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중앙당 계파 대해부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3.05 10:22:45
  • 호수 11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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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친박·친홍 모여 결자해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이 6·13지방선거 체제로 전격 전환했다. 공천 작업을 담당할 핵심 기구인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를 출범시켰다. 지역 시도당도 공관위 구성에 착수하는 등 중앙당에 발맞춰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앙당은 비공개 최고위를 통해 공석 중인 당협위원장도 새로 선임했다. 당의 큰 어른인 상임 고문도 새로 추가했다. 그러나 이번에 선임된 인사들 중 대부분이 과거 이명박·박근혜정권 당시 활동했던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바람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당은 중앙당 공관위를 이끌어갈 수장으로 홍문표 사무총장을 위촉했다. 홍 사무총장은 당내 대표적인 친홍(친 홍준표)계 인사로 꼽힌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 새누리당을 탈당, 바른정당에 합류했다가 대선 직전 홍준표 대표의 부름에 응답해 홍준표 당시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며 한국당에 돌아왔다. 복당 후에는 당 사무처의 인사권을 가진 당내 서열 4위 요직을 맡아 활동 중이다. 

친홍 인사가
공관위원장에

친홍 성향이 강한 인사가 공관위원장으로 위촉됐다는 점은 정치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관위는 후보의 자격을 심사하고, 공천의 방식을 결정하는 등의 일을 한다. 친홍계가 향후 공천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될 것이란 점을 예상해볼 수 있다. 홍 사무총장의 과거 언행을 보면 이는 섣부른 관측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앞서 홍 대표가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으로 확정되자 셀프 입성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을 의식한 듯 홍 대표는 “대구를 근거지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지, 향후 총선에 출마를 하겠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홍 사무총장이 나서 “홍 대표가 (총선에)출마하고 안 하고는 대구 시민들의 손에 달려있다”며 “대표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해 총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당으로부터 제명당한 류여해 전 최고위원은 지난 1월25일 자신의 SNS에 “내가 홍준표, 홍문표 두 형제(?)를 업무방해로 고소한 사건이 남부지검에 접수됐고 담당 검사가 영등포경찰서에 수사 지휘해 2월16일까지 지휘 받도록 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와 홍 사무총장을 같은 ‘형제’로 규정한 것이다. 앞서 류 전 최고위원은 최고위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직원들을 동원해 막은 행위가 형법 제314조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며 두 사람을 고소한 바 있다.

홍 사무총장과 함께 이번에 공관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표적인 보수 성향의 학자다. 앞서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한나라당 시절에는 참정치운동본부 공동본부장이였으며, 새누리당 시절에는 18대 대통령후보 경선관리위원을 맡아 활동했다. 

박근혜정부 시절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하는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지지하는 교수 모임’의 일원이기도 했다.
 

이후 류 교수는 한국당 혁신위원장에 올랐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과 관련해 내놓은 입장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7월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실패했다는 것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박 전 대통령이 실제 저지른 잘못보다 너무 과한 정치적 보복을 당한 것 아니냐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해 9월에는 “2016년 4월 총선 공천 실패부터 2017년 5월 대선 패배에 이르기까지 국정 운영 실패와 정치적 책임을 물어 박 전 대통령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해야 한다”면서도 “동시에 전직 대통령으로서 받아야 할 최소한의 예우는 물론, 자연인으로서 인권침해 없이 공정한 재판을 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당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국민 전체가 (박 전 대통령을 예우)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낳았다.

류 교수는 혁신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 친박(친 박근혜) 청산에 앞장섰다. 혁신위는 박 전 대통령뿐 아니라 친박 좌장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자진 탈당을 권유, 윤리위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을 의결하는 데 단초 역할을 했다.

류 교수의 이 같은 행보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분노를 샀다. 급기야 지난해 10월26일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38주기 추도식서 지지자들에 의해 쫓겨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지자들은 추도식 행사장에 참석한 류 교수에게 몰려가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 “박근혜가 박정희 딸이다. 네가 박근혜를 죽였다. 집으로 꺼져라” 등 거친 욕설을 쏟아냈다. 일부 지지자들은 류 교수의 옷을 잡아당기고 태극기로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 

류 교수는 사복 경찰관의 보호를 받으며 현장서 물러나야 했다.

친박→친홍
계파 옮겨

공관위 간사로 임명된 김명연 의원은 친박 인사였다. 대통령 탄핵 후 폐족 위기에 몰렸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친박계가 지난 2016년 12월11일 결성한 모임인 ‘혁신과통합보수연합’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해당 모임은 친박 핵심 서청원·최경환 의원이 주도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의원은 온건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는 실제로 당내 계파 갈등이 일어날 때마다 자중을 요구해왔다. 지난해 1월 이정현 당시 대표가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할 당시 그의 결정을 높이 평가하며 친박-비박 갈등을 멈춰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홍준표 체제에 들어와서 당 지도부의 신임을 얻고 있다. 한국당이 발표한 전국 당협위원장에 대한 당무감사 결과서 김 의원은 전체 조사 대상자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한국당 수석대변인으로 활동하던 그는 지난해 7월부터 전략기획부총장을 맡아 활동 중이다. 

최근 한국당은 지방선거에 대비해 김 의원을 중앙당 공관위 간사, 지방선거기획본부장으로 임명했다.

공관위원으로 임명된 4명 중 한 명인 이우승 변호사는 홍 대표와 인연이 깊다.

홍 대표의 고려대 후배이자 사법연수원 동기다.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로 당시 환자들이 경남도지사였던 홍 대표를 상대로 냈던 진주의료원 폐업처분 무효 소송서 홍 대표 측 변호를 전담했다. 이 때문에 이 변호사는 대표적인 친홍계 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류 교수와 함께 한국당 혁신위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공관위원으로 합류한 최봉실 한국복지장애인총연합회 상임대표는 박근혜정부 때 실시된 20대 총선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였다. 이후 지난해 1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서 새누리당 중앙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 위원으로 임명돼 활동했다. 인명진표 윤리위는 친박 핵심에 대한 인적청산 작업을 벌인 바 있다.

공관위 출범, 친홍계 주축
인물 재활용…신선함 없어

이인실 변리사도 공관위원으로 합류했다. 20대 총선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신청자였던 그는 당에서 당무감사위원으로 활동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이하 조강특위) 위원으로 임명된 이력이 있다.

조강특위는 지난해 12월 개편 당시 홍 대표 사당화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임명된 원·내외 인사들이 홍 대표 측근들로 채워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당의 지역구 재정비 작업은 전적으로 홍 대표의 의지대로 관철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왔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조강특위 개편에 대해 “한국당은 홍준표의 사당이 됐다”며 회의장을 뛰쳐나간 바 있다. 지난 당무감사를 통해 서울 서초갑 당협위원장직이 박탈된 류여해 당시 최고위원도 반발 차원서 회의장에 나타났다가 입장이 거부당한 뒤 눈물을 흘리며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 변리사가 몸담았던 조강특위는 홍 대표의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 ‘셀프 임명’ 사태와 관련이 있다. 조강특위는 지난 1월, 홍 대표에 대한 면접심사 후 그의 당협위원장 선임안을 확정했다. 당시 면접심사 전부터 당내에선 “어떻게 현직 당 대표를 면접서 떨어뜨릴 수 있겠느냐”며 면접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친이 인사도
MB와 손잡나

최근 한국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서 경북 상주·의성·군위·청송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된 박영문 전 KBS 미디어 사장도 박근혜정부 때 실시된 20대 총선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 명단서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당시 해당 지역 경선에 참여했지만 경선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불참을 선언한 후 비례대표 신청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최고위는 당 상임고문으로 최근 입당한 이재오·최병국 전 늘푸른한국당 공동대표를 위촉했다. 두 사람은 대표적인 친이(친 이명박)계 인사로 유명하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다스 실 소유주와 국정원 특수활동비(이하 특활비) 수수 의혹 등으로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한국당과 손을 잡은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재오 전 대표는 명실상부한 MB맨이다. 지난 15대 총선서 원내에 진입한 그는 19대까지 내리 5선을 지냈다. 이 전 대통령 시절에는 특임장관을 지내며 MB정부 후반기 명실상부한 실세 장관으로 이름을 높였다. 박근혜정부 당시 20대 총선서 공천에 탈락한 뒤 새누리당을 탈당, 늘푸른한국당을 창당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다수의 매체를 통해 수사의 부당함을 호소한 바 있다. 국정원 특활비 수수 의혹과 관련해선 “상식적으로 봤을 때 (수사가)석연치 않다”며 “내가 특임장관 할 때 (이 전 대통령이) ‘청와대의 운영은 청와대 돈으로 해야지 일체 어떤 외부로부터 돈 받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한 번 들었다”고 말해 국정원 특활비 수수 의혹을 전면 반박했다.

그는 “문재인정권이 자꾸 이 전 대통령을 잡아가려고 하면 전쟁”이라며 강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당 입당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이 전 대통령을 표적으로 삼아 짜맞추기식 기획을 한다”며 “표적을 만들어놓고 처벌하는 건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박’ 정권 비례대표 신청자도
이재오·최병국 친이계 고문

이 전 대표와 함께 늘푸른한국당 공동대표였던 최병국 전 의원도 친이계로 분류된다. 16·17·18대 총선서 내리 3선을 한 최 전 의원은 국회 법사위원장, 정보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당의 중추 역할을 해왔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박 전 대통령 체제의 새누리당서 비박계로 분류돼 공천서 고배를 마신 뒤 이 전 대표와 함께 늘푸른한국당을 창당, 공동대표를 지낸 바 있다. 앞서 공천 탈락 직후 기자회견서 “공천을 받지 못한 이유는 내가 MB정부를 창출하는 선봉이었고, (이명박 전)대통령을 도왔기 때문”이라며 노골적으로 공천 결과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홍 대표와 투톱을 이루는 김성태 원내대표는 친무(김무성)계서 친홍계로 거듭난 인물이다. 전국정보통신노조 위원장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 등을 지낸 그는 한국당 내 대표적 노동계 인사로 꼽힌다. 

정치권 입문 후 한국당 김무성 전 대표와 정치적 행보를 함께하며 대표적인 친무계로 분류됐다.
 

지난해 1월 새누리당을 탈당한 비박계 의원 33명 중 한 명이었으며, 바른정당을 창당해 사무총장을 지내는 등 핵심 역할을 했다. 지난해 5월 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 대표의 설득으로 한국당으로 돌아와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이 같은 이유로 당내에선 김 원내대표를 친홍계로 분류한다.

당 최고의결기구인 최고위는 친박계 김태흠 최고위원, 친홍계 염동열·이재영 최고위원으로 구성돼있다. 그중 김 최고위원은 홍 대표가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된 것과 관련해 “당협위원장은 맡되 총선은 불출마하겠다는 위장복을 입고 기어이 텃밭에 셀프 입성했다”며 홍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홍준표로
대동단결?

한국당 김현아 의원에 대한 징계 해제 건과 관련해서는 “우리 당 원내지도부서 김 의원에 대한 징계를 슬그머니 풀어주려고 한다”며 “이는 당의 체계를 붕괴시킴은 물론 당원들의 자존심을 깔아뭉개는 일이므로 결사반대 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 의원은 탄핵 정국 당시 바른정당행을 추진했다가 비례대표인 탓에 무산된 바 있다. 이에 새누리당 윤리위는 지난해 1월, 김 의원을 ‘해당행위자’로 규정, 당원권 정지 3년의 징계를 내렸다. 최근 한국당 비공개 최고위서 김 의원에 대한 징계 해제를 의결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홍준표 ‘또’ 헛발질 전말
근로시간 단축 국회는 예외?

법정 근로시간을 주당 68시간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지난달 28일 본회의에서 통과된 가운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이를 따를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2일 여의도 당사서 확대당직자회의를 연 홍 대표는 “정치인들은 52시간 근로 제한, 그런 거 없다”며, 노동자 출신인 김성태 원내대표에게 “그렇죠?”라고 물어 긍정 답변을 끌어냈다. 

이어 “정치인들은 근로시간 단축이 없다. 필요하면 밤샘해야 한다. 정치인은 집에 있어도 세상일 고민하고 해법을 찾는 시간이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이 별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 두고
사실 다른 말실수 뒷말

그러면서 “(당무서)52시간 근로 준수한다는 말이 사무처서 안 나오게 하라고 했는데, 노조서 결의했나”라고 사무처 측에 물었고 다시 긍정 답변을 들었다. 그러자 홍 대표는 “오늘부터 철야로 지방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압승할 수 있도록 하자”고 거듭 당부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관계 파악이 잘못된 발언이다. 근로시간 52시간 단축이 가장 빠르게 시행되는 시기는 지방선거가 끝난 뒤인 올 7월1일부터다. 지방선거 기간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다. 노동자인 사무처 직원을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서 예외로 두려는 홍 대표의 인식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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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