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 인하’ 집회서 장외 설전
홍, “민주당 반대안하면 인하” 발언
[일요시사=이주현 기자]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장외 설전을 벌여 화제를 모았다.
두 대표는 지난 18일 오후 한국음식업 중앙회가 잠실주경기장에서 연 ‘범외식인 10만 결의대회’에 연사로 나와 입씨름을 벌였다. 이 집회에는 식당 업주들 7만5000여명이 참석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홍준표 대표는 “카드 수수료 요율 인하 문제를 지난해 9월부터 제기했는데, 야당의 반대로 이루지 못했다”며 “여신금융업법을 개정해 카드 수수료 요율을 일괄적으로 인하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김진표 원내대표가 반대를 하지 않는다면, 거듭 말하지만 반대를 하지 않는다면 올해에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참가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고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를 자극했다.
홍 대표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손 대표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백화점이나 대기업과 똑같이 1.5%대로 (자영업자들의) 카드 수수료를 낮추겠다. 차별 없이 하겠다”며 “더 내면 부자가 더 내야지, 대기업이 더 내야지, 백화점이 더 내야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연설 끝자락에 “우리 홍준표 대표님 참 좋은 분인데, 가끔 거짓말을 하세요”라며 “민주당이 안 받아줘서 안 한 것 같이... 에이 그러시면 안 돼요”라고 조롱 투로 말했다.
장내에는 박수가 터졌고, 홍 대표는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손 대표의 연설을 바라보기만 했다.
한편 홍 대표와 손 대표는 지난 7월8일에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미묘한 신경전을 벌인바 있다.
홍 대표가 취임 인사차 손 대표를 찾아가 두 차례 와락 껴안으며 인사를 나눴지만 계파 문제로 어색한 분위기를 형성 했다. 홍 대표가 “한나라당에서 홍준표 계파는 딱 네 사람”이라고 말하자 손 대표는 “대표가 되었으니 네 사람을 다 버려야 한다”고 ‘훈수’를 뒀다.
이에 홍 대표는 배석한 민주당 당직자들을 가리키며 “자기는 다 있으면서 나보고 그렇게…”라고 응수했다. 손 대표가 “우리 당에는 그런 것 없다”고 화제를 돌리려 하자 홍 대표는 “왜 없느냐. 김부겸 의원도 사조직 담당하던데”라고 맞받았다.
“김부겸 의원도 거물이다”는 손 대표의 언급에 홍 대표는 “(민주당 차기) 대표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못마땅하다는 듯 “대표가 돼서 왔으면 대표스러운 얘기를 해야지”라고 말했다.
한편, 두 사람은 10년 넘게 한나라당 생활을 같이 했고 99년 각각 의원직 상실과 경기도지사 낙선 이후 미국 워싱턴에서 연수하면서 자주 만나 친분을 쌓은 막역한 사이다.
홍 대표는 평소 손 대표를 ‘손 선배’라 부르며 예우했고, 손 대표가 경기도지사를 지내며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였던 지난 2006년에는 경기도 자유게시판에 ‘손학규 선배의 건승을 기원합니다’라는 글을 띄우는 등 정치적 도우미를 자처한 적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