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보안’ 대통령경호처의 비밀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4.16 10:49:47
  • 호수 11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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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경호받는 박근혜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에 대한 경호 연장 건으로 대통령경호처(이하 경호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호처는 전현직 대통령과 그 가족을 경호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일요시사>는 이 여사에 대한 경호 연장 건을 포함해 독자들이 궁금해할 경호처의 업무들을 추려봤다.
 

경호처는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이 기존 대통령경호실을 개편해 현재의 명칭에 이르렀다. 개편 당시 장관급 실장이 차관급 처장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예전보다 힘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호처의 경호업무 대상은 ▲대통령과 그 가족 ▲대통령 당선인과 그 가족 ▲퇴임 후 10년 이내의 전직 대통령과 그 배우자 ▲대통령권한대행과 그 배우자 ▲대한민국을 방문하는 외국의 국가 원수 또는 행정수반과 그 배우자 ▲그 밖에 경호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국내외 요인 등이다.

2027년까지
박근혜 경호

경호처는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2027년 3월9일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경호한다. 박 전 대통령의 신변안전과 재산보호를 위한 경호다.

‘전직 대통령의 예우에 관한 법률’을 보면 탄핵된 대통령이라도 필요한 기간의 경호를 받을 수 있다. 

경호를 계속 지속하는 이유는 전직 대통령을 위해서 경호할 목적보다 전직 대통령이 적성단체·적성국(적으로 간주될 수 있거나 전쟁 법규상 공격·파괴·포획 따위의 가해행위를 할 수 있는 범위에 드는 단체 및 국가)에 납치돼 국익에 손해가 되는 일이 발생할 소지를 막기 위해서다. 


또 전직 대통령에게 원한을 품은 국내 민간인이나 단체로부터 암살의 우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최소한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박 전 대통령이 받는 경호가 여타 다른 전직 대통령이 받는 경호와 다른 점은 기간이다. 현행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은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에 대해 경호처가 퇴임 후 10년에 본인이 원할 시 추가로 5년을 더 경호하도록 하는 ‘10+5’다.
 

그러나 탄핵된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탄핵심판 선고일로부터 5년에 추가로 5년이 더해지는 ‘5+5’로 그 기간이 여타 대통령 및 배우자에 비해 5년이 적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일은 2017년 3월10일, 이 때문에 2027년 3월9일까지 경호처서 경호가 이뤄진다.

박 전 대통령 경호에 소요되는 예산은 경호처에 배정된 전체 예산서 집행된다. 경호처 관계자는 “(별도로 예산이 책정된 것이 아닌)전체 예산 중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가 차지하는 부분이 있다. 인원과 장비에 예산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경호기간 연장
박근혜도 해당

현재 박 전 대통령은 구속된 상태다. 앞서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박 전 대통령의 신변은 법원과 교정당국에 넘어가 있는 상태. 그렇다면 경호는 실질적으로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 것일까.

경호처 관계자는 “구체적인 말씀을 드릴 순 없다”면서도 “현재 신변 안전에 대해서는 법원과 교정당국서 하고 있어 (경호처가)지속적인 임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신변은 교정당국서 맡고 있지만, 거기에 따르는 신변안전에 대한 부대업무들이 있다. 이에 대해선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다. 그런 부대업무들을 경호처서 하고 있다”고 답했다.


경호 기간에 대해서는 “현행법에 따라 2027년에 (경호가)종료되는 게 맞다. (박 전 대통령이)교정당국에 수용돼있다고 해서 시간을 정지시키는 게 아닌 수용된 날까지 기간에 포함해 법이 정하는 날짜에 정확히 종료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변수는 존재한다. 최근 여야가 뜨거운 공방을 벌였던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 만료일은 2027년 3월9일서 5년이 추가된 2032년 3월9일까지가 된다. 

박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이희호 여사, 권양숙 여사, 이명박 전 대통령 등에 대한 경호 기간이 모두 5년씩 늘어난다.
 

이 때문에 일부 법학자들 사이에선 탄핵된 대통령에 대한 경호 기간 문제를 특별법으로 따로 제정해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모 대학 법학과 교수는 “탄핵된 대통령에 대해서는 특별법으로 경호 기간 연장을 막거나 다른 전직 대통령과 다르게 적용되도록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헌법서 말하는 탄핵 소추 요건은 대통령이 그 직무 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즉 대통령이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엄중한 범죄를 저질렀을 때 탄핵된다. 현행법서 규정하는 대통령 경호 기간보다 교정당국서 보내는 기간이 더 길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탄핵된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현행법의)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 경호처가 아닌 경찰이 탄핵된 대통령에 대한 경호를 맡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탄핵된 대통령도 ‘5+5’ 경호
이희호 경호 연장·박통도 해당

문재인정부는 지난해 10월20일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물론 올해 2월24일로 경호처 경호가 종료되는 이희호 여사에 대한 경호업무 기간을 연장하기 위함이었다.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의해 경호 기간이 만료되면 경호업무는 경호처서 경찰로 이관된다.

개정안이 발의될 당시 경호처는 경호기간 연장의 필요성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사생활 보호 차원서 경호기관 변경에 따른 불편을 사전에 방지 ▲경찰로 이관시 예산 및 담당기구의 준비, 경호 유관기관과의 협조 등에 애로사항 발생이 그것이다.

이러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해당 법률 개정안은 이 여사의 경호가 종료되는 지난 2월24일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바로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이 천안함 폭침의 주범으로 지목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과 관련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출석을 요구, 국회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가 파행을 맞았기 때문이다. 경호처의 소관 상임위가 바로 운영위다.

김성태 VS 임종석
발목 잡힌 개정안


이 여사 경호 종료일을 하루 앞둔 지난 2월23일, 운영위는 경호 연장을 골자로 한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임시회를 열었다. 당시 임시회 현장에는 이상붕 경호처 차장이 참석해 개정안 통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운영위원장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돌연 임 비서실장의 출석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김영철 참석에 따른 엄청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관 상임위에서 임 비서실장을 부르지 않는다는 것은 국회가 국민들을 위해서 할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임 비서실장은 오늘(지난 2월23일) 오후 4시에 운영위에 출석해 주실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한다. 그 부분은 위원장으로서 판단한다”고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운영위원들은 극렬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간사 간 합의도 없는데 (위원장)마음대로 하시면 되느냐”고 따졌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은 “국정 농단을 못하니 상임위 농단을 하고 있다”고 맞섰다. 

회의장은 단숨에 아수라장이 됐다. 참석한 이상붕 경호처 차장은 경호 연장과 관련해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돌아가야만 했다.

한 달여가 지나 해당 개정안은 우여곡절 끝에 운영위를 통과했다. 그러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서 다시 한 번 발목이 잡혔다. 법사위원인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일 경호처에 이희호 여사에 대한 경호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당일 입장문을 통해 “이 여사에 대한 경호처의 경호는 지난 2월24일로 종료됐다”며 “경호를 즉시 중단하고 경찰청에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나 경호를 계속할 근거는 될 수 없다”며 “4일까지 이 여사에 대한 경호를 중단하고 결과를 알려달라”고 밝했다. 

그는 “불응할 경우 형법상 직권남용과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형사 고발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법학자들 “특별법 제정 필요”
한국당 형평성 지적 “손명순은?”

이에 경호처는 개정안의 국회 부결에 대비해 경찰에 인수인계 절차를 밟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시에 법제처에 이 여사에 대한 경호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이 여사에 대한 경호 연장 건이 난상토론으로 이어지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경호처의 이 여사 경호와 관련해 “국회서 관련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까지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제4조 1항6호에 따라 이 여사를 경호할 수 있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제4조 1항6호에 따르면 경호처장이 그 밖에 경호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국내외 요인이 있으면 경호처서 해당 인물을 경호대상으로 규정할 수 있는 점을 거론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표명은 국회가 이 여사 경호 연장과 관련한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경호 연장 건은 문 대통령에 대한 공세로 비화됐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경호처서 웬일로 순순히 이 여사 경호를 경찰로 이관하나 했더니 문 대통령이 제동을 걸었다”며 “지금 정부는 법 해석도 다 대통령이 직접 하나보다”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 원내대표는 “현행법상 경호처장이 인정하는 국내 요인은 경호처가 경호할 수 있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미망인 손명순 여사는 경호처 경호 기간이 끝나 경찰 경호를 받고 있다”며 “손 여사에 대해서는 경호처 경호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해 경찰이 경호하고 있나”라고 형평성에 이의를 제기했다. 

현재 경호처의 경호 대상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 여사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반면 손 여사의 경호는 지난 2010년 개정 전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퇴임한 지 7년이 지난 2005년 2월 경호처의 전신인 대통령경호실서 경찰청으로 이관됐다.

청와대는 즉각 한국당 측의 형평성 지적에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두 분(이희호 여사, 손명순 여사)간 차별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 시기상의 문제”라며 “손 여사는 안 해드리고, 이 여사는 해드린다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커지는 불씨
양보 없는 여야

청와대 해명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은 이 여사 경호 연장 건에 대해 지속적인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당 일각에선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이 오는 6·13지방선거서 김대중정권 지지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유권해석까지 해가며 이 여사 경호를 경호처서 하도록 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이러한 여야의 공방은 향후 개정안이 상정되는 국회 본회의장서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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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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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