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상실증’, 드라마 속 얘기만은 아니다

누구나 일상 기억상실 어느 정도 경험

모든 기억상실을 병으로 볼 수 있을까.

누구나 한 번쯤은 ‘일상의 기억상실’을 경험한 적이 있다. 모든 기억상실을 병으로 볼 수는 없으며 정상적 인생의 한 과정으로서 기억상실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정신 건강에 바람직하기 위해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은 희미해 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생활에 장애가 초래될 정도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에 따르면 기억상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심인성인 경우와 기질성인 경우다. 심인성인 경우에는 대개 기억의 재생에 장애가 있으며 기질성인 경우에는 기억의 과정 중 등록이나 저장에 장애가 있는 경우가 많다.

심인성 기억상실은 저장된 정보가 회상되지 않아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잃어버린 정보는 한 개인의 생활사 중 스트레스나 충격적인 사건에 대한 것이 일반적이나 때로는 하나의 사건뿐만 아니라 과거의 일정기간에 대한 기억까지도 상실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한 인격 주체성에 대한 기억상실이 있을 때에는 일반적인 정보의 기억은 존재하므로 새로운 정보의 학습 능력은 가능하다.
심인성 기억상실은 남자보다 여자에, 노년층보다는 청년층에 많으며 전쟁, 자연 재해, 배우자나 아동 학대 등의 충격적인 사건, 또는 고통스러운 감정 경험이나 심리적 갈등에 의하여 유발된다.

증상은 갑자기 발생하며 환자는 당황해 하거나 무감각할 수도 있다. 기억상실 기간 중 의식이 혼탁한 경우도 있으나 발병 전후에는 모두 정상적 의식을 갖는다.

유형별로는 국소적 기억상실이 가장 많으며 수시간에서 수일 동안의 짧은 기간의 사건에 대한 기억이 상실된 경우다. 전반적 기억상실은 전 생애를 전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며 선택적 기억상실은 짧은 기간 동안 일부의 사건에 대한 기억이 상실된 경우다.

기억상실에는 일차적, 이차적 이득이 있다. 예를 들면 사산한 산모의 기억상실은 고통스러운 감정에 대한 방어이며 전쟁에서 병상의 기억 상실은 전쟁터를 떠나려는 이득인 것이다.

발병과 회복은 급속히 이뤄지나 이차적 이득이 있을 경우에는 오래 지속되고 기억을 살리기 위해 약물을 사용하거나 최면요법을 사용해 도움을 줄 수 있다. 기억을 회복시킨 후에 정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기질성 기억상실은 기억상실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기질성 정신장애다. 치매나 섬망 같이 전반적인 인지 능력의 장애나 의식의 혼탁 없이 개인의 사회적 및 직업적 기능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단기 및 장기간의 기억상실을 나타낸다.

기억상실의 양상은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는 능력의 장애를 보이는 전행성 기억상실과 과거 경험의 회상이 어려운 후행성 기억상실이며 회상의 장애는 없다.

원인은 간뇌부위와 측두엽의 양측 손상을 일으키는 병리적 과정의 결과이고 특히 우성 대뇌반구의 손상이 중요시 된다. 만성 알코올 남용으로 인한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과 두부외상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다른 원인질환으로는 저산소증, 후뇌대동맥 경색증, 단순포진성 뇌염 등의 신경계 감염질환, 뇌종양, 외과수술 후 손상,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변성뇌질환 및 항불안제 등의 약물남용 등이다.

핵심증상은 근래 또는 과거의 상황에 대한 기억의 상실이다. 전행성 기억상실의 결과 최근에 일어나는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는 학습장애가 나타날 수 있고 과거의 경험을 회상 못하는 후행성 기억 상실로 개인의 사회적·직업적 활동 등의 일상생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

또한 기억상실증 이외에 다양한 정신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흔히 미묘한 성격의 변화로 감정의 둔마나 무감동, 자발성의 결여 또는 초조, 흥분, 일시적인 당황과 때로는 작화증을 보이기도 한다.

발병양상은 급성 또는 서서히 진행될 수도 있고 일과성 또는 지속적인 경과일 수도 있으며 그 결과 완전회복, 부분회복 혹은 불가역적인 진행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한편 노년기의 기억장애는 정상적인 노화과정과 연관된 고등 지능기능의 변화로 단지 실제 경험한 상황의 기억상실보다는 즉각적인 회상이 일시적으로는 어려우나 얼마 후에는 기억이 가능하다.

기억상실로 인한 현실적 결함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서적 안정을 도와주고 일상생활의 지도와 가능한 범위에서도 사회적응을 증진할 수 있는 재활치료 방법에 관한 상담과 정보제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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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