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예비후보 ‘전과 기록 대공개’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3.19 10:37:01
  • 호수 11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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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음주운전…지울 수 없는 ‘빨간줄’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6·13지방선거가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들의 화려한 전과 이력이 주목받고 있다. ‘음주운전’ ‘절도’ ‘폭행’ ‘방화미수’ 등 다양한 죄명이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매 선거 때마다 정당은 매서운 검증을 약속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역시’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요시사>는 문제적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17개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은 총 68명(16일 기준). 그중 전과 이력이 있는 후보는 27명으로 39.7%에 이른다. 10명 중 4명꼴로 전과 이력이 있는 셈이다. 17개 지역 중 6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한 대구와 1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한 세종을 제외한 15개 지역에 1명 이상의 전과 이력자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39.7%가 전과
10명 중 4명꼴

서울시장 예비후보 중에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복당이 늦어지고 있는 정봉주 예비후보가 3건의 전과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 1983년 12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으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지만, 이듬해인 1984년 8월 특별사면복권됐다.

정 예비후보는 지난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BBK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 2011년 징역 1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정 예비후보는 이듬해인 2012년 12월 만기출소했다. 2013년 10월에는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위반으로 벌금 200만원을 냈다.


문재인정부는 지난해 12월 정 예비후보를 특별복권시켰다. 그는 2022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태였다. 정치적 길이 열린 정 예비후보는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민주당 복당을 신청했다. 그러나 2011년 기자 지망생인 A씨를 한 호텔 내 카페로 불러 키스를 시도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복당에 난항을 겪고 있다.

부산시장 예비후보 중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대표의 ‘복심’이라 불리는 한국당 이종혁 예비후보가 2건의 전과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 1992년 10월 도로교통법위반으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2003년 9월 음주운전을 저질러 또다시 벌금 100만원 처분을 받았다.

인천시장 예비후보 3명 중 2명이 전과 이력을 갖고 있다. 민주당 김교흥 인천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1986년 8월 소요(여러 사람이 모여 폭행이나 협박 또는 파괴 행위를 함으로써 공공질서를 문란하게 함. 또는 그런 행위)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정의당 김응호 예비후보는 지난 1997년 2월 공용물건손상,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 일반교통방해, 국가보안법위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화염병사용등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 병역법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복역하던 중 2000년 광복절 특사로 복권됐다. 

이후 2011년 3월 업무방해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8명의 광주시장 예비후보 중 50%인 4명이 1개 이상의 전과 이력을 소유하고 있다. 민주당 강기정 예비후보는 총 4건의 전과 이력을 갖고 있다.

지난 1985년 10월 현존자동차방화미수(사람이 현존하는 자동차에 불을 놓는 행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징역 7년, 자격정지 5년을 받았다. 


1988년 1월에는 현존건조물방화예비,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징역 1년, 자격정지 1년이 내려졌으나 그해 12월 특별사면복권됐다. 

국회의원 재직 시절인 2010년 6월에는 모욕, 공무집행방해, 상해, 재물손괴로 벌금 500만원형을 받았으며, 2012년 10월에는 공무집행방해, 상해로 벌금 1000만원을 물었다.

정치사범 대부분 사면복권
음주운전 1회 이상만 5명

민주당 최영호 예비후보, 정의당 나경채 예비후보, 민중당 윤민호 예비후보는 각각 1건의 전과 이력이 있다. 

최 예비후보는 지난 1987년 7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으로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2년을 받았으며 나 예비후보는 지난 2011년 5월 일반교통방해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윤 예비후보는 지난 2002년 12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 등)으로 징역 2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가 지난 2005년 광복절 때 사면됐다.
 

대전시장 예비후보 중에는 민주당 박영순 예비후보가 2건을 기록했다. 지난 1990년 7월 현존건조물방화미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화염병사용등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으로 징역 2년이 내려졌고, 1993년 3월 복권됐다. 

2001년 9월에는 근로기준법위반으로 벌금 150만원을 냈다.

한국당 박태우 예비후보는 지난 2008년 2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으로 벌금 200만원 처분을 받았고, 정의당 김미석 예비후보는 2015년 9월 일반교통방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선고가 내려졌다.

정의당 김윤기 예비후보는 지난 2003년 4월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용물건손상, 일반교통방해로 벌금 300만원, 2012년 6월 일반교통방해로 벌금 100만원 등 두 차례 벌금형을 받았다.

울산시장 예비후보 중에는 민주당 임동호 예비후보가 3건의 벌금형을 저질렀다. 지난 2004년 3월 건축법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2005년 2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원, 2018년 1월 정치자금법위반으로 벌금 250만원을 물었다.

민중당 김창현 예비후보는 4건의 전과와 3번의 특별사면을 받은 이력이 있다. 지난 1986년 10월 절도, 공문서위조및동행사로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가 1987년 7월 특별사면됐다. 


3개월 뒤인 그해 10월에는 국가보안법위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으로 징역 1년6월, 자격정지 1년6월을 받았고, 이듬해 12월 복권됐다. 1999년 5월 국가보안법위반(반국가단체의 구성 등),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 등), 국가보안법위반(회합·통신 등)으로 징역 2년, 자격정지 2년이 내려졌으나 이듬해 광복절 때 또 한 번 복권됐다. 

2005년 9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원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전과 이력 27명
14명 시장 출마

도지사 예비후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한 인사는 총 3명. 그중 2명이 전과 이력 소유자다. 한국당 박종희 예비후보는 지난 1993년 10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도로교통법위반으로 벌금 100만원형이 내려졌고, 2009년 2월 공직선거법위반으로 벌금 300만원을 물어 총 2건의 전과 이력을 갖고 있다.

민중당 홍성규 예비후보는 지난 1996년 12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 등)으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았으나 1999년 2월 특사로 복권됐다. 

2008년 9월에는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원을 냈다. 2008년 9월에는 특수공무집행방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으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2014년 11월에는 일반교통방해로 벌금 200만원, 2015년 2월에는 특수공무집행방해로 벌금 300만원 처분이 내려졌다.


자유한국당 김연식 강원도지사 예비후보는 지난 2007년 10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원 처분을 받았다.
 

충북도지사 예비후보 중에는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신용한 예비후보가 지난 2006년 4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으로 벌금 100만원을 낸 사실이 있다.

민주당 복기왕 충남도지사 예비후보는 2004년 12월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위반으로 벌금 200만원형을 받았고, 바미당 김용필 충남도지사 예비후보는 2012년 11월 도로교통법위반(사고 후 미조치)으로 벌금 300만원을 물었다.

전북도지사의 경우 정의당 권태홍 예비후보가 1988년 2월 공문서위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절도,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2년 처분을 받았으나, 1988년 12월 특별사면됐다. 2002년 1월에는 명예훼손으로 벌금 100만원을 냈다.

공직선거법 위반자도 도전
폭행·상해 가해자 수두룩

전남도지사 중에는 민중당 이성수 예비후보가 3건의 전과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1994년 9월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징역 1년을 살았고, 1999년 2월 특사로 복권됐다. 2007년 7월에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 등 상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으로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2010년 2월에는 특수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 등 폭행),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상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 재물손괴 등),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 등 상해) 등으로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3년이 내려졌다.

경북도지사 예비후보 중에는 민주당 오중기 예비후보, 정의당 박창호 예비후보가 각각 2건을 기록했다. 오 예비후보는 지난 1990년 1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6월 처분을 받고, 1993년 3월 특별복권됐다. 

지난해 2월에는 정당법위반으로 벌금 100만원형을 받았다.

박 예비후보는 지난 1990년 7월 공무집행방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으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1996년 8월에는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처분이 내려졌다.

경남도지사 예비후보 중에는 민주당 권민호 예비후보, 한국당 안홍준 예비후보가 각각 1건의 전과 이력이 있다. 권 예비후보는 지난 2003년 10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원, 안 예비후보는 지난해 7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으로 벌금 150만원 처분을 받았다.

6명의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중에서는 민주당 박희수 예비후보가 기록한 1건이 유일했다. 지난 2001년 5월, 법원은 그에게 공무집행방해와 상해로 벌금 100만원형을 내렸다.

이번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상습 음주운전자를 경선서 배제한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서 광역단체장 및 국회의원에 출마하려는 후보자가 2003년 2월13일 이후 3회의 음주운전 경력이 있으면 배제한다고 발표했다. 

한국당도 성폭력 가해자, 상습 음주운전자는 공천서 배제한다고 공언했다.

도지사 13명
전과 기록해

여야는 송곳 검증을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검증망이 제대로 작동될지는 미지수다. 앞서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음주운전 전력자를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전력자가 많아 결국 없던 일로 하는 해프닝이 벌어진 바 있다. 각 당이 어느 때보다 도덕성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몇 명이나 ‘공천 바늘구멍’을 통과할지 주목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한국당 부산지역 기초단체장 집중 해부
‘홍심’ 잡는 사람 누구?

자유한국당이 부산 지역 16개 구·군 기초단체장 공천 신청을 받은 결과 동구·영도구·강서구·사상구 등 4곳에서 단수 신청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삼석 현 동구청장은 동구에 단수 신청하면서 연임의 길이 열렸다. 1950년생인 그는 동의대 대학원서 행정학을 전공했다. 부산교통공사 상임감사와 부산시의회 부의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영도구에는 황보승희 부산시의원이 단수 신청했다. 1976년생으로 신라대 교육대학원서 영어교육 전공으로 석사을 취득했으며 앞서 영도구의회 의원을 지낸 바 있다.

강서구에는 이종환 전 시의원이 도전한다. 1960년생인 그는 동아대 대학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강서지역발전연구소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사상구는 송숙희 현 구청장이 연임에 도전한다. 1959년생으로 부산대 대학원 사회복지학 박사과정 수료한 그는 시의원을 역임하다 사상구청장으로 당선된 후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이 3선 도전이다.

경선, 단수추천, 우선추천…
22∼26일 선정해 관리위 보고

이들 4개 기초단체에서는 경선 없이 단수 신청자가 최종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나머지 지역에서는 경쟁이 불가피하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연제구는 이해동 시의원을 비롯해 주석수 연제구의원, 오순곤 전 시의원, 김지곤 지방분권부산협의회 위원, 안재권 시의원 등 5명이 이름을 올렸다.

부산진구에는 김영욱 시의원, 박수용 부산진문화원장, 조현수 전 청와대 비서관, 황규필 전 원내 행정국장 등 4명이 신청해 경쟁을 벌인다.

남구, 북구, 해운대구, 중구, 동래구에는 각 3명이 신청을 마쳤다. 

치열한 당내 경쟁이 예상되는 남구에는 박재본·이희철 시의원과 김선길 전 시의원이 신청했다. 북구에는 황재관 현 구청장을 비롯해 손상용 시의원, 조성호 전 부산시행정자치국장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해운대에는 백선기 현 구청장, 강무길 시의원, 이상윤 전 한국행정학회 이사 등 3명이 이름을 올렸다.

그외 서구(공한수 시의원, 여태현 송도신협 이사장), 금정구(김영기 전 부산시인재개발원장, 원정희 현 구청장), 수영구(강성태 전 시의원, 한선심 전일의료재단 이사장), 기장군(권우문 부경대 겸임교수, 정동만 시의원)에는 각 2명이 한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부산지역 기초단체장 접수자는 총 38명(남 34명, 여 4명)으로 2.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당의 공천 방식은 경선과 단수추천, 우선추천 등 크게 세 가지다. 각 지역의 사정에 따라 한 가지 방식을 택하지만, 경선은 최대한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당은 우선추천지역은 22일, 단수추천지역은 26일까지 선정해 중앙당 공천관리위에 보고토록 시·도당 공관위에 지시한 상태다. 우선·단수추천지역의 공천 권한은 중앙당 공관위가 가진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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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