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연장’ 당청 교감 밀착취재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7.16 10:37:37
  • 호수 11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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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 당겨주고 누군 밀쳐내고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더불어민주당 8·25전당대회(이하 전대)와 국회 상임위원 배정을 앞두고 당정청이 내밀한 교감을 나누고 있다는 첩보가 정치권 안팎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목적은 정권 연장, 다시 말해 정권재창출을 위해 ‘당정청 일체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요시사>는 긴밀한 조직적 협조관계 속에서 단일 리더십으로 뭉치고 있는 현 집권세력의 실태를 밀착취재했다.
 

2020년 총선 공천권을 판가름하는 엄중함 때문일까. 전대에 출마할 당 대표 후보가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안팎에서는 치열한 정보전이 펼쳐지고 있다. 특정 후보를 밀어주는 정보는 물론 배제하려는 역정보까지 판을 친다. 이번 전대는 ‘문심(文心)’으로 점철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누구를 향해 있느냐가 당선자를 좌지우지한다는 의미다. 정보전의 양상도 문심과 닿아있다.

전대 앞두고
정보전 발발

최근까지 자천타천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열댓 명쯤 된다. 7선 이해찬 의원부터 5선 이종걸 의원, 4선 김진표·김부겸·박영선·송영길·설훈·최재성 의원, 3선 우상호·이인영·우원식·윤호중 의원, 재선 전해철 의원, 초선 김두관 의원 등이다(지난 15일 전해철 의원 불출마 선언).

민주당 안팎에서는 정부와 청와대의 의중이 A의원을 향해 있다는 소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의원이 차기 당 대표를 맡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총리실 보고서가 청와대에 전달됐다는 것이다.

A의원은 계파색이 타 후보에 비해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정부와 청와대가 국정을 이끌어가는 데 있어 잡음을 덜 발생시킬 당권주자로 꼽힌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총리실서 청와대로 보고가 올라간 시점은 ‘부엉이 모임’의 존재가 언론에 집중 조명됐던 때라고 한다.

부엉이 모임은 최근 정치권의 최대 이슈였다. 뼈문·진문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식사를 한다는 소식은 이내 전대와 연결돼 폭발력을 일으켰다. 이들이 친문(친 문재인) 후보 단일화를 논의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었다.

청와대는 부엉이 모임과 관련해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자칫 당내 계파주의를 부추긴다고 비춰질 수 있는 친문 모임에 청와대가 부담스러워 했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한 야당 관계자는 “우리가 여당일 때 계파는 당시 야당의 좋은 먹잇감이었다”며 “여당은 어떻게든 책잡히지 않는 게 중요하다. 국민들이 볼 때도 밀어주니 계파싸움이나 하고 있다고 비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엉이 모임에 속한 의원들은 모임의 존재가 논란을 낳자 곧바로 해산을 선언했다. A의원은 당내서 친문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최근 논란이 된 뼈문·진문 계열과는 거리가 있다.

계파색 옅은
경제 전문가

A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경제 전략통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여타 후보들보다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 안팎서 퍼지고 있는 A의원 당 대표론은 당정청의 필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물로 읽힌다. 청와대는 최근 경제·일자리 수석 교체를 단행했다. 민생과 일자리 지표 악화에 따른 문책성 교체라는 분석이다. 

소득주도성장서 혁신성장으로 경제 기조를 변화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1년 사이 문정부의 경제 정책 성과에 대해 얘기하는 자리서 “정부의 성패는 경제 문제, 국민이 먹고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렸다. 지금 너무 초조하다”라며 “정부가 성과를 낼 시간적 여유가 짧게는 6개월, 길게 잡아도 1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출범 이후 경제 분야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문정부 입장서 경제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당대표가 필요한 상황이다.

A의원뿐 아니라 다른 당권주자들에 대한 정보도 속속 들려온다. 대표적으로 ‘이해찬 의원이 청와대서 문재인 대통령과 독대했다’는 정보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 관계자들 중 일부는 ‘두 사람의 만남은 문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합의 추대’를 원하는 이 의원이 문 대통령을 만났고 이 자리서 문 대통령이 이 의원에게 출마를 권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친노 좌장과 현직 대통령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 전대 선거판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은 크게 술렁였다.

총리실→BH→민주당, A의원 밀어주나
B·C·D의원은? 특정인사 배제 의혹

두 사람의 독대설이 사실 역정보라는 주장도 있다. 당권도전을 준비 중인 친문 성향의 의원실에서는 “이 의원이 당 대표로 출마하기를 원하는 당내 인사들이 다른 친문 주자들의 출마 의지를 꺾으려고 거짓 소문을 살포했다”며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해당 의원실 측은 이 의원이 최근 1개월간 청와대 출입기록이 없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코멘트를 증거로 제시했다.

본인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당권도전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은 과거 일까지 최근 국회서 회자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김 장관이 러시아 출국을 위해 공항을 찾은 문 대통령을 배웅하면서 나눈 짧은 대화가 당권도전과 관련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회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이 같은 해석이 화제가 됐다.

이 의원의 경우처럼 김 장관의 경우도 각각 다른 해석이 맞서고 있다. 문 대통령과 나눈 짧은 대화가 김 장관의 출마를 말리는 신호였다는 쪽과 김 장관이 당에 복귀해 자칫 패권주의로 비춰질 수 있는 현재 친문 주도의 상황을 막아달라는 신호였다는 쪽이 양립한다. 

당내에서는 친문 후보를 막을 수 있는 비문(비 문재인) 성향의 당권주자로 김 장관과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이 꼽힌다.

정보의 홍수
후보 밀어주기

청와대가 국회 상임위원 배정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소식이 여당을 강타했다. 앞서 당대표 후보와 관련해서는 특정 안사를 추천하는 식이었다면, 상임위원과 관련해서는 특정 인사를 배제하는 식이다.

최근 당 안팎에선 청와대가 상반기 정무위원 중 B·C·D의원이 하반기에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 등 다른 상임위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당 지도부로 전달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청와대의 의중을 파악한 당 지도부는 세 의원에게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세 의원 중 한 의원은 “얼마 전에 윗선으로부터 정무위를 떠나라는 언질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세 의원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도 정무위를 1순위로 희망한다는 의사를 당에 알린 상태였다.
 

이들 세 의원이 정무위서 배제된 이유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대체로 대기업과 관련해 그간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이 배제의 이유라는 게 중론이다. B의원은 정치권서 ‘대기업 저격수’로 불리는 등 특정 기업과 관련해 법안을 다수 발의한 이력이 있다.

세 의원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정 완화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는 점도 정무위 배제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4%로 묶어 대기업의 은행 소유를 제한하는 은행법상의 규정이다. 

세 의원은 “인터넷 전문은행이 ‘재벌의 사금고’로 전락할 수 있다”며 은산분리 완화에 반대 의사를 고수해왔다.

기업 대관들 반색, 이유는 ‘국감’
문정부 경제 우클릭, 지지율 때문

반면 당정청은 최근 은산분리 규정을 완화하는 데 뜻을 모았다. 최근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되자 기조를 변화한 것이다. 

그러나 여당 일각에서는 아직 은산분리 완화에 부정적인 의원들이 존재한다. 지난달 27일 문 대통령 주재로 열릴 예정이었던 규제혁신점검회의가 갑자기 취소된 것도 은산분리 완화에 반대 입장을 보이는 여당 의원들과 조율하기 위함인 것으로 알려진다.

더 나아가 당은 은산분리 완화에 부정적인 의원들을 정무위에 배정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무위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은산분리를 소관하는 국회 상임위다. 이 같은 소식은 당내서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공공연하게 나돈다. 

진보 측 대표 경제학자 중 한 명은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서 “여당 지도부가 (은산분리 완화에 반대하는) 의원에게 정무위 대신 환노위 등으로 옮기라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세 의원 역시 당 지도부로부터 상임위를 옮기라는 제안을 받았다. 이외에도 대기업·금융사 규제에 앞장서왔던 복수의 정무위원들이 상임위를 옮기라는 언질을 직간접적으로 들었다고 한다.

종합해보면 당청은 국회 정무위 의석 배정을 말 그대로 ‘정무적’으로 활용하려 한다. 문정부 청와대의 기조와 부합하지 않은 의원들을 특정 상임위서 배제하는 식이다.

기업 측은 벌써부터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소위 기업 저격수로 불렸던 의원 상담수가 소관 상임위를 떠나면 당장 9∼10월로 예정된 국정감사(이하 국감)가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모 기업 대관은 “우리와 악연이 많았던 의원이 다른 상임위로 배정될 수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상임위를 옮기더라도 사안에 따라 겹칠 수 있지만, 그래도 이전보다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반색했다.

이처럼 당청이 당 대표 선출과 상임위원 배정에 교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지표 반등→지지율 상승→국정동력 회복→성공한 정부→정권재창출이라는 선순환을 이뤄내기 위함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과반을 넘으며 고공행진 중이다. 그러나 최근 4주만 놓고 보면 상황이 좋지 않다.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4주 동안 10%포인트가 하락했다. ▲민생·경제 악화 ▲북미관계 난항 등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국민의 심판으로 출범한 현 정부로서는 국민의 지지가 절대적인 국정운영 동력일 수밖에 없다. 문정부가 계획했던 바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남은 임기 4년간 과반 이상의 지지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반색하는 기업
“부담 줄었다”

문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경제지표를 어떻게 반등시키냐다. 최근 경제와 관련해 문정부 청와대가 우클릭을 하려는 모습도 떨어지는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함으로 읽힌다. 당내 경제 전략통으로 분류되는 A의원이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점, B·C·D의원을 국회 정무위서 다른 상임위로 배정하려는 점 모두 경제 지표를 반등시키길 원하는 당정청의 고심서 나온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국인 피랍 엠바고 진실공방

최근 리비아서 한국인이 피랍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지만, 우리 정부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엠바고(보도 시점을 결정하는 행위)를 걸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미국 <ABC뉴스>는 리비아 무장 괴한들이 타제르보 급수시설을 급습해 납치한 두 명 중 한 명이 한국인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대변인은 지난 9일 논평을 통해 “외신들이 지난 7일 리비아서 납치된 수급시설 기술자 중 한 명이 한국인이라고 보도했다. 리비아 당국 관계자가 전한 것이라고 출처까지 나왔다. 

국내서도 이 같은 외신보도가 나왔다”며 “현재 우리 정부는 한국인 납치 여부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다. 국내 네티즌과 리비아 파견 기술자 가족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심지어 정부서 엠바고를 건 것이 아니냐는 루머까지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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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