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팬 모으는 우즈의 부활

9년 만에… 황제의 귀환

온갖 구설수에도 골프계와 팬들의 관심은 타이거 우즈를 떠난 적이 없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이 지난달 19일 발표한 최근 20년간 스포츠계에서 우즈는 가장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한 선수 1위로도 평가됐다. 이렇듯 ‘골프계 대스타’ 우즈가 올해 들어 참가한 몇 개의 대회에서 연속 좋은 성적을 보이며 최고 2위까지 올랐다. 타이거 우즈의 부활은 골프 시청률과 티켓 판매 등 골프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우즈는 지난 1월26일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즈 골프클럽 남코스(파72 7698야드)에서 열린 파머스인슈어런스 오픈을 통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17-2018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와 보기를 4개씩 주고받으면서 이븐파 72타를 쳐서 순위를 16계단 끌어 올리며 공동 23위(3언더파 285타)로 마쳤다. 약 1년 만에 출전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식 대회에서 4라운드 모두를 소화함과 동시에 비교적 만족할 만한 성적까지 거둬 기대를 모았다.

지난 2월16일 열린 제네시스 오픈에서 컷탈락하면서 다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2월 23일 열린 PGA투어 혼다 클래식에서 4라운드 합계 이븐파 280타로 12위에 오르며 다시 살아났다. 혼다 클래식 3라운드에서는 보기 2개에 버디 3개를 묶어 1언더파 69타를 기록하며 오랜만에 60대 타수를 작성하기도 했다. 우즈가 최근 들어 60대 타수에 오른 것은 2015년 윈덤 챔피언십 3라운드 68타 이후 3년 만이다.

재기 시동…100위권 진입
‘의리남’라카바의 헌신

우즈는 혼다 클래식을 마친 뒤 고심 끝에 발스파 챔피언십과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 연속 출전을 결정했다. 당시 우즈는 “혼다 클래식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발스파 챔피언십과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까지 2주 연속 대회에 출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참가한 두 대회에서 우즈는 완전히 되살아난 ‘골프황제’의 모습을 보이며 골프팬들을 흥분시켰다. 3월9∼12일 미국 플로리다 주 팜 하버의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헤드 코스(파71)에서 열린 발스타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9언더파 275타를 기록하며 공동 2위에 오른 우즈는 세계 랭킹도 끌어올렸다. 혼다 클래식 388위에 이어 순식간에 149위까지 오르며 100위권 진입에 근접했다.


이어 우즈는 지난달 16일부터 나흘간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베이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89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기록하며 최종 합계 10언더파(278타)로 공동 5위에 올라 세계랭킹도 105위로 상승했다. 경기력 회복을 위해 2주 연속 대회 출전을 결정한 우즈의 생각이 주효했다. 

온갖 구설에도…

우즈가 필드의 호랑이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데에는 ‘의리남’ 라카바의 공도 컸다. 캐디 라카바는 우즈가 2014년 3월 허리수술과 함께 투어를 떠나 재활과 컴백을 반복한 지난 4년간 다른 선수들의 ‘러브 콜’을 거절하고 우즈를 기다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라카바는 1987년 켄 그린(미국)의 캐디로 출발해 1990년부터 20년간 프레드 커플스(미국)와 함께 1992년 마스터스 우승 등 12승을 올린 베테랑 캐디다. 

커플스가 2011년 챔피언스(시니어)투어에 진출하면서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젊은 선수를 찾아보라”고 배려하자 현재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을 잠시 맡아 디오픈 준우승과 더바클레이스 우승을 수확했다.

라카바가 우즈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11년 10월 프라이스닷컴에서였다. 우즈가 당시 어려운 처지였는데도 베테랑 캐디가 우즈의 손을 잡았다는 게 흥미롭다. 당시 우즈는 5월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에서 기권한 뒤 6월 US오픈과 7월 디오픈에는 아예 출전조차 못했다. 라카바가 ‘뜨는 해’ 존슨과 계약을 해지하고 ‘지는 해’ 우즈에 달려가자 주위에서 수군거리기도 했지만 라카바는 “타이거와 일하고 싶었다”는 단 한마디로 자신의 의사를 표했다.

어려운 시기를 함께 해 준 라카바와 함께 우즈는 다행히 12월 셰브론월드챌린지 우승으로 재기에 성공했고, 2012년 3승, 2013년에는 5승을 쓸어 담았다. 라카바의 도박이 적중한 셈이다. 라카바는 9승 보너스만 100만달러가 넘게 받았다. 

그러나 우즈의 부상이 2014년 다시 악화되었고 라카바는 곧바로 실업자 신세가 됐다. 우즈가 급여는 챙겨줬지만 특급캐디의 주 수입원인 우승 보너스(10%)를 기대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전성기 지나도 여전히 톱
경기 보러 구름관중 행렬

라카바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즈는 언제든 떠나도 좋다고 했지만 다른 선수의 백을 메는 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부상을 극복하고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 

우즈 역시 지난달 19일 끝난 PGA투어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 직후 “라카바는 경험이 많은데다가 긍정적”이라며 “특히 승부 근성이 강한 나와 딱 맞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골프황제’의 부활에 팬들의 반응도 폭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즈가 출전하는 대회의 시청률과 티켓 판매도 급등하면서 우즈가 출전하는 대회와 불참하는 대회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우즈가 최종라운드에서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친 PGA투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의 시청률은 전년 대비 136%나 폭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USA투데이>는 “우즈가 출전한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의 시청률이 3.6%를 기록했다. 이는 우즈가 출전하지 않았던 지난해 대회에 비해 136%나 폭등한 수치”라고 보도했다. 시청률을 집계한 미국의 NBC스포츠는 PGA투어 발스파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의 경우 우즈가 우승경쟁에 뛰어들자 시청률이 무려 5.1%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는 2015년 윈덤 챔피언십 이후 비메이저 대회로 최고 시청률이다. 우즈가 나오면 어떤 대회든 바로 메이저대회 이상의 관심을 끌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골프황제’우즈의 부활에 팬들도 열렬히 화답하고 있다. 우즈의 열렬한 팬인 ‘타이거마니아’도 코스에 돌아왔다. 경기 관람 티켓 판매도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구름관중을 몰고 다니고 있다. 타이거 마니아가 코스로 돌아왔다는 건 PGA투어의 인기에 엄청난 에너지가 보태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골프계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직은 세계랭킹 105위에 불과하지만 우즈는 쟁쟁한 세계 톱랭커들을 따돌리고 매 대회 우승후보에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우즈는 2019년 프레지던츠컵(호주 멜버른)에서 미국팀 단장을 맡아 인터내셔널팀의 어니 엘스(남아공)와 단장 라이벌전을 벌일 계획이다. 그가 단장을 맡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프레지던츠컵에서 처음 미국팀 부단장을 맡은 우즈는 올 가을 라이더컵에서도 부단장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열렬한 화답

PGA투어가 주최하는 프레지던츠컵은 미국프로골프협회(PG A 아메리카)가 주관하는 유럽과 미국의 대항전 라이더컵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1994년 창설 이후 미국의 일방적인 우위(10승 1무 1패)로 감소되고 있는 팬들의 관심을 ‘단장 우즈’ 카드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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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