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임박설’ 기습 북폭 시나리오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9.11 10:30:00
  • 호수 11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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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제거, 5분이면 충분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한반도 긴장의 끈이 팽팽히 당겨졌다. 폭주하고 있는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는 핵무기 완성만 바라보며 내달리는 중이다. 제동을 걸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한 상황. ‘세컨더리 보이콧’에 나설 것임을 밝힌 트럼프 미 대통령은 군사 옵션에 대한 여지도 남겼다. <일요시사>는 옵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북한 선제타격, 즉 북폭 시나리오를 살펴봤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이번 핵실험이 더욱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건 이번에 터트린 수소탄이 기존의 원자탄보다 비단 폭발력이 뛰어나서만은 아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핵실험 전 핵무기를 이용한 전자기펄스(EMP) 공격의 위력을 선전했다. EMP는 매우 강한 전자기파를 발생시켜 전기·전자 기기나 인프라를 파괴하는 것을 뜻한다.

본토 위협
EMP 공격

북한은 “우리의 수소탄은 전략적 목적에 따라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대한 초강력 EMP 공격까지 가할 수 있는 다기능화된 열핵전투부”라고 주장했다.

만약 관영매체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는 미국에 대한 즉각적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완성하지 못했지만 EMP를 통해 미국 본토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사거리가 미국 본토에 닿을 수 있는 수준의 ICBM을 개발했으나 아직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완성하지 못한 상태다. 핵탄두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공기와의 마찰로 타 버리기 십상이라 목표지점을 타격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기술이다. 


그러나 EMP는 이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미국 내에서 북한을 선제타격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NBC방송의 수석특파원 리처드 엥겔은 “미국은 여전히 북핵 프로그램을 수년간 후퇴시킬 기회의 창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군사적 공격을 의미한다”는 미 정부 관리들의 주장을 인용해 지난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어 “지금은 기회의 창이 열려 있지만 이 창이 닫히고 있으며 시간이 갈수록 점점 좁아지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외교해법이 실패하면 미국 입장에선 북한이 핵탄두가 장착된 ICBM을 보유하는 불가역적 상황을 맞기 전에 군사공격을 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리처드 하스 미국 외교협회(CFR) 회장도 같은 날 MSNBC 방송 <모닝 조>에 출연해 “미국에는 2가지 선택이 있다”며 “군사력 증강과 미사일 방어를 통한 억제를 조합해 미사일과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우거나 선제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납할 수 없는 미국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사실상 선제타격 가능성을 높다고 본 것이다.

공존 VS 공격
두 가지 선택

그는 “북한은 세계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인 만큼 필요하다면 북핵 프로그램을 위해 인민을 굶길 것이기 때문에 제재는 답이 아니다”라며 최근 부각되고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국 기업·금융기관 제재) 전략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워싱턴 포스트>(WP)도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그재그로 대북 정책을 취했지만 군사 옵션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대북 군사 옵션을 거론해 궁극적인 협상 타결의 가격을 너무 올려버렸고 현재로써 협상은 불가능해졌다”고 보도했다.

여론이 술렁이지만 당장은 미국이 북한을 타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주한 미국인 철수 등 타격을 암시하는 신호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미국이 자국민 대피를 시키지 않은 상태서 전쟁을 치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본 역시 주한 일본인들을 자국으로 귀국시키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때 한반도 인근 해역에 출동해 ‘4월 전쟁설’을 불러온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70)는 미국 샌디에이고서 움직이지 않고 있으며 로널드레이건호(CVN-76)는 일본 요코스카에 머물러 있다. 주한 미군이 사용할 군수 물자가 부산항 등을 통해 들어왔다는 소식도 전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목전에 두고 있어 북폭을 원하는 미국 내 목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져 트럼프 미 행정부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지난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보다 현재 북폭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진단하는 사람도 있다.

1차 북핵 위기는 미국의 북폭 시나리오를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지다. 지난 1993년 북한이 핵확산방지조약(NPT)을 탈퇴하자 당시 미국은 북한 핵시설에 대한 부분적인 정밀 폭격(surgical strike) 방안을 검토했다. 

이후 1년이 지나 북한이 미국의 레드라인(금지선)이던 평북 영변 핵연료봉 교체를 강행하자 클린턴 미 행정부는 원자로가 있던 영변 지역 폭격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대기권 진입 없어도…EMP 공포
미 언론 “불가역 상황 피해야”

당시 논의됐던 북폭 방안은 3가지였다. ▲영변의 핵처리 시설 타격 ▲영변지역의 다른 핵시설 동시 타격 ▲영변을 포함한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 타격이 그것이다.

이에 비춰보면 현재 미국이 고려할 수 있는 1차 타격 대상은 ▲북한 핵시설 ▲주요 탄도미사일 발사 및 저장 기지 ▲탄도미사일 제조공장 ▲북한 주석궁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함북 무수단리·평북 동창리 미사일기지, 함북 풍계리 핵시설, 황해 고암포 공기부양정기지 등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무수단리·동창리는 ICBM 발사장이 있어 주요 타격 대상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타격 대상 논의와 동시에 전투와 관계없는 주한 미국인 철수작업이 진행된다. 앞서 1차 북핵 위기 당시 레이니 주한 미 대사는 정종욱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만나 자국 민간인을 철수시키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과정은 현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만약 미국이 민간인 철수를 하지 않고 북폭을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내에서 엄청난 여론 공세에 시달릴 것이다. 가뜩이나 러시아와 내통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비난받을 행동을 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다음 단계는 병력과 전력을 한반도로 보내는 일이다. 일본에 있는 로널드레이건호, 미국 샌디에이고의 칼빈슨호는 곧바로 한반도 동해로 이동할 것이다. 주일 미군과 신형 패트리어트(PAC-3) 요격미사일 포대 등은 부산항을 통해 입국한다.

미 육해공
한반도 집결

대규모 공군력 투입도 예상해 볼 수 있다. 동해로 투입되는 항공모함에는 F/A-18E/F ‘슈퍼호넷’ 전투기 40∼50대가 탑재돼있다. 주일 미 공군 및 미 해병대 전투기 다수도 투입될 수 있다. 미국이 동원 가능한 전투기는 200∼250여대로 추산된다.

지난 한미 연합잔적 당시 투입된 최신예 전투기 F-35B 편대도 예상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최대 속도 마하 1.8로 최대 항속거리가 2000㎞를 자랑하는 F-35B는 정밀유도폭탄인 GBU-31 JDAM 공대지 2발과 레이더 유도 미사일 AIM-120C 공대공 미사일 2발까지 장착 가능하다. 

무엇보다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갖춰 ICBM 발사장, 핵시설 등을 정밀 타격하기에 적합하다.


작전은 어떤 형태가 될 것인가.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존재하지만 크게 ▲김정은 제거 ▲핵심시설 파괴가 거론된다.

‘김정은 제거’는 북한의 ‘의지’는 물론 미래의 불안 요소까지 제거한다는 점에서 미국에게 매력적인 수다. 그러나 실제 김정은을 제거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정확한 소재와 동선 파악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시작될 수 없는 작전이다. 

또 북한은 미국의 공격에 대비해 김정은 집무실과 노동당사 등 주요 시설을 지하 수백미터 깊이에 구축해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김정은이 이 곳에 숨기 전까지 잡지 못하면, 작전은 사실상 실패하는 것이다.

제거에 실패했을 때 북한의 반격 및 전면전 발발이라는 역풍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은 오사마 빈 라덴을 통해 표적 제거가 얼마나 힘든 작전인지 학습한 바 있다.

공든탑 무너뜨려 테이블 앉힌다
김 표적 < 시설 타격 가능성↑

이에 실제 북폭이 실시되면 핵심시설 파괴 작전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군 핵심 시설을 정밀 타격해 미국을 위협하는 ‘수단’을 제거하는 것이다. 공든 탑이 무너진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 온다는 게 이 작전의 궁극적 목적이다.

앞서 북폭 가능성을 높게 봤던 엥겔 기자는 “만약 미국이 북한 산악지대의 핵실험 장소를 타격한 뒤 즉각 ‘우리는 핵실험 장소를 타격했다. 더는 확전하지 않겠다. 하지만 북한이 서울을 공격한다면 매우 파괴적인 미국의 공격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한다면, 북한은 망설일까? 아무도 모른다”며 핵심시설 파괴 쪽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이는 전적으로 한국정부의 동의가 뒷받침됐을 때만 가능한 시나리오다. 지난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만 봐도 북폭을 진지하게 논의했던 미국이 한국 정부의 반대로 무위에 그쳤다.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자신의 회고록에 “미국이 우리 땅을 빌려서 전쟁할 수 없으며 한국군의 통수권자로서 군인 60만명 중 한 사람도 동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강력히 전달했다”고 서술했다.

한미 동맹은 한반도 비핵화를 넘어 중국 견제·아시아 균형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 사드 배치처럼 한반도에 미국 전력을 배치하는 일은 한국 정부와의 협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미군만으로 전쟁을 치르기 힘들다는 점도 미국의 독자적 군사 행동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북폭의 전조인 주한 미국인 철수도 결국 한국 정부의 도움 없이는 힘들다.

제거 VS 파괴
두 가지 전략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서 6·25와 같은 전쟁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전쟁으로 번질 수 있는 북폭은 실제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부가 동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간 선제타격을 암시해 왔던 트럼프 미 대통령의 톤도 한 단계 낮아진 상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 후 앤드루스 공군기지서 기자들과 만나 “그것(선제타격)은 미국 정부의 첫 번째 선택이 아니다”라며 “군사 행동을 제외한 다른 압박 수단을 먼저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두고 볼 것”이라며 언제든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암시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홍준표의 마이웨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문재인정부의 대북 외교 정책을 비판하며 자신이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직접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7일 홍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서 “이 정부가 못하는 국제 북핵 관련 외교를 이젠 우리가 한 번 나서야 할 때”라며 “우리 의원단들이 북핵 전문가를 모시고 미국 조야에 가서 핵우산 의지가 있는지 그걸 확인해보러 1차로 떠난다. 조율이 되면 내가 미국을 가겠다”고 말했다.

중국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대사 측과 얘기가 거의 완료가 됐다”고 밝혔다. 

문재인정부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지난 조기대선 때) 문재인 좌파 정권이 들어오면 한미일 공조가 붕괴되고 대북에 관한 정보 공유를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라며 “그게 지금 현실화됐다. 5000만이 핵 인질이 됐다. 그래서 야당이라도 뭉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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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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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