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대선판’ 문재인 최악의 시나리오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4.10 09:56:15
  • 호수 1109호
  • 댓글 0개

어대문? 이대로 ‘안풍’에 묻힐라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문재인 대세론’에 균열이 갔다.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맹추격을 당하며 1위 수성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한때 둘 사이에 20% 가까운 격차가 있었지만, 이젠 10% 내외로 좁아졌다. 몇몇 조사에선 오히려 양자대결서 안 후보가 앞선다는 결과까지 나왔다. 대선까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서 문 후보 측에 달갑지 않은 소식이 쏟아지고 있는 것. <일요시사>는 문 후보를 덮친 ‘안풍(안철수 바람)’과 예상해볼 수 있는 악재들을 짚어봤다.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JTBC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일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39.1%로 1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31.8%로 2위,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8.6%로 3위,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3.8%로 4위,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3.7%로 5위를 기록했다.

꿈틀대는 대선
안 30%대 진입

문재인-안철수의 격차는 한 자릿수(7.3%포인트)로 좁아졌다. 안 후보의 상승세는 무서울 정도. 동 기관에서 발표한 2주전 여론조사 때보다 지지율이 11% 이상 올랐다.

지지율 수직 상승의 원인 중 하나는 보수층의 안 후보 지지다. 이념성향별 지지율서 안 후보는 보수 계층서 35%의 지지율을 기록, 19.9%의 문 후보보다 15%포인트 이상 앞섰다. 갈 길 잃은 보수 표심이 안 후보 쪽으로 이동한 것이다.

또 동 여론조사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 지지층은 안 후보에게 40.3%,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층은 문 후보에게 56.6% 흘러간 것으로 집계됐다(유선 18.2%·무선 81.8% 전화면접 방식, 응답률 18.5%, 신뢰수준 95%, 표본 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서 확인 가능).

문 후보 입장에선 경선 상대였던 안 지사 지지층 이탈이 뼈아프다. 안 지사 지지층 이탈을 두고 ‘아넥시트(Ahnexit, 안 지사 지지층의 이탈)’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하나의 현상처럼 나타나고 있다. 안 지사 지지층에는 중도·보수 성향도 적지 않아 민주당 이탈이 현실화될 수 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다. 당초 문재인·안희정·이재명·최성 네 후보 지지율을 합쳐 60% 안팎을 기록하면서 ‘민주당 후보=대선 승리’라는 공식이 완성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정작 문 후보가 최종 후보로 낙점되자 지지자들이 다른 당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문 후보는 탕평인사를 내걸며 통합에 나섰다. 새로 구성될 대선캠프 인선에 안 지사와 이 시장 측 사람을 다수 포함시키겠단 방침이다. 공보단 인사에서 안희정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강훈식 의원과 박수현 전 의원이 대변인으로 문재인 캠프에 전격 합류했다. 박광온 공보단장은 “이재명 캠프서 활동했던 분들도 대변인단에 모실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또 한 번 악재가 덮쳤다. 이번에도 민주당 내부서 일어난 일이다. 이언주 의원이 민주당 탈당 선언을 한 것이다. 그는 지난 5일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 앞에서 “(경선)결과를 보며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번 대선정국서만 이찬열 의원, 김종인 전 대표, 최명길 의원에 이어 벌써 네 번째다.

아넥시트 현상
또 다른 안으로

문 후보 입장서 이 의원 탈당이 더욱 뼈아픈 결정적 이유는, 이 의원이 국민의당에 입당했다는 점이다. 지지율 1위를 수성하고 있는 문 후보 곁을 떠나 2위인 안 후보 쪽으로 옮겼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탈당한 이 의원은 안 후보와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의원은 안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을 탈당하기 전까지 ‘안철수계’로 분류됐으며 현재 ‘김종인계’로 통한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의 가교역할을 할 적임자란 평가를 받는다.
 

이 의원의 탈당으로 비문(비 문재인)진영의 추가탈당 여부가 관심을 받고 있다. ‘문재인-안희정’의 전두환 표창 설전, ‘문재인-이재명’의 법인세 논쟁 등으로 진영 간 앙금이 쌓인 상태다. 이에 비문진영서 추가 탈당이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정치권은 이 의원의 탈당이 연쇄탈당의 기폭제가 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구체적인 인물들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종걸·박영선 의원 등 비문 인사들과 진영·최운열 의원 등 김종인계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만약 이들이 국민의당으로 이동한다면 안 후보를 중심으로 한 ‘비문 연대’가 탄력을 받음은 물론, 당초 안 후보의 약점으로 지적받아온 국민의당 의석수도 늘어날 수 있다. 안 후보 입장에선 일거양득, 문 후보 입장에선 설상가상이다.

심상치 않은 여론 결과 ‘돌풍’
아넥시트, 문 대세론에 직격타

문 후보의 ‘양념 발언’도 비문 진영을 자극하는 도화선이 됐다. 지난 3일 민주당 대선후보 확정 직후 인터뷰서 문 후보는 일부 네티즌의 비문 인사들에 대한 ‘문자 폭탄’에 대해 “경쟁을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이라고 말했다.

비문 인사들은 즉각 항의했다. 안 지사의 의원멘토단장을 맡았던 박영선 의원은 “양념이라는 단어는 상처받은 사람의 상처에 소금 뿌리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반발했고,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문자 폭탄이) 자신에게는 밥맛을 내는 양념이었겠지만, 안희정, 박영선, 박지원에겐 독약이었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논란이 확산되자 문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양념)얘기한 것은 우리 후보 간에 가치나 정책을 놓고 TV 토론에서 다소 격렬한 논쟁이 있었던 부분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양념 발언에 이 의원의 탈당까지 더해져 민주당 내부의 균열이 확산되고 있다.
 

비문연대는 빠르게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옛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비주류 의원들의 모임이었던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이하 민집모)’ 소속 민주당, 국민의당 의원들은 지난 6일 오찬회동을 통해 구체적인 ‘비문연대’ 논의를 시작했다. 이들은 반 패권 개혁연대에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친문 패권주의를 겨냥한 연대의 성격이 짙다.

양념 발언
리더십 상처

그럼에도 문 후보는 여전히 다른 후보들을 앞서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는 1위를 달리고 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기준으로는 13주째 1위다. 그러나 결과를 예단하기엔 앞으로 남은 변수가 많다. 그중 아들 특혜 취업 논란과 대선 구도 변화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예정이다.

아들의 고용정보원 특혜채용 의혹은 세상에 알려진 지 10년이 흘렀지만, 의혹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비문 진영에선 ‘문 후보의 직접 해명’ ‘필적 감정’ 등을 내세우며 문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급기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아들 논란과 관련해 고용정보원에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 관계자는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의 문제 제기에 대해 고용정보원 관련 부서에 사실조회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앞서 하 의원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문 후보를 두 차례 선관위에 고발했다. 지난달 28일 “(문 후보 측이)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 고용노동부 감사를 통해 의혹이 모두 해소된 것처럼 거짓 해명하고 있다“며 고발했다.

이틀 뒤인 30일에는 “선관위는 문 후보 아들 특혜 채용 의혹 자체에 대해 허위라고 판단한 적이 없는데 선관위의 판단을 고의로 왜곡,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또다시 고발했다. 이번 선관위의 조사 여부는 문 후보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 구도 변화, 특히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후보 단일화 여부가 문재인-안철수의 운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념’‘ 이언주 탈당’ 리더십 흔들
범보수 단일화 시 안철수 반사이익

현재 대선판은 6자 구도다. 이 중 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처럼 어떻게 변화할지 단정 지을 순 없지만, 남은 대선 기간 동안 후보들의 단일화가 현실화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3자 구도 이하로 갔을 때는 안 후보, 3자 구도를 초과할 시 문 후보가 유리한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일보>가 지난 4∼5일 전국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문재인-안철수 양자 구도시 안 후보가 50.7%를 얻은 반면 문 후보는 42.7%에 그쳤다.
 

3자 구도로 가면 셈법이 복잡해진다. 홍준표-유승민 두 사람 중 홍 후보로 단일화가 돼 문-안-홍의 3자 대결이 성사될 경우, 문 후보는 41.9%, 안 후보는 40.8%, 홍 후보는 12.2%를 기록했다. 두 후보가 오차범위(±2.5%포인트) 내 접전이다.

반면 유 후보가 나서는 3자 대결에선 안 후보는 45.0%, 문 후보는 41.4%, 유 후보는 7.4%로 오히려 안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오차범위 이내긴 하지만 의미하는 바는 크다.

이는 보수 표심의 결집력 차이다. 홍 후보가 나올 경우 다수의 보수 지지층이 홍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데 반해, 유 후보가 나올 경우 표심이 안 후보 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후보가 단일 후보로 나설 때 대구·경북 17.9%, 부산·경남 21.5%가 홍 후보를 지지했다.

반면 유 후보는 각각 8.1%와 10.2%에 그쳤다. 그 격차만큼 안 후보 지지로 이동한다는 뜻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서 확인).

짜인 대선구도
이제부터 변수

문재인-안철수 ‘리턴매치’는 과연 어떻게 결정이 날 것인가. 현재까지 상황만 보면 규모에선 문재인, 기세에선 안철수가 앞서 있다. 안 후보는 ‘간(보는) 철수’ ‘또 철수’라는 이미지를 벗고 ‘강(한) 철수’ ‘독(한) 철수’로 변신했다. 문 후보는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 ‘이래문(이래도 저래도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말이 현실로 이어지길 원한다. 두 사람의 봄은 여름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때아닌’ 안철수 조폭 동원 의혹

전주 건달들과 한패?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조폭 간의 연관설을 제기했다. 문 후보 선대위 박광온 공보단장은 논평에서 “안 후보가 호남 경선을 앞두고 전주를 방문해 한 단체의 초청강연을 마치고 찍은 기념사진에서 함께 서 있는 인사들이 전주지역 조폭과 관련이 있다”며 “정권을 잡기 위해 조폭과도 손잡는 게 안 후보가 얘기하는 ‘미래’인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경선의 ‘차떼기’ 의혹에 조폭이 동원됐다는 의혹이다.

안 후보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국민의당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안 후보는 “내가 조폭이랑 관련이 있을 리가 없지 않으냐”며 “(대선 후보) 검증은 좋지만 정말 제대로 된 검증, 중요한 부분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목>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