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포빌딩 BH 문건 미스터리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2.05 10:51:01
  • 호수 11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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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MB-BBK 삼각 커넥션 ‘뇌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검찰이 지난달 31일 영포빌딩 내 다스가 임대해 사용했던 사무실과 창고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한 달 새 같은 건물에 세 번째 압수수색이다. 앞서 첫 번째와 달리 두 번째, 세 번째 압수수색서 상당히 유의미한 증거를 확보했을 것이란 게 법조계 안팎의 시선이다. 다스 실소유주를 밝히는 수사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첫 번째 압수수색은 서울동부지검 수사팀이 실시했다. 수사팀은 지난달 11일 경북 경주시 소재 다스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쳤다. 이때 이명박 전 대통령 소유였던 서울 서초동 영포빌딩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영포빌딩에는 다스 서울지사가 위치해 있다. 동부지검은 다스가 횡령 등으로 조성한 비자금 120억원의 실체를 쫓고 있다.

세 번의 압색
실소유주 아른

첫 번째 압수수색의 핵심은 비자금 의혹과 관련된 주요 인물들 주거지였다. 동부지검은 다스 경리직원 조모씨와 돈을 함께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협력업체 경리 담당 이모씨, 김성우 전 다스 사장, 권승호 전 다스 전무의 집을 수색했다.

다스 120억원 횡령 수사의 핵심은 비자금 조성의 주체가 회사 차원이었는지, 아니면 개인 횡령이었는지 여부다. 당시 동부지검 수사팀은 계좌 자료와 디지털 자료 등을 최우선으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부지검 수사팀은 청계재단과 다스 협력업체 등은 아직 압수수색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120억원 비자금이 수사의 중심이기 때문에 (협력업체나 청계재단 등의 이야기는) 멀리 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영포빌딩 지하 2층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동부지검이 다스 120억원 횡령 사건을, 중앙지검은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파헤치는 투트랙 수사를 진행 중이다.

영포빌딩은 이 전 대통령의 재산기탁으로 설립된 청계재단의 소유 건물이다. 다스는 이 빌딩 지상 2층과 지하 2층 일부를 사무실과 창고로 임대해 사용했다. 다스가 영포빌딩 지하 2층을 비밀창고로 사용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검찰이 해당 창고를 전격 압수수색한 것이다.

당시 중앙지검 수사팀은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문건 다수를 확보했다. ‘BBK 금융거래 정보’ ‘BBK 관련 현안보고’가 대표적이다. 해당 문건에는 ‘2007년 6월20일’이라는 날짜가 적힌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는 한나라당 대선 경선서 이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때였다. 이 과정서 박 전 대통령은 BBK, 다스 실 소유주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해당 문건은 BBK 의혹 제기에 대응하기 위해 당시 경선캠프 내부서 만들어진 문건으로 보인다.

비밀창고서
문건 발견

그 외에도 다수의 석연찮은 문건들이 발견됐다. ‘PJ 진술조서’는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의 진술조서로 추정된다. 그는 대선 경선 당시 BBK 의혹 대응팀장, 이 전 대통령의 청와대 입성 후에는 ‘MB(이명박)의 집사’로 불리며 살림살이를 도맡았던 인물이다. 

또 다스가 BBK 투자금 140억원을 회수하는 과정에도 이름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검찰은 LKe뱅크 관련 회계 서류와 공문도 입수했다. 문건의 작성 시점은 2000년과 2001년. 이는 LKe뱅크 설립, 다스의 BBK 투자, BBK 주가조작 사건이 있었던 시기와 일치한다. LKe뱅크는 이 전 대통과 김경준 씨가 공동 설립한 회사다. 

해당 문건이 BBK 특검팀의 수사 결과를 뒤집는 결정적 물증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정호영 전 특검은 지난 2008년 ‘BBK 사건’을 수사할 당시 다스 경리팀 직원 조모씨의 횡령을 개인 비리로 판단해 수사 결과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검찰이 발견한 문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작성된 청와대 문건 다수가 비밀창고서 발견됐다. 다스가 임대해 사용하던 창고서 청와대 문건이 나왔다는 점은 다스 실소유주를 쫓는 중앙지검 수사팀에 결정적 증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다스 지하창고서 발견된 자료들에 대해 “(청와대)문건은 거기 있으면 안 되는 자료”라며 “청와대나 그 관계자들과 무관하다고 주장되는 다스 창고에 그런 자료가 보관돼있다는 자체가 증거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압색만 세 차례…탈탈 털어
다스 실소유주 수사 급물살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최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영포빌딩의 다스 지하창고서 이 전 대통령 당시 청와대의 국정 관련 문서들이 무더기로 발견돼 의혹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며 “얽히고설킨 연결고리가 말해주듯 이제 다스가 누구의 것인지는 명약관화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이 전 대통령의 주장대로 본인이 다스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 다스 지하창고서 청와대 문건이 나온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나. 이게 바로 다스 실소유주에 대한 명백한 증거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청와대 문건이 창고서 보관되고 있던 경위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발견된 문건들이 청와대 문건이라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실수로 다스 창고에 청와대 문건이 보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고의성이 없다는 게 이 전 대통령 측 주장이다.

하지만 ‘실수’라는 해명으로는 상황을 무마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가 고의로 해당 문건을 다스 측에 맡겼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청와대 보안상 내부 파일이나 문건이 실수로 외부로 반출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대통령 퇴임 후에는 해당 문건들 모두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최씨가 공식 발표되기도 전 박근혜 당시 대통령 연설문과 청와대 회의 자료를 미리 받아본 것에서 시작됐다. 이전 사례를 통해 국민들은 청와대 문건 외부 반출이 심각한 국정농단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만약 이 전 대통령 측 누군가가 문건을 빼돌렸다면 그 자체로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은 대통령기록물을 무단으로 은닉 또는 유출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2013년 퇴임을 기준으로 한다면 공소시효는 오는 2020년까지다. 추가로 직권남용 및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될 수 있다.

BH 문건이
왜 거기서?

김현 대변인은 “대통령기록물인 청와대 문건이 지하창고서 무더기로 발견된 것은 그 자체가 심각한 국정농단 사건”이라며 “이렇게 심증과 물증이 분명한데도 이 전 대통령 측은 ‘실수로 섞여 들어간 것 같다’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아무리 대충 둘러대는 말이라고 해도 성의 있게 말을 만들어야지, 실수라는 말로 어물쩍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중앙지검 수사팀은 다스 실소유주 의혹과 별도로 이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의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도 동시에 진행할 방침이다. 수사팀은 최근 압수한 청와대 문건의 증거능력 인정을 위해 추가로 법원에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앞서 청와대 문건을 발견한 두 번째 압수수색이 다스와 관련된 쪽에 한해 영장이 발부됐던 만큼, 입수한 압수물은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이에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별도 영장을 받음으로써 검찰은 압수물의 증거능력 논란을 미연에 차단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청와대 문건을 증거로 채택하려는 검찰의 움직임에 즉각 대응하고 나섰다. 변호사를 통해 “(청와대 문건을)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관해달라”며 검찰에 공문을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 측이 향후 청와대 문건이 다스와 이 전 대통령의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을 자인하면서까지 청와대 문건들을 대통령기록관으로 넘기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이 전 대통령과 다스와의 관계, 또는 당시 청와대가 다스의 BBK 투자금 반환 과정에 개입한 사실을 보여주는 문건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 추가
시효 눈앞, 추가 압색 가능성↑

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달 31일 영포빌딩에 대한 세 번째 압수수색을 벌였다. 같은 빌딩이지만 장소는 달랐다. 앞서 두 번째 압수수색 장소였던 비밀창고 외 또 다른 지하창고가 대상이었다. 

검찰은 최근 수사 과정서 지하에 또 다른 창고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서 수사팀은 추가적으로 다스 관련 서류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확보한 압수물은 이 전 대통령의 과거 국회의원, 서울시장 시절 문서 및 자료로, 다스 자회사에 대한 투자 내용이나 2007년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재판 관련 문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건에는 ‘다스 실소유주가 이 후보(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가 아니라는 주장을 입증해야 한다’ ‘진술 말고 서류로 뒷받침해달라는 것이 검사의 입장’이라고 쓰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외에도 이 전 대통령이 지난 1996년 총선 직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을 당시 재판기록과 2002년 서울시장 선거 과정서 측근들이 재판에 넘겨졌을 때 대응 방안 등이 압수물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재판기록과 검찰 수사 정황이 담긴 문건이 발견되면서 추가적인 압수수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직권남용
비밀누설

청와대 문건은 향후 이 전 대통령 측에 ‘뇌관’으로 작용할 공산이 커 보인다. 2011년 다스가 BBK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140억원을 돌려받는 과정서 이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가 권력기관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이 전 대통령 역시 직권남용 혐의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스 비자금 조성 의혹의 공소시효는 오는 21일까지지만, 직권남용 혐의는 공소시효가 7년이다. 또 대통령 재임기간(2008년 2월25일∼2013년 2월24일)은 공소시효가 멈추기 때문에 아직 처벌 기한이 남아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MB-문통 ‘평창휴전’ 막전막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는 9일 개막 예정인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가키로 확정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최근 이 전 대통령 측 대치동 사무실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 명의의 초청장을 전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에 참석하겠다고 확답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과 한 수석의 면담은 2분여 공개발언을 포함해 20여 분간 이뤄졌다. 공개발언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추운데 오느라 고생했다”며 한 수석을 맞은 뒤 봉투에 담긴 초청장을 직접 열어보고 “문 대통령께서 진정 어린 말씀으로 초대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잠시 동안의 휴전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수사를 진행 중인 검찰은 그를 평창올림픽 폐막 이후 소환조사하기로 내부 방침을 굳혔다. 올림픽 직후 이 전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서는 그림이 그려진다.

자신을 겨냥한 수사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줄곧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해왔다. 포토라인 앞에서도 이러한 주장은 변함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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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