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VS 야3 전면전 막전막후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6.19 09:40:14
  • 호수 1119호
  • 댓글 0개

협치는 끝…‘강’재인 시그널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협치’서 ‘강공’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정체된 인사 정국을 정면 돌파로 풀어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에 정치권은 협치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강’재인으로의 변신을 선언한 문 대통령의 현재를 <일요시사>가 짚어봤다.
 

과연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야당의 반발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이하 청문보고서) 채택이 지연되자 문 대통령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권을 행사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3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어제(12일)까지 보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지만, 국회에서 논의가 안 되고 기한 없이 시간만 지나가고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김 후보자를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김상조 강행
깨진 협치

청와대 측은 “김 위원장이 인사청문회로 공정한 경제 질서를 통한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 능력을 갖췄음을 입증했다”며 사유를 들었다. 또한 “중·소상공인과 지식인, 경제학자 등 사회 각계 인사들이 김 위원장의 도덕적이고 청렴한 삶을 증언, 위원장 선임을 독촉하고 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잠그며 농성을 펼치던 야당은 분노했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이번 임명 강행이 협치 포기 선언이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매우 유감스러움을 넘어 도저히 좌시할 수 없는 폭거”라고 비난했다.


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이철우 의원은 “요새 문재인정부가 하는 것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민간단체 합동의 독주 체제”라며 “이걸 ‘문민독주’라 부르는 일반인들이 많이 있는데 문민독주가 계속 되면 ‘문민독재’가 된다. 곧 독재시대가 될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소통과 협치를 하겠다는 문재인정부가 불통과 독재로 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바른정당은 이러한 문 대통령의 브레이크 없는 오만한 질주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으며 향후 국회일정과 관련해서도 상응하는 논의를 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보수를 표방하는 두 정당이 모두 문 대통령의 행보를 ‘독재’로 규정한 것이다.
 

국민의당은 ‘독재’라는 과격한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임명 강행에 대해 유감을 표함과 동시에 책임을 민주당과 한국당 측에 돌렸다.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는데 문재인정부가 임명을 강행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원내 1·2당의 오만과 아집이 충돌하여 강행 임명을 초래한 점은 국민의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빗장 깨진
자유한국당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김 위원장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달면서도 청문보고서 채택 과정을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제1야당인 한국당이 거세게 반발해 정무위 전체회의에 불참하면서 상황은 오히려 청와대 측에 유리하게 흘러갔다. 

결국 한국당의 불참으로 청문보고서 채택 자체가 무산되자 김 위원장 임명을 강행해도 절차적·정치적 하자가 없다고 판단한 청와대는 김 위원장 임명을 강행했다.


김 위원장 임명을 속절없이 지켜봐야만 했던 야 3당은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압박의 고삐를 당겼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뒤 기자들에게 “강 후보자 임명까지 강행한다면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대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른정당 조영희 대변인은 논평서 “강 후보자 임명 강행은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묻지마’ 인선에 국민들이 바라던 협치는 시작조차 못해보고 물 건너간 셈이 돼 버렸다”고 경고했다.

국민의당도 ‘강 후보자 자진 사퇴 및 지명 철회만이 살길’이라는 논평을 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강 후보자 임명 강행 때는) 강한 야당으로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내놨다.

야 3당의 이 같은 경고에도 청와대는 흔들리지 않는 강행 의지로 강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지난 16일에 마쳤다. ‘위장 전입’ ‘논문표절’ ‘부동산 투기’ 등 강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도 인사청문회를 통해 해명됐다는 것이다.

협치→강공, 김상조 강행 임명
강경화도…얼어붙은 인사 정국

무엇보다 이달 말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과 내달 초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코앞에 두고 있어 외교부 수장 자리를 계속 비워둘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강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재송부 기일을 17일로 못박아둔 상태였다. 

청와대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문 대통령은 “그(강 후보자)를 임명하면 더 이상 협치는 없다거나 국회 보이콧과 장외 투쟁까지 말하며 압박하는 것은 참으로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며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 야당도 국민의 판단을 존중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해 청문보고서 채택이 안 될 시 강행 입장을 천명했던 바 있다.
 

문제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 여부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처럼 야당의 빗장에 가로막힌 김 후보자의 운명은 앞선 두 사람과 달리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으로 야3당의 김 후보자에 대한 반발심이 더욱 거세진 것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는 지난 13일 “개인적으로 강 후보자의 임명에 찬성하지만,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면 김 후보자의 본회의 인준 표결이 부결로 유도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조금 더 인내하면서 설득할 필요가 있다. 강 후보자를 그대로 임명한다면 김 후보자의 인준 표결을 장담하지 못한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강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

당청은 김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이 오는 22일 본회의서 처리되길 희망하고 있다. 앞서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지난 7∼8일 인사청문회를 마쳤지만, 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인 지난 12일까지 두 차례 시도에도 불구하고 여야 간 입장차로 끝내 보고서를 작성하지 못했다.


기한 내 청문보고서 채택이 물 건너간 상황서 남은 절차는 정세균 국회의장의 김 후보자 인준안 직권상정이다. 이렇게 될 시 김 후보자는 국회 본회의장서 치러지는 여야 의원들의 표결을 통해 임명 여부가 결정된다.

그러나 표결은 민주당과 청와대 측에 유리하지 않은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재적 299석 중 민주당은 120석, 한국당 107석, 국민의당 40석, 바른정당 20석, 정의당 6석, 새누리당 1석, 무소속 5석이다. 민주당이 찬성표를 던지더라도 30표가 부족한 상황이다. 

강경화 지키고
김이수 내주나

한국당은 반대표를 던질 것이 자명하다.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나온 정우택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해야 될 문제지만 (김 후보자 인준안 표결에) 참여해 이 분(김 후보자)이 부적격하다는 걸 표결로써 표시하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바른정당은 일찌감치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서 “중립적이지 않은 분이 소장이 되는 것 자체가 헌재의 독립성을 해치는 가장 나쁜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는 단호히 김 후보자 취임에 반대하고, 국회에서 단호하게 거부할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를 쥔 셈이다. 그런데 국민의당은 지난 이낙연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때와는 달리 김 후보자에 대해서 어떤 당론도 정하지 못했다. 결국 의원 개개인의 생각에 따라 찬반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 후보자가 표결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최소 30표가 필요하다. 정의당 소속 의원이 모두 찬성표를 던진다고 해도 24표가 부족하다. 국민의당 소속 의원 40명 중 최소 24명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국민의당 내에서 ‘김이수 비토론’이 존재해 민주당은 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처지다.
 

강경 드라이브에 대한 야3당의 반발이 다른 현안으로 옮겨 붙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6월 임시국회에는 11조2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이하 추경안)과 정부조직법개편안 등 개혁 입법안이 산적해 있다. 특히 추경안에 대한 야3당의 반대 목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강한 드라이브 약될까? 독될까?
한국당·바당 ‘독재’ 꺼내며 강공

김상조 위원장이 임명된 날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은 문재인정부가 제출한 올해 추경안에 대해 ‘반대 입장’으로 의견을 모으고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한국당 이현재, 국민의당 이용호, 바른정당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국민 세금으로 미래 세대에게 영구적인 부담을 주는 공무원 증원 추경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같이했다.

또 그들은 추경안뿐 아니라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야3당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여야 관계 전반이 상당 기간 얼어붙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만약 야3당이 합심해 의사일정 등을 거부하면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은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인사 정국에 대한 문 대통령의 강경 드라이브가 국회 파행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비록 김상조 위원장이 임명됐을 당시 한국당이 ‘청문회 보이콧’을 선언하며 맞서다 현재는 한 발 양보한 상황이지만, 언제 다시 보이콧 카드를 꺼내들지 모른다. 

이는 문재인정부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도 마찬가지다.

일례로 지난 13일 문 대통령이 김상조 위원장의 임명을 강행하자 14일 열린 도종환·김영춘·김부겸 등 여당 의원 3명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한국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오전 한때 파행을 겪은 바 있다.

인사청문회를 거부한 한국당 의원들은 의원총회(이하 의총)를 열고 피켓시위를 펼쳤다. 2시간30분에 걸쳐 진행된 의총은 문 대통령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야당무시’ ‘협치파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문 대통령의 김상조 위원장 임명을 강력 규탄했다. 뒤이어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한국당 의원들은 자리에 ‘협치파괴’ ‘5대 원칙 훼손’ ‘보은·코드 인사’라고 쓰인 피켓을 올려놓고 질의했다.

아슬아슬한
바당·국당

문재인정부는 높은 지지도를 보이며 순항하고 있다. 국민들 중 상당수는 산적한 현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문재인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지지한다. 문 대통령이 협치 우선주의에서 강경 드라이브로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이러한 지원 사격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야3당의 견제를 계속 받으면 그에 대한 피해도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과연 ‘강’재인으로의 변신이 향후 정국 상황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문 정부, 미 의원 홀대론 진실은?
면담 거부에 뿔났다

문재인정부가 한국을 찾은 미국 의원을 홀대했다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지난 15일 일본 아사히 신문은 “문재인정부가 미 의원들과의 면담을 거부하거나 짧은 시간 만나는 등 소극적인 대응을 계속하고 있어 미국 측도 태도를 경화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한·미 관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이 신문은 미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이 지난 5월28일 예정했던 방한을 취소한 이면에는 이 같은 이유가 숨어있다고 주장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매케인 위원장은 한국 방문 중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희망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마지막까지 면담 확약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지난 5월에 방한한 맥 손베리 하원 군사위원장과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 위원장 등도 문 대통령을 만나지 못하고 한민구 국방장관 등과 회담하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이어 이 신문은 “딕 더빈 상원의원 일행이 지난 5월30일 문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었으나 바쁘다는 이유로 직전에 면담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한·미관계 악화를 우려한 외교부의 중재로 5월31일 단시간 면담이 이뤄졌으나 (문 대통령과 5월29일 면담한) 메가와티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전직인데도 1시간이나 만났다는 불만이 미국 측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이 신문에 따르면 더빈 의원 일행을 만난 문 대통령은 당시 사드의 한국 배치에 신중하게 대처하겠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같은 불만 때문에 면담 후 사드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에 대해 미국 측 불신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신문은 문 대통령이 “한미 동맹을 중시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미국 측에서는 진의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한미 양국은 이달 말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동맹 강화를 재차 확인할 전망이다. <목>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