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선주자 검증> ③병역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4.03 10:24:12
  • 호수 11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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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도 ‘짬밥’이 통할까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대선 정국의 막이 올랐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대통령 궐위 후 60일 이내 대선 실시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오는 5월 둘째 주 조기 대선 실시가 유력하다. 대선일까지 채 2달이 남지 않은 상황. <일요시사>는 숨 가쁘게 흘러갈 대선 정국서 후보 검증을 갖는 시간을 준비했다. 그 세 번째 항목은 유력 대선주자들의 병역이다.

국방의 의무는 국민의 4대 의무(교육, 국방, 근로, 납세)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선거철이 오면 후보들이 병역의 의무를 이행했는지 여부가 단골손님처럼 주목받는다. 만약 부정한 방법으로 병역 이행을 거부했다면 유권자들은 그 후보에게 여지없이 철퇴를 가한다.

대표적인 사건이 지난 16대 대선 때 불거졌던 한나라당 이회창 명예총재 아들에 대한 병풍 의혹이었다. 이 전 총재는 결국 해당 의혹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선거서 패배했다. 사건 이후 ‘용꿈’을 꾸는 정치인들이 아들을 강제로 군대에 보내는 현상으로까지 이어졌다.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서 후보자 본인과 아들의 병역 이행 여부는 민감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김정남 피살 등 안보 이슈가 연이어 불거지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후보자들을 원하는 목소리가 유권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이에 <일요시사>는 후보자 본인과 아들의 병역은 물론 복무기간 단축, 모병제 등 안보 이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특수전사령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육군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 특전여단 출신이다. 지난 1975년 8월 문 전 대표는 강제징집에 의해 끌려가듯 훈련소에 입소했다. 훈련소 퇴소 후 특수전사령부로 배치됐다.

당시 여단장은 전두환 준장, 대대장은 장세동 중령이었다. 폭파병으로 근무한 문 전 대표는 특수전 훈련으로 특전사령관 표창, 화생방 훈련으로 여단장 표창을 받았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978년 2월 만기제대했다.

그는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표창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지난달 19일 민주당 대선 경선 5차 합동토론회서 문 전 대표는 ‘내 인생의 한 장면’으로 공수훈련 때 찍은 사진을 소개하며 “특전사령관으로부터 폭파 최우수상을 받았고 전두환 장군, (12·12사태서) 반란군의 가장 우두머리였는데,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안희정 충남도지사 측은 “과도한 안보 콤플렉스 아니냐”고 따졌다. 안 지사 측 캠프 인사인 박영선 의원은 광주서 “(전두환 표창장을) 자랑하는 듯 말해 사실 좀 놀랐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측은 “국민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전두환 표창’을 폐기하라”고 반응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종북 논란에 일침을 가했다. 지난달 26일 “군대 피하는 사람들, 방산 비리 사범들, 국민을 편 갈라 분열시키는 가짜 보수세력, 특전사 출신인 나보고 종북이라는 사람들이 진짜 종북”이라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의 아들은 충남 논산훈련소 조교로 현역 복무한 뒤 지난 2004년 만기제대했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취업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문 전 대표는 현행 21개월인 복무기간을 18개월까지 줄이고 단계적으로 더 줄여 나가는 방안을 제시했다. 문 전 대표는 최근 “참여정부 국방개혁 2020에 따라 복무기간이 26개월에서 18개월로 줄어들 예정이었으나 이명박정부 때 21개월에서 중단됐다”며 당시 군·병역 개혁을 이어갈 뜻을 전했다.


운동권…면제, 안희정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병역면제를 받았다. 안 지사가 징집대상이었던 지난 1980년대는 운동권 대학생들을 병역 대상에서 제외하던 시절이었다.

1983년 고려대 철학과에 입학한 안 지사는 이후 학생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던 중 1988년 반미청년회 사건이 발생했고 안 지사는 이와 관련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0개월간 수감됐다. 그해 말 대통령 특사로 풀려났다.

문 특전, 안 군의, 홍 방위
유·손 육군 만기제대 신고

민주화운동이 활발했던 1980년대 전두환정권은 운동권 학생들을 군대 대신 교도소로 보냈다. ‘운동권 사람이 군대에 가면 위험인물이 될 수 있다’는 정부의 논리였다. 이에 감옥서 10개월 수감생활을 했던 안 지사는 군대를 면제받았다.

안 지사 슬하에는 두 아들이 있다. 장남은 대학 재학 중 의경에 입대했다가 지난해 제대했고, 차남은 현재 대학에 재학하고 있는 상태로 입대를 앞두고 있다.
 

안 지사는 다른 대선주자들이 내놓은 복무기간 단축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특히 문 전 대표가 내세우는 18개월 단축에 대해 특정 계층의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장애 6급…면제, 이재명

이재명 성남시장도 병역면제를 받았다. 어린 시절 공장서 일하다 프레스 기계에 왼팔이 끼는 사고로 장애 6급 판정(골절 후유증에 의한 주관벌내반주 및 완관절부불유합좌)을 받았기 때문이다. 과거 이 시장은 야구 글러브와 스키장갑을 만드는 대양실업서 일할 당시 뼈가 골절돼 기형이 됐고 그 후유증으로 팔이 굽어 지금도 넥타이를 한 손으로 맨다.

이 시장도 슬하에 아들이 두 명 있다. 장남은 공군 병장으로 제대했으며, 차남은 공군 이병으로 복무 중이다.

이 시장은 부분적 모병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전문 전투병 10만명을 모집하는 대신 의무병 복무기간을 10~12개월로 단축하는 방안이다. 전문 전투병의 연봉을 3000만원으로 가정하면 연평균 3조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군의관으로 3년,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군의관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했다. 1991년 2월 입대한 안 전 대표는 해군 군의관(대위)으로 3년여간 복무했다. 군의관은 의대에 진학해 6년을 수료한 의대생 또는 의대 졸업생 등이 복무하는 제도다.

지난 1995년에 출간한 <별난 컴퓨터 의사 안철수>를 통해 안 전 대표는 군의관 시절 주말마다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 백신을 만들었다고 기술한 바 있다. 안 전 대표 슬하에는 아들 없이 딸만 1명 있다.
 

안 전 대표 역시 안 지사와 같이 복무기간 단축에는 부정적이다. 안 전 대표는 복무기간 단축은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일축하며 부사관 지원과 특기병 제도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15일 안 전 대표는 “복무기간 단축과 모병제는 시기상조”라며 “인구절벽을 앞두고 병력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서 복무기간 단축은 무책임한 주장이다. 부사관 비율(11만6000명->15만6000명)과 전문특기병 지원제(5만명 추가)를 확대해 정예화 군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부안서 방위로, 홍준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40여년 전 병역의무를 완수했다. 전북 부안서 방위병으로 14개월간 복무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전북 언론인 간담회서 자신의 처가가 부안이라고 밝힌 뒤 “5·18 직후 부안서 군부대 방위 생활을 1년 2개월 동안 하면서 전북도민으로 있었기 때문에 전북이 나를 배척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고향인 경남 창녕이 아닌 전북서 군복무를 한 것에 대해 홍 지사는 “방위 근무가 창피해 고향이 아니라 처가로 주소를 옮겨 복무를 했는데 당시에는 지역감정이 심해 고생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홍 지사가 굳이 부안을 선택한 이유는 부인의 고향이 부안 줄포였기 때문이다. 마침 군대를 다녀와야 할 형편이었던 홍 지사는 주소지를 옮겨 입대했다.

그 당시 옮긴 주소지가 해안가였기 때문에 방위 복무처가 많았고 시력이 0.5, 키 169㎝, 몸무게 46㎏밖에 되지 않아 4급 판정을 받았다. 방위생활을 마친 홍 지사는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홍 지사는 슬하에 2명의 아들이 있다. 장남은 전투경찰이었으며 차남은 해병을 나왔다. 두 사람 모두 만기제대했다.

홍 지사 또한 복무기간 단축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서 “다른 후보들의 ‘군복무 단축’은 표를 얻으려는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비난했다.

육군 병장 제대, 유승민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지난 1981년 육군 병장으로 만기제대했다. 유 의원은 1979년 1월5일 경북 안동 36사단 훈련병으로 입대한 뒤 수도경비사령부(현 수방사)서 복무했다.

복무 기간 동안 여러 사건사고들이 줄을 이었다. 입대 후 10개월이 지나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시해된 10·26 사태가 터졌다. 또 12·12 군사반란이 일어나 군부독재 정권이 들어섰다. 이듬해에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 저격사건 등이 일어났다. 유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하루도 군화를 벗고 편히 잔 적이 없을 정도로 군기가 엄했다고 기억했다.
 

19대 국회 전반기에 육군 중장 출신인 같은 당 황진하 의원을 꺾고 국방위원장을 지내 “병장이 별을 꺾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유 의원의 아들은 아버지와 같은 육군 출신으로 만기제대했다.

유 의원은 ‘안보는 보수, 민생은 개혁’이라는 평소 지론대로 복무기간 단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유 의원은 복무기간을 단축할 시 군 유지가 어렵다며 논의 자체를 그만둘 것을 다른 주자들에게 제안했다.

육군 병장 제대, 손학규

국민의당 손학규 전 대표는 지난 1969년 육군에 입대해 1972년 만기제대했다. 자신의 저서에서 군 생활 3년간의 경험이 현재 삶의 밑바탕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10년 민주당 대표 시절에는 당 홈페이지에 ‘1969∼1972년 육군병장 만기제대’라고 적고, 자신의 군번까지 공개했다. 당초 손 전 대표는 해병대에 지원했지만 평발이어서 떨어졌다고 한다. 손 전 대표는 슬하에 아들 없이 딸만 둘을 뒀다.

안희정·이재명 면제 사연은?
여성 후보 심…아들 곧 입대

손 전 대표 또한 복무기간 단축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그는 복수의 언론과 인터뷰서 “대통령 선거 때마다 군복무 기간 단축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부분의 공약 제시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국형 모병 주장]
[심상정]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서 “(정권을 잡는다면) 장관 자리에 최소한 병역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람은 임명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날 심 대표는 “정의당은 충분히 준비된 안보 공약을 만들고 있다”며 “진보 하면 안보가 약하다고 하는데 과거 진보 정치에선 일정 부분 근거가 있었지만, 정의당으로 넘어오면서 튼튼한 안보 위에 복지국가를 내세우고 있다. 진짜 안보를 책임질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성 후보’ ‘진보 정당’인 점 때문에 일각서 제기되는 안보 부문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발언이었다.

심 대표의 아들은 현재 경희대 철학과 4학년으로 졸업 후 입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심 대표는 군과 관련한 대선 공약으로 4년제 전문병사 10만 도입, 징집병사 규모·기간 단축 등 ‘한국형 모병체제’를 제시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회창 발목 잡은 병풍 의혹 전말
그 사건만 없었다면…

지난 2001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이회창 명예총재는 16대 대선 주자로 나섰다. 이 전 총재는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상대로 선거유세 초중반까지 유리한 판세를 이어갔지만, 두 아들의 병역 면제 의혹이 불거졌다.

모병 담당 부사관 출신인 김대업씨가 이를 폭로했다. 이 전 총재의 장남이 최초 병무청 징병검사에서 1급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추후 정밀신체검사에서 178cm. 45kg으로 군 면제를 받은 것에 대한 의혹이었다.

김씨는 이 전 총재 장남의 비리를 은폐하려고 지난 1997년 대책회의가 열렸고 전태준 전 의무사령관에게 장남의 신검부표를 파기토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새천년민주당까지 나서 이를 공격하자 여론은 악화됐다.

결과적으로 병풍 의혹은 이 전 총재의 대선 패배에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병역기피를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는 상당수의 유권자들이 이 전 총재를 외면했다. 여파는 17대 대선까지 이어졌다. 이 전 총재의 대권행보에 결정적 걸림돌로 작용한 셈이다.

이 전 총재 입장에서 아쉬운 것은 병풍 의혹이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대법원은 해당 의혹으로 대선에 영향을 주려 한 점, 주장의 진실성이 부족한 점 등을 들어 김씨에게 1년10개월 형을 선고했다.

병풍 의혹을 둘러싼 논쟁은 한동안 계속됐다. 한나라당은 이 의혹이 조직적인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검찰이 의혹의 당사자인 이 전 총재의 장남 및 부인 등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를 실시하지 않아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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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