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거물들 총출동’ 차세대 보안리더 BoB 6기 발대식

“IT 강국, 화이트해커에 달렸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 프로그램(Best of the Best, 이하 BoB) 제6기 발대식이 지난 4일 성황리에 열렸다. 현장에는 140명의 교육생을 포함해 정관계 인사, 멘토 등 총 30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일요시사>는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서 진행된 BoB 발대식 현장을 직접 찾아 생생한 현장의 모습을 담아봤다.

BoB 발대식 행사가 예정된 호텔 1층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취재를 준비하는 기자들과 다소 긴장한 모습의 교육생, 그리고 담소를 나누는 각계 인사들이 어우러져 큰 물결을 이뤘다. 

그 인파들 주위로 위치한 수많은 축하화환들이 오늘 있을 발대식의 위용을 짐작케 했다. 준비팀으로부터 명찰을 건네받고 본행사장으로 들어가자 밖에 있던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테이블에 앉아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300여명 참석
웅장했던 행사

약속된 2시가 되자 내빈 소개로 행사가 시작됐다. 호명된 이름은 화려하기 이를 데 없었다.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 박주선 국회부의장,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 이주영·김규환 의원, 김용수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 등의 이름이 불렸다. 

그 외에도 K-BoB 시큐리티포럼, 한국인터넷진흥원, 국방부 정보화기획실, 국군사이버사령부, 국가보안기술연구소,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한국정보보호학회, RSA 한국지사 등 정보보안 관련 기관 관계자들이 총출동했다.

해외 정보보안 교육 기관도 참석해 이목을 끌었다. 일본 최고의 컨퍼런스 CODEBLUE, 대만국립과학기술대학교 등에서 방문해 BoB에 대한 해외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내빈 소개가 끝나자 곧 BoB 소개 순서로 이어졌다. BoB는 정보사회를 선도할 최고 수준의 화이트해커를 양성하는 정보보호 교육과정이다. 지난 2012년 1기 교육생 60명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5년간 총 580여명의 화이트해커를 배출했다. 1기 60명, 2기 117명, 3기 122명, 4기 136명, 5기 140명으로 그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번 BoB 6기 교육에는 고교·대학(원)생 등 1186명이 지원했으며 서류전형, 인성적성검사, 필기시험과 심층면접을 거쳐 140명이 최종 선발됐다. 선발된 교육생들은 내년 3월까지 최고의 정보보안전문가(멘토)들과 1:1 도제식 교육, 실무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되며 최종 경연 단계를 거치는 등 집중적인 교육을 받게 될 예정이다.

수료생들은 국내외 기관 및 기업, 단체 등에서 보안 전문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화이트해커팀을 구성해 미국, 일본, 대만 등지서 개최된 세계해킹방어대회서 매년 상위권에 입상하는 성과를 냈다. 

이달 말 미국서 개최되는 세계 최고의 해킹방어대회인 데프콘(DEFCON) 본선에 진출한 15개팀 중 4개팀이 BoB 수료생으로 구성된 팀이다. 지난 2015년 대회에서는 아시아 최초로 우승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 같은 성과에 대해 김진석 BoB 센터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1기 시작할 때가 2012년이었다. 2010년부터 2년간 준비했다. 1기를 시작됐을 때만 해도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다들 ‘(BoB를) 왜 하냐’ ‘어디에 써 먹을래’라는 반응이었다. 그런데 3기쯤 지나 성과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가장 큰 성과는 수료생들이 해외대회에 나가 수상한 일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BoB를 지켜보기 시작했다.” 

“이후 4∼5기까지 실적을 많이 쌓았다. 2015년에 전 세계 화이트해커들의 올림픽인 데프콘에서 BoB 교육생·수료생·멘토들로 구성된 연합팀이 나가 아시아 최초로 우승했다. 23년 동안 우승한 적이 없었는데 우리가 해낸 것이다.”
 

“그러니 해외서 ‘대한민국에 이런 팀이 있구나’라고 관심을 갖게 됐다. 이를 계기로 BoB는 저변확대에 집중했다. 이에 보안 쪽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 ‘보안 엘리트가 되기 위해서는 무조건 한번 해봐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DEFCON
우승 신화

김 센터장의 말처럼 그간 BoB는 험난한 길을 개척해왔다. 보안에 대한 관심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유독 우리나라서만 인식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최근 랜섬웨어 공포로 보안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다지만, 그것도 잠시였을 뿐 국민들의 관심은 다시금 멀어졌다.

이에 김 센터장은 “처음 BoB를 한다고 했을 때 국가서 예산을 만들어주지 않았다. 당시 전반적인 분위기는 ‘왜 보안이 필요한지’ ‘소프트웨어와 무엇이 다른지’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우리가 70∼80년대 급격한 IT기반 성장을 이루면서 결과 중심의 프로덕트를 생산하는 데 급급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이제부터라도 방향을 설정해 체계를 잡자는 의미서 BoB가 탄생했다. 최근 랜섬웨어 사태처럼 PC 보급률이 높은 점이 역으로 우리를 공격하는 칼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인 계획으로 보안 생태계를 구성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보안 전문 인력을 백년대계를 갖고 양성해야 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BoB이고 앞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발대식 현장에 300명 북적
정관계 유력 인사들 자리해

높아진 위상을 반영하듯 발대식 현장에는 유력 인사들의 축하 메시지가 쏟아졌다. 

연단에 오른 김용수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은 “최근 들어 해킹 사건이 세계적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으며 해킹이 미치는 영향력이 경제를 넘어 정치, 사회적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다. 해킹 대상도 무차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관련 대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보안 대책이 성과를 내려면 세계 수준의 보안 인력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BoB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BoB 수료생들은 그간 국방·안보·산업 등 각 분야에 최고 수준의 인력을 제공해왔다. 6기 교육생 여러분은 앞으로 8개월간 진행될 교육을 통해 우리나라 사이버 보안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축사를 이어간 박주선 국회부의장, 정우택 원내대표, 이주영·김규환 의원 등은 유준상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 원장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유 원장은 11∼14대까지 4선을 지낸 국회의원 출신으로 2010년 KITRI 원장으로 취임해 BoB를 만들었다.

유준상 위해
거물 총출동 

박 부의장은 “유 원장은 누구나 존경하는 훌륭한 정치인의 길을 걷다 이제는 국가 존망의 근간이 되는 정보 보안 리더들을 양성·육성하는 역할을 하고 계신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내가 경제기획원에 있을 때 유 원장께서 국회 경제과학위원장에 계셨다. 당시 유 원장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며 “그로부터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내가 유 원장을 존경하는 이유는 오직 맨주먹과 열정만으로 이런 성과를 냈다는 점이다. 감히 말씀드리는데 유 원장이 아니면 이런 불굴의 의지를 갖고 보안 요원을 생산해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K-BoB 시큐리티 포럼’의 공동대표이자 국회 개헌특위 위원장인 이주영 의원은 “유 원장은 정계에서도 대단한 활약을 했지만, 은퇴한 이후 우리나라에 무엇이 중요한지를 아는 분”이라며 “2010년 BoB가 시작될 당시 정부의 예산을 받지 못했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는데 정부가 예산을 안 주다니.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내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하고 있었는데 직권으로 예산을 투입시켰다”고 회상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규환 의원은 “유 원장은 우리나라의 주요한 정보·지식을 해커들로부터 막아주는, 그야말로 현대판 독립군을 키워내는 진정한 애국지사다”며 “그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선언했다.

축사가 끝난 후 유 원장의 화답이 이어졌다.

유 원장은 “오늘은 많은 청년들이 자신의 미래와 희망을 안고 도전하는 뜻깊은 날이다. 이곳에 있는 교육생들은 우수한 성적을 거둔 사람들 중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뚫은 대한민국의 인재들”이라며 “BoB서 경험과 관찰을 하길 바란다. 창의성은 여러분들의 경험에 의해 발현되지 결코 우연히 생기지 않는다. 경험과 관찰을 통해 성숙한 인재가 되길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유 원장의 소개로 연단에 오른 정세균 국회의장은 “BoB 6기 교육생으로 선정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유 원장은 대단한 열정과 추진력으로 화이트해커를 양성했다. 내가 ‘화이트해커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지어드리고 싶다. 6기 교육생들은 유 원장을 아버지라 생각하고 그의 열정과 일에 대한 애착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DEFCON’ 아시아 최초 우승
정세균 “국회가 적극 협조”

다음으로 정 의장이 직접 ‘4차 산업혁명과 국회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이 강연서 그는 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 최대의 화두지만, 사이버 보안이 없는 산업혁명은 사상누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국회서도 관련 법과 제도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여러 내빈이 참석했지만, 누가 뭐래도 그날의 주인공은 6기 교육생과 그들을 교육할 멘토일 것이다. 이에 <일요시사>는 그들을 직접 만나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인지에 대해 질문했다.

이문원 교육생은 지원 동기를 묻는 질문에 “예전부터 정보보호(보안) 분야를 하고 싶었다. BoB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동안 선뜻 지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씩 정보보호에 대한 기초과정을 거쳤고 이제는 도전해도 되겠다는 마음이 들어 지원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어떤 각오로 교육에 임할지 묻는 질문에 이 교육생은 “모든 멘토들의 교육에 집중해 대한민국 정보보호 분야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에서 포렌식 연구원으로 일하고 싶다는 이 교육생은 꿈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멘토·멘티
각오 다지다

이경문 멘토는 앞으로 함께할 교육생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프로그램이 8개월 과정이다. 모든 학문이 그렇듯 8개월 동안 마스터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니 교육생들은 이 8개월 과정으로 끝내지 말고 계속 정진해 나갔으면 한다. BoB를 통해 나의 모자란 부분이 무엇인지를 알아가기만 해도 교육생들에게 이 시간은 굉장히 소중할 것이란 말을 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BoB 교육생의 각오
“안전한 IT 강국으로”

한림대는 정보법과학전공 2학년 박성미 학생이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 프로그램(Best of Best, 이하 BoB)’ 6기 교육생으로 선발됐다고 전했다. 

박 교육생을 비롯한 140명의 교육생은 멘토들로부터 도제식 교육과 서바이벌 방식의 교육을 받게 되며 침해대응, 취약점 분석, 디지털포렌식, 보안컨설팅, 모바일보안, 클라우드보안, 금융융복합보안, CC인증 등의 분야를 대상으로 보안 전공학습 프로젝트 및 실무·실습에도 참여한다. 특히, 취약점 분석, 디지털포렌식, 보안컨설팅, 정보보호특기병 등 4개 분야에 대해서는 심화전공 트랙으로 운영된다.

박 교육생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에서 법을 전공하고 평소 관심이 많았던 사이버범죄에 대비한 기술지식을 배우고 싶어 한림대 국제학부에 다시 입학했다”며 “이번 BoB를 통해 우리나라가 안전한 IT 강대국으로 커나가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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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