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리스크’ 사생결단 플랜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11.29 17:16:04
  • 호수 11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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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하나’ 김무성밖에 없는데…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홍준표 대표 앞에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이 기다리고 있다. 시민 884명은 최근 홍 대표를 특수활동비(이하 특활비)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던 상황서 불어 닥친 한파다. 특활비와 관련한 해명은 헛발질로 마무리. 자신하던 당 지지율도 지지부진하다. 최근 제시한 지방선거 비전을 두고 당에서조차 회의적인 반응이 새나온다. 비박(비 박근혜)계 내에선 홍 대표 비토 여론이 조금씩 형성되고 있다.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는 지난 24일 홍 대표를 특활비 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지난 19일까지 홍 대표 고발 지지 서명 운동을 벌인 해당 시민단체는 시민 884명의 서명이 적힌 고발장을 접수했다. 홍 대표의 특활비 횡령 건은 그가 경남도지사로 재직할 당시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 발단이다.

시민 884명
홍준표 고발

당시 홍 대표는 “2008년 여당 원내대표를 할 때 국회운영위원장을 겸했는데 매달 4000만~5000만원을 국회대책비로 받아서 쓰다가 남은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주고 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는 이 내용이 ‘업무상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시민단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하승수 변호사는 “홍 대표가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맡은 시점부터 계산하면 공소시효가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며 “홍 대표를 고발해서 지금이라도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전했다. 업무상 횡령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이번 고발이 심상치 않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과도 연결됐기 때문이다. 발단이 된 홍 대표의 SNS 글은 지난 2015년 5월 성완종 사건과 관련해 2011년 한나라당 대표경선 기탁금 1억2000만원의 출처를 밝히는 과정서 올린 해명이다.

이에 여권에서는 검찰이 홍 대표 특횔비 횡령 건에 대한 수사를 벌일 경우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성완종 사건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이 흘러나온다. 성완종 사건은 홍 대표가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이다.

홍 대표는 대법원 판결에 자신만만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9일, 홍 대표는 자신의 SNS에 “성완종 사건과 관련해 (지지자들은) 걱정을 안 하셔도 되고 나도 전혀 걱정을 하지 않는다”며 “상고심은 법률적 쟁점에 대한 판단만 하는 곳인데 내 사건은 같이 대법원에 계류된 이완구 전 총리 사건과는 달리 법률적 쟁점이 단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가 그간 자신만만했던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 전 총리의 경우 성 전 회장의 유언, 메모, 육성 녹취록 등이 증거 능력 불충분으로 무죄가 나와 상고심서 증거능력 유무에 대한 심리가 다시 이루어질 수 있지만, 본인의 경우 앞서 검찰이 제시한 자료가 증거 능력을 인정받은 상황에서 무죄가 나왔기 때문에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논리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를 본다면 홍 대표의 여유는 시기상조다. 특활비 사정 광풍이 정국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최근 박근혜정권 4년간 40억원가량의 국정원 특활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로 남재준·이병기 전 국정원장을 구속했다. 


또 여당이던 시절 원내대표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지내는 등 실세로 꼽혔던 최경환 한국당 의원이 국정원으로부터 약 1억원의 특활비를 상납 받은 진술과 증빙자료를 확보, 지난 20일 최 의원의 사무실 및 자택 등을 압수수색당했다. 

검찰은 조만간 최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는 등 구속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특활비가 정국 최대 이슈로 떠오름에 따라 검찰은 성완종 사건과 관련된 홍 대표 특활비 횡령 의혹을 어느 때보다 엄중하게 들여다볼 것이란 예상이 법조계 안팎서 들려온다.

특활비 횡령 혐의로 검찰 고발
검찰까지 국정조사? 역풍 우려

그런 가운데 홍 대표와 당 지도부가 검찰의 특활비 수사를 자극하고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21일 “문재인정권 출범 후 3/4분기와 4/4분기의 검찰 수사 특활비는 상납한 100여억 중 50억원으로 추산된다”며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은 최소한 50억원 정도는 상납하고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친홍(친 홍준표)계 등 비박계로 구성된 당 정치보복대책특별위원회는 “청와대에 상납됐다는 국가정보원의 특활비 40억원이 뇌물이면 법무부에 상납된 검찰의 특활비 105억원도 뇌물”이라며 “국정원 특활비와 다를 것 없는 적폐”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최근 국정원 특활비 상납 건과 검찰의 특활비 법무부 상납 의혹을 묶어 특검과 국정조사를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정부·여당에 맞불은 놓은 상태다. 

권선동 법사위원장은 지난 21일 “검찰 특활비는 수사에만 쓰게 돼있는데 그동안 관행적으로 법무부에 일부가 전해졌다”며 “법사위 차원의 청문회를 추진하고 국정조사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한국당이 검찰의 특활비 상납 의혹 제기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박근혜정부 때 벌어진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과 무리하게 엮고 있다는 것. 

한 법조계 관계자는 “국정원은 자체 예산편성권이 있지만 검찰은 법무부에 있다”며 “예산을 법무부가 따내 검찰에 주는 형태인데 상납이 성립될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정치권 또한 한국당의 프레임이 자충수라는 관측이다. 자칫 당내 유력 서울시장 출마 예상자 중 한명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것이다. 

황 전 총리는 박근혜정부에서 최장기간(2년3개월) 법무부장관을 역임했다. 만약 한국당의 요구대로 검찰 특활비까지 엮어 특검 및 국정조사가 이루어지면 황 전 총리가 핵심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여권 서울시장 출마 예상자에 비해 양과 질 면에서 밀린다는 지적이 많은데 아군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 있는 프레임을 당 지도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셈이다.

사정 광풍에 가장 당황스러워 하는 쪽은 친박(친 박근혜)계다. 당내 입지가 좁아진 상황서 검찰의 칼날이 부담스럽다.

자신만만 홍
과연 그럴까

특활비 건으로 최 의원이 조만간 검찰에 소환됨은 물론, 원유철 의원도 수억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정황이 포착돼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서청원 의원의 측근인 이우현 의원도 건설업자 여러 명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다.

물론비박계라고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검찰이 대신 나서 친박계 청산 드라이브를 걸어준 모양새지만 언제 친박계를 넘어 비박계로도 검찰의 칼날이 향할지 모른다.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검찰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걸려면 다 걸릴 수 있는 게 정치인의 숙명”이라고 전했다.


홍 대표의 특활비 관련 해명은 갈지자를 걷고 있다. 자신을 둘러싼 잇단 논란에 올린 SNS 글이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국회 여당 원내대표 겸 국회 운영위원장은 특활비가 매달 4000만원 정도 나온다. 그 특활비는 국회 운영에 쓰라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그 돈을 수령한 즉시 정책위의장에게 정책 개발비로 매달 1500만원씩을 지급했다.”

“원내 행정국에 700만원, 원내 수석과 부대표들 10명에게 격월로 각 100만원씩, 그리고 야당 원내대표들에게도 국회 운영비용으로 일정금액을 매월 보조했다. 나머지는 국회운영 과정에 필요한 경비지출 및 여야 국회의원들과 기자들 식사 비용이 전부였다.” 

“내가 늘 급여로 정치비용을 대던 국회의원들과 기자들 식사비용 등을 원내 활동비로 대치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급여서 쓰지 않아도 되는 그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주었다는 것이지 국회 특활비를 유용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홍 대표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홍 대표가 원내대표를 맡았던 2008∼2009년에 통합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 대표의 책임 있는 해명과 사과를 요구한다’는 글을 통해 “제1야당의 원내대표였던 나는 그 어떠한 명목으로도 홍준표 당시 국회 운영위원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납득할 만한 해명과 사과가 없을 경우 부득이하게도 법적 조치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음을 말씀 드린다”고 경고했다.

민주통합당 운영위 간사였던 서갑원 전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서 “홍 대표에게 한 푼도 못 받았다”며 “원래 상임위원장하면 100만원씩 여야 간사들에게 활동비로 주는 게 관례인데 홍 대표가 안 줘서 왜 안 주냐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반박했다.

손 안 대고
코 풀었지만…

그러자 홍 대표는 “그 당시 일부 야당 원내대표가 (특활비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 부분은 내 기억의 착오일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 과정서 ‘기억의 착오일 수 있다’를 ‘내 기억의 착오일 수 있다’로 수정하는 등 분주한 모습도 보였다. 

이해 당사자들이 홍 대표의 주장을 일제히 부인하면서 논란이 확대·재생산되는 셈이다.

홍 대표의 이러한 모습에 비박계는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한 의원실 보좌진은 “(홍 대표는) 그게 무슨 문제가 되냐는 식인데 그렇다면 주변서 뭐라고 하던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게 상책”이라며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조심스레 견해를 전했다.

일각에선 홍 대표를 믿고 지방선거에 나서는 게 과연 최선인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믿고 가야 한다는 쪽은 일단 당내 계파 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서 홍 대표를 지지하지 않으면 친박계에 되치기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회의적인 쪽은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홍 대표가 제대로 당 대표직을 수행하기 힘들어지기에 지금부터 플랜B를 세워놔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선 플랜B가 최근 바른정당서 넘어온 김무성 전 대표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홍 대표와 김 전 대표는 의견 대립을 보인 바 있다. 

홍 대표가 “나머지 바른정당 분들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득하기 어려워, 내년 지방선거와 총선을 통해 국민들께서 투표로 보수우파 대통합을 해줄 것으로 확신하고 이제 문을 닫고 내부 화합에 주력하겠다”라고 밝힌 반면, 김 전 대표는 지난 21일 바른정당 의원들의 추가 복당을 묻는 질문에 “모셔올 사람은 또 모셔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비박계 최대주주 자리를 두고 두 사람의 당내 기싸움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갈지자 해명…수세 몰린 ‘홍’
대주주는 누구? 기싸움 시작

한국당은 현재 내년 지방선거를 낙관할 수 없는 입장이다. 한국당 사무처 측 관계자는 “민주당 쪽이 내년 지방선거서 이긴다는 건 거의 사실 아닌가”라며 “지방선거는 물론 다음 총선까지도 힘들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지방선거는 한국당 입장에선 사활이 걸린 문제다. 문재인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도 있지만, 탄핵 정국 이후 코너에 몰린 한국당으로서는 이번 지방선거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보수 지지층의 약화라는 최악의 위기에 몰릴 수 있다.
 

홍 대표 개인으로서는 지방선거 결과가 정치 생명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만약 참패할 경우 책임론에 휩싸여 그간 수면 아래서 오갔던 당내 불만이 폭포수처럼 분출할 수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이라는 카드를 쓰고도 패배한다면 보수 지지층이 등을 돌리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홍 대표는 최근 내년 지방선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대구·경북·부산·경남·인천·울산 등 6개 지역을 지목하며 “내년 지방선거서 6개 광역지자체를 못 지키면 집에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서 당 대표 사퇴까지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지방선거 승리를 말하기 바쁜 시기에 6개 지역만 언급한 것은 너무 소극적인 비전 제시라는 지적도 들린다.

홍 대표는 보수 표심 잡기에 골몰한다. 박 전 대통령 제명으로 반발하는 TK(대구·경북) 민심을 잡기위해 당사에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며 보수색채 강화에 나섰다. 또 TK·PK(부산·경남)를 중심으로 강연정치에 나서 지지층을 향해 결속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홍 대표의 이러한 노력이 어느 정도까지 결실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진행한 11월 셋째 주 정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당은 PK·울산과 TK서 각각 19%, 23%를 기록, 44%, 28%를 기록한 더불어민주당에 열세를 보였다. 

‘플랜B’ 솔솔
주인공은 무대?

비록 지지세가 상승 곡선을 보이곤 있지만 TK서조차 5%포인트 밀린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PK·울산을 비롯한 전국서 60∼70%대 고공 지지율을 굳건히 지켰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홍 대표가 과연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비박계 최대주주로 우뚝 설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PK ‘부글부글’ 끓는 이유

PK(부산·경남) 정치권이 베트남 출장서 돌아온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해당 지역이 당협교체와 광역단체장 여론조사 결과 등을 두고 격랑 속에 빠져들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이달 초 부산경남 40개 당협에 대한 당무감사를 마친 상태다. 

여기에 조직관리와 평판도를 각각 30%씩 잡고 정책과 SNS 평가까지 가중치를 배분한 평가기준도 이달 중순 확정했다. 이에 원외당협 몇 곳의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당협위원장들의 긴장은 극도로 치닫고 있다. 더욱이 홍 대표가 이미 ‘현역 우선주의’를 표방한 상태인 만ㅋ틈 이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당은 다음달 초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꾸려 새로운 당협위원장 인선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이다. 인선이 공모 후 경선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홍 대표의 의중이 적극 반영된 전략 인선이 주를 이룰지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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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