정처 문건 98개의 원본을 공개했다. 내용에는 양승태 사법부가 ‘BH(청와대) 관심 재판’을 고려한 정황이 담겼다. 행정처가 상고법원을 도입하기 위해 상고법원 판사 임명에 대통령의 의중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내용도 확인됐다.

이후 문건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파장은 일파만파로 퍼졌다. 추가로 공개된 문건에는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 정치권과 언론 등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진행한 의혹 등이 담겼다. 양승태 사법부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 등 당시 야당 지도부와 접촉하는 방안 등을 통해 상고법원 입법을 설득하는 방안을 검토한 정황이 드러났다.

‘항공사 갑질’ ‘라돈침대’ 도마에
최대 이슈 ‘양승태 사법 농단’도

이후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양승태 사법부가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 사건이 불거질 당시 판사들에 대한 수사 확대를 막으려고 검찰총장을 압박하는 방안을 구상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양승태 사법부가 ‘법관의 해외파견’이라는 사안을 갖고 박근혜 청와대와 ‘일본 강제징용 재판’ 거래를 모의했다는 정황도 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하드디스크서 발견된 문건에 의하면 ‘외교부는 일본과의 외교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민원을 여러 차례 대법원에 제기했다’ ‘해외송달 등을 이유로 소송을 지연시키면 외교부에 절차적 만족감을 줄 수 있다’ 등의 내용이 나와 있다.

[키워드6]
[고용쇼크]

최악의 고용쇼크 문제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서 주로 다뤄질 예정이다. 고용쇼크가 과연 최저임금 인상에 의한 것인지 여부를 두고 한국당과 고용노동부 간 격돌이 예상된다.

한국당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쇼크가 왔다고 주장한다. 신보라 의원은 지난달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 내용을 보면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권 안에 있는 업종의 타격이 심했다”며 “도소매·숙박업 분야서 8만명이 줄었고 경비원 등이 포함된 사업시설관리 분야서 10만명 정도가 감소했다. 종업원 없이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영세자영업자도 대략 10만명 줄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고용노동부 측은 고용쇼크의 원인을 최저임금 인상으로만 돌릴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전혀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근본적 원인은 조선과 자동차 등 제조업의 급격한 구조조정과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키워드7]
[라돈침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서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를 대상으로 라돈침대 사태에 대한 국감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음이온 침대서 방사능 물질인 라돈이 검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진침대 등 국내 업체가 음이온 효과를 내고자 희토류(모자나이트, 토르말린 등)를 첨가했는데, 이 물질들이 자연붕괴 과정서 라돈을 배출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음이온 제품은 방사능 물질이 함유돼 있어 수년간 착용하면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 5월10일 원안위는 라돈침대 첫 발표서 “침대서 검출된 라돈은 실내 공기질이나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발표했다. 검사해보니 기준치 이하라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원안위는 5일 만에 일부 제품은 기준치를 9배 넘게 초과했다며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

과방위 간사인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은 지난 7월 전체회의서 “원안위가 안전기준 초과 제품에 대한 수거와 안전비닐 제공 명령 등 행정조치를 실시했지만, 소비자 제보가 있기 전까지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해당제품에 있었는지조차 모르는 실정이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매번’ 반복되는 국감 무용론

매년 국정감사(이하 국감)를 전후로 무용론이 제기된다. 정국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여야가 국감을 정쟁의 수단으로 삼아 보이콧, 파행 등을 일삼기 때문이다. ‘의정활동의 꽃’이라는 명성이 무색하다.

앞서 2017국감서도 마찬가지였다. 국감 시작부터 반말과 고성이 터져 나왔다. 

헌법재판소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뭐하는 거야. 겁도 없이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앉으시라고!” “박범계 의원님도 회의 진행 중에 반말하지 마십시오” “편파적으로 운영하니까 그렇지!” 등의 고성을 주고받았다.

과거 정권의 각종 비리와 권력 남용을 낱낱이 파헤쳐 ‘사이다 국감’으로 불렸던 명성이 무색하다. 국감은 1987년 개헌과 함께 부활하면서 여러 스타를 배출했다. 

지난 1988년 노무현, 이해찬, 이상수 의원은 서로 당이 달랐음에도 ‘노동위 3총사’로 불리며 국민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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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