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보안’ 대통령경호처의 비밀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4.16 10:49:47
  • 호수 11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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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경호받는 박근혜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에 대한 경호 연장 건으로 대통령경호처(이하 경호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호처는 전현직 대통령과 그 가족을 경호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일요시사>는 이 여사에 대한 경호 연장 건을 포함해 독자들이 궁금해할 경호처의 업무들을 추려봤다.
 

경호처는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이 기존 대통령경호실을 개편해 현재의 명칭에 이르렀다. 개편 당시 장관급 실장이 차관급 처장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예전보다 힘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호처의 경호업무 대상은 ▲대통령과 그 가족 ▲대통령 당선인과 그 가족 ▲퇴임 후 10년 이내의 전직 대통령과 그 배우자 ▲대통령권한대행과 그 배우자 ▲대한민국을 방문하는 외국의 국가 원수 또는 행정수반과 그 배우자 ▲그 밖에 경호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국내외 요인 등이다.

2027년까지
박근혜 경호

경호처는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2027년 3월9일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경호한다. 박 전 대통령의 신변안전과 재산보호를 위한 경호다.

‘전직 대통령의 예우에 관한 법률’을 보면 탄핵된 대통령이라도 필요한 기간의 경호를 받을 수 있다. 

경호를 계속 지속하는 이유는 전직 대통령을 위해서 경호할 목적보다 전직 대통령이 적성단체·적성국(적으로 간주될 수 있거나 전쟁 법규상 공격·파괴·포획 따위의 가해행위를 할 수 있는 범위에 드는 단체 및 국가)에 납치돼 국익에 손해가 되는 일이 발생할 소지를 막기 위해서다. 

또 전직 대통령에게 원한을 품은 국내 민간인이나 단체로부터 암살의 우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최소한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박 전 대통령이 받는 경호가 여타 다른 전직 대통령이 받는 경호와 다른 점은 기간이다. 현행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은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에 대해 경호처가 퇴임 후 10년에 본인이 원할 시 추가로 5년을 더 경호하도록 하는 ‘10+5’다.
 

그러나 탄핵된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탄핵심판 선고일로부터 5년에 추가로 5년이 더해지는 ‘5+5’로 그 기간이 여타 대통령 및 배우자에 비해 5년이 적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일은 2017년 3월10일, 이 때문에 2027년 3월9일까지 경호처서 경호가 이뤄진다.

박 전 대통령 경호에 소요되는 예산은 경호처에 배정된 전체 예산서 집행된다. 경호처 관계자는 “(별도로 예산이 책정된 것이 아닌)전체 예산 중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가 차지하는 부분이 있다. 인원과 장비에 예산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경호기간 연장
박근혜도 해당

현재 박 전 대통령은 구속된 상태다. 앞서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박 전 대통령의 신변은 법원과 교정당국에 넘어가 있는 상태. 그렇다면 경호는 실질적으로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 것일까.

경호처 관계자는 “구체적인 말씀을 드릴 순 없다”면서도 “현재 신변 안전에 대해서는 법원과 교정당국서 하고 있어 (경호처가)지속적인 임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신변은 교정당국서 맡고 있지만, 거기에 따르는 신변안전에 대한 부대업무들이 있다. 이에 대해선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다. 그런 부대업무들을 경호처서 하고 있다”고 답했다.

경호 기간에 대해서는 “현행법에 따라 2027년에 (경호가)종료되는 게 맞다. (박 전 대통령이)교정당국에 수용돼있다고 해서 시간을 정지시키는 게 아닌 수용된 날까지 기간에 포함해 법이 정하는 날짜에 정확히 종료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변수는 존재한다. 최근 여야가 뜨거운 공방을 벌였던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 만료일은 2027년 3월9일서 5년이 추가된 2032년 3월9일까지가 된다. 

박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이희호 여사, 권양숙 여사, 이명박 전 대통령 등에 대한 경호 기간이 모두 5년씩 늘어난다.
 

이 때문에 일부 법학자들 사이에선 탄핵된 대통령에 대한 경호 기간 문제를 특별법으로 따로 제정해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모 대학 법학과 교수는 “탄핵된 대통령에 대해서는 특별법으로 경호 기간 연장을 막거나 다른 전직 대통령과 다르게 적용되도록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헌법서 말하는 탄핵 소추 요건은 대통령이 그 직무 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즉 대통령이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엄중한 범죄를 저질렀을 때 탄핵된다. 현행법서 규정하는 대통령 경호 기간보다 교정당국서 보내는 기간이 더 길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탄핵된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현행법의)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 경호처가 아닌 경찰이 탄핵된 대통령에 대한 경호를 맡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탄핵된 대통령도 ‘5+5’ 경호
이희호 경호 연장·박통도 해당

문재인정부는 지난해 10월20일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물론 올해 2월24일로 경호처 경호가 종료되는 이희호 여사에 대한 경호업무 기간을 연장하기 위함이었다.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의해 경호 기간이 만료되면 경호업무는 경호처서 경찰로 이관된다.

개정안이 발의될 당시 경호처는 경호기간 연장의 필요성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사생활 보호 차원서 경호기관 변경에 따른 불편을 사전에 방지 ▲경찰로 이관시 예산 및 담당기구의 준비, 경호 유관기관과의 협조 등에 애로사항 발생이 그것이다.

이러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해당 법률 개정안은 이 여사의 경호가 종료되는 지난 2월24일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바로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이 천안함 폭침의 주범으로 지목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과 관련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출석을 요구, 국회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가 파행을 맞았기 때문이다. 경호처의 소관 상임위가 바로 운영위다.

김성태 VS 임종석
발목 잡힌 개정안

이 여사 경호 종료일을 하루 앞둔 지난 2월23일, 운영위는 경호 연장을 골자로 한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임시회를 열었다. 당시 임시회 현장에는 이상붕 경호처 차장이 참석해 개정안 통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운영위원장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돌연 임 비서실장의 출석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김영철 참석에 따른 엄청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관 상임위에서 임 비서실장을 부르지 않는다는 것은 국회가 국민들을 위해서 할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임 비서실장은 오늘(지난 2월23일) 오후 4시에 운영위에 출석해 주실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한다. 그 부분은 위원장으로서 판단한다”고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운영위원들은 극렬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간사 간 합의도 없는데 (위원장)마음대로 하시면 되느냐”고 따졌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은 “국정 농단을 못하니 상임위 농단을 하고 있다”고 맞섰다. 

회의장은 단숨에 아수라장이 됐다. 참석한 이상붕 경호처 차장은 경호 연장과 관련해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돌아가야만 했다.

한 달여가 지나 해당 개정안은 우여곡절 끝에 운영위를 통과했다. 그러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서 다시 한 번 발목이 잡혔다. 법사위원인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일 경호처에 이희호 여사에 대한 경호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당일 입장문을 통해 “이 여사에 대한 경호처의 경호는 지난 2월24일로 종료됐다”며 “경호를 즉시 중단하고 경찰청에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나 경호를 계속할 근거는 될 수 없다”며 “4일까지 이 여사에 대한 경호를 중단하고 결과를 알려달라”고 밝했다. 

그는 “불응할 경우 형법상 직권남용과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형사 고발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법학자들 “특별법 제정 필요”
한국당 형평성 지적 “손명순은?”

이에 경호처는 개정안의 국회 부결에 대비해 경찰에 인수인계 절차를 밟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시에 법제처에 이 여사에 대한 경호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이 여사에 대한 경호 연장 건이 난상토론으로 이어지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경호처의 이 여사 경호와 관련해 “국회서 관련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까지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제4조 1항6호에 따라 이 여사를 경호할 수 있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제4조 1항6호에 따르면 경호처장이 그 밖에 경호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국내외 요인이 있으면 경호처서 해당 인물을 경호대상으로 규정할 수 있는 점을 거론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표명은 국회가 이 여사 경호 연장과 관련한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경호 연장 건은 문 대통령에 대한 공세로 비화됐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경호처서 웬일로 순순히 이 여사 경호를 경찰로 이관하나 했더니 문 대통령이 제동을 걸었다”며 “지금 정부는 법 해석도 다 대통령이 직접 하나보다”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 원내대표는 “현행법상 경호처장이 인정하는 국내 요인은 경호처가 경호할 수 있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미망인 손명순 여사는 경호처 경호 기간이 끝나 경찰 경호를 받고 있다”며 “손 여사에 대해서는 경호처 경호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해 경찰이 경호하고 있나”라고 형평성에 이의를 제기했다. 

현재 경호처의 경호 대상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 여사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반면 손 여사의 경호는 지난 2010년 개정 전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퇴임한 지 7년이 지난 2005년 2월 경호처의 전신인 대통령경호실서 경찰청으로 이관됐다.

청와대는 즉각 한국당 측의 형평성 지적에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두 분(이희호 여사, 손명순 여사)간 차별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 시기상의 문제”라며 “손 여사는 안 해드리고, 이 여사는 해드린다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커지는 불씨
양보 없는 여야

청와대 해명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은 이 여사 경호 연장 건에 대해 지속적인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당 일각에선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이 오는 6·13지방선거서 김대중정권 지지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유권해석까지 해가며 이 여사 경호를 경호처서 하도록 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이러한 여야의 공방은 향후 개정안이 상정되는 국회 본회의장서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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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