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중앙당 계파 대해부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3.05 10:22:45
  • 호수 11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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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친박·친홍 모여 결자해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이 6·13지방선거 체제로 전격 전환했다. 공천 작업을 담당할 핵심 기구인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를 출범시켰다. 지역 시도당도 공관위 구성에 착수하는 등 중앙당에 발맞춰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앙당은 비공개 최고위를 통해 공석 중인 당협위원장도 새로 선임했다. 당의 큰 어른인 상임 고문도 새로 추가했다. 그러나 이번에 선임된 인사들 중 대부분이 과거 이명박·박근혜정권 당시 활동했던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바람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당은 중앙당 공관위를 이끌어갈 수장으로 홍문표 사무총장을 위촉했다. 홍 사무총장은 당내 대표적인 친홍(친 홍준표)계 인사로 꼽힌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 새누리당을 탈당, 바른정당에 합류했다가 대선 직전 홍준표 대표의 부름에 응답해 홍준표 당시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며 한국당에 돌아왔다. 복당 후에는 당 사무처의 인사권을 가진 당내 서열 4위 요직을 맡아 활동 중이다. 

친홍 인사가
공관위원장에

친홍 성향이 강한 인사가 공관위원장으로 위촉됐다는 점은 정치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관위는 후보의 자격을 심사하고, 공천의 방식을 결정하는 등의 일을 한다. 친홍계가 향후 공천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될 것이란 점을 예상해볼 수 있다. 홍 사무총장의 과거 언행을 보면 이는 섣부른 관측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앞서 홍 대표가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으로 확정되자 셀프 입성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을 의식한 듯 홍 대표는 “대구를 근거지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지, 향후 총선에 출마를 하겠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홍 사무총장이 나서 “홍 대표가 (총선에)출마하고 안 하고는 대구 시민들의 손에 달려있다”며 “대표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해 총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당으로부터 제명당한 류여해 전 최고위원은 지난 1월25일 자신의 SNS에 “내가 홍준표, 홍문표 두 형제(?)를 업무방해로 고소한 사건이 남부지검에 접수됐고 담당 검사가 영등포경찰서에 수사 지휘해 2월16일까지 지휘 받도록 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와 홍 사무총장을 같은 ‘형제’로 규정한 것이다. 앞서 류 전 최고위원은 최고위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직원들을 동원해 막은 행위가 형법 제314조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며 두 사람을 고소한 바 있다.

홍 사무총장과 함께 이번에 공관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표적인 보수 성향의 학자다. 앞서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한나라당 시절에는 참정치운동본부 공동본부장이였으며, 새누리당 시절에는 18대 대통령후보 경선관리위원을 맡아 활동했다. 

박근혜정부 시절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하는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지지하는 교수 모임’의 일원이기도 했다.
 

이후 류 교수는 한국당 혁신위원장에 올랐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과 관련해 내놓은 입장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7월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실패했다는 것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박 전 대통령이 실제 저지른 잘못보다 너무 과한 정치적 보복을 당한 것 아니냐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해 9월에는 “2016년 4월 총선 공천 실패부터 2017년 5월 대선 패배에 이르기까지 국정 운영 실패와 정치적 책임을 물어 박 전 대통령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해야 한다”면서도 “동시에 전직 대통령으로서 받아야 할 최소한의 예우는 물론, 자연인으로서 인권침해 없이 공정한 재판을 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당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국민 전체가 (박 전 대통령을 예우)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낳았다.


류 교수는 혁신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 친박(친 박근혜) 청산에 앞장섰다. 혁신위는 박 전 대통령뿐 아니라 친박 좌장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자진 탈당을 권유, 윤리위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을 의결하는 데 단초 역할을 했다.

류 교수의 이 같은 행보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분노를 샀다. 급기야 지난해 10월26일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38주기 추도식서 지지자들에 의해 쫓겨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지자들은 추도식 행사장에 참석한 류 교수에게 몰려가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 “박근혜가 박정희 딸이다. 네가 박근혜를 죽였다. 집으로 꺼져라” 등 거친 욕설을 쏟아냈다. 일부 지지자들은 류 교수의 옷을 잡아당기고 태극기로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 

류 교수는 사복 경찰관의 보호를 받으며 현장서 물러나야 했다.

친박→친홍
계파 옮겨

공관위 간사로 임명된 김명연 의원은 친박 인사였다. 대통령 탄핵 후 폐족 위기에 몰렸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친박계가 지난 2016년 12월11일 결성한 모임인 ‘혁신과통합보수연합’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해당 모임은 친박 핵심 서청원·최경환 의원이 주도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의원은 온건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는 실제로 당내 계파 갈등이 일어날 때마다 자중을 요구해왔다. 지난해 1월 이정현 당시 대표가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할 당시 그의 결정을 높이 평가하며 친박-비박 갈등을 멈춰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홍준표 체제에 들어와서 당 지도부의 신임을 얻고 있다. 한국당이 발표한 전국 당협위원장에 대한 당무감사 결과서 김 의원은 전체 조사 대상자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한국당 수석대변인으로 활동하던 그는 지난해 7월부터 전략기획부총장을 맡아 활동 중이다. 

최근 한국당은 지방선거에 대비해 김 의원을 중앙당 공관위 간사, 지방선거기획본부장으로 임명했다.

공관위원으로 임명된 4명 중 한 명인 이우승 변호사는 홍 대표와 인연이 깊다.

홍 대표의 고려대 후배이자 사법연수원 동기다.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로 당시 환자들이 경남도지사였던 홍 대표를 상대로 냈던 진주의료원 폐업처분 무효 소송서 홍 대표 측 변호를 전담했다. 이 때문에 이 변호사는 대표적인 친홍계 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류 교수와 함께 한국당 혁신위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공관위원으로 합류한 최봉실 한국복지장애인총연합회 상임대표는 박근혜정부 때 실시된 20대 총선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였다. 이후 지난해 1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서 새누리당 중앙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 위원으로 임명돼 활동했다. 인명진표 윤리위는 친박 핵심에 대한 인적청산 작업을 벌인 바 있다.


공관위 출범, 친홍계 주축
인물 재활용…신선함 없어

이인실 변리사도 공관위원으로 합류했다. 20대 총선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신청자였던 그는 당에서 당무감사위원으로 활동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이하 조강특위) 위원으로 임명된 이력이 있다.

조강특위는 지난해 12월 개편 당시 홍 대표 사당화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임명된 원·내외 인사들이 홍 대표 측근들로 채워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당의 지역구 재정비 작업은 전적으로 홍 대표의 의지대로 관철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왔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조강특위 개편에 대해 “한국당은 홍준표의 사당이 됐다”며 회의장을 뛰쳐나간 바 있다. 지난 당무감사를 통해 서울 서초갑 당협위원장직이 박탈된 류여해 당시 최고위원도 반발 차원서 회의장에 나타났다가 입장이 거부당한 뒤 눈물을 흘리며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 변리사가 몸담았던 조강특위는 홍 대표의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 ‘셀프 임명’ 사태와 관련이 있다. 조강특위는 지난 1월, 홍 대표에 대한 면접심사 후 그의 당협위원장 선임안을 확정했다. 당시 면접심사 전부터 당내에선 “어떻게 현직 당 대표를 면접서 떨어뜨릴 수 있겠느냐”며 면접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친이 인사도
MB와 손잡나


최근 한국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서 경북 상주·의성·군위·청송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된 박영문 전 KBS 미디어 사장도 박근혜정부 때 실시된 20대 총선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 명단서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당시 해당 지역 경선에 참여했지만 경선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불참을 선언한 후 비례대표 신청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최고위는 당 상임고문으로 최근 입당한 이재오·최병국 전 늘푸른한국당 공동대표를 위촉했다. 두 사람은 대표적인 친이(친 이명박)계 인사로 유명하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다스 실 소유주와 국정원 특수활동비(이하 특활비) 수수 의혹 등으로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한국당과 손을 잡은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재오 전 대표는 명실상부한 MB맨이다. 지난 15대 총선서 원내에 진입한 그는 19대까지 내리 5선을 지냈다. 이 전 대통령 시절에는 특임장관을 지내며 MB정부 후반기 명실상부한 실세 장관으로 이름을 높였다. 박근혜정부 당시 20대 총선서 공천에 탈락한 뒤 새누리당을 탈당, 늘푸른한국당을 창당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다수의 매체를 통해 수사의 부당함을 호소한 바 있다. 국정원 특활비 수수 의혹과 관련해선 “상식적으로 봤을 때 (수사가)석연치 않다”며 “내가 특임장관 할 때 (이 전 대통령이) ‘청와대의 운영은 청와대 돈으로 해야지 일체 어떤 외부로부터 돈 받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한 번 들었다”고 말해 국정원 특활비 수수 의혹을 전면 반박했다.

그는 “문재인정권이 자꾸 이 전 대통령을 잡아가려고 하면 전쟁”이라며 강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당 입당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이 전 대통령을 표적으로 삼아 짜맞추기식 기획을 한다”며 “표적을 만들어놓고 처벌하는 건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박’ 정권 비례대표 신청자도
이재오·최병국 친이계 고문

이 전 대표와 함께 늘푸른한국당 공동대표였던 최병국 전 의원도 친이계로 분류된다. 16·17·18대 총선서 내리 3선을 한 최 전 의원은 국회 법사위원장, 정보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당의 중추 역할을 해왔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박 전 대통령 체제의 새누리당서 비박계로 분류돼 공천서 고배를 마신 뒤 이 전 대표와 함께 늘푸른한국당을 창당, 공동대표를 지낸 바 있다. 앞서 공천 탈락 직후 기자회견서 “공천을 받지 못한 이유는 내가 MB정부를 창출하는 선봉이었고, (이명박 전)대통령을 도왔기 때문”이라며 노골적으로 공천 결과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홍 대표와 투톱을 이루는 김성태 원내대표는 친무(김무성)계서 친홍계로 거듭난 인물이다. 전국정보통신노조 위원장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 등을 지낸 그는 한국당 내 대표적 노동계 인사로 꼽힌다. 

정치권 입문 후 한국당 김무성 전 대표와 정치적 행보를 함께하며 대표적인 친무계로 분류됐다.
 

지난해 1월 새누리당을 탈당한 비박계 의원 33명 중 한 명이었으며, 바른정당을 창당해 사무총장을 지내는 등 핵심 역할을 했다. 지난해 5월 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 대표의 설득으로 한국당으로 돌아와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이 같은 이유로 당내에선 김 원내대표를 친홍계로 분류한다.

당 최고의결기구인 최고위는 친박계 김태흠 최고위원, 친홍계 염동열·이재영 최고위원으로 구성돼있다. 그중 김 최고위원은 홍 대표가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된 것과 관련해 “당협위원장은 맡되 총선은 불출마하겠다는 위장복을 입고 기어이 텃밭에 셀프 입성했다”며 홍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홍준표로
대동단결?

한국당 김현아 의원에 대한 징계 해제 건과 관련해서는 “우리 당 원내지도부서 김 의원에 대한 징계를 슬그머니 풀어주려고 한다”며 “이는 당의 체계를 붕괴시킴은 물론 당원들의 자존심을 깔아뭉개는 일이므로 결사반대 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 의원은 탄핵 정국 당시 바른정당행을 추진했다가 비례대표인 탓에 무산된 바 있다. 이에 새누리당 윤리위는 지난해 1월, 김 의원을 ‘해당행위자’로 규정, 당원권 정지 3년의 징계를 내렸다. 최근 한국당 비공개 최고위서 김 의원에 대한 징계 해제를 의결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홍준표 ‘또’ 헛발질 전말
근로시간 단축 국회는 예외?

법정 근로시간을 주당 68시간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지난달 28일 본회의에서 통과된 가운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이를 따를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2일 여의도 당사서 확대당직자회의를 연 홍 대표는 “정치인들은 52시간 근로 제한, 그런 거 없다”며, 노동자 출신인 김성태 원내대표에게 “그렇죠?”라고 물어 긍정 답변을 끌어냈다. 

이어 “정치인들은 근로시간 단축이 없다. 필요하면 밤샘해야 한다. 정치인은 집에 있어도 세상일 고민하고 해법을 찾는 시간이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이 별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 두고
사실 다른 말실수 뒷말

그러면서 “(당무서)52시간 근로 준수한다는 말이 사무처서 안 나오게 하라고 했는데, 노조서 결의했나”라고 사무처 측에 물었고 다시 긍정 답변을 들었다. 그러자 홍 대표는 “오늘부터 철야로 지방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압승할 수 있도록 하자”고 거듭 당부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관계 파악이 잘못된 발언이다. 근로시간 52시간 단축이 가장 빠르게 시행되는 시기는 지방선거가 끝난 뒤인 올 7월1일부터다. 지방선거 기간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다. 노동자인 사무처 직원을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서 예외로 두려는 홍 대표의 인식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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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