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6·13 지방선거 격전지 시나리오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8.14 10:33:52
  • 호수 11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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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MB’ 노리는 잠룡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각 정당들이 내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 모드에 돌입했다. 이번 6·13 지방선거는 정당의 명운이 달려있는 중요한 선거다.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다음 총선, 그 다음 대선서의 당락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요시사>가 치열한 내년 지방선거의 주요 격전지를 미리 예상해봤다.
 

“내년 지방선거는 각 정당들의 생존을 건 건곤일척의 대전(大戰)이 될 것입니다.” 지난 6월 취임 3주년 인터뷰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 같은 관측을 내놨다. 광역·기초단체장을 뽑는 6·13지방선거는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남 지사가 언급한 바와 같이 여야는 이번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선전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1년도 안 남은
건곤일척 대전

여야는 조직정비부터 시작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7일 최고위원회서 당 혁신을 위한 ‘정당발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표면적으로는 당 혁신을 내걸었지만, 권리당원 모집과 선출직 관련 당헌·당규 정비가 내용에 포함돼있다. 

사실상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준비작업인 것이다. 또 민주당은 조만간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열어 지역위원장이 공석인 자리에 새로운 위원장을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지난 9일 시도당위원장 선출 작업을 마무리했다. 지역에서 선거를 총괄하는 시도당위원장은 조직 정비도 함께 수행하는 자리다. 이에 한국당은 현역의원을 중심으로 시도당위원장 체제를 출범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역의원이 힘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만 지방선거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깔린 것이다.


한국당은 당 중앙연수원과 정치학교도 신설, 운영할 계획이다. 대상자는 현역 국회의원부터 일반 당원, 정치 신인까지 누구나 수강할 수 있다. 한국당은 이 정치학교의 프로그램을 반드시 이수해야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우여곡절이 많은 국민의당도 새 지도부가 출범하는 대로 내년 지방선거 준비에 들어간다. 이번 지방선거는 국민의당 위기설을 불식시키느냐, 반대로 증폭시키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안철수 전 대표도 일성으로 지방선거를 강조한 바 있다.

한국당과 보수 적통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바른정당도 곧 지방선거 모드로 전환할 계획이다. 바른정당 지도부는 지난달부터 전국을 순회하며 바른정당 알리기에 나선 상태다. 또 지난달 말부터 인재영입을 위한 ‘헤드헌터단’을 운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 정당 지역정비 착수…심기일전
“서울 잡으면 대권” 잠룡들 기대

이처럼 각 정당들이 심혈을 기울이는 지방선거서 최대 격전지를 꼽으라면 단연 서울시장 자리다. 대권 직행길인 서울시장은 정치권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의 출마가 예상된다. 현 박원순 서울시장도 그중 한 명. 정치권은 대권 도전을 잠시 미뤄뒀던 박 시장의 서울시장 3선 도전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박 시장이 3선에 도전하지 않고 21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 민주당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 전망한다. 거론되는 지역은 정세균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 중앙 정치로 진출에 대권의 발판을 닦을 것이란 예상이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이 3선 도전 여부를 올 추석께 결정한다고 밝혔다. KBS 예능프로그램 <냄비받침>에 출연한 박 시장은 서울시장에 또 도전할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추석 전후로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만약 박 시장이 3선 도전을 포기한다면 민주당 유력 인사들의 출마 러시로 이어질 수 있다. 같은 당 추미애 대표도 서울시장 출마 예상자 중 한 명이다. 정치권은 최근 추 대표가 청와대와 엇갈린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고 당 장악력을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즉, 서울시장에 출마했을 때를 대비해 장악력을 높이려 한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추 대표는 최근 <냄비받침>에 출연해 “(서울시장 출마에) 별로 관심이 없다”며 “당 대표가 사심이 있으면 안 된다”고 출마설을 부인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후보군 중 한 명이다. 지난달 한 라디오 인터뷰서 그는 “성남시장 3선과 경기지사, 서울시장 중 하나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중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선 “박 시장이 3선에 도전한다면 같은 성향의 식구들끼리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며 전제를 뒀다. 그 외 우상호 전 원내대표, 박영선 의원도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한국당 측에서는 현역 의원 2명, 총리 출신 2명의 이름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역 의원으로는 김성태·나경원 의원의 출마가 유력하며 총리 출신은 김황식·황교안 전 총리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중 황 전 총리는 퇴임 후에도 꾸준히 SNS 정치를 펼치고 있는데, 이를 두고 정치권은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부산은 서병수 현 부산시장이 재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취임 3주년을 맞아 마련한 기자회견서 그는 “임기 4년은 짧다고 생각한다. 한번은 더 하는 게 낫다. 서부산 글로벌시티나 2030 등록엑스포 개최와 같은 장기 계획을 추진하려면 재선을 해야 한다”며 의중을 숨기지 않았다.

최대 격전지
서울을 잡아라

그러나 최근 서 시장의 재선 행보에 암초가 나타났다. 서 시장과 관계가 원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진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한국당 대표로 선출됐기 때문이다.

한국당 안팎에선 이종혁·박민식 전 의원의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현직 한국당 최고위원으로 홍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그를 최고위원 자리에 지명한 사람도 바로 홍 대표다. 

홍 대표가 당을 장악한 이후 친홍계의 세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서 시장에게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다. 그 외 전 해양수산부장관이었던 유기준 의원 등이 부산시장 출마자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에선 김영춘 해수부장관의 출마를 언급하는 사람이 많다. 최인호 부산시당위원장도 예상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대선 당시 문재인 대선후보 부산선대위 상임대책위원장을 지낸 오거돈 전 해수부장관도 출마가 유력시된다. 일각에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출마를 예상하는 사람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당과 보수 적통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는 바른정당, 이 당에서는 김세연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유승민 의원의 최측근이며 중진이지만, 올해 44세에 불과한 김 의원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그를 향후 바른정당을 이끌 인재로 꼽는다. 즉, 부산시장에 출마할 경우 당의 전폭적 지원이 예상된다.

지난달 부산 수영구서 개최된 ‘당원과 함께하는 한여름 밤의 토크쇼’서 김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 여부를 묻는 한 당원의 질문에 김무성 고문은 “바른정당에선 김 의원이 제일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고 답했다. 


부산 정치계의 거물인 김 고문의 발언이기에 부산 정치권은 김 의원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할아버지인 김도근 전 동일고무벨트 회장 때부터 닦아온 지역 기반이 탄탄하다는 점도 김 의원의 출마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만만찮은
부산 거물들

대구시장은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한국당 진영에는 권영진 대구시장을 비롯, 이재만 최고위원, 김상훈·윤재옥·곽대훈·정태옥 의원, 이진훈 수성구청장,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이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권 시장은 이미 재선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3주년 기자간담회서 “막 틔운 희망의 싹이 꺾이지 않고 열매를 맺도록 이끄는 게 앞으로 과제”라며 “시민들이 이 소명을 다시 한 번 맡겨주면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수에선 한국당 진영에 밀리지만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의 출마가 예상되고 있어 이름이 주는 무게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그러나 김 장관은 최근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 출마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선 김 장관 외 임대윤 대구시당위원장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으며 바른정당에선 주호영 원내대표, 윤순영 중구청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반대로 광주시장직은 민주당 측 후보가 많다. 현 윤장현 광주시장과 이용섭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강기정 전 의원, 민형배 광산구청장, 이형석 최고위원 겸 광주시당위원장이 출마 예상자들이다.

당초 문 대통령의 당선으로 윤 시장의 재선 가도에 파란불이 켜졌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윤 시장의 인척이 “관급공사 수주를 도와주겠다”며 건설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는 악재를 맞았다.

당시 지난달 재판부는 비리 혐의로 기소된 윤 시장의 인척에게 “배경(윤 시장의 인척)을 이용하려던 업자들의 사리사욕에 편승해 사회에 미치는 폐해가 커 엄하게 처벌함이 마땅하다”며 징역 3년에 추징금 6억6000만원을 선고했다.

호남이 주축인 국민의당도 광주시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출마 진용을 갖추고 있다. 국민의당 안팎에선 박주선 국회부의장, 김동철 원내대표, 장병완 의원이 광주시장 출마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중 장 의원이 유력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19대 국회서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장, 이번 20대 국회서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 등 힘 있는 상임위를 연달아 맡은 점이 이유로 꼽힌다. 박 부의장과 김 원내대표가 출마에 선을 긋고 있다는 점도 장 의원의 출마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도지사 경쟁도 치열하다. 최대 관심 지역이라 할 수 있는 경기도지사의 경우 자천타천 20명의 출마 예상자가 있다.

조국·김부겸 등 의외 인물도 거론
헤비급 안희정, 드디어 중앙으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미 재선 의지를 표명한 상태다. 지난 6월 취임 3주년 인터뷰서 “내년 지방선거는 각 정당들의 차기 대선주자 양성을 위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남 지사의 발언에 대해 정치권은 재선 도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한다. 유 의원과 바른정당 대선 경선을 펼친 남 지사는 당내 입지가 탄탄하다. 현역 프리미엄이 있기 때문에 재선 도전을 선언하면 곧바로 당의 후보가 될 수 있다. 

그런 상황서 남 지사가 ‘대권 시험대’를 언급한 것은 자신감을 드러내는 한편, 유권자들의 관심을 높여 전국구 대권주자로 올라서려는 복안이라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민주당에선 서울시장 후보로도 거론됐던 이재명 성남시장이 경기도지사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같은 대선 후보로 뛰었던 최성 고양시장도 출마가 점쳐진다. 

이 외에도 김진표·안민석·이종걸·전해철 의원 등 현역과 최재성 전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리는 중이다. 김상곤 교육부장관도 하마평에 이름이 거론된다.

한국당 측에서는 현역 의원들의 출마 러시가 예상된다. 김학용·심재철·원유철·홍문종 의원 등이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충청과 호남도 격전지로 꼽힌다. 먼저 충북의 경우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재선 도전이 유력하다. 거기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노영민 전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에서는 이종배·박덕흠 의원, 윤진식 전 의원, 이기용 전 충북교육감, 박경국 전 안정행정부 차관 등이 출격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충남은 안희정 지사가 버티고 있지만, 그가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진출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갯속에 휩싸였다.

지난 대선 기간 문 대통령과 자웅을 겨루며 주가를 올린 안 지사는 도지사 3선 도전과 국회 입성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은 국회 입성 쪽으로 무게를 싣고 있지만, 안 지사의 결정이 나오지 않고 있어 3선 도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다.

만약 안 지사가 국회 진입을 선언한다면, 무주공산인 충남도지사직을 두고 각축전이 예상된다. 민주당에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 나소열 청와대 자치분권비서관, 복기왕 아산시장, 황명선 논산시장 등이 도전장을 내밀 수 있다. 한국당에선 이명수·정진석·홍문표 의원과 이완섭 서산시장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도지사도 경합
제2의 안희정은?

호남도 치열하다. 전북도지사는 송하진 지사가 재선을 노릴 것이 유력한 가운데 김춘진 전북도당위원장이 도전장을 던질 수 있다. 국민의당에선 유성엽·정동영·조배숙 등 현역 의원의 출마 준비 소식이 전해진다. 한국당에선 김항술 전북도당위원장, 바른정당에서는 정운천 의원이 예상된다.

현재 권한대행 체제인 전남도지사에는 민주당 이개호 의원,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장만채 전남도교육감 등을 예상하는 이가 많으며, 국민의당은 박지원·주승용·황주홍 의원 등 당 주축 인사들의 출격이 예상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패륜 논란’ 해명
“국정원 공작 때문이다”

지난 대선 기간 ‘형수 욕설’로 패륜 논란을 낳은 이재명 성남시장이 최근 그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이 시장은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서 “2012년 통진당 수사가 시작될 시점, 국정원 직원이 저희 형님에게 접근해 ‘이재명이 간첩이다, 곧 구속된다’고 이야기해 종북, 패륜논란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석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도 실제 (당시) 국정원이 관여했다. 2011년 즈음 청와대가 성남시를 3달간 내사하고 40쪽짜리 보고서를 만들어서 당시 임태희 비서실장이 이명박 대통령한테 직접 직보했다는 보도가 있다”며 “그런 것으로 보면 그때부터 기획돼 체계적으로 계속됐던 것 같다. 이것은 사찰, 정치공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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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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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