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김정은’ 3차 남북정상회담 신중론 막전막후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3.12 10:21:21
  • 호수 11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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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가 일본에 달렸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평창동계올림픽(평창올림픽)을 시작으로 북한을 빠르게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는 모습이다. 1박2일의 방북 일정을 마친 대북특별사절단(이하 특사단)은 유의미한 성과를 안고 귀국했다. 특사단은 4월 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미 대화도 진척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을 둘러싼 열강에선 여전히 북한의 태도에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두 정상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개회식과 폐회식을 계기로 방남했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고위급 대표단 방문을 언급하며 “김여정 특사의 답방형식으로 대북 특사를 조만간 파견할 계획”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밝혔다.

북 왔으니
우리도 간다

두 정상은 남북 대화의 진전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남북 대화의 모멘텀을 한반도 비핵화로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간다는 것이다.

당시 한미 정상 간 통화는 여느 때와는 다른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정상통화가 북한 핵실험 및 미사일 도발, 그에 따른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면 당시 정상통화는 북한의 도발이 없는 상태서 진행됐다는 점이 달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 파견 방침에 힘을 실어줬다. 

김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번 대북특사가 북한의 2차례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 과정서 남북 간의 논의를 더 풍성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남북 간의 대화와 교류협력이 활성화될수록 신뢰를 기반으로 한 남북과 북미 간 문제 해결은 더 수월해진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시간을 지체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지난 4일 특사단 명단과 일정을 발표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장 등 5명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실무진 5명을 포함한 총 10명은 지난 5일 오후 특별기 편으로 출발했다.

윤영찬 수석은 당시 춘추관 브리핑서 “특사단은 5일 오후 특별기 편으로 서해직항로를 통해 방북한 뒤 1박2일간 평양에 머물며 북측 고위급 관계자들과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대화에 나설 예정”이라며 “특사단은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여건 조성, 남북 교류 활성화 등 남북관계 개선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석 특사로 대북 특사단을 이끌게 된 정 실장은 방북 전 결의를 다졌다. 

춘추관서 그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간 대화와 관계개선의 흐름을 살려서 한반도 비핵화와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대통령의 확고한 뜻과 의지를 분명히 전달할 것”이라며 “아울러 이를 위해 남북 대화는 물론 북한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다양한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한 방안들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협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 원장을 포함한 이번 특사단은 남북문제에 관해 풍부한 경험과 높은 식견을 갖추고 있는 인사로 구성됐다”며 “특사단이 소기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특사단 6개 선물보따리 들고 복귀
문 “합의 차질 없이 이행” 강조

마지막으로 “나와 모든 특사단원은 이번 방북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 국내외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각오가 무색하지 않게 특사단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유의미한 성과를 이뤄냈다. 정 실장은 지난 5일 저녁 조선노동당 본관 진달래관서 이뤄진 만찬장을 통해 김 위원장과 접견하며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우리 측 특사와 만나 “수뇌상봉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뜻을 전해 들으시고 의견을 교환하셨으며 만족한 합의를 보셨다”며 “최고령도자 동지는 해당 부문에서 이와 관련한 실무적 조치들을 속히 취할 데 대한 강령적인 지시를 주셨다”고 만족할 만한 성과가 있음을 암시했다.

이는 김 제1부부장이 지난달 10일 청와대서 문 대통령에게 “빠른 시일 내에 평양서 뵀으면 좋겠다”고 남북정상회담을 시사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 더욱 주목받았다. 당시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친서를 전달하며 “문 대통령을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하신 시간에 북을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는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달한 바 있다.
 

예상대로 특사단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들고 귀국했다. 정 실장은 귀국일인 지난 7일 오후 춘추관서 방북 성과 브리핑을 열어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구체적 실무협의를 진행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특사단은 남북 정상간 핫라인(Hot Line)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첫 통화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이뤄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사단은 북한 측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보였다고 전했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북측은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했다”며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측은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도발을 재개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3차 정상회담
특사단 성과

북측은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했다. 또 남북 간 대화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차원서 남측 태권도시범단과 예술단을 평양으로 초청했다. 

정 실장은 브리핑 말미에 “정부는 이번 특사단의 방북이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의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한다”며 “앞으로 북한과의 실무 협의 등을 통해 이번에 합의된 사안들을 이행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 의지를 공식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핵화의 목표는 선대의 유훈”이라며 “(그러한) 선대의 유훈에 변함이 없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미북관계 정상화도 논의할 용의가 있다”며 “북미대화의 의제로 비핵화도 논의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의지를 지난 6일 특사단과의 접견 자리서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이하 한미훈련)에 대해서도 진일보된 반응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4월부터 (한미훈련이) 예년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며 “그러나 한반도 정세가 안정적으로 진입하면 한미훈련이 조절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특사단의 성과에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특사단 방북 성과를 보고받은 자리서 만족감을 드러내며 “남북간 합의 내용을 차질 없이 이행하라”고 정 실장에게 지시했다.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특사단이 짧지만 꽉 찬 평양 일정은 마무리했다”며 “대화는 미사일보다 강했다. 대화가 꽁꽁 얼어붙은 남북의 길을 텄고 대화가 일촉즉발의 한반도를 비핵화의 길로 인도했다. 한반도 평화로 가는 획기적인 돌파구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특사단은 방북 성과를 가지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은 백악관 주요 인사들을 만나 김 위원장이 밝힌 구체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북한의 대화 의지와 비핵화 구상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1일 귀국한 정 실장은 중국과 러시아, 서 원장은 일본을 각각 방문해 방북 결과를 설명한다. 한반도 주요 4개국을 방문하며 북미대화 여건 조성과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한 국제 사회 지지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남북 교류로
분위기 이어

그중 미국은 북한의 대화 의지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동의하면 북한은 핵과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고 핵과 재래식 무기 전반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특사단의 성과에 대해 “북한이 긍정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비핵화 언급에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확신한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수년 만에 모든 관련 당사자들이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남북·미북 관계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북한의 대화 의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몇가지 불안요소도 상존하는 상태다. 특히 북한의 태도에 대한 일본의 부정적 반응이 미북 대화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일본은 대화의 장에 나오려는 북한에 대해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우리 정부의 특사단을 파견에 대해 “과거의 대화가 비핵화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북한에)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특사단이 김 위원장과 만찬을 가진 데 대해 “북한이 열심히 ‘미소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에 눈길을 빼앗기지 말고 확실히 비핵화로 향한 일보를 내딛기를 바란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교도통신>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대북 압력 강화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해당 언론에 따르면 특사단이 방북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귀환하기 전 아베 총리는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면서 여러 국가와 연계해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측의 이 같은 반응은 북한의 비핵화 진의를 아직까지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서 원장의 방일을 앞두고 한국 정부로부터 특사단의 방북 결과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일본이 대북 압박정책 유지를 우선시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대북 대화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정보 교류의 폭과 깊이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었다.

떨떠름한 ‘일’, 미일 공조 강화
비핵화 침묵하는 ‘북’ 언론 왜?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에 의해 미북 대화의 불씨가 사그러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때마침 일본은 대북 압력을 근간으로 하는 미일 공조를 더욱 강화하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이던 가와이 가쓰유키 일본 자민당 총재 외교특별보좌는 지난 6일(현지시각), 일본 기자들에게 “북한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약속이 필요하다는 일본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라”는 아베 총리의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을 밝혔다. 

다음날 아침 스가 장관도 기자회견에서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계속 되풀이하며 미일 간 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신중론은 과거 북한이 보여줬던 태도 변화와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는 북한 언론의 미심쩍은 태도에 기인한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과거 북한이 여러번 핵포기를 말했지만 결과적으로 핵개발을 그만두지 않았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도쿄신문>은 지난 8일, 북한 언론이 김 위원장의 ‘비핵화’ 발언에 대해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신문은 오히려 북한 언론이 거꾸로 핵전력의 강화를 정당화하는 주장을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진행되는 한미훈련도 갑작스런 상황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김 위원장이 한미훈련에 대해 이해한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이전까지 북한의 행동을 고려한다면 북한 측이 갑자기 입장을 변화할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게 중론이다.

일 딴지에
훈풍 흔들?

이와 함께 미국의 입장도 고려할 부분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고위관리는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와 관련한 최소한의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의사를 한국의 특사단에 밝혔다는 내용을 한국 정부로부터 전해 들었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은 미군철수와 같은 불필요한 언급을 하며 예전의 태도와 변함없다는 모습도 함께 보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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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