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S-오일 챔피언십 이승현 우승

진가 발휘한 ‘퍼팅의 달인’

이승현이 지난 6월10일 제주 엘리시안 컨트리클럽 파인·레이크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S-오일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쳐 3라운드 합계 17언더파 199타로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정은(22)과 박결(22)을 3타 차로 따돌린 이승현은 지난해 하이트진로챔피언십을 제패한 이후 7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통산 7승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 1억4000만원을 받은 이승현은 상금랭킹 6위(2억6837만원)로 올라섰다.

이승현은 3라운드 내내 단 한 개의 보기 없이 버디 17개를 쓸어 담았다. 노보기 우승은 KLP GA투어에서 다섯 번째다.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서 나선 이승현은 초반부터 거리를 가리지 않고 한 번에 홀을 찾아 들어가는 컴퓨터 퍼팅을 앞세워 무서운 기세로 버디를 쓸어담았다.

2번 홀(파4)에서 1.5m 버디로 포문을 연 이승현은 3번 홀(파3)에서 티샷이 그린을 살짝 벗어났지만 10m가 넘는 거리에서 퍼터로 굴린 볼을 홀에 넣었다.

4번 홀(파4)에서는 7m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고 5번 홀(파5)에서는 2m, 6번 홀(파4)에서는 5m 거리 버디 퍼트에 성공했다.


1억4000만원 획득
상금랭킹 6위 등극

8번 홀(파4)에서는 그린을 놓친 데 이어 세 번째 샷마저 제대로 홀에 붙이지 못해 위기를 맞았지만 5m 파퍼트를 성공시켰다.

8번 홀까지 이승현이 퍼터를 사용한 건 10차례에 불과했다. 이날 이승현은 퍼트 23번으로 18홀을 마무리했다.

이승현은 9번 홀(파5)에서 벙커에서 친 세 번째 샷을 홀 한 뼘 거리에 붙여 1타를 더 줄이는 맹활약을 펼쳤지만 추격권에서 쉽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이 대회 일주일 전에 열린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KLPGA 투어 54홀 최소타 기록을 세운 조정민(24)이 10번 홀까지 8타를 줄이며 1타 차로 따라붙었고 이정은도 10번 홀까지 6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추격했다.

그러나 역시 퍼팅의 달인답게 12번 홀(파3)에서 주특기인 장거리 퍼트 한 방이 터지면서 이승현의 우승 실마리는 풀렸다.

17개 버디


홀에서 13m나 떨어진 곳에서 굴린 이승현의 버디 퍼트는 거짓말처럼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2타차 선두로 나서게 된 이승현은 15번 홀(파5)에서 1.5m 버디를 잡아내며 2위 그룹과 격차를 4타까지 벌리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승현은 데뷔 이래 올해까지 퍼팅 순위에서 한 번도 4위 밖으로 밀린 적이 없을 정도로 ‘퍼티의 달인’이라는 명성을 쌓아왔다. 2013년에는 1위에 올랐고 작년에는 2위였다. 올해는 3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7m 이상 중장거리에서 쏙쏙 홀에 빨려 들어가는 이승현의 퍼팅은 정상급 선수들도 부러워한다.

무서운 기세로 버디
중장거리 퍼팅 강세

한편 지난해 이 대회에서 연장전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던 이정은은 보기 없이 8언더파 64타를 몰아쳤지만 이승현을 따라잡지 못해 2년 연속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전날 공동선두에 올라 이날 챔피언 조에서 대결한 박결은 5언더파 67타를 쳐 이정은과 함께 공동2위(14언더파 202타)를 차지했다.

작년 우승자 김지현(27)은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5위(12언더파 204타)로 대회를 마쳤다. 박소혜(21)는 12번 홀(파3)에서 홀인원으로 K9 승용차를 상품으로 받는 행운을 누렸다.

통산 7승

공동8위(11언더파 205타)에 오른 오지현(22)은 장하나(26)를 밀어내고 대상 포인트 1위에 올랐다. 장하나는 공동25위(7언더파 209타)에 그쳐 10위 안에 들어야 주는 대상 포인트를 보태지는 못했으나 상금 1위와 평균타수 1위는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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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