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바른정당 빅딜설, 왜?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10.30 10:53:02
  • 호수 11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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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리씩 주고받나?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바른정당 통합파가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으로 집단 탈당하는 그림이 다음달 초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기는 바른정당 전당대회가 있는 11월13일 전.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하면 탈당의 명분이 약해지기에 통합파는 전대가 실시되기 전, 탈당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복수의 관계자는 전했다. 정계개편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그런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선 ‘한국당-바른정당 빅딜설’이 제기되고 있다.
 

“(11월)13일 전에 결판이 나야하지 않겠어요?” ‘한국당과 언제 통합하느냐’는 질문에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실 관계자는 이같이 답했다. 어떤 결판인지 콕 찍어 말하진 않았지만 어떤 식으로든 통합파 내에서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 암시였다. 아니나 다를까 국정감사 기간임에도 한국당-바른정당 통합론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사라질 당→
통합 파트너

당초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바른정당을 ‘곧 사라질’ 당으로 규정했다. 당 대표 취임 후 ‘지류(바른정당) 소멸론’을 내세웠다. “첩이 아무리 본처라 우겨도 첩은 첩일 뿐”이라는 자극적인 말로 바른정당과의 대등한 통합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던 홍 대표의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 취임 100일을 맞아 “바른정당 전당대회(이하 전대) 전에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보수대통합을 해야 한다”고 급선회했다.

“연휴기간 동안 바른정당뿐 아니라 늘푸른한국당까지 전부 포함하는 보수대통합을 하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많았다”는 게 그 이유다. “바른정당이 전대를 하게 되면 고착화가 된다”며 “사무총장은 고착화되기 전, 즉 전대 전에 보수대통합할 수 있는 길을 공식적으로 시작해달라”는 주문도 했다.

홍 대표의 발언은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과의 물밑 교감을 통해 도출된 결과로 보인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당대 당 통합을 언급한 것은 통합파에 탈당 명분을 만들어주려는 성격이 강하다.

통합파는 그간 ‘명분이 없다’는 이유로 바른정당 탈당을 주저해왔다. 통합파 수장인 김무성 고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출당되면 어느 정도 명분이 생긴다”고 주장했지만 박 전 대통령 출당만으로는 탈당 명분이 약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던 중 홍 대표가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꿔 동등한 입장에서의 통합인 당대 당 통합을 약속한 것이다.

양당 의원들은 ‘보수대통합 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를 구성했다. 통추위 대변인 역할을 맡으며 대표적 통합파로 분류되는 황영철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서 “저희(바른정당 통합파)가 한국당에 혁신의 결과물들을 내놓기를 요구하고 있고, 그런 부분들에 대해 일정한 시그널이 오면 통합 분위기는 더 무르익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가 떠도는
수상한 소문

홍 대표의 갑작스런 입장 전환을 두고 일각에선 ‘한국당 비박(비 박근혜)계’-‘바른정당 통합파’ 빅딜설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당 측이 바른정당 의원들에게 동등한 대우를 약속했다는 것이다. 

그 약속의 연장선으로 한국당이 정권을 탈환에 성공할 경우 바른정당서 넘어온 사람을 ‘총리’로 앉힐 것이란 설이 제기되고 있다. 

한 국회 관계자는 “지난달 한국당이 정권 탈환에 성공하면 바른정당 A 의원에게 총리직을 주겠다는 식으로 ‘딜’을 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딜’은 바로 차기 원내대표 자리를 약속했다는 설이다.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은 올 연말로 예정돼있다. 바른정당 인사들이 대거 한국당으로 돌아오면 비박계 몸집이 커지기 때문에 원내대표직을 두고 친박(친 박근혜)계와 한판 승부가 가능하다. 

당 지도부 절반 이상이 친홍(친 홍준표)계로 채워져 있다는 점도 바른정당 출신 원내대표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다.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 같은 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원내 1당 자리를 한국당에게 넘겨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121명)과 한국당(107명)의 의석차는 단 14석. 만약 바른정당서 15명이 한국당으로 넘어가면 한국당이 원내 1당이 된다.

디데이 초읽기, 탈당은 시간문제
외골수 ‘홍’, 갑자기 입장 바꿔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불가능한 얘기도 아니다. 현재 바른정당 통합파 중 한국당으로 넘어가는 데 적극적인 사람은 10명 이내인 것으로 전해진다. 즉 원내 1당 자리에 변화를 줄 15명에 못 미치는 것이다. 

그러나 바른정당 통합파 중 단 1명이라도 탈당하면 바른정당은 교섭단체의 지위를 잃게 된다. 도미노 탈당으로 이러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15명이 한국당으로 넘어가는 그림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뉴시스>가 바른정당 소속 20명 의원들을 상대로 ‘향후 바른정당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 중심의 전수조사를 펼친 결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친박 핵심이 청산된 한국당과의 보수통합이 필요하다’고 답한 의원이 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통합보다는 전당대회를 거쳐 내년 지방선거까지 자강론으로 가야 한다’는 답변과 ‘무응답 및 기타의견’은 각각 5명에 그쳤다. ‘국민의당과 중도 통합이 필요하다’는 답은 단 한 명 뿐이었다.

당초 10명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던 자강파는 5명에 그친 것이다. ‘무응답 및 기타 의견’을 밝힌 5명의 의원들이 향후 자강론을 펼칠 수 있지만, 현재 한국당과의 통합이 바른정당의 주류 의견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금 당장”
발등에 불

한국당이 원내 1당 자리를 되찾게 되면 민주당은 정권 재창출에 빨간불이 켜진다. 당장 한국당이 후반기 국회의장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국회 운영위원장과 법제사법위원장이 한국당 소속인 상황서 국회의장마저 한국당 몫이 되면 사실상 의회권력이 교체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이 약화되는 일까지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원내 1당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체급을 키운 한국당이 문재인정부를 향한 총공세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민주당 입장에선 부담이다. 
 

단적인 예로 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는 연구모임 ‘열린 토론, 미래’는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데 앞장섰으며 최근에는 경제·안보 분야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바른정당 김무성 고문은 최근 ‘북핵 미사일 위협과 우리의 대응방안’을 주제로 한 정례 토론회에 참석해 “문재인정부의 갈팡질팡 안보 정책이 국민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며 “북핵과 미사일 대응체계를 갖춰야 할 시점에 포퓰리즘으로 나랏돈을 퍼주면서 국방 예산을 홀대하는 모순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겁박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우리 정부의 대응태세가 미덥지 못하고, 갈팡질팡·우왕좌왕하며 일관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거들었다.

보수 야권은 민주당의 정권재창출만큼은 막아야 하는 입장이다. 비록 다음 대선이 4년 넘게 남았지만, 박근혜정부 출범 초부터 ‘절차탁마’의 시간을 가졌던 당시 민주당을 거울삼아 지금부터 차근차근 다음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다. 그 첫 발걸음이 한국당-바른정당 통합이다.

바른정당 통합파는 전대 전 탈당 가능성을 꾸준히 환기해왔다.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 출당을 나서면서 통합파의 탈당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태다. 

앞서 통합파는 전제조건으로 친박 인사들의 청산을 거론해왔다. 한국당 윤리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이들 세 사람의 출당을 의결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통합파의 요구에 화답한 것이다.

남은 과제는 통합의 형태다. 가장 힘을 받았던 형태는 당대 당 통합, 즉 합당이었다. 양당 지도부 간 논의를 벌여 두 당이 전면 통합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향후 있을 지방선거와 총선서 기존 한국당 의원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길 원하는 통합파 입장서도 합당이 가장 이상적인 통합 형태였다. 

이에 통합파 중 일부는 자강파 설득 작업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기류는 의도치 않은 곳에서 바뀌었다. 친박 청산이 서청원 의원의 ‘성완종 리스트’ 폭로로 제동이 걸렸다. 이에 바른정당 탈당파가 하루라도 빨리 한국당에 합류해 홍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한국당 내에서 형성됐다.

빠르게 힘을 합칠 수 있는 탈당 후 통합, 즉 부분 통합이 힘을 받고 있는 것이다. 홍 대표와 한국당 내 비박계는 서 의원의 폭로로 친박과의 세(勢) 대결서 밀리는 양상이다.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제명안을 의원총회서 통과시키기 위해 단 한 명의 표도 아쉬운 상황이다. 국정감사 기간 중이라도 바른정당 통합파 일부가 탈당해 한국당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친홍계 인사들은 바른정당 탈당파들에게 하루 속히 복당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한국당 홍문표 사무총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서 “(탈당파들이) 좀 빨리 오기를 바라는 뜻에서 데드라인을 두고 (통합을) 진행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전체가 오기는 어려우니 부분 통합이라도 빨리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안 오시는 분들에 대해선 어쩔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통합 반대 세력인 한국당 친박계와 바른정당 자강파의 반발이 걸림돌이다. 친박계는 바른정당 인사들을 ‘배신자’로 규정하고 이들의 복귀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서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을 탄핵한 사람들의 정당(바른정당)”이라며 “정권을 뺏기게 한 사람이 영웅이 돼 돌아오는 정치문화는 없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당 출신 원내대표 가능성↑
민주당 속앓이 “1당 만은…”

바른정당 의원들은 지난해 말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한국당(당시 새누리당)을 나왔으며 대부분의 의원들이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친박이 세를 모아 집단 반발할 경우 부분 통합 역시 제 속도를 못 낼 가능성이 높다.

바른정당 자강파는 한국당의 내분으로 탈당 명분이 약해졌다고 자평한다. 자강파의 대표격인 하태경 최고위원은 “국민이 보기에 홍 대표나 서 의원은 둘 다 썩은 보수”라며 “탈당 명분이 확 약해지면서 탈당 규모는 최대 5명으로,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지지부진한 통추위 활동이 통합의 어려운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3선 의원들이 추석 직전 회동을 갖고 구성한 통추위는 지난 25일 오전 긴급 회동을 가지려 했었다. 이 회동에서는 조기 탈당 등의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회동은 국정감사 이후로 연기됐다.
 

대외적으로는 국감에 최선을 다한다는 이유였다. 통추위 대변인 황 의원은 국회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합파인 저(황영철)와 김영우 최고위원, 김용태, 이종구, 주호영 의원과 만나 논의했다”며 “국감 기간 중에는 국감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었고, 큰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국감 기간 동안에는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상은 친박계의 거센 저항으로 통합 논의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통합에 적극적인 양 당의 수장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이번 주 통합 논의는 다시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 4박5일간의 미국 일정 후 홍 대표는 지난 27일, 해외 국감을 마친 김 고문은 하루 늦은 28일, 각각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국감은 뒷전
이슈는 통합

통추위 황 의원은 최근 브리핑을 통해 “오늘 회의에선 보수대통합의 큰 물줄기를 되돌릴 수 없다. 끝까지 보수대통합을 통한 보수 재건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기로 했다”며 “홍 대표가 27일쯤 미국에 갔다가 귀국하고, 김 고문도 해외출장서 27일께 돌아오는데 두 분이 돌아오면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예고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매년 반복되는 국감 무용론

문재인정부 첫 국정감사(이하 국감)가 반환점을 돈 가운데, 각 상임위서 여야 의원들이 막말, 고성, 파행이 되풀이 됐다. 이에 국감 무용론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국감은 9년 만에 여야가 공수를 바꿔 각각 ‘적폐청산’과 ‘무능심판’ 등의 프레임 전쟁을 펼쳤다. 

최근 국회 산자위 강원랜드 국감에선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이 함승희 사장 답변태도를 문제 삼았다. 이에 함 사장은 “지금 반발하는 것이냐?”고 발끈했고 정 의원은 “내가 왜 반말을 못하냐?”고 소리쳐 국감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헌법재판소 국감에선 청와대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체제 유지방침을 밝히자 여야 의원들이 충돌, 국감이 파행됐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국회인준을 못 받은 김 대행에게 업무보고를 받을 수 없다고 하자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보복”이라며 맞섰다.

교문위 역시 보수정권 국정교과서 여론조작 의혹 문제를 둘러싸고 낯 뜨거운 고성이 오갔다. 농해수위 국감서도 ‘세월호 질의’를 놓고 여야가 기 싸움을 벌이다가 파행됐다.

매년 반복되는 모습에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감은 피감기관에 대한 견제와 감시 대안제시가 목적인데 매년 정쟁의 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국감제도 손질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짧은 시간 수많은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일 년에 한 번 여는 국감을 폐지하고 상시국감 제도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큰 힘을 받고 있다. 

상시국감은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해 소관 상임위별로 자율적으로 연중 시기와 기간을 정해 감사를 상시적으로 진행토록 하는 것이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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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