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권력재편 시나리오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6.11 11:04:45
  • 호수 11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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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내리고 수석 내리꽂나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청와대·정부부처 간 파워게임서 청와대가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6·13지방선거 이후 부분 개각을 예고한 가운데 관가에선 그 빈자리를 청와대 참모들이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공공연하게 나돈다. 하마평까지 나도는 상황. <일요시사>는 문재인정부 국정 운영 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청와대 참모들을 추적했다.
 

“부분 개각과 관련해 청와대와 이미 기초 협의를 했다.” 

유럽 순방 중이던 이 총리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서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 중 부분 개각이 목전에 왔음을 알렸다. 그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처의 장들을 교체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지방선거 후
개각 예고

관가와 정가 안팎서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는 장관들의 면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로 한차례 이상 문재인정부의 핵심 정책과 혼선을 빗은 경험이 있는 장관들이 0순위로 거론된다.

이번 개각을 통해 최소 2곳서 최대 5곳의 장관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장관이 공석인 농림축산식품부는 개각이 확실시 된다. 그 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장관, 강경화 외교부장관, 박상기 법무부장관, 조명균 통일부장관,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이 교체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번 개각은 새로운 정책동력을 찾는 ‘2기 내각’의 성격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지방선거 이후에 개각을 하려는 것일까. 이 총리는 유럽순방 중 부분 개각의 범위에 대해 “일 중심으로, 문제를 대처하고 관리하는 데 다른 방식이 필요하겠다는 경우에 제한적으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부처 업무추진 과정서 청와대와 불협화음을 냈거나 정책 혼선·대응 미흡 등으로 구설수에 오른 장관이 대상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사실상 책임을 물어 경질하는 모양새다. 위에 거론된 교체 대상 장관들도 모두 청와대와 한 차례 이상 갈등을 벌였던 인사들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은 최근 최저임금과 관련해 청와대와 갈등이 있었다. 김 부총리는 정부 내 유일한 ‘최저임금 속도 조절론자’다. 그는 2개월 전부터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고용에 부작용을 줄 수도 있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은 소득주도성장을 강조해왔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의 부작용은 추정일 뿐이며 오히려 그간 최저임금을 인상했을 때 나타난 실제효과를 보면 긍정적인 경우가 훨씬 많다는 입장이다.

김동연 패싱론
힘잃은 부총리

지난달 29일 청와대서 열린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를 계기로 ‘김동연 패싱론’이 급속히 확산됐다. 회의 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앞으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도해 관련 부처 장관들과 함께 경제 전반에 걸쳐 회의를 계속 개최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청와대가 경제사령탑인 김 부총리가 아닌 장 실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목희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서 “최저임금은 실증과 분석을 더 해봐야하기 때문에 김 부총리의 속도조절론 발언은 적절치 않다”며 “좀 더 객관적인 지표와 동향분석이 나오고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서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의 긍정적인 부분을 자신 있게 설명해야 한다”며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말해 홍 수석과 장 실장 등 청와대 참모들에게 확실히 힘을 실어줬다.
 

김동연 패싱론이 확산되자 청와대는 사후 약방문 격의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가 경제 전반에 걸친 권한을 기재부장관에게 줬기 때문에 경제부총리를 앉힌 것으로 그런 의미서 김 부총리가 컨트롤타워”라고 했다. 그러나 이 총리가 지방선거 이후 개각을 예고하면서 김동연 패싱론은 김동연 경질설로 확산됐다.

관가와 정가 안팎에서는 김 부총리의 뒤를 이어 장 실장이 경제사령탑을 맡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김동연 패싱론이 제기됐던 일련의 사태를 통해 장 실장의 소득주도성장론을 경제 정책 방향으로 설정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김 부총리는 소득 양극화 해소를 위한 회의를 열었는데 장 실장이 참석하지 않아 두 사람 간 갈등설까지 불거졌다.

이낙연 “부분 개각, 청와대와 협의”
2∼5곳 교체 전망, 나가는 장관 누구?

강경화 외교부장관 교체가 거론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이 그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 비핵화가 최대 이슈로 떠오른 상황서 현재의 평화무드를 만든 1등 공신을 외교부 수장으로 앉혀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를 이끌어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외교부 장관을 맡는 시나리오다.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국면서 강 장관의 존재감과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도 교체 가능성을 높이는 근거다. 강 장관은 취임 당시만 해도 유능한 외교전문가로서 주목받았지만, 1년 사이에 존재감이 약한 장관으로 전락했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서 주무 부처인 외교부는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청와대가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선 외교부 패싱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서 북미정상회담으로 넘어가는 과정서 이러한 패싱은 더욱 두드러졌다. 정 실장은 지난 3월 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으로 평양을 방문한 데 이어, 미국·중국·러시아 등을 돌며 북미정상회담의 발판을 만들었다. 


반면 강 장관은 정 실장에 비해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한때 북미정상회담이 돌연 취소됐던 상황서 외교 당국이 미리 사태를 예견하지 못했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게다가 최근 외교부는 강 장관이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갈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강경화 대신
정의용 앉히나

박상기 법무부장관 교체도 가능성이 높다. 박 장관은 올해 1월 기자간담회서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목표로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가 청와대가 진화에 나서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청와대는 “정부 차원서 조율된 방침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혼선이 발생한 것이다. 그 결과 여론은 더욱 악화되고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 당시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에 반대한다는 국민청원이 쇄도했다.

여당서도 박 장관의 대응에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 바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무부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언급에 대해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며 “이것만이 답일까, 아닐 듯하다”고 말했다.

서지현 검사 성추행 폭로 파문 때도 박 장관은 구설에 올랐다. 서 검사가 언론에 공개하기 앞서 박 장관에게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박 장관은 제대로 된 후속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법무부는 박 장관이 서 검사로부터 관련 이메일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가 입장을 바꿔 논란이 됐다. 박 장관은 당시 “서 검사에 대한 비난이나 공격, 폄하 등은 있을 수 없으며 그와 관련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적극 대처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논란은 불거진 후였다.
 

‘강원랜드 수사 외압의혹’으로 검찰 내부에 진실공방이 벌어졌을 당시에도 박 장관은 사안을 방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박 장관은 의혹과 관련해 “불필요한 논쟁이 빨리 정리되도록 하라”고 지시했지만 그가 수사 외압을 주장한 안미현 검사를 좌천시켰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됐다.

김동연→장하성 ‘문’과 철학 일치
강경화→정의용 비핵화 논공행상

박 장관이 교체된다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그 뒤를 이을 것이란 예상이 정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조 수석이 문재인정부 핵심 공약 중 하나인 검경 수사권 조정을 처음부터 진두지휘해왔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이달 중 결정할 예정이라 밝혔다. 검찰과 경찰이 지난달 31일 각각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내부 의견을 청와대에 제출했고 이를 토대로 청와대가 이달 중 최종 정부안을 발표한다는 것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최종 정부안이 발표되면 다음 수순은 정부안을 강력히 추진할 리더십을 세우는 작업이 필요하다. 조 수석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을 뿐 아니라 의지도 강해 강력한 차기 법무부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조 수석은 임명 당시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와 관련해 “수사권 조정 문제는 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라며 “그것(검경 수사권 조정)은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명균 통일부장관의 뒤를 이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임명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임 실장이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의 사례처럼 통일부장관을 거쳐 대권에 도전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시나리오다. 

그러나 통일부장관 교체는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이미 성사된 북측과의 고위급회담 등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위해 남측 대표로 나선 조 장관 교체가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박상기 대신
조국 대두

그 외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교체가 거론된다. 대입정책의 혼선을 불러왔다는 이유에서다. 김 부총리는 지난해 8월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을 1년 유예했으며, 지난 4월에는 대입제도 개편안에 대한 결정을 국가교육회의로 떠넘기는 듯 한 모습을 보였다. 

또 영어수업 금지 방침과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한 수시선발 방침을 뒤집는 등 혼선을 초래했다. 만약 이러한 혼선으로 인해 불거진 부정적 여론이 지방선거 표심으로 나타날 경우 김 부총리는 개각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청와대 참모 겨냥한 야당, 왜?

청와대 참모 교체를 요구하는 야당의 공세가 거세다. 자유한국당은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 바른미래당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민주평화당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향해 날을 세웠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경제파탄대책위원장은 지난 4일, 서민경제 2배 만들기 대책회의서 홍 수석을 겨냥해 “현실을 왜곡해 국민에게 설명하는 홍 수석은 대체 어느 별 사람인가”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종석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은 “얄팍한 말장난으로 정책의 성공을 주장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며 “잘못된 정책과 왜곡된 통계로 국민과 대통령을 오도한 경제수석은 책임지고 사퇴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은 장 실장이 포스코 회장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했다. 

김철근 대변인은 지난 4일 “인천 한 호텔서 포스코 전 회장들이 모인 가운데 장 실장의 뜻이라며 특정 인사를 포스코 회장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전임 회장들의 협조를 요청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평화당은 조 수석을 겨냥해 “부실검증으로 문재인정부 인사는 만사가 됐고 개헌안 발의 특강으로 개헌을 꼬이게 만든 장본인”이라며 “조 수석이 강단으로 돌아가는 것이 조국을 위한 길”이라고 밝혔다.

야당의 이러한 공세는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지방선거 이후 개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도 개편할지 주목된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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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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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