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검증> ⑤캠프 실세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4.18 09:24:55
  • 호수 11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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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군 보면 왕실장 보인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대선정국의 막이 올랐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대통령 궐위 후 60일 이내 대선 실시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오는 5월9일 조기 대선이 열리게 된다. 대선일까지 채 한 달이 남지 않은 상황서 <일요시사>는 후보 검증 시간을 준비했다. 그 다섯 번째 항목은 유력 대선후보의 캠프를 이끌고 있는 실세들이다.

대선 때마다 정치권에선 다양한 승리 공식이 나온다. “중원(충청)서 이겨야 대선에 승리한다” “서울 표심을 잡아야 대권이 가능하다” 등 지역 공략을 우선으로 하는 공식부터 “20·30대 젊은 층을 사로잡는 공약이 필요하다” “노년층 표심이야말로 대선 승리로 직행하는 티켓”이라는 연령별 공식도 있다.

이러한 나름의 필승 전략을 계획하고 시행하는 곳이 바로 대선 캠프다. 캠프의 힘이야말로 대선 승리를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이에 <일요시사>는 캠프별로 가장 영향력 있는 실세들을 골라봤다.

문재인-임종석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의 실세는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다. 그는 캠프서 후보 비서실장이란 중책을 맡고 있다. 임 비서실장은 지난해 10월14일 문 후보 측에 전격 합류했다. 정책 캠프라 할 수 있는 싱크탱크가 출범한 지 일주일 만이다.

당시 캠프 측은 “임 전 부시장(현 비서실장)이 문 전 대표(현 후보)를 가까이에서 돕기로 했다”며 “어떤 역할을 할지는 논의 중이지만, 임 전 부시장 특유의 정무 역량이 문 전 대표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임 비서실장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서 “비서실장은 후보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후보부터 마음을 열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다’며 밤늦게 소주를 사 들고 문 후보의 집에 찾아가 오랫동안 얘기를 나누고 나서 비서실장직을 맡았다”고 말했다.

당시 임 비서실장의 영입은 큰 주목을 받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임 비서실장이 박 시장을 제쳐두고 문 후보를 택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이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은 지난 1월26일. 임 비서실장이 문 후보 쪽으로 간 지 3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만큼 문 후보가 임 비서실장 영입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양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임 비서실장은 고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한 대표적 인사다. 16·17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민주통합당 사무총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지난 2014년 재선에 성공한 박 시장이 임 비서실장을 정무부시장에 임명하면서 ‘박원순계’로 분류됐다.

문 후보와 임 비서실장의 정치적 인연은 그리 깊지 않다. 오히려 둘 사이에 접점을 찾기 힘들다. 2012년 4월에 있었던 19대 총선서 임 비서실장이 당 내홍으로 불출마를 선언하자, 문 후보가 굉장히 미안해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임 비서실장의 영입은 친문 패권주의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문 후보는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전략을 썼다.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되기 전 문 후보는 “앞으로 캠프나 선대위가 구성된다면 친노·친문은 아주 소수고 대부분 새로운 면면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청사진을 내놨다. 다분히 ‘친문 패권주의’ ‘친노 비선’이란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임 비서실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후보는 임 비서실장에게 영입 초부터 사실상 전권을 줬다고 한다. 사안에 대해 캠프 내 이견이 있으면, “임 비서실장이 결정했으니 밀어주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전해진다. 전권을 잡은 임 비서실장은 자신의 주특기인 정무 분야뿐 아니라 문 후보의 일정, 정책 결정에도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문’ 임종석 VS ‘안’ 조광희 맞대결
‘홍’ 친준표계 윤한홍 비서실장 임명

그러나 최근 임 비서실장의 거취가 흔들리고 있다. 선대위 명단을 발표하는 과정서 당과 캠프 측에 잡음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임 비서실장은 지난 7일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선대위 구성안을 발표하자 “통합선대위가 되도록 원만한 합의를 해 달라는 (문) 후보의 요청에도 일방적으로 발표한 과정에 대해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지난 10일 추 대표 측이 임 비서실장을 교체하는 내용으로 인선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말도 전해진다.

안철수-조광희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캠프의 실세는 조광희 변호사다. 조 변호사는 당 후보 경선서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최근 발표된 중앙선대위 인선에선 비서실 부실장으로 임명됐다.

안 후보와 조 부실장의 인연은 지난 2012년 대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 부실장은 당시 ‘진심캠프’서도 비서실장을 역임했었다(현재 안철수 캠프의 이름은 국민캠프다).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 과정서 금태섭 상황실장, 이태규 미래기획실장과 함께 협상자로 테이블에 앉은 바 있다. 부드러운 성격으로 알려진 조 부실장은 안 후보의 의중을 꿰뚫고 있는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안 후보는 지난해 홍대 인근 카페서 열린 한 강연서 “조 변호사(현 부실장)가 하라고 하면 나는 그냥 합니다”며 그에 대한 무한 신뢰를 감추지 않았다.

조 부실장이 정치권에 뛰어든 이유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명숙 전 총리를 변호하면서 민주당 인사들과 가까워진 조 부실장은 직접 정치를 경험하게 됐다.

조 부실장은 지난 2013년 <법률신문>과 인터뷰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이 적대적 관계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기득권 정치 세력으로서 공생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훼손된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해서는 민주당만의 역할로는 한계가 있었고, 마침 안 후보와 생각이 맞았다. 안 후보가 생각한 바를 계속 실천해 나간다면 계속해서 도와드릴 생각이다”고 말했다.

결국 조 부실장은 국민캠프에 몸담으면서 약속을 지켰다.

진심캠프 인사 중에선 당시 공동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김성식·박선숙 의원이 안 후보를 후방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개혁 소장파’ 출신인 김 의원은 물밑에서 여권 인사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며 당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또 안철수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특유의 정무적 감각을 잘 살려 안 전 대표의 ‘복심’으로 통한다.
 

박 의원은 ‘홍보비 파동’에 연루돼 2심이 진행 중인 만큼 공개적인 행보는 삼가고 있다. 그러나 물밑에서는 안 후보에게 ‘큰 그림’을 조언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당 초대 사무총장을 지냈다.

비록 몸집에선 매머드급인 민주당에 밀리지만, 진심캠프 때부터 동고동락했던 이들과 당 의원들의 조화가 잘 이루어졌다는 평가다.

지난 12일 공식 출범한 국민선대위를 보면 박지원 당 대표와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을 상임 선대위원장을 투톱으로 구성하고 박주선 국회부의장, 천정배·정동영 의원, 주승용 원내대표, 천근아 연세대 교수, 김민전 경희대 교수, 김진화 비트코인 한국거래소 코빗 이사 등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홍준표-윤한홍

그간 별다른 조직 없이 대선을 준비했던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경선 통과 후 당에서 준비한 조직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이 때문에 ‘홍준표 사람’보다 당 핵심 인사들이 캠프에 많이 포진해 있는 상황이다.

그중 한국당 윤한홍 의원은 대표적인 측근으로 분류된다. 홍 후보는 지난 1일 윤 의원을 비서실장에 임명했다.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당시 브리핑을 통해 “홍 후보는 주요 당직자와 협의를 거쳐 당 사무총장에 이철우 의원을 임명했고, 후보 비서실장에는 윤한홍 의원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경남 창원 출생인 윤 의원은 20대 총선을 통해 처음 국회에 입성한 초선 의원이다. 앞서 경남도 행정부지사를 지내는 등 당내 거의 유일한 친홍준표계로 분류된다.

‘유’ 친이계 진수희로 범보수 노려
‘심’ 당 인사로 꽉꽉 중심에 노회찬

부지사를 지낼 당시 윤 의원은 2013년부터 3년 동안 홍 후보를 곁에서 보좌했다. 홍 후보의 대표적 공약인 ‘채무 제로’ 감축계획, 진주의료원 폐쇄 등을 실무서 주도했다. 2015년 부지사 자리에서 퇴임한 뒤 총선에 나서 창원 마산을 지역구로 당선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과정서 윤 의원은 당내 비박계와 한목소리를 내왔다. 한때 탈당설까지 돌았지만, 윤 의원은 탈당하지 않고 당에 남았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홍 후보와 정치 행보를 같이하기 위해 탈당을 유보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당 중앙선대위의 키워드는 ‘내부 통합’이다. 홍 후보는 선대위 구성에 대해 “외부서 영입하는 것보다는 당내 인사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계파에 관계없는 인선으로 탄핵정국 때 쌓인 당내 앙금을 해소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승민-진수희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캠프에선 ‘비선’과 ‘실세’가 금기어처럼 여겨진다. 캠프 사람들도 ‘비선 실세가 없다’는 점을 캠프의 특징으로 내세운다. 유 후보가 비선이나 실세라는 표현을 싫어하는 데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캠프 내 모든 결정이 철저한 공적 라인을 거쳐 진행된다.

캠프 인사 중 가장 힘 있는 인사를 꼽으라면 좌장 격인 진수희 총괄선대본부장을 꼽는 사람이 많다. 그나마 진 본부장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다.

유 후보가 진 본부장을 영입했을 때 의외의 인사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이명박정부서 보건복지부장관을 지낸 진 본부장은 대표적인 친이(친 이명박)계 인사였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현 한국당) 대선 경선 때는 두 사람이 양 진영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대선 들어 친이계를 포용하는 모습에 정치권은 범보수 통합을 노린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심상정-노회찬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당내 조직을 최대한 활용해 캠프를 꾸렸다. 당을 대표하는 인물들로 캠프 조직을 채웠다. 심 후보와 함께 당내 얼굴로 통하는 노회찬 원내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나경채 공동대표, 천호선 전 대표는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국방 정보통’으로 잘 알려진 김종대 의원이 비서실장, 신언진 후보 정무수석보좌관이 특보단장을 맡고 있다. 심 후보는 지난달 23일 선대위 출범식서 “비선 측근이 좌지우지하고, 외부 인사를 마구잡이로 불러 모으는 캠프정치는 우리 정의당의 방식이 될 수 없다”며 “정의당에 후보 중심 캠프는 없다. 당이 캠프”라고 강조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미니 대선’ 4·12 재보궐 막전막후
너도나도 승리 자평

지난 12일 치러진 재보궐 선거 결과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국민의당이 저마다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다음 날 논평을 통해 “수도권인 하남시장을 비롯해 경남, 호남 등 많은 지역에서 값진 승리를 거뒀다”며 “국민으로부터 인정받은 선거 결과였고 촛불민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한국당의 화려한 부활을 선택해주신 유권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전통 지지 지역인 대구·경북(TK) 6개 지역에서 전승해 TK의 민심이 한국당에 있음을 확인했다. 수도권인 경기 지역에서도 4곳 중 3곳에서 당선된 것은 의미심장하다”고 해석했다.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은 “대선을 목전에 두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 치른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의당은 값진 승리를 이루어냈다”며 “국민의당은 안철수 후보와 함께 보다 나은 미래, 통합의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데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선전을 기대했던 바른정당은 전체 30곳 중 기초의원 2명만 당선자가 돼 희비가 엇갈렸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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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