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성장하는 아시아 골프시장

헤게모니 장악해가는 비주류

지난해 열린 LPGA 무대 33개 대회 중 15개 우승컵 주인이 한국 선수였다. 한국 선수들은 절반에 가까운 승수를 쌓으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 외에도 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간, 세계여자골프 랭킹 1위에 올라있는 중국의 펑산산까지 아시아 선수들의 활약이 대단하다. 이에 맞춰 아시아 기업이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는 대회가 11개에서 14개로 늘어나고 남자골프계 역시 베트남투어가 창설되는 등 아시아투어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201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34개 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2017년 33개 대회에서 1개 늘어난 수치지만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국가대항전 UL 인터내셔널을 포함한 것이라 사실상 대회 수는 변함이 없다.

괄목상대

기존 3개 대회가 없어지고 새로운 대회 3개가 신설되는데 아시아 기업이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한다. 한국의 제약회사 휴젤과 유소연을 후원하는 화장품 기업 엘앤피코스메틱 그리고 확정적이지 않은 중국 기업이 새로운 스폰서로 대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PGA투어 34개 대회 중 14개의 대회를 아시아 기업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게 됨으로서 43%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10년 전인 2008년에는 아시아 기업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대회가 7개뿐이었는데 10년 만에 거의 두 배로 증가한 것이다.

아시아 기업들의 후원이 활발해진 것은 3년 전부터 한국,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마케팅에 몰두해온 LPGA 성장 전략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올해 한국기업이 스폰서를 맡은 대회는 기아클래식, 롯데챔피언십, 볼빅챔피언십,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등 4개에다가 휴젤과 엘앤피코스메틱이 여는 2개의 대회로 6개가 된다. 지난해에는 열렸으나 대회 일정 조정 때문에 2018년에 열리지 못하는 맥케이슨 뉴질랜드 여자오픈은 2019년 시즌엔 다시 열릴 예정이라 2019년에는 한국 기업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는 대회가 7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다음으로는 일본이 4개 대회를 후원한다. ANA 인스퍼레이션,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 등 메이저대회를 2개나 후원하고 있어 질적으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커지는 아시아투어 비중
베트남시장 각축전 양상

중국은 2018년에 1개 2019년에 2개 대회를 맡아 치를 예정이다. 올해도 애초 2개 대회를 맡기로 했지만, 상하이에서 열려던 알리스포츠 LPGA가 갑자기 취소됐다. 이 외에도 대만과 말레이시아 기업이 각각 1개 대회씩 치른다.

아시아 여자선수들이 세계무대에서 위상을 떨치고 있는 것에 비해 남자골프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2017년 베트남 남자투어가 창설되는 등 아시안 투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회수가 많아지고 상금액도 늘고 있을 뿐 아니라 아시아에만 머물지 않고 유러피언투어와 한국, 일본 투어와의 공동 개최 대회가 늘면서 더 큰 무대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시즌 최종전 인도네시아마스터스까지 총 27개 대회가 3354만달러(365억원) 규모로 열렸다. 이 중에 다른 투어와 공동 주관하는 코생션(Co-Sanction) 대회 12개의 1924만달러(209억원)를 뺀 아시안 투어 풀 필드 대회만도 14개에 상금은 730만달러(80억원) 규모로 적은 상금액이 아니다.

2018 아시안 투어는 GS칼텍스매경오픈을 시작으로 코오롱한국오픈, 신한동해오픈까지 3개 대회를 공동 주관한다. KPGA(한국프로골프) 뿐만 아니라 2017년까지 원아시아투어 소속이던 대한골프협회(KGA)와 공조 체계를 갖췄다. 이에 따라 한국 선수들이 아시안 투어에서 포인트를 쌓으면 쌓을수록 큰 대회의 출전 가능성이 넓어진다. 게다가 세계월드랭킹 포인트도 14점으로 KPGA투어의 9점보다 높다.


더 큰 무대로의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에게 아시안 투어는 KPGA와 함께 도전하기 좋은 무대다. 노승열(26), 장이근(24)이 아시안 투어로 프로 데뷔했고 왕정훈(22)은 차이나투어-아시안투어를 거쳐 유러피언투어로 진출했다. 따라서 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 무대로의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이라면 아시안 투어 퀄리파잉 스쿨 역시 도전해볼 만하다.

한편 지난해 8월에는 베트남프로골프협회(VPGA: Vietnam Professional Golf Association)가 창설되어 9월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FLC삼손골프링크스(파72)에서 80명이 출전한 제1회 프로골프대회 FLC베트남마스터스(총상금 12억동, 한화 5748만원)가 열렸다. 공산국가인 베트남에서도 골프협회가 창설될 만큼 아시아에서 골프의 인기가 날로 커져가고 있다.

LPGA 아시아기업 스폰서 매년 증가
한국 6개로 최다…일 메이저 스폰서

베트남 골프투어가 열릴 수 있었던 건 지난 2017년 8월3일 하노이의 소피텔레전드하노이호텔에서 VPGA가 창설되면서 시작됐다. 이날 응우엔 타이중(Nguyen Thai Duong) VPGA 실장, 짠둑판(Tran Duc Phan) 베트남스포츠국 부실장, 짠쾅후이 FLC 부실장, 팜안투안 베트남 골프매거진 에디터 등 베트남 골프 관계자 및 체육계 인사가 모여 협회 창설을 선언했다.

VPGA에 따르면 베트남의 골프 인구는 지난 5년 동안 1만명에서 3만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향후 5년간 90개의 골프장이 건설될 예정이다. 베트남의 목표는 한국과 태국처럼 골프강국이 되는 것이다. 한국은 선수들과 골퍼들의 열정이 뛰어나고 태국은 골프장과 리조트가 국가의 중요 관광 산업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미국, 유럽의 골프 경기는 퇴조하고 있지만 베트남은 세계에서 드물게 골프장 건설이 여전히 붐을 이루고 있다. 3260km에 이르는 베트남의 긴 해안선을 따라 수많은 해외 리조트 브랜드와 코스 설계업체들이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베트남의 대표적인 부동산 건설 그룹 루둑쾅(Luu Duc Quang) FLC비스콤 회장은 “2020년까지 20여개 골프 리조트 건설”을 표방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 한자리 수에 머물던 베트남의 골프장 수가 현재 60여개로 급증했고 2025년에는 200개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베트남 골프 부흥 중심에는 아시아 골프계의 최고 파워맨으로 꼽히는 루둑쾅 FLC비스콤 회장이 있다. 미국의 골프산업 계간지 <골프Inc>는 최근 ‘세계 골프 파워 피플 30’랭킹을 발표하면서 루둑쾅 회장을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평가했다.

나날이 성장

FLC비스콤은 하노이의 아파트 개발사에서 출발해 쇼핑센터, 공단, 리조트에 이어 지금은 골프장을 주력 사업으로 한다. 해안선을 따라 링크스 스타일로 지은 삼손은 2014년 말 개장한 첫 코스다. 이어 퀴논에 FLC퀴논골프링크스가 2015년 3월 개장했다. 

FLC퀴논골프링크스는 지난해 아시안골프어워드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베스트 뉴코스’로 선정됐으며 최근 ‘세계 50대 리조트’에 들기도 했다. 이밖에 뛰어난 관광지인 하롱베이 인근 북쪽 해안을 따라 쾅빈 지구에 10여개 골프장이 들어서고 1000여채의 빌라와 타운하우스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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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