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검증> ⑦아킬레스건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5.02 09:19:24
  • 호수 1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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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의혹 하나씩은 있잖아요 왜∼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대선 정국의 막이 올랐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대통령 궐위 후 60일 이내 대선 실시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오는 5월9일 조기 대선이 열리게 된다. 대선 일까지 채 열흘이 남지 않은 상황서 <일요시사>는 후보 검증 시간을 준비했다. 그 일곱 번째 항목은 유력 대선후보들의 아킬레스건이다.

대선 구도가 흥미롭다. 사상 초유로 14명의 후보가 치열한 공방을 펼치는 중이다. 후보가 많다 보니 제기되는 의혹도 많다. 후보들은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반면 단점은 최대한 감추려 노력한다. 대신 경쟁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는 시간이 지날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이는 가장 기초적인 선거 전략이다. 이 때문에 후보 캠프별로 상대의 네거티브 전략에 대응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자칫 단점이 ‘아킬레스건’으로 진화해 후보의 ‘자질론’으로 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캠프에서 신경 쓰는 각 후보별 아킬레스건은 다음과 같다.

[가족+송민순] 문재인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아킬레스건은 가족과 관련한 의혹이다. 문 후보는 아들 특혜 채용 의혹과 부인 김정숙씨의 고가 가구 매입 의혹을 받고 있다.

아들 준용씨에 대한 의혹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07년 국회에서의 문제제기로 노동부 감사를 받은 바 있다. 2012년에 있은 18대 대선서도 검증 사안으로 불거졌다. 한국고용정보원서 준용씨를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다.

논란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데는 문 후보의 명쾌하지 못한 해명이 한몫했다. 또 특혜를 의심할 법한 요소가 적지 않아 의심의 눈초리는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각 캠프와 정당은 이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준용씨가 휴직 기간에 미국에서 불법 취업을 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는 등 총공세를 펼쳤다. 당시 정태옥 원내대변인은 “잘나가는 대선후보 흠집 내기가 아니라 합당한 이유로 청문회를 하자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국민의당은 준용씨 취업으로 예정된 비정규직 근로자 2명의 정규직 전환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또 준용씨는 출근 첫날 고용정보원의 상급기관인 ‘노동부 종합직업체험관설립추진기획단’에 파견근무 발령을 받았다고 추가 폭로했다.

바른정당도 의혹 제기에 합세했다. 하태경 의원은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응시원서 사본을 공개하며 위조 의혹을 제기했다. 하 의원은 최근 준용씨가 입사하기 직전 고용정보원의 기본급이 70% 상승했다고 추가적으로 밝혔다.

문 후보 측은 관련 의혹에 대해 법적 대응 등도 불사하고 있다. 지난달 7일 심재철 국회부의장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지난달 11일 하 의원을 같은 혐의로 추가 고발해 검찰이 수사 중이다.

부인 김정숙씨의 고가 가구 매입 의혹도 쟁점이다. 김씨가 모델하우스에 전시된 가구를 2500만원에 매입했는데 이와 관련한 재산 신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이에 김씨는 “모델하우스 전시 가구로 사용된 의자인데 지인이 싸게 산 것을 다시 50만원에 구입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해당 가구의 정가가 600만원이 넘고, 이 외에도 추가로 다른 고가 가구를 구입했다는 의혹이 보도됐다.

한때 주적이란 단어가 각종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대선 후보자 초청 TV토론회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민주당 문 후보 간의 주적 논란이 화제가 됐기 때문이다.
 

방송 도중 유 후보는 문 후보에게 “북한이 우리 주적이냐”고 물었는데 문 후보가 “그런 규정은 대통령으로서 할 일은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문 후보의 안보관을 비판하는 측은 이를 활용해 공세를 펼쳤다.

같은 맥락으로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장관과의 진실공방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송 전 장관이 지난해 10월에 낸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문 후보(당시 청와대 비서실장)가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북한의 의견을 확인해보자고 말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시작됐다.

이후 문 후보가 반박하면서 논란은 확산됐고 결국 문 후보 측은 ▲명예훼손 ▲후보자 비방 ▲공직선거법 위반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및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송 전 장관을 고발했다.

[가족+안랩]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아킬레스건도 문 후보와 유사하다. 딸 설희씨와 부인 김미경씨를 둘러싼 가족 의혹이 대선 정국을 강타했다.

설희씨의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의혹이 문 후보 측을 통해 제기됐다. 문 후보 측 권혁기 수석부대변인은 “2013년에는 공개했던 딸의 재산을 2014년부터는 독립생계유지를 이유로 공개 거부하고 있다”며 “혹시 공개해서는 안 될 자녀의 재산이나 돈거래가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가족 문제로 골머리 앓아
과거 행적으로 사퇴론까지

이에 국민의당은 “설희씨의 재산은 부동산, 주식 없이 예금만 1억1200만원이고, 현재 2만달러 상당의 2013년식 차량 한 대가 있다”며 재산 내역을 공개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2014년 이후 설희씨가 어떻게 독립생계를 유지하고 있는지 밝히라며 응수했다.

부인 김미경씨가 서울대에 특별 채용되는 과정을 두고 1+1 의혹이 불거졌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김씨가 임용된 서울대 의대 전임교수 특별채용이 2011년 4월19일 계획이 수립돼 21일에 확정됐다고 밝혔다.

또 김씨가 서울대에 제출한 채용지원서는 계획이 수립되기도 전인 3월30일에 작성됐으며, 연구실적이 미흡함에도 김씨를 정년보장교원으로 임용했다는 주장을 내놨다. 안 후보와 서울대 간 모종의 얘기가 오간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갑질 논란도 불거졌다.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교수로 있으면서 안 후보 측 보좌진에게 자신의 기차표 예매, 대학 강연 강의료 관련 서류 요청, 강의 자료 검토 등 사적 업무를 지시했다. 당시 갑질을 당했던 한 보좌진은 언론을 통해 “김씨의 잡다한 일을 맡아 했는데 이런 것까지 해야 되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씨는 국민의당 공보실을 통해 갑질 의혹에 대해 인정했다. 그는 “나의 여러 활동과 관련해 심려를 끼쳤다”며 “보좌진에게 업무 부담을 준 점은 전적으로 내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안철수연구소(안랩)’와 관련한 의혹도 있다. 안 후보가 안랩 대표이사 시절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에 발행해 안랩 지분을 편법으로 강화했다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은 공세를 펴고 있다. 문 후보 선대위 종합상황본부 2실장인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안랩 BW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편법증여를 목적으로 발행한 삼성SDS BW보다 더욱 싼 가격으로 발행해 안랩 주주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당시 박 의원은 기자회견장서 “안 후보 측이 외부 평가기관의 평가액보다 높은 5만원에 BW를 발행했다고 하지만 삼성SDS의 반값 발행보다 못한 40% 수준의 헐값 발행이었다”며 “스스로에게 헐값 BW를 몰아주며 엄청난 부를 축적하는 것이 도덕적이고 공정한 행위냐. 벤처 기업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한 방’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부를 축적하라고 권유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 의혹에 대해 안 후보 측은 “(구)여당 측 인사들이 무차별적으로 제기했던 안철수 죽이기 흑색선전을 문 후보 측이 재활용하고 있다”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성완종+발정제] 홍준표

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일명 ‘성완종 리스트’로 대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있어 후보 적격성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1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돼 1심서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지만, 2심에서는 금품 전달자인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 받았다. 현재 사건은 대법원 판결을 남겨둔 상태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판결을 앞둔 현 상황을 언급하며 홍 후보에게 대선 출마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TV 토론에서 “(대법원이) 파기환송해서 고등법원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0.1%도 안 된다”며 “만약 내가 잘못이 있다면 임기 마치고 감옥에 가겠다”고 반박했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이 내란·외환 혐의가 아닌 한 재직 중 형사 소추를 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이미 기소된 사건의 재판 진행에 대한 규정은 없어 논란이 예상된다.
 

돼지발정제 논란은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다. 홍 후보가 2005년 발간한 자서전 <나 돌아가고 싶다>에서 성폭행을 계획한 하숙집 친구에게 돼지흥분제를 구해줬다는 내용이 뒤늦게 문제가 됐다.

이에 홍 후보는 “내가 한 일은 아니고 들은 이야기”라며 “어릴 때 저질렀던 잘못이고 스스로 고백했으니 이제 그만 용서해 달라”고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경쟁 후보들은 홍 후보에게 사퇴를 촉구하는 등 강하게 압박했다.

지워지지 않는 이미지
엑스트라 후보 취급도

TV 토론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성폭력 모의 내용을 자서전에 기술한 홍 후보와는 토론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대선은 새 대한민국을 여는 대선으로 성폭력 범죄를 공모한 후보는 경쟁 후보로 인정 못 한다”며 “국민 자괴감과 국격을 생각할 때 홍 후보는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유 후보 역시 “이건 네거티브가 아니다. 홍 후보의 즉각 사퇴를 요구한다”며 “돼지흥분제로 강간미수의 공범인 문제, 인권의 문제, 국가 지도자의 문제, 국가 품격의 문제다. 피해 여성에게 진심으로 사과한 적이 없다”고 질타했다.

안 후보도 “홍 후보는 사퇴해야 한다. (한국당은) 박근혜정부 이후 후보를 낼 자격이 없는 정당”이라며 “자서전 성폭력 모의를 용서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세 후보의 비판에 홍 후보는 “친구가 성범죄를 기도하려고 하는데 막지 못한 책임감을 느끼고 12년 전 자서전에서 고해성사했다. 자서전을 통해 ‘정말 후회한다, 용서 바란다’고 말했다”며 “내가 직접 한 것은 아니지만 친구가 그리하는 것을 못 막은 것에 대해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배신 프레임] 유승민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배신자 프레임’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유 후보가 새누리당(현 한국당) 원내대표를 하던 시절인 지난 2015년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말하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유 후보를 ‘배신의 정치인’으로 낙인찍었다.

이후 유 후보는 20대 총선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했지만, 무소속으로 당선돼 새누리당에 복당했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탈당을 강행,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유 후보는 당시 벌어졌던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자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유 후보는 “스스로를 진박이라고 부르는 정치꾼들이 대통령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지지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바른정당 후보로 선출된 후 첫 지역 일정으로 TK를 찾은 유 후보는 “배신자 XX” “대구 망신시켜놓고 왜 왔노” 등의 말을 들었다. 대다수 시민들이 유 후보에게 호감을 나타냈지만, 이 같은 격앙된 반응에 부딪히기도 했다. TK 민심을 반드시 잡아야 하는 유 후보가 어떻게 이미지 전환을 이룰지 관심이 모아진다.

[민주당 2중대] 심상정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아킬레스건은 이념적 편향성이다. 이번 대선 레이스를 통해 인지도·호감도가 상승하고 있지만,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것은 이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이러한 이미지 탓에 확장성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를 진보정당의 확장성 한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아직 진보정당을 이념적으로 편향됐다고 보는 유권자들이 많다는 분석이다.

심 후보는 최근 문 후보 지지층으로부터 극심한 항의를 받은 바 있다. TV 토론회서 심 후보는 축소 수정된 문 후보의 복지정책과 애매모호한 안보정책을 지적했다.

그러자 다음 날 정의당 홈페이지는 수많은 문 후보 지지층의 접속으로 한때 서버가 다운됐다. 문 후보 지지층 중 일부는 정의당사와 심 후보 의원실에 항의전화 세례를 퍼부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의당 지지층 일부가 당을 떠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에 정의당 김세균 전 공동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문 후보와 심 후보 사이서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은 정의당을 민주당의 2중대로 만드는 데 기여할 뿐”이라며 “(정의당이) 자립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 진보정당으로서 독자적으로 존재할 근거가 불명료해진다”고 전했다.

지지율은 낮지만, 심 후보는 거듭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는 이번 대선에 대해 “한국당과 바른정당에 대한 평가는 이미 내려진 만큼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3당 후보 간 개혁경쟁이 될 것”이라며 “내 사퇴는 촛불시민의 사퇴다. 정치 인생을 걸고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문재인의 총리 구상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지난달 27일 세종문화회관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초대 총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초대 총리로 호남 인사를 염두에 두느냐’는 질문에 “특정 지역을 지금 단계에서 언급하기 어렵지만, 염두에 둔 분이 있다”며 “‘대탕평·국민 대통합’이라는 관점에서 내가 영남인 만큼 영남이 아닌 분을 초대 총리로 모시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 후보는 협치 대상으로 국민의당·정의당을 꼽았다. 특히 국민의당에 대해서는 “뿌리가 같은 만큼 통합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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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