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바른보수 찾아 나선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7.17 10:17:22
  • 호수 11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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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보수 청산 선봉에 서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혜훈 의원이 바른정당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다. 지난달 26일 국회 의원회관서 열린 ‘바른정당 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 결과 기호 1번인 이 대표가 총 1만6809표로 득표율 36.9%를 기록, 하태경(33.1%)·정운천(17.6%)·김영우(12.5%) 최고위원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보수정당 사상 최초의 선출직 여성 대표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소신’ ‘뚝심’의 대명사.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는 당선사에서 ‘자강론’을 외쳤다. 바른정당이 보수의 본진이 돼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과 다른 보수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유화하고도 책임지지 않는 일부 보수 인사들에 대한 일침이었다.

이 대표 취임 후 바른정당은 지지율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은 전당대회가 있던 그 주, 바른정당이 지지율 9%를 기록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이어 전체 2위, 야당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비록 다음 여론조사서 전체 2위 자리를 한국당(9%)에 내줬지만 불과 1% 차이로 오차범위 내에서 쫓고 있다. 의석수, 자산, 고정지지층의 규모 등 모든 부분서 한국당에 비해 열세일 수밖에 없는 바른정당이지만, 저력을 발휘해 정치권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이 대표의 ‘뚝심 리더십’이 자리하고 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 당선되고 15일이 지났습니다(인터뷰가 진행된 지난 11일 기준).
▲15일밖에 안 지났어요? 몇 달은 된 것처럼 느껴지는데.

- 예. 15일 맞네요.
▲그만큼 정신이 없네요.


- 인터뷰가 많으시죠?
▲오늘(지난 11일)은 인터뷰가 3개뿐이었어요. 그런데 지방 일정이 있어 경북 영주·안동을 돌고 지금 올라온 거예요. 또 장관과 감사원장 등등해서 예방 일정이 4개 정도 있었어요.

- 당선 전후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일단 시간을 1, 2분 내기도 힘들어요. 차 안에서 김밥을 먹으며 일정을 수행하다 보니 체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예요.

- 무리하시는 건 아닌지.
▲당 대표 기간 내내 이럴 것이라 생각하진 않아요. 초반에 인사드려야 할 곳이 많으니까. 전직 대통령, 국회의장, 장관, 청와대 인사, 각 당 대표 등을 찾아봬야 하고, 또 인터뷰까지 해야 하잖아요. ‘임기 초만 죽었다 생각하자’ 그렇게 임하고 있습니다.

- 취임 후 당 시스템에 변화가 있나요?
▲회의 방식을 바꿨어요. 이전에는 개인 생각까지 공개발언 시간에 했습니다. 그러면 언론은 그게 개인의 입장인지 당의 입장인지 알 수 없어요. 그래서 지도부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다음날 회의서 다뤄야 할 안건을 각자 올리게 했습니다. 그중 우선순위를 정한 뒤 비공개 회의를 거쳐 당의 공식 입장으로 나가게 바꿨습니다. 

현재 당 대표 입으로 나가는 게 당의 공식 입장입니다. 대신 보충하고 싶은 것, 공식 입장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최고위원들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해 소수 의견도 존중되도록 했습니다. 우리는 당론에 일사분란하게 굴종하는 것이 싫어서 한국당을 나온 사람들이니까요.

- 겹경사입니다. 아시아·유럽정치포럼(AEPF) 초대 부의장이 되셨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유∼ 사실 걱정입니다. AEPF는 제가 지난해부터 준비해오던 일인데요. 아시아와 유럽이 함께 논의할 일이 많아 지난해 내내 뛰어다녔습니다. 그런데 제가 계획에 없던 당 대표로 당선돼 이 두 가지 일을 모두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보수정당 최초 선출직 여성 대표
소신과 뚝심 대명사의 ‘자강론’


- 초대 부의장이니까 역할이 만만치 않을 것인데.
▲그야말로 ‘뉴 본 베이비(Newborn Baby)’잖아요. 회의 방식, 아젠다 세팅, 결의문 채택 프로세스 등이 서로 다른 유럽과 아시아정당 연합체가 하나가 돼 협업(Co-Work)해야 하니까 정리해야 할 부분이 많아요.

- 문재인 대통령의 G20 정상회담은 어떻게 보셨나요?
▲고생하셨죠. 인수위도 없이 취임하자마자 국정 현안이 산적해있는데 정상외교까지 소화하시는 건 엄청난 일입니다. 정상회담서 어떤 입장을 견지해야 할지 정할 시간도 없이 내몰린 거잖아요. 참 힘드셨을 걸로 짐작이 되고 어쨌든 고생하셨다고 평가해드리고 싶습니다.

- 잘한 점과 아쉬웠던 점은?
▲한·미·일 공동성명 발표는 굉장히 ‘시의적절’했다고 봅니다. 많은 국민들이 문재인정부에 가지고 있는 불안함은 ‘과연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끌 수 있느냐’잖아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성공단계에 있고 한미 정상회담 중에도 도발을 멈추지 않은 게 북한입니다. 그리고 북한은 우리와 대화도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만 매달리다 보면 국민들은 불안해하지 않겠어요? 역대 우리 정부는 부시 8년, 오바마 8년을 거치며 북핵 제재에 함께 공조를 하자고 말은 했지만, 실제 공조의 액션에 들어간 적은 없었습니다. 

당 지지율 한때 2위까지 올라
“보수 본진될 것” 자신감 보여

트럼프정부 들어 이제 그 공조가 실행되려고 하는 찰나, 우리 쪽에서 북한과의 대화 얘기를 꺼내 이 공조를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릴까 우리 국민들은 걱정했어요. 그러나 다행히 한·미·일 공동성명이 그런 불안을 상당히 완화시켜줬습니다. 
단,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해 G20 정상들이 북핵 문제에 대해 우려와 공감을 했음에도 마지막 합의문에 북핵 문제가 한마디도 언급이 안 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문재인정부가 재협상을 하자고 말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미 일본 측에서 합의를 파괴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벌써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강제 동원의 증거가 없다”고 했는데 이건 합의를 깨는 발언이거든요. 일본 자민련 소속 의원들은 뭐라고 했습니까. “자발적인 것이었다” “비즈니스였다” “상업적 거래였다”며 정말 천인공노할 발언을 했잖아요. 재협상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 바른정당 지지율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두 자릿수 돌파를 위해 어떤 것들을 구상하고 있는지?
▲‘바른보수를 찾습니다’ 캠페인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전국을 다니며 우리 바른정당이 추구하는 가치가 뭔지, 뭘 하려는 건지, 우리가 얼마나 믿을 만한 사람들인지를 국민들에게 만나서 알릴 계획입니다. 

특히 집중적으로 찾아갈 지역이 영남 중에서도 대구·경북(TK)인데요. 여기는 낡은 보수가 가짜뉴스를 퍼트려 잘못된 편견을 갖게 된 피해자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분들의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아예 2달 동안 TK서 먹고 자면서 생활하려고 합니다. 

- 지금 분위기에선 호남보다 영남 공략이 더 힘들어 보입니다.
▲맞습니다. 왜냐면 잘못된 편견의 피해자들이라 그렇습니다.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자는 ‘문준용 제보조작’만큼이나 심각한 국사범(國事犯)으로 다뤄야 합니다. 대선기간 중 홍준표 당시 후보(현 한국당 대표)가 퍼트린 가짜뉴스도 마찬가지죠. 

“홍준표발 가짜뉴스, 
문준용 건만큼 심각”

홍 후보가 문재인 당시 후보를 여론조사서 앞섰다? 그건 명백한 가짜뉴스입니다. 이걸 무작위 살포했는데 왜 조사해서 처벌하지 않느냐는 거예요. 전 홍 후보 측의 가짜뉴스 유포도 문준용 제보조작만큼 심각하게 다뤄야하는 중대 사안이라고 봅니다.


- 극우성향 단톡방에 취재차 들어가 있는데 가짜뉴스가 양산되는 것을 보면 심각한 수준입니다. 출처는 알 수 없지만.
▲여러 가지 의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 많아요.

- 최근 바른정당은 ‘종북몰이 보수, 어떻게 청산할 것인가’란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한국당이 해체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는데요.
▲그 토론회는 제가 아닌 하태경 최고위원이 주최하신 자리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한국당은 시대의 흐름으로부터 유리돼 수십년전의 사고방식·가치관·관행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해체될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전 해체보단 자연 소멸된다고 봐요. 대한민국과 점점 유리되는 세력은 결국 소멸할 수밖에 없잖아요.
 

- 대표님은 한국당이 종북몰이 보수의 주체라고 생각하는지?
▲한국당은 그 일을 앞장서서 하는 정당이죠. 지난번 대선 때 홍 후보가 “문재인이 집권하면 김정은이 집권하는 것”이라고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수천명의 당원들 앞에서 말했습니다. 공식적으로 언론사 카메라 앞에서 얘기했어요. 그게 종북몰이가 아니고 뭔가요? 그런 말을 공당서 하고 있는 거예요.

- 몇몇 지역 정가서 한국당 탈당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한국당은 시대의 흐름과 완전히 유리돼 있습니다. 대한민국과 점점 멀어지는 낡은 세력은 결국 자동 소멸하게 되죠. 자동 소멸하는 저 난파선 안에 사람들이 살려면 하루라도 빨리 바른정당의 구명보트로 옮겨 타야 합니다. 우리는 살려고 한국당을 뛰쳐나오는 사람은 태워줄 겁니다.

- 문준용 제보조작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바른정당서 특검 주장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검은 주호영 원내대표의 개인 의견입니다. 당의 공식 입장은 아니구요. 특검은 일리 있는 주장입니다. 단, 개인적으로 저는 검찰 수사를 지켜보고 정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 마지막으로 바른정당 대표로서 어떤 각오로 임기를 마치실 건가요?
▲대한민국뿐 아니라 모든 나라는 ‘건강한 진보’ ‘건강한 보수’, 두 날개가 튼튼해야 균형을 잡고 비상합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보수라는 한 날개가 망가졌어요. 그동안 보수 진영이 보여줬던 잘못된 문화·구조·관행이 누적된 상태서 박근혜라는 대통령이 이 문제를 폭발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한 거예요. 


초토화된 보수는 하루이틀 만에 회복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복원돼야 합니다.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입니다. 바른정당은 힘들고 고난의 행군이지만, 그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많은 보수 유권자는 물론 대한민국의 건전한 국민들께서도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는 저희들에게 애정과 인내를 보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조금만 더 지켜봐 주시고 격려해주시길 바랍니다.


<chm@ilyosisa.co.kr>


[이혜훈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미국 UCLA대학교 경제학 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특임교수
▲한나라당 사무부총장
▲제17·18·20대 국회의원(서울 서초갑)
▲바른정당 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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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