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 가부로 본 국회 계파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5.28 10:53:32
  • 호수 11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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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1년 만에…친문 방어선 무너졌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오랜 진통 끝에 ‘드루킹 특검법(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재석 국회의원 250인 중 찬성 183인, 반대 43인, 기권 24인. <일요시사>는 드루킹 특검 가부 명단을 토대로 각 의원들의 성향을 분석했다.
 

여야는 지난 21일 오전 국회 본회의를 열어 드루킹 특검법을 의결했다. 이로써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첫 특검이 확실시된다. 국회의장의 ‘서면 요청’이 특검의 첫 단추. 정세균 국회의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오는 29일 이후 바통을 넘겨받은 차기 의장이 문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문정부 출범
첫 특검 실시

그간 여야는 특검법안 상정을 두고 진통을 겪어왔다. 특검 규모와 수사 기간이 가장 큰 쟁점이었다. 4당(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국회의장실에 모여 협상을 벌였고, 결국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 사안에 따르면 특검 규모는 특별검사(이하 특검) 1명과 특검보 3인, 파견검사 13인, 특별수사관 35인, 파견공무원 35인 등 총 87명으로 구성된다. 수사 기간은 준비기일 20일을 포함해 수사기간 60일, 1회에 한해 연장기간 30일로 정했다.

특검 추천 방식은 야3당 교섭단체(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가 합의를 통해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4인 중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중 1명을 임명하게 했다.


수사 범위는 ▲드루킹 및 드루킹과 연관된 단체 회원 등이 저지른 불법 여론조작 행위 ▲상기 사건의 수사과정서 범죄 혐의자로 밝혀진 관련자들에 의한 불법행위 ▲드루킹의 불법자금과 관련된 행위 ▲상기 의혹 등과 관련한 수사과정서 인지된 관련사건 등이다.

재석 국회의원 250인 중 찬성 183인, 반대 43인, 기권 24인의 결과였다. 찬성한 183인에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원내 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골고루 포진해 있다.

반면 반대 43인은 모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다(강훈식, 권미혁, 김경협, 김두관, 김병기, 김병욱, 김종민, 김한정, 김현권, 민병두, 박광온, 박재호, 박정, 박찬대, 백재현, 서영교, 설훈, 소병훈, 손혜원, 송기헌, 심기준, 심재권, 안규백, 우상호, 원혜영, 위성곤, 유동수, 유승희, 유은혜, 윤후덕, 이석현, 이원욱, 이인영, 이재정, 이철희, 인재근, 정재호, 조승래, 조응천, 조정식, 표창원, 한정애, 홍의락). 이 중 상당수가 친문(친 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반대 43인
친문재인계

강훈식 의원은 자천타천 친문계 핵심이다. 같은 당 최민희 전 의원은 한 팟캐스트와의 인터뷰서 강 의원에 대해 “이 ‘훈남’은 진짜 결이 곧고, 재기발랄한 친문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대변인을 한 바 있다.

권미혁 의원은 박원순계로 분류되는 인물. 그러나 당내에서는 대선을 기점으로 민주당 주류에 합류했다는 평이 있다. 문재인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서 전략본부 부본부장으로 활약했다.

김경협 의원은 친노서 친문으로 발전한 주류 인사다. 


한때 자신의 SNS에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의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는 정당서 당연히 비노(비 노무현)는 당원 자격이 없다”며 “비노는 당원 자격이 없다. 새누리당원이 잘못 입당한 것이다. 새누리당 세작들이 당에 들어와 당을 붕괴시키려 하다가 들통났다”고 밝힌 바 있다.

김두관 의원은 원조 친노로 분류된다. 그러나 확실한 친문으로 분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김병기·손혜원·표창원 의원은 ‘문재인 키즈’로 불린다. 박근혜 탄핵 정국 당시 문 대통령이 국회 앞에서 무기한 장외연설에 나서자 김 의원은 “그 사람(문 대통령)의 그림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손 의원은 자신을 문재인 키즈로 직접 규정했다. 손 의원과 표 의원은 문 대통령이 민주당 당대표 시절 영입한 인사들이다.
 

김병욱 의원은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인물. 지난 대선 때는 문재인 캠프로 가지 않고 이재명 캠프를 선택해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김종민·정재호·조승래·한정애 의원은 범친노로 분류된다. 김한정 의원은 ‘영원한 DJ(김대중) 참모’로 불리며 동교동계의 막내로 정치권에 입문, 한때 비노계로 분류됐으나 최근 친문 성향으로 분류된다.

김현권·유동수 의원은 범친노 성향의 86그룹으로 친문계와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다. 민병두 의원은 당이 새정치민주연합이던 시절 친문과 비문이 계파갈등을 벌이자 중간지대서 ‘통합행동’을 결성했을 만큼 계파와 거리를 두는 행보를 보여왔다. 이번 6·13지방선거 국면서 친문 성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회 통과, 찬성 183, 반대 43
반대표 전원 민주당, 친문 다수

박광온 의원은 친문 핵심이다. 문재인 캠프서 미디어본부장 겸 수석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 박재호·조응천 의원은 친문 직계다. 박정 의원은 뚜렷한 성향이 없는 비노계로 통한다. 박찬대·조정식 의원은 손학규계로 분류된다. 백재현 의원은 범친노 성향의 정세균계로 지난 대선 경선서 안희정 캠프에 합류한 바 있다.

서영교·설훈 의원은 과거 범친노서 최근 범친문으로 분류된다. 소병훈·유승희·유은혜·인재근 의원은 고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정파그룹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에 속한다. 그 중 인 의원은 민평련계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 김 전 상임고문의 부인인 그는 남편과 함께 평생을 민주화 운동에 헌신해왔다. 민평련계는 당내 범주류·중도로 분류된다.

송기헌·심재권 의원은 계파색이 짙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심기준·윤후덕 의원은 대표적 친문 인사 중 한 명이다.

안규백·이원욱 의원은 정세균계로 범주류에 속한다. 우상호·이인영 의원은 86그룹의 대표다. 원혜영·위성곤 의원은 범친노 성향의 주류 측 인사다. 이석현 의원은 대표적인 비노계 인사다. 이재정 의원은 본인이 정서적으로 친문과 가깝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이철희 의원은 친문과 다소 거리가 먼 비주류로 분류되지만, 어떤 이들은 그를 친문 직계로 분류하기도 한다. 홍의락 의원은 대표적인 비노·비문계로 분류된다.

기권 24명
유승민도

야당과 특검법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던 우원식 전 원내대표, 홍영표 현 원내대표는 드루킹 특검법 통과에 찬성표를 던졌다. 강병원, 최인호, 김해영, 금태섭, 정춘숙, 김성수 의원 등 친문 직계로 분류되는 상당수의 의원들도 찬성표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기권표를 던진 24인의 국회의원들도 상당수가 민주당 의원이다(권칠승, 기동민, 김상희, 김태년, 남인순, 박범계, 박영선, 박주민, 박홍근, 백혜련, 서형수, 신경민, 신동근, 오영훈, 윤호중, 이종걸, 이학영, 전재수, 전해철, 전현희, 황희).
 

이들 중 김태년, 박주민, 서형수, 윤호중, 전재수, 전해철, 황희 의원 등이 친문 직계로 분류된다. 

그 외 권칠승·기동민·남인순·박범계·신경민·이학영 의원은 범친노 그룹으로, 김상희·백혜련 의원은 범친노 성향의 정세균계로, 박홍근 의원은 86그룹, 전현희 의원은 손학규계로, 이종걸 의원은 대표적 비문계로, 신동근·오영훈 의원은 계파 없음으로 알려진다.

박영선 의원은 과거 중도 성향 비주류 모임인 통합행동이었다가 최근 친문 측 성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바미당·정의당서 기권표가 나왔다는 점이다. 바미당 유승민 공동대표와 같은 당 이언주 의원,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기권을 했다.

유 공동대표는 지난 23일, 바미당 최고위원회의서 “지금의 특검법 수사 범위로 경찰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고, 대통령 최측근과의 연루 가능성을 수사할 수 있겠느냐”며 “애매한 특검법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기권했던 배경에 대해 언급했다.


기권 24인, 친문 직계 많아…
유승민·이언주·추혜선 왜?

그는 “김경수·송인배·백원우 이 사람들은 문 대통령과 24시간을 같이하고 생사고락을 같이하는 사람들”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최순실, 청와대3인방과 조금도 다를 바 없고 오히려 대통령과 더 가까운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미 통과됐기 때문에 특검은 임명될 것이고 특검 수사는 이뤄질 것”이라며 “특검이 만약 드루킹 사건에 대해 문 대통령과 그 최측근 민주당에 대해 면죄부만 주는 특검으로 끝난다면 이 범죄 자체는 결코 그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날을 세웠다.

드루킹 특검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특검법안은 국회 본회의 통과와 함께 곧바로 정부에 이송됐으며, 법제처는 당일 소관부처인 법무부에 공문을 보내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다. 
 

법무부로부터 회신을 받으면 법제처는 국무회의가 열리는 29일까지 그 내용을 확인·검토한 뒤 다른 모든 부처에 이를 공유하고 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한다.

6월 하순경
수사 시작

특검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국무회의서 법을 공포한 지 14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한다. 국무회의가 열리는 29일을 기준으로 산정하면 지방선거 전날인 다음달 12일이 특검 임명 마감시한이다. 

국회의장은 특검법이 공표되면 3일 이내에 대통령에게 특검 임명을 서면으로 요청한다. 대통령은 3일 이내에 한국당과 바미당 등 야당에게 서면으로 특검 추천을 의뢰하고, 야당은 대한변호사협회 등의 추천을 받아 5일 이내 2명의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 

대통령은 3일 이내에 2명 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하도록 돼있다. 특검이 임명되더라도 수사는 지방선거 이후인 6월 하순경에나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검이 통상적으로 팀을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하는 데 열흘가량이 소요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권성동 체포동의안 결과는?
극에 치닫는 국민 분노

자유한국당 염동열·홍문종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서 부결되면서 같은 당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안 결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홍문종·염동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서 부결됐다. 지난 21일 표결 결과 재석 국회의원 275인 중 찬성 129인, 반대 141인, 기권 2인, 무효 3인으로 집계됐다. 반대가 오히려 찬성을 앞선 상황이 벌어진 것.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들 중에서도 20명 이상이 반대표를 던진 결과였다.

의원들의 ‘제 식구 감싸기’에 국민들은 분노했다. 무기명 투표를 기명 투표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3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응답률 4.9%)에게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의 찬반 명단 공개 의견 물은 결과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명단 공개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두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을 비판하거나 재투표, 유기명투표, 불체포특권 폐지 등을 요구하는 글이 수없이 올라오고 있다.

국민들의 분노에 민주당은 사과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지난 23일 최고위원회의서 “국민께 송구하단 말씀을 드린다”며 “우리 안에 안일함과 게으름이 있었고 국민 분노의 회초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여소야대 장벽을 탓하지 않고 당내 규율을 강력히 잡겠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에 연루된 한국당 권성동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로 넘어갔다.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변화를 약속하면서 권 의원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국민들에게 사과하며 “지금 체포동의안은 국회 정상운영을 가로막는 아주 문제가 되는 사안이다. 가능한 제도적 방안을 강구하겠다. 불체포특권 무기명 방식 등이 (국민들의 상식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부족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체포동의안 기명 투표, 더 나아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는 방법을 시사한 것이다.

권 의원은 염 의원과 함께 강원랜드 채용비리 혐의를 받고 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은 지난 19일 업무방해, 제3자 뇌물수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된다. 표 단속을 예고한 민주당이 전원 찬성표를 던지고 권 의원과 같은 소속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전원 반대표를 던질 경우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표심에 따라 권 의원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권 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한 대통령의 결재가 한미정상회담으로 인해 미뤄져 6월 임시국회나 돼서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당초 권 의원 체포동의안은 지난 24일 소집된 본회의서 보고된 후 28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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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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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